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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세계지도에서 한반도는 언제 어떻게 그려졌을까?
"서양 세계지도에서 한반도는 언제 어떻게 그려졌을까?" 내용보기
최근에 창간된 계간 학술잡지로 <고지도>라는 것이 있다(http://tmecca.com/oldmap/index.htm). 제목 그대로 고지도와 관련한 기사를 모아서 계절 마다 한 회씩 나오는 잡지이다. 현재 2호까지 발간되었다(예스24에는 판매하지 않아서 아쉽다). 이 잡지를 정기구독하면 두 장의 영인본 지도를 주는데, 아래와 같다.http://tomnjoy.com/product/detail.html?product_no=39&cate_no=42&
"서양 세계지도에서 한반도는 언제 어떻게 그려졌을까?" 내용보기


  최근에 창간된 계간 학술잡지로 <고지도>라는 것이 있다(http://tmecca.com/oldmap/index.htm). 제목 그대로 고지도와 관련한 기사를 모아서 계절 마다 한 회씩 나오는 잡지이다. 현재 2호까지 발간되었다(예스24에는 판매하지 않아서 아쉽다). 이 잡지를 정기구독하면 두 장의 영인본 지도를 주는데, 아래와 같다.



http://tomnjoy.com/product/detail.html?product_no=39&cate_no=42&display_group=1

http://tomnjoy.com/product/detail.html?product_no=37&cate_no=42&display_group=1


  위는 페트로 플란시오가 제작한 1594년 세계지도이고, 아래는 장 밥티스트 당빌이 제작한 1737년 조선왕국도이다. 잡지 부록으로 받은 것 치고는 퀄리티가 좋았다. 그런데 왜 많고 많은 고지도들 중에서 이 두 지도가 선정되었을까? 개인적으로 지리학을 전공하였고 일반 사람들보다는 고지도에 관심이 많았다고 자부했지만, 이 두 지도의 이름이나 시대 외에는 자세한 지도학적 정보는 알지 못했었다. 그래서 이 두 지도의 의미를 찾아보는 과정에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서양 고지도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한반도가 언제부터 어떤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저자는 지리학이나 역사학을 전공한 것이 아니라, 종교학을 전공하고 신학과 교수를 하고 있다. 그래서 한반도의 형태가 점점 정확하게 표현되는 과정에서 선교사들의 역할을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서양 문명과 동양 문명의 직접적인 접촉 및 상호반응으로 보고 있다. 종교학을 전공했다고 하지만 특정 종교나 서양문명의 우월성을 특히 강조하는 시각은 보이지 않고, 지도학의 발달사를 전반적으로 훑으면서도 한반도 표현 과정에서 선교사들의 역할을 특별히 주목하는 것이다.


  지금이야 세계지도의 형태가 누구에게나 익숙하고, 지구상에서 어떤 나라가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아는 것은 아주 간단하다. 하지만 전근대 사회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유라시아 대륙의 동서 양끝에 위치한 동양과 서양은 전근대 사회의 교통, 통신 수단 발달수준이 미약하여 지속적이고 깊은 교류가 이루어지지 못했었다. 그래서 서양 문명에서는 오랜 기간동안 동양 문명의 여러 나라들의 모습은 여러 다리를 건너서 소문으로만 들어왔지, 직접적인 접촉을 통한 지리정보를 얻지는 못했다. 특히 동양 문명에서 변방에 위치한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 등에 비해서도 더 정보가 미약한 나라였다. 위대한 세계지도를 제작한 당대의 지리학자들인 프톨레미, 콜럼버스, 발트제밀러, 메르카토르, 오르텔리우스 등이 제작한 세계지도에서도 한반도는 표현되지 못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서양 사람들의 세계 여러 지역의 위치와 특징에 대한 지리적 관심도가 점차 높아지고, 동서양의 교류 빈도가 점차 높아지면서 세계지도에서 표현되는 국가의 수 및 지리정보의 정확도, 풍부도 또한 높아진다. 서양에서 최초로 우리나라의 지리적 존재를 유럽에 알린 인물은 1254년 루브룩의 윌리엄(p.17)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를 섬으로 표현했다는 한계는 있지만, 동시대에 살았던 더 유명한 인물인 마르코폴로의 책에는 우리나라 내용이 없을 정도이니 의미있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1594년 제작된 페트로 플란치오의 세계지도(앞에서 언급한 첫번째 지도)는 서양에서 한반도를 표현한 가장 오래된 지도로 여겨진다고 한다(p.47). 그런데 반도로 표현하기는 했지만, 길쭉한 오이 모양처럼 그려져 형태의 왜곡이 심하다. 


  우리나라가 '한반도'로 본격적으로 표현되면서 유럽에게서 독립적인 국가로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선교사들의 힘이 컸다. 이 책에서는 특히 두 선교사를 주목한다. 16세기 말~17세기 초 선교사인 마테오 리치(Matteo Ricci)는 중국 명나라에서 오랜 기간 머물면서 중국에 선교의 기초를 닦은 것은 물론, 서양과 동양의 세계관을 융합한 세계지도인 <곤여만국전도>를 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서양의 확장된 지리 지식을 중국에 보여주어 중국인들의 세계관에 충격을 주었다. 게다가 우리나라를 반도 국가이면서도 형태적으로도 정확하게 표현하였다. 그리고 17세기 지도제작 선진국인 네덜란드의 지도제작에서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의 전반적인 형태를 정확히 표현하도록 하는 데 공헌한 인물은 마르티노 마르티니(Martino Martini)이다. 그는 17세기 중반 이후 중국에서 선교활동을 하면서 동아시아의 지리를 체계적으로 공부했고, 자신이 제작한 <신 중국지도 총람>을 네덜란드 요한 블루에에게 보여주었다.


  16세기 말부터 17세기 초 사이에, 오르텔리우스의 <세계의 무대>에서조차 왜곡되었던 동아시아의 지리적 모습이 점차 사실에 가깝게 수정될 수 있었던 두 가지 중요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두 사건 모두 예수회의 동아시아 선교와 직접적인 연관을 맺고 있다.(p.35)  


마테오 리치의 <곤여만국전도>

http://ko.wikipedia.org/wiki/%EA%B3%A4%EC%97%AC%EB%A7%8C%EA%B5%AD%EC%A0%84%EB%8F%84


마르티니의 <신 중국지도 총람>
http://dmoo.tistory.com/entry/2011-079-%EC%84%9C%EC%96%91-%EA%B3%A0%EC%A7%80%EB%8F%84%EC%99%80-%ED%95%9C%EA%B5%AD


  18세기 초 프랑스 예수회 선교사들은 이전처럼 중국으로 선교를 한 것이 아니라 한반도에 직접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청의 황제 강희제가 측량기술의 중요성을 알게 되고, 선교사들을 활용하여 중국 및 주변 국가의 측량을 선교사들에게 맡긴 것도 중요한 사건이었다. 당시 조선은 쇄국정책을 고수하고 있었지만, 선교사들은 여러 루트를 통해서 조선의 지리적 정보를 자세히 입수하여 지도를 제작했다고 한다. 이 성과가 반영된 지도가 장 밥티스트 당빌의 <Royaume de Coree>, 즉 <조선왕국도>이다(앞에서 언급한 두번째 지도). 이 지도는 서양에서 그린 최초의 우리나라 전도이고, 선교사들의 지리정보 습득이 이 지도 제작에 큰 역할을 했다.


  조선의 존재와 한반도의 지리적 특성이 유럽에 알려진 계기는 중국에서 활동했던 선교사 루브룩의 윌리엄, 마테오 리치, 마르티노 마르티니의 공헌과 18세기 프랑스 예수회 선교사들의 조선 측량 결과를 이용하여 조선을 독립 국가로 표시한 당빌의 공헌으로 가능하게 되었다.(p.80~81)


 저자는 서양 선교사들이 다른 지역에 선교를 하고 지도를 만드는 과정을 문화적 접촉 및 상호반응 과정으로 주목하였다고 했다. 한반도는 세계 여러 문명국가들 중에서 서양에 의한 지도화가 매우 늦었다. 유럽 국가들이 세계 여러지역으로 영향력을 떨쳐 가는 과정에서 한반도가 소위 '극동'에 위치했던 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중국, 일본 등지에는 서양 선교사들이 머물면서 문화적 교류를 받아들이고 지리정보도 교환하는 '상호반응'이 있었다. 하지만 조선에서는 그런 것이 없었다. 하멜 등이 일시적으로 머물기는 했지만 지속적인 문화교류나 조선정부의 적극적 반응이 없었다. 한반도가 서양 지도에 늦게 표현된 것은 조선 쇄국정책의 한 일면이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살림지식총서 시리즈로 100페이지도 되지 않은 얇은 책이지만, 많은 지식과 생각을 할 수 있는 책이었다.

YES마니아 : 골드 r*****0 2015.02.14.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