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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글을 오래 전에 한 번 읽은 적이 있는 듯하다. 책을 읽어가다 보니 개정판이라고 알게 되었다. 그러면 아마 이 책을 접해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때도 지식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서 읽었던 듯하다. 그때의 지식이 지금 내안에 통치에 대한 내재된 지식이 되어 있지 않은가 생각되기도 한다. 물론 학교생활을 통해서 통치 형태를 습득하고 꾸준히 궁구했던 적은 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더욱 통치 형태에 가깝게 다가서는 기회가 된 것은 사실이라는 생각이다. 그만큼 이 책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의미가 될 것이리라.
통치라는 것은 약속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대수의 사람들이 자신의 힘으로 자신을 대외적으로 지킬 수가 없기 때문에 재화와 권력을 일정한 기구나 사람들에게 줘서 자신들의 안정을 지켜줄 것을 바란다. 그렇게 형성된 것이 권력이다. 역사적으로 권력자가 힘을 많이 가지던 시대도 있었고 민중들이 최종적인 권력을 가졌던 시대도 있었다. 오늘날 민주 국가에서는 후자의 체계가 합당한 권력이 될 것이라고 본다. 선거에 의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힘을 권력자에게 이양하고 그 속에서 개인적인 평안과 안정을 부여받는 권력이 머무는 통치 형태, 그런 통치 형태에서 대해 이 책에서는 언급하고 있다. 왕권이나 독재 권력 등은 바람직한 통치에서 벗어난 통치형태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이 글에서는 그 통치형태를 크게 3개로 나누어서 살피고 있다. 대통령제, 내각제, 이원정부제 등이다. 이들을 세밀하게 분석해서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먼저 대통령제에 대해 얘기한다. 우리와 가장 친근한 통치형태고 세계의 많은 나라에서 볼 수 있는 형태다. 하지만 대통령제의 통치형태의 특성은 대통령이 국가원수이면서 동시에 행정부의 수반으로 실질적 권한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한 나라들도 더러 있다. 이들 나라를 대통령제로 보기는 어렵다. 그런 나라는 이름만 대통령제고 다른 권력들이 통치하고 있는 과도기적인 형태로 보아도 될 것이다.
미국의 경우를 통해 대통령제를 한 모습을 보여준다. 미국은 선거인단 선정 투표를 통해 대통령을 선출하게 된다. 이때 각 주는 동일체가 되어 한 후보에게 몰아주기 형태로 투표가 된다. 조금 특별한 모습의 선거다. 또 개인이 선거인단을 뽑고 선거인단 투표에서 과반을 넘는 후보자가 없으면 하원에서 선출한다. 이 경우도 각 주별로 표를 몰아주기를 한다. 즉 주에서 누가 강세를 보이는가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각 주별로 우수한 후보와 선거인단 수를 체크하는 것도 이런 의미에서다. 그런데 대통령제는 많은 나라에서 직접 선거를 한다. 우리나라도 혼란스러웠던 1987년 노태우의 6.29 선언을 통해 직접선거를 하면서 그 이후 계속해서 대통령은 직접선거로 뽑고 있다. 이 직접선거는 후보 중에서 가장 많은 득표자가 당선되는 방식이다.
미국의 대통령제는 권력의 3권 분립이 잘 되어 있다. 그렇기에 서로 견제하면서 조화롭게 나라가 이끌어져 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제왕적 대통령제가 되어 모든 권력이 대통령에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부정부패가 온상이 될 수 있는 소지가 많다. 최고 권력자의가 건강하고 양심적인 인물이 되지 못할 때, 나라가 혼란스러워 지고 근간이 흔들리는 일이 자주 발생하는 것이 권력자의 권력 남용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문제가 많은 제왕적 대통령제가 아직도 행해지고 있는 우리나라다. 촛불 등으로 많이 약화되기는 했지만 말이다.
대통령제는 아직도 나라에 따라 건강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것을 정치적 책임성 문제와 임기, 또한 후반기 레임덕 현상 등을 통해 얘기하고 있다. 같은 당일지라도 차기 후보자가 자신이 당선되기 위해선 현 지도자와 차별성을 보여야 하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더욱 그랬다. 심지어 어떤 대통령들은 끝 무렵에 가서 당을 탈당해야 하는 상황까지 간 적이 많다. 임기 후반기 대통령들의 힘겨운 행정이 이루어지는 이유가 될 게다. 하지만 잘 정돈된 대통령제 국가에서는 비교적 권력이 유지되어 가는 정권 후반기를 볼 수 있다. 하여 중임을 하는 대통령이 많이 나오는 이유도 될 게다. 우리나라의 경우 5년 단임제, 이것이 큰 문제일 지도 모르겠다.
내각제는 의원을 구성하기 위한 단 한 번의 선거로 행정 권력의 향배도 결정한다. 즉 다수당의 대표가 내각의 수반이 되는 구조다. 이는 국가 원수와 행정 수반이 분리되어 있다. 즉 그게 국왕이든 대통령이든 국가의 상징적인 존재가 있게 되고 행정의 수반은 따로 있어 통치를 해나간다는 뜻이다. 이 제도는 대통령제의 3권 분립과 다르게 행정권과 입법권이 융합되는 특성을 보인다. 의회의 다수당이 집권당이 되어 통치를 해나가게 된다는 말이다. 내각제는 다수의 통치 형태다. 어느 개인이 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당의 의회 구성원들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통치 형태라는 말이다. 어떤 경우 새롭게 내각을 맡은 당이 힘이 약하다고 생각할 때 연립내각을 만들 수도 있다. 이런 경우는 서로 이질적인 성격의 당이라도 국민을 향해 다가가는 상황에서는 공동보조를 취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그것이 공동정부를 이루는 자들의 책무라 할 수 있다.
내각제는 영국,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유럽국가와 호주, 뉴질랜드, 일본, 인도, 말레이시아 등의 다수의 나라가 이 제도를 택하고 있다. 국가수반은 따로 있고 행정수반에게 국민들이 권력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즉 권력은 의회로부터 나오며 정당이 집단적으로 행정 권력을 장악하고 책임을 지는 제도다. 의회에서는 내각을 불신임할 수도 있다. 반면 내각의 수반인 총리는 의회를 해산하고 총선으로 의회 구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 내각제는 집권당 내부에서 정책의 방향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고 그것이 통치에 반영되는 집단지도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영국, 독일의 내각제를 예로 내각제의 특성을 보여준다.
흔히 내각제로 구성된 정부를 약한 정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언제고 최고통치자가 변할 수 있는 속성 때문이다. 하지만 정당을 기반에 둔 정부가 정당을 온전히 배경으로 하고 있다면 강한 권력으로도 생각할 수 있을 게다. 정당이 이권에 따라 생각이 분리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수는 있을 게다. 내각제에서 정부의 각료들은 개인의 의견보다는 정당의 의견에 따라 행정을 이끌어나가는 모습을 보인다. 그것은 집단적인 지도체제의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보다는 집권 여당 집단의 생각이 통치의 주된 방향이 되기 때문이다.
이원정부제를 소개하고 있다. 이원정부제는 대통령제와 내각제의 특성이 혼합되어 나타난다. 하지만 내각제와 대통령제를 종합한 것이거나 그 중간에 위치한 형태로 봐서는 안 된다. 고유의 작동원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행정부를 이끄는 지도자가 대통령과 총리로 이원화되어 있고 총리 역시 의회의 신임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프랑스형 대통령제, 분권형 대통령제로 불리기도 한다.
이원정부제의 가장 큰 특징은 권력의 향배다. 대통령과 총리, 각자의 하는 역할이 구분되어 있고, 모두 행정 집행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즉 대통령제보다는 총리와 내각이 의회의 신임에 구속되고 내각제보다는 대통령이 실질적인 권한을 갖는다는 점이다. 가령 총리는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야당이 의회를 주도하고 있을 당시엔 대통령이 자신이 원하는 인물을 총리로 임명할 수가 없다. 오히려 의회를 지배한 야당이 총리를 지명하게 된다. 정치적 상황에 따라 총리의 임명이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기에 총리가 대통령제보다는 힘이 있는 상태가 될 수가 있다.
국가가 어떻게 통치되는가 하는 문제는 권력이 누구에게 있는가 하는 점과 대동소이할 것이라 생각된다. 전제군주 국가에서는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왕으로부터 권력이 나온다. 이 왕이 얼마나 선의의 왕이 되는가에 따라 그 나라가 제대로 운영되는가 그렇지 못한가가 판별될 것이다. 독재 국가도 비슷한 양상을 지닐 것이라 생각된다. 권력이 형성될 때는 조금 다르겠지만 통치해 나가는 것은 왕정보다 더한 강압의 통치가 될 수도 있다. 공산주의 국가도 권력의 움직임에서는 위의 국가들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듯하다.
하지만 민주주의 국가는 조금 그 성격을 달리한다. 그 힘의 원천이 민중들이기 때문이다. 민중들이 힘을 누구에게 실어주었는가에 따라 대통령제, 내각제 등으로 분류해 볼 수 있을 듯하다. 어느 것이 좋다는 얘기는 못한다. 어느 것이 나쁘다고도 못한다. 서로 보완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온 것이 민주주의 국가를 지향하는 나라들의 공통적인 모습일 게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통치 제도의 선호도가 변화하였기에 다양한 권력 체계도 마련되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대통령제, 내각제 모두 역사 속에서 행해 보았던 제도다. 이제는 어떤 제도를 선택하든지 그것을 잘 이용하는 올바른 권력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민주주의 국가의 근간은 무엇이니 해도 국민들이다. 국민들의 이익을 배반하는 권력은 있을 수가 없다. 우리는 지난 정권 때 촛불의 위력을 보았다. 이 책에서는 통치제도를 정리해 많은 예를 들어서 우리들에게 일깨워 주고 있지만 통치에 있어서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지도자들의 자세가 아닐까 한다. 국민의 삶을 최우선으로 하는 능력 있는 지도자의 통치가 이루어질 때 이 책은 더욱 빛을 얻게 되리라 생각한다. 제도나 기구 등은 그 다스리는 사람들의 생각과 행위가 얼마나 바람직한가가 요긴할 것이리라. 책을 통해 다시금 통치제도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국가와 권력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안내서가 되리라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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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어떻게 통치되는가 강원택 인간사랑/2022.12.10. sanbaram
국가를 통치하는 권력구조는 시대와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이며, 고정된 것이 아니라 항상 변화하는 상황에 맞게 변형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근현대에 들어서면서 유럽의 여러 혁명과 미국의 독립을 거치면서 현재의 통치형태가 확립 되었다. <국가는 어떻게 통치되는가>에서는 “각 통치 형태별로 일반적인 통념에 대한 질문을 하나씩 던지고 있다. 대통령제는 제왕적이라 할 만큼 강력한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는가? 내각 총리는 대통령보다 약하고 불안정한 권력인가? 그리고 이원정부제는 분권형 대통령제인가?(p.11)”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그동안 연구된 결과들을 엮은 책이다. 저자 강원택은 서울대를 졸업했고 영국 행정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며 저서로는 <의외로 사람들이 잘 모르는 정치>,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정당론>, <한국정치론> 등 다수가 있다.
국가의 통치 형태는 권력의 소재를 결정하는 것부터 정치적 갈등과 대립의 해소 방안까지를 모두 포함하는 다양한 정치제도적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이제는 우리가 그동안 걸어온 역사적 경험을 토대로 미래 지향적 관점에서 보다 바람직한 통치 형태에 대한 합의를 이뤄낼 필요가 있다.(p.8)”고 <국가는 어떻게 통치되는가>의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우선 대통령제와 내각제의 차이를 살펴보면, 첫째, 내각제에서는 총리와 내각은 의회의 신임에 의존하여 존립하며, 의회가 불신임을 결의하면 내각은 해산된다. 이에 비해 대통령제에서 대통령은 헌법에 규정된 임기를 보장받으며 탄핵과 같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임기도중 의회에 의해 사임을 강요받지 않는다. 내각제 국가에서도 의회의 임기는 법률로 정해져 있지만 이와 무관하게 임기 중반에 불신임 투표에 의해 내각이 물러나거나 혹은 총리가 의회를 해산함으로써 갑작스레 총선을 치르는 경우가 많다. 둘째, 대통령제에서 정부 수반인 대통령은 국민 직선이든 혹은 선거인단을 통한 방식이든 국민에 의해 직접 선출되지만, 총리는 의회에서 선출된다는 차이가 있다. 셋째, 대통령제는 대통령 개인의 단독 집행부인 반면 내각제는 집단적이거나 혹은 연대적인 집행부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 대통령제의 특징 대통령제는 본질적으로 정당이 아니라 대통령 1인에게 권한이 위임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정당을 통한 책임성의 구현에는 한계가 있다. 문제점으로 첫째, 대통령제의 임기 고정성은 안정감을 주기는 하지만 갑작스러운 변화가 생겼을 때 유연하게 이에 대한 대처하는 데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최악의 경우 헌정 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둘째, 단임제는 임기 동안 향후 선거에서의 평가에 대한 부담 없이 소신껏 국정을 이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동시에 그 업무 수행에 대한 유권자의 평가를 받지 않기 때문에, 정치적 책임성을 구현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셋째, 임기 후반의 통치력 약화 문제다. 레임덕은 ‘다리를 절룩거리는 오리’라는 뜻인데, 이런 상태의 오리는 야생의 포식자에게 잡혀 먹힐 수 있는 매우 불안한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정치에서도 임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취약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다. 넷째, 의회를 야당이 장악하는 여소야대, 곧 분점정부의 상황이 되면 대통령과 의회 간 갈등이 자주 발생한다. 특히 대통령이 관심을 갖는 특별법안은 국회에서 쟁점 법안이 되어 야당의 공격 대상이 되어 법안 통과가 어렵게 되거나 통과 되더라도 내용이 수정되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기 쉽다. 이 때문에 행정 입법이라는 방식을 활용하게 되는 것이다. 다섯째, 대통령제는 정치권 외부에서 예상치 못했던 인물이 갑자기 정치적으로 부상하는 일을 가능하게 한다. 정당 정치의 취약함이나 정치 전반에 대한 높은 불신이 그러한 가능성을 높여준다. 정치적 경험이 전무한 IT기업인, 교수였던 안철수가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제3 후보로 돌풍을 일으킨 것이나,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 평생 검사로 일해 온 윤석열 후보와 중앙정치 경험이 없는 이재명 후보 간 경쟁이 이뤄진 것도 그 예로 들 수 있다.
“한국의 대통령제는 외형상 미국 대통령제와 유사한 형태를 갖지만 실제 운영에 있어서는 상당히 다른 특성을 포함하고 있다. 외형적으로 우리나라 대통령제는 미국과 유사하지만, 제도나 실제 운용에 있어서는 내각제적인 속성이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p.95)” 미국 대통령제와 또 다른 우리나라 대통령제의 특징은 행정부가 직접 법안 제출권을 갖는다는 점이다. 국회에 국무총리나 국무위원에 대한 해임 건의안이 포함된 것은 우리정치 관행에 포함된 내각제적 요소의 영향 때문이다. 그러나 대통령에게 의회 해산권을 부여하지 않는 상황에서 국회가 사실상 각료 해임권을 갖는 것은 제도적으로 적절한 방식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또한 미국 대통령제에서 의원들은 의회에서 법안을 처리할 때 당의 입장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의원 개개인의 판단에 따르는 경우가 많으며 소속 정당의 입장과 무관하게 투표하는 교차투표도 나타났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정당들은 개인입장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대통령제에서는 통치 과정에서 ‘집권당’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중요하다.
내각제의 장단점 “내각제에서는 의회만이 유일한 민주적 정통성을 갖는다. 따라서 대통령제나 이원정부제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분점정부로 인한 의회 권력과 행정 권력 간 갈등이나 마찰, 그리고 그로 인한 정치적 교착 상태는 원천적으로 생겨날 수 없다.(p.100)” 이런 내각제의 장점으로는 첫째, 내각제에서 의원들은 차관, 부차관과 같은 하위 보직부터 경험함으로써 실제 정책 수행 능력을 키워나가게 된다. 이 때문에 내각제는 잠재적 지도자를 키워내는 학교 역할을 하게 된다. 둘째, 대통령제에서 나타나는 임기의 고정성으로 인한 문제점은 내각제의 경우는 그리 심하지 않다. 임기와 무관하게 총리를 교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형 내각제의 가장 큰 특징은 내각이 단일정당에 의해 구성된다는 점이다.(p.116)” 영국의 내각제는 규율을 갖는 단일정당이 독자적으로 정부를 구성하게 되므로 총리가 막강한 권한을 갖고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정치제도이다. 그러나 이러한 강력한 리더십은 총리가 자기 정당 내에서 안정적인 지지를 확보한 경우에만 가능한 것이다. 반면에, “독일 내각제는 영국과는 달리 기본적으로 연립정부에 의존하면서도 내각이 안정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두었다.(p.137)” 연립정부의 구성이 유권자의 직접적 선택보다 정당 간 협상과 타협에 의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영국형 내각제나 대통령제에 비해 국민의 의사가 직접 권력 담당자의 선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내각제에서 한 정당의 ‘장기집권’은 그리 드문 현상이 아니다. 법으로 정해진 일정 기간마다 선거를 통해 유권자들의 지지를 확보해 낼 수만 있다면 가능한 것이다. 결국 “내각제의 성공여부는 얼마나 안정적으로 의회 내 과반 의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느냐에 달려 있다.(p.167)” 내각제에서 정치적 불안정이 발생하는 중요한 제도적 원인은 의회 내 다수파 형성의 어려움과 관련이 있다.
이원정부제 “이원정부제로 지칭되는 것은 행정부를 이끄는 지도자가 대통령과 총리로 이원화되어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p.170)” ‘이원’이라는 표현이 붙게 된 것은 대통령제이지만 총리 역시 헌법에 규정된 고유 권한을 부여받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총리와 내각은 내각제에서처럼 의회의 신임에 의존한다. 이처럼 이원정부제는 외형상 대통령제에 가깝게 보이지만 그 작동 원리는 내각제인 속성도 많이 포함하고 있다. 이원정부제는 직선 대통령이 실질적인 권력을 갖지만 동시에 의회의 신임에 구속되는 총리와 내각이 있다는 것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이원정부제가 대통령제와 다른 점은 의회가 내각을 불신임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져 있다는 것이고, 내각제와 다른 점은 대통령이 실질적이고 강력한 권한을 갖는다는 것이다.(p.172)” 프랑스 대통령제는 대통령과 의회를 같은 정파가 장악하게 되면 매우 강력한 대통령 중심제가 되고 반대로 동거정부가 되면 대통령은 실질적인 통치 권한을 총리에게 넘기게 되어 사실상 내각제적인 형태로 운영된다.
“외형적인 면에서 볼 때 우리의 통치 형태는 미국보다는 프랑스와 비슷하다. 더욱이 통치 형태의 작동과 관련하여 대단히 중요한 요소인 정당 정치의 특성 또한 미국보다는 프랑스에 가깝다.(p.208)” 우리나라에서는 미국형 대통령제와 달리 의회 내에서 강한 기율을 갖는 정당이 기반이 되는 대통령제라는 점에서도 유사성이 존재한다. 우리나라가 대통령제를 유지하면서 내각제적인 요소가 많다는 점도 이원정부제에 관심을 보인 또 다른 요인일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원정부제를 ‘분권형’ 대통령제로 잘못 이해한 탓에 ‘제왕적 대통령’을 막는 제도적 대안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권력의 분점’은 듣기엔 그럴 듯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내부적으로 끊임없는 권력 투쟁을 낳기 쉽다. 명확한 권력의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정치 안정이라는 측면에서나 또 정치적 책임성을 묻는다는 측면에서보다 바람직한 방안이다.(p.209)” 통치 형태와 관련해서 놓치지 말아야 할 또 다른 중요한 점은 수직적 차원에서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중앙정부에 집중된 권한이 지방정부에 분산될 수 있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끝으로 우리나라 통치 형태의 개혁 논의도 제도적인 장단점과 정치적 효과에 대한 폭넓은 분석뿐만 아니라, 우리가 그동안 걸어온 과거의 경험과 경로에 대한 깊은 성찰과 이해의 기반 위에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제언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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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론에서 저자가 우리에게 던진 현실 정치 체제이면서 반면에 일반적인 통치형태 세가지, 대통령제, 내각제, 이원정부제의 기초적인 문제의식을 간단히 짚어보자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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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대통령제, 내각제, 이원정부제에 대한 설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목차에서도 머리말과 맺음말을 제외하면 세 가지 통치형태의 설명이 각 장을 이루고 있다. 통치학 입문서이자 비교정치학 교양서 측면이 강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면 단지 입문이나 교양 수준에 머무르는 내용은 아니라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다. 내용이 어렵다는 것이 아니다. 내용은 기본상식을 갖춘 일반인이라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단지 입문이나 교양 수준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일까?
그것은 일반인들이 포착할 수 없는 전문가의 통찰과 견해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단순히 대통령제가 무엇이고 내각제가 무엇이고 이원정부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각 통치형태에 상응하는 나라가 무엇인지 설명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그것을 넘어서서, 왜 미국의 대통령제는 성공할 수 있었지만 남미를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는 대통령제가 독재로 이어지게 됐는지, 왜 영국의 내각제는 안정적이지만 프랑스의 3, 4, 공화국과 바이마르 공화국의 내각제는 불안정하게 됐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설명은 막연히 내각제는 유연하지만 불안정하고 대통령제는 경직적이지만 안정적이라는 설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 책은 각 나라의 제도를 특정 이론에 맞추어 유형화하고 일원화하여 설명하기보다는, 각국의 역사적 경험과 정치적 문화에 따라 구체적이고 개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결국 단순히 통치 형태가 대통령제인지 내각제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같은 통치 형태라도 그 나라의 역사적 경험과 정치적 문화에 부합하지 않을 때에는 오히려 정치적 불안전성과 독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이 책은 통치 형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역사적 경험과 정치적 문화까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87년 9차 개정헌법 이후로 현재의 통치제도가 유지되고 있다. 이제는 과거의 취약했던 모습에서 벗어나 어느정도 안정적인 통치제도가 갖추어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금도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비판과 같이 부족한 점이 많이 드러나고 있고, 정치권에서는 매번 개헌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개헌이 단지 외국의 제도를 그대로 모방하는 수준으로 이해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제2공화국이 정치적 불안정성 속에서 헤매다가 독재로 이어진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중요한 점은 우리나라의 역사적 경험과 정치적 문화와의 조응성이다. 이 책은 그 점에 대해 큰 시사점을 남겨주고 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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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적 대통령(imperial presidency)이란 말은 아서 슐레진저가 당시의 미 대통령 리처드 닉슨을 비판하기 위해 처음 쓰인 말이라고 합니다(p30). 그러나 닉슨은 탄핵 위기에 몰려 결국 자진사임 형식으로 물러났고, 이후에는 이런 비판이 일어난 적이 드뭅니다. 대통령제란 그 본질적 특징으로 인해 원래부터가 제왕적 시스템으로 흐르기 쉽기는 하나 유독 한국에서만 이런 시비가 자주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혹 대통령제가 이제 더이상 한국의 정치 현실과 사회 구조에 안 맞는 점이 있다면 이는 자연스럽게 개헌 논의로 이어질 만한데 만약 개헌이 필요하다면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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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로서 끊임없이 정치에 관한 책을 내놓던 강원택 교수가 이번에는 '국가는 어떻게 통치되는가'를 펴냈다. 그래선지 묘하게 정치 형태에 대한 정치학 개론 같은 책으로 느껴지는데 개헌에 대한 논의와 대통령제와 내각제에 대한 논의가 뜨거웠던 시절에 영감받아 만들어진 듯 하다. 그래서 세계 여러나라의 통치 제도를 비교 분석하면서 개괄적인 분석을 한 책이다. 장단점을 비교해 볼수도 있고 동시에 간접적으로 여러 나라의 문화와 역사도 느낄수 있다.
또한 체험적으로 간접적으로나마 이해하고 있던 대통령제와 그 현실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짚고 넘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책이며, 민주주의와 자유라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재확인시켜주는 책이기도 하다. 또한 각 나라들도 한 순간의 결정이 아닌 여러 문화와 과정, 역사를 거쳐서 이뤄진 최종 통치 제도이고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개헌이나 변화도 생각보다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교양 서적으로서 너무 어렵지 않고 너무 쉽지도 않은 정도로 잘 서술된 정치 관련 기초 교양 서적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정치가 쉬워 보여도 알면 알수록 더 어렵게 보인다. ***특히 구조적으로 보면 더 그렇게 보인다. ****이렇게보니 미국의 정치제도가 특이하면서도 그 큰나라가 그렇게 안정적인 편으로 이어졌다는 것도 흥미롭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은 정말 엄청난 복잡다양성을 겪었구나 싶다. ******다 읽고 나면 왠지 며칠 뒤에 시험을 볼 것 같은 기분도 살짝 든다. *******정치외교학과에 안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다시금 든다. ********통치 제도에 따라 그 결과가 전쟁이나 독재로 이어진다는 점, 사회 갈등과 분열로 이뤄진다는 걸 보면 생각보다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러니까 어려워도 꽤 중요한 문제이다. **********우리는 일제강점기와 한국 전쟁을 겪으면서 빨리 민주주의로 이식되면서 겪은 아픔도 있다. ***********하지만 그에 비하면 비교적 빨리 안착?한 것은 아닐까 싶다. ************그렇지 않고 천천히 안착하는 나라들을 보면 오히려 더 부정부패가 끼는 것 같다. *************정치와 부정부패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유착 관계인가 싶다. **************사실 법에도 항상 편법이 도사리고 있지 않은가. ***************경제권력도 마찬가지이다. ****************정치도 사실 돈과 연관해서 돌아가기도 한다. *****************돈 문제로 전쟁이나 시위, 혁명이 일어나면서 통치 제도가 바뀐 경우도 많다. ******************돈 문제라고 하면 멀게 느껴질지 몰라도 돈을 세금 문제로 바꿔보면 바로 납득이 된다. *******************세금을 많이 내느냐 적게 내느냐도 결국 민감한 것이다. ********************그리고 한 권력이 독점하거나 돈과 같은 경제권 독점권을 지는 것에도 영향을 받는다. *********************미국이 달리 로비의 나라가 아니다. **********************그럼에도 균형은 오래 유지되지 않는 것 같다. 항상 양극화나 변수가 생긴다. ***********************인공지능을 보더라도 아무리 균형을 갖추려 해도 편향성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최대한 그 부분을 맞춰보려 하지만 결국 나아가기 위해서는 방향성이 한 쪽일 필요가 있긴 하다. *************************그러니까 모두에게 동등한 결과물을 주는 과정은 불가능에 가깝다. 여기서부터 이미 공정은 깨진다. **************************그래서 더 치열하게 정치인들이 싸우는 것이다. 하나를 이루기 위해서는 여러가지를 포기해야 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최소화하려고 해도 이득만 보는 선택과 결정은 없다. ***************************생각보다 세상의 많은 것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양면으로 붙어 있다. A가 문제라고 A만 제거하면 해결되는게 아니라 그로 인해 보이지 않았던 다른 B,C들이 튀어나온다. 마치 자연보호를 외치면서 하나만 보전하거나 하나만 제거하다가 더 큰 피해를 보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니까 균형은 생각보다 난이도가 높다. 어쩌면 불가능에 가깝다. *****************************아슬아슬하게 균형인 것처럼 보이는 게 최선의 상태일지도 모르겠다. ******************************결국 정치도 양자택일과 같은 상황에 계속 놓이게 된다. 무엇이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지가 잘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보이는대로만 판단하면 겉핥기만 되거나 문제를 더 키울수도 있다. *******************************게다가 항상 역시나 사람이 문제다. 사람의 욕망이 문제다. 그 욕망이 커지는 순간 어느 제도에서도 독재는 나올 수 있다.
##인상적인 문구들##
##통치 구조는 한 나라의 우두머리, 곧 최고 정치지도자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관련이 있다.~그러나 통치 구조의 설정 과정에서 검토되어야 하는 내용은 너무나 다양하고 복잡하다.~외형상 비슷한 통치 구조의 형태를 취하고 있더라도 실제 운용에 있어서는 국가마다 각기 다른 특성을 갖게 된다.
##군주제는 국왕 1인이 국가의 주권을 소유하는 형태이며, 공화제는 다수가 지배하는 통치 형태이다. 우리나라 헌법 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이처럼 권력이 국민 모두에게 부여된 체제가 공화제이다.
##오늘날의 군주제는 국왕이 '군림'하지만 통치하지 않는 형태가 많다.~실제 통치는 국왕이 아니라 선거를 통해 선출된 총리가 맡는다. 이를 입헌군주제라고 한다.~입헌군주제는 상징적 최고 권력으로 국왕이 존재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그 작동 방식은 공화제와 큰 차이가 없다.
##단순화시켜 유형화하면 군주제, 대통령제, 내각제, 이원정부제 등 네 부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통치 형태가 대통령제로 간주되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국가 원수이면서도 동시에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실질적인 정치적 권한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즉 대통령이 명목상의 최고 원수에 머물지 않고 국가 통치의 핵심적 지위를 차지하는 경우라야 대통령제라고 부를 수 있다.~대통령제의 가장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가 임기가 고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내각제에서 유권자는 의회 선거만을 치르며 행정 수반은 의회가 선출한다.~내각제에서 총리는 의회를 해산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경우가 많다. 반면 미국이나 한국의 대통령제에서는 대통령이 의회를 해산할 권한을 갖지 않는다.
##미국은 대통령제의 가장 대표적인 국가일 뿐만 아니라 말 그대로 대통령제의 '원조'이다.~선거인단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얻은 후보가 없으면 하원에서 대통령을 선출한다. 이를 '불확정 선거'라고 부른다.~미국 대통령제의 고안자들이 독재 혹은 권한의 집중을 막기 위한 견제와 균형을 얼마나 중요시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대통령이나 의회, 혹은 사법부 중 어느 한 기구의 독주와 전횡은 허용될 수 없으며 이를 위해서는 기구 간 상호 의존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동일한 세력의 수중에 모든 권력이 집중되는 것이야말로 독재라고 단언할 수 있다.~자유의 보존을 위해서는 권력의 거대한 3부는 분리되고 구분되어야 한다는 견해를 검토하는 것이 마땅하다.-제임스 매디슨-
##미국에서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법안 제출권은 의회만이 갖고 있으며 행정부는 독자적인 법안 제출의 권한이 없다. 즉 3권분립인 만큼 법안 제출과 제정과 같은 입법 기능은 입법부만의 고유한 권한 영역으로 둔 것이다. 따라서 대통령이 원하는 법안을 법제화시키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의회의 긴밀한 협조와 동의를 구해야만 한다.~미국에서는 대통령 소속 정당을 '집권당' 또는 여당'이라고 부를 수도 없다. 미국은 정당 정부가 아니라 대통령 1인이 통치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 대통령제에서 의회가 이처럼 효과적으로 대통령을 견제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미국 정당 정치의 특성과 관련이 있다. 미국 정당은 유럽이나 우리나라의 정당과는 달리 정당 기율이 강하지 않으며 조직적인 연대도 매우 느슨하다.~특징으로~이데올로기적 무원칙성, 취약하고 규율이 약한 정당, 그리고 지역 중심의 정치 등 세 가지를 들었다.~미국의 정당은 그 스스로 집권의 주체이기보다 선거 기구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미국 대통령제에서 의원들은 의회에서 법안을 처리할 때 당의 입장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의원 개개인의 판단에 따라는 경우가 많으며 소속 정당의 입장과 무관하게 투표하는 교차투표도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미국 정치의 극심한 양극화로 인해 하원뿐만 아니라 상원에서도~당의 노선을 벗어나는 독자적 행동을 하는 모습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미국 대통령제는 권력 분립에 의한 '약한 정부'와 '견제와 균형'을 의도한 것인데, 이와 달리 막강한 권력을 누리는 대통령이 되고자 했던 지도자들도 많았다.~대통령의 통치가 (내각제에서)총리의 통치보다 예측하기 더 어렵고 종종 더욱 취약한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왜냐하면 (내각제에서) 총리는 항상 신임투표를 요구함으로써 자신의 권위와 민주적 정통성을 재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정당 명칭을 쉽게 바꾸는 것과 같은 정당 정치의 유동성으로 인해 정치적 책임성 확보에 더 큰 문제가 있다.
##사실 대통령의 지지율은 정책 추진의 동력을 생각할 때 중요하다.~대통령제에서는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정책 추진상의 상당한 변화가 생겨날 수밖에 없다.~대통령제에서는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인물이 갑작스럽게 대중의 지지를 통해 부상하는 경우도 종종 생겨난다. 내각제에서는 정당과 의회 정치를 통해 성장한 인물이 총리직을 맡게 되므로, 이와 같은 경험 없는 '국외자 혹은 아웃사이더'의 등장 가능성은 대단히 낮지만, 대통령제에서는 국외자의 등장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정치적인 경험이나 행정 지도자로서의 경험이 없어도, 그런 경험 부족이 현실 정치에 식상한 많은 유권자에게 오히려 '신선함'과 '참신함'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992년 총선과 대선에서 기업인 정주영은 적지 않은 유권자들에게 신선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주었다.~3당 합당에 실망한 적지 않은 유권자들은 정치권 외부에 있었던 정주영을 '참신한'인물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반정당적 정치적 불신이 팽배했던 상황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도널드 트럼프 역시 대통령 출마 이전 정치 경험이 없는 아웃사이더였다.~아웃사이더의 문제는~그들의 정치적 성향이나 역량에 대해 사전에 검증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당선 후 그 정치인이 어떻게 행동하고 결정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내각제에서라면 최고 권력을 잡기 위해서는 정당에 소속되고 정당에서 경력을 쌓아 나가야하는 '검증'과정을 거치게 마련이다.~유권자 다수의 지지를 얻어낼 수만 있다면 공직 경험의 유무와 상관없이 대통령이 될 수 있다.
##기존 정당 정치가 유권자의 요구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할 때, 대중의 불만과 분노를 자극하고, 무책임하지만 눈길을 끄는 공약을 내세운 정치권 외부의 인사가 강력한 후보로 부상할 수 있다.~그런데 정치 아웃사이더라고 하는 것은 결국 국가 운영에 대한 충분한 경험이나 준비가 덜 된 '아마추어'라는 것을 의미한다.~후보자의 자질, 역량에 대한 검증이나 예측 가능성, 체제의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이러한 국외자의 갑작스러운 등장 가능성은 근본적으로 대통령제가 갖는 문제점으로 볼 수 있다.
##유권자들은 각 후보가 선거 운동 기간 중 제시한 공약을 실행할 것이라는 전망적 기대감 속에 투표할 후보자를 선택한다. 그런데 각 후보가 제시하는 선거 공약은 기본적으로 '국민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성격의 것은 아니다.~희소한 가치에 대한 배분 방식이나 우선순위의 설정은 기본적으로 갈등적일 수밖에 없다. 어느 정책을 우선시하거나 중시하게 되면 다른 정책은 그만큼 경시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이처럼 선거 과정에서 각 후보가 제시한 정책 공약은 계층적으로나, 지역적, 이념적 혹은 세대적으로 차별성을 지닐 수밖에 없으며 그런 차별화된 공약의 존재가 선거라는 경쟁 매커니즘을 의미 있는 제도로 만들어 주고 있다.~그런데 문제는 대통령이 된 후에 유권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정책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모두의 대통령'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정파적으로 사회가 분열되어 있다면 대통령의 국민 통합의 역할은 더욱 약화된다.
##한국의 대통령제에서는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정당이 집단적으로 권력을 장악하는 특성을 갖는다. 이것은 내각제에서 나타나는 정당 정부의 특성과 유사하다.~우리나라는 외형적으로 대통령 1인이 모든 책임을 지는 대통령제를 택하고 있지만, 실제 국정 운영에 있어서는 책임 공유를 전제로 하는 내각제에서와 유사한 모습도 나타내고 있다.
##국회에 국무총리나 국무위원에 대한 해임 건의안이 포함된 것은 우리 정치 관행에 포함된 내각제적 요소의 영향 때문이다. 그러나 대통령에게 의회 해산권을 부여하지 않는 상황에서 국회가 사실상의 각료 해임권을 갖는 것은 제도적으로는 적절한 방식이라고 보기 어렵다.~우리나라의 대통령제에서는 통치 과정에서의 '집권당'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중요하다.
##내각제 국가 28개국 가운데서는 61%인 17개국인 민주주의를 경험했으나 대통령제 국가는 25개국 가운데 20%인 5개국만이 민주주의의 경험을 가졌다. 반대로 이 기간 대통령제 국가의 40% 국가에서 군사 쿠데타를 겪은 반면, 내각제 국가에서는 그 비율이 18%에 불과했다.
##내각제에서는 의회를 구성하기 위한 단 한 번의 선거를 실시한다. 그 한 번의 선거로 의회뿐만 아니라 행정 권력의 향배도 동시에 결정한다.~내각제에서는 의회만이 유일한 민주적 정통성을 갖는다.~내각제는 이와 달리 행정권과 입법권이 통합되어 있다.~불신임의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에 내각은 그만큼 더 여론의 향방과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임기가 고정된 대통령제와 달리, 내각제에서는 정치적 반응성이 높다.
##우리나라 정치사에서도 내각제의 경험이 있다. 제2공화국이 내각제였다. 그러나 정치 불안정에 시달렸고 1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5.16 쿠데타에 의해 붕괴되었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우리가 내각제에 대해 갖는 선입관은 약한 정부, 불안정한 정치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대통령제와는 달리 내각제는 정당이 '집단으로'집권하는 것이기 때문이다.~집단 책임의 원칙은 정부가 결정한 주요 정책은 내각 전체가 집단으로 공동의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아주 드물지만 내각이 한 목소리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각료의 의사 표명을 허용하는 경우도 있다.~내부 결속을 유지하기 위한 정당 내 강한 규율, 정당 간 이념적 정책적 차별성, 상호 타협과 연합이 용이한 정당 정치, 유권자들 사이에 확립된 정당 일체감 또는 충성도 등이 필수적이다.~정치적으로 큰 인물이 되고 싶다면 강한 충성심을 갖고 정치적 역량을 당내에서 검증받고 또 당 지도부로부터도 인정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점으로 인해 내각제에서는, 대통령 선거에서 보듯이, 그동안 정치적으로 검증되지 않았거나 알려지지 않았던 의외의 인물이 갑자기 강력한 다크호스로 부상하게 되는 일은 생겨나기 어렵다.~내각제가 대통령제와 비교할 때 장점으로 꼽을 만한 또 다른 점은 정치 상황의 변화에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이다.~임기와 무관하게 총리를 교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내각제는 규율을 갖는 단일정당이 독자적으로 정부를 구성하게 되므로 총리가 막강한 권한을 갖고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정치제도이다. 그러나 이러한 강력한 리더십은 총리가 자기 정당내에서 안정적인 지지를 확보하는 경우에만 가능한 것이라는 점에서 정당의 집단적 지배라는 내각제의 일반적 특성을 재확인시켜 주고 있다.
##독일에서 내각제를 채택하게 된 것은 바이마르 공화국의 붕괴와 뒤이은 히틀러 체제의 등장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되었다.~독일 대통령은 '최고이지만 가장 작은 권한'을 갖는다.~독일에서는 불신임 투표를 행하기 위해서는 불신임 투표가 통과될 경우를 대비하여 후임 총리를 미리 선정하여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건설적 불신임 투표'라고 한다.~다시 말해 다음 총리가 누가 될 것인지 결정해야만 현 총리와 내각을 실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야당은 집권당에 반대하는 것이 정치 제도적으로 주어진 역할이지만,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무책임하게 반대하는 경우도 자주 생겨난다. 이 때문에 내각이 자주 교체된다면 정치적 안정을 찾기 어렵다. 이 때문에 내각이 자주 교체 된다면 정치적 안정을 찾기 어렵다. 이것이 과거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일어났던 폐해이기도 했다.~건설적 불신임 투표에서 요구하는 것처럼 누구를 차기 총리로 내세울 것인지를 미리 결정해야 한다면, 이념적으로나 정책적으로 거리가 먼 정당들이 새로운 총리의 인선에 합의하기는 쉽지 않다.
##독일에서는 특정 이슈에 대한 국민발안이나 국민투표와 같은 직접 민주주의 방식은 도입하고 있지 않다. 바이마르 공화국 시대에 히틀러의 정당이 악용했던 국민발안을 제한하기 위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영국을 제외하면 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유럽의 국가 중에서 단일 정당이 독자적으로 내각을 구성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이러한 연립정부의 구성은 개별 국가의 정치적 특성과도 관련이 있다. ~사회적 구성이 동질적이지 않은 국가에서는 영국에서처럼 한 정당이 권력을 독식하는 것을 정치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 다시 말해 종교, 이념, 문화, 인종 혹은 민족에 따라 하위사회가 분열되어 있는 곳에서는 다수의 지배를 전제로 한 영국형의 내각제는 소수파의 정치적 소외와 불만을 낳게 된다.
##연립정부는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식의 제로섬적 정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원적 사회의 정치 안정을 위해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유럽 국가가 비례대표제 선거제도를 채택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영국에서처럼 한 정당이 독자적으로 의회 내 과반수 의석을 얻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내각제에 대해 자주 제기되는 비판 가운데 하나는 정치인들 간 막후 협상에 의해 내각 구성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선거를 통해 제시한 유권자의 정치적 의사 표현이 왜곡될 수 있고 누가 권력을 담당하게 될 것인지 미리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독일에서는 선거 전에 어느 정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할 것인지 그 의향을 유권자에게 미리 밝히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선거 후 결과가 각 정당의 선거 전 예측과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정부 구성의 불확실성 문제는 피하기 어렵다.
##대통령은 자의적으로 자신의 '권력을 통째로 줄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나누어 가지기도 어려운'특성이 있다. 대통령제는 대통령에게 모든(행정)권력이 '유일하게'주어진다.
##소수파 내각과 관련하여 주목해야 할 점은 내각 승인 투표제도의 도입 여부이다. 총선 이후 새 내각이 출범하기 위해서는 의회에서 내각에 대한 별도의 승인 투표 절차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내각 승인 투표라고 한다.~내각 승인 투표가 없다면 소수파 내각의 출현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내각제를 취하면서 총리를 유권자들이 직선으로 선출하는 방식이 실제로 도입된 경우는 이스라엘을 제외하면 그 예를 찾아보기 힘들다.
##대통령제와 비교할 때 내각제의 강점은 역시 제도적 유연성이다. 내각제에서는 의회와 대통령 사이의 갈등과 교착 상태가 생겨나지 않으며 그로 인한 정치적 불안정도 조성되지 않는다.~내각제에 대한 가장 큰 비판은 제도적으로 약하고 불안정하다는 것이다.~불신임투표를 통해 언제라도 내각이 물러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내각제가 상대적으로 불안정하다는 점을 지적하였다.~내각제에서 정치적 불안정이 발생하는 중요한 제도적 원인은 의회내 다수파 형성의 어려움과 관련이 있다.~극단적 다당제라면 한 정당이든 몇 개의 정당 연합이든 안정적인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일이 쉽지 않다. 이런 경우에는 야당이 주도하는 의회의 불신임에 내각은 매우 취약하게 된다.
##선거를 통해 분명한 승자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내각제에서는 정부 구성과 정국 운영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는다. 대통령제에서는 아무리 작은 표 차이라고 해도 다수 득표를 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므로 정부 구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내각제에서는 선거 결과 연립 구성이 가능한 다양한 조합이 생겨나거나 특히 내각 구성을 주도할 분명한 승자가 생겨나지 않으면 내각 구성에 어려움을 겪는다.~오히려 그와는 반대로 내각제의 총리는 영국에서 보듯이 미국 대통령이 비해서도 더욱 강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다만 내각제의 성공 여부는 얼마나 안정적으로 의회 내 과반 의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원정부제에서는 대통령제와 내각제의 특성이 모두 혼합되어 나타나기 때문이다.~이원정부제는 매우 다양한 명칭으로 불려 왔다. 준대통령제, 총리형대통령제 등이 그 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원집정부제, 프랑스형 대통령제 혹은 분권형 대통령제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가운데 정치권을 비롯하여 사회적으로 가장 자주 부르는 명칭이 아마도 '이원집정부제'일 것이다. ~대표적 이원정부제 국가인 프랑스의 정치 시스템을 '분권형 대통령제'로 간주하는 것은 잘못이다. 이원정부제는 나라마다 다른 특성을 갖지만, 프랑스의 경우 결코 분권형으로 볼 수 없다.
##집정관은 일반적으로 고대 로마 공화정 때 군사, 행정 책임자를 부르는 표현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더욱이 이원집정부제라는 표현은 과거 5공화국 시절 전두환의 장기 집권 시도와 관련하여 논의된 탓에 우리에게 권위주의적 이미지를 더해 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원정부제는 직선 대통령이 실질적인 권력을 갖지만 동시에 의회의 신임에 구속되는 총리와 내각이 있다는 것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프랑스는 혁명 이후 왕정을 폐지하고 공화국이 되었다.~하지만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1804년 나폴레옹 1세로 즉위하면서 제1제정이 수립되었다. 제1공화국이 그렇게 끝이 났다.~1848년 2월 혁명과 함께 루이 필립이 물러난 후 프랑스는 두 번째로 공화국이 되었다. 하지만 대통령으로 당선된 나폴레옹 1세의 조카 루이 나폴레옹이 다시 국왕으로 즉위하면서 제2의 제정이 선포된다. 프랑스 제3공화국은 1870년 루이 보나파르트의 제2제정이 프랑스-프러시아 전쟁의 패배로 무너지면서 수립되었다. 이후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0년 독일의 침공으로 붕괴될 때까지 7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민주적인 헌정 체제를 유지해 왔다.~제3공화국은 긴 기간 동안 생존했지만, 그 체제는 대단히 불안정했다. 의회 내 정파 간 다툼으로 정부는 몇 달 못 버티고 붕괴하기 일쑤였다.
##프랑스의 이원정부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자기 정당에 대하여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고, 구조적으로 안정된 정당체제가 존재하여 내각을 받쳐주는 의회를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특히 여소야대로 인한 분점정부의 문제를 '동거정부'의 형태로 해소하고자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원적 정통성으로 인한 의회와 대통령의 갈등을 프랑스 대통령제에서는 의회를 중심으로 해결한 셈이다.~그러나 모든 제도가 그러하듯이, 이원정부제라고해서 반드시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대통령과 의회 간 알력이나 갈등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는 경우에 나타나는 위험이다.
##의회내 다수의석을 확보를 통해 안정적으로 정부를 이끌어갈 수 없는 상황이 되자, 대통령은 자기에게 주어진 강력한 권한을 이용하여 이를 무리하게 극복하려는 시도가 궁극적으로 바이마르 공화국의 붕괴로 이어졌다. 바이마르 공화국의 붕괴는 이원정부제가 의회의 도움을 얻지 못할 때, 대통령 권력에만 의존하여 운영될 수 있는 제도적 가능성을 지니고 있었다는 데 있었다.
##4.19혁명 이후 7.29총선에 이르기까지 정치 경쟁의 주요 단위는 민주당과 다른 정당이기보다 신파와 구파였다.~장면이 총리가 된 후 구성한 내각은 구파의 입각 거부로 신파 일색이 되었다. 그 이후 결국 두 파벌은 쪼개져 신파는 민주당으로, 구파는 신민당으로 각각 분리되었다.~이렇게 된 까닭은 당시 민주당이 대통령직과 총리직을 총선 승리의 전리품으로 생각했을 뿐 제도적 운영 원리에 대한 깊이 있는 인식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제2공화국의 붕괴의 원인은 많은 학자들의 흥미로운 학문적 분석의 대상이 되어 왔다.
##대통령과 총리가 권한을 나눈다고 하지만, 앞서 지적한 대로, 둘 간 권력의 경계나 구분이 애매할 수 있다. 통일, 외교, 국방에 대한 대통령이 권한을 행사한다지만 현실적으로 총리와의 역할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정책 간 영역을 구분 짓는 것은 현실에서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나 총리가 서로 자신의 영역으로 간주하고 정책의 결정권을 가지려고 다투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권력의 분점'은 듣기에는 그럴 듯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내부적으로 끊임없는 권력 투쟁을 낳기 쉽다.
##통치 형태 개정은 현행 대통령제의 문제점으로부터 출발하고 있다. 우선 '제왕적 대통령'으로부터의 탈피이다. 권위주의 체제의 문제점을 교정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이뤄졌지만, 한국의 대통령은 여전히 '제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승자 독식과 제로섬의 정치와 관련이 크다.~이런 상황에서 합의와 타협의 정치가 이뤄지기 어렵고, 독점과 일방의 통치로 이어지기 쉽다.
##다른 한편 한국 대통령은 종종 무기력하다. 5년 임기의 마지막 해에 현직 대통령의 권위나 리더십은 약화된다. 이른바 임기 후반의 레임덕 대통령이다. 임기 중반에 실시되는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이 패배하게 되면 대통령의 통치력은 크게 약화된다. 사실 임기 중반의 선거는 대체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의 의미를 갖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대통령이 불리한 경우가 많다.~더욱이 역량이 뛰어난 정치지도자가 있다고 해도 오늘날처럼 복잡다기한 환경 속에서 혼자서 모든 일을 다 해결할 수 없다. 이제는 개인의 특출한 역량에 대한 의존, 믿음보다는 다수가 서로 협력하고 토의하면서 집단적으로 끌고 가려는 리더십이 보다 바람직한 상황이 되었다.
##수직적 차원에서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중앙정부에 집중된 권한이 지방정부에 분산될 수 있어야 한다. 지방자치제도가 재도입된 지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실질적 권한은 여전히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중앙정부가 장악하고 있다.
##우리가 지금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바람직한 통치 형태를 갖추기 위해, 미국이나 영국, 독일 혹은 프랑스에서 현재 운영되고 있는 통치 형태를 '그대로'수입해서 쓴다고 해서 거기서 나타나는 것과 마찬가지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들 구가의 통치 형태가 그곳에서 아무리 훌륭하고 효과적이라고 해도 그렇게 작동하는 것은 각국의 고유한 역사적 경험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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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18세 이상의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투표권을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이뤄지는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 등 모든 선거에 투표할 수 있는 선거권이 부여되었다는 것은 그 유권자가 대한민국 국민임을 반증하는 것이다. 물론 현 시점을 기준으로 영주권 취득 후 3년이 경과한 외국인에게 지방선거에 대한 투표권이 부여되어 있기는 하지만, 모든 선거에 대한 투표권을 지닌 것은 분명히 대한민국 국민으로 국한된다. 그런 점에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투표를 통해 항상 국가가 통치되는 방식에 대한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국가는 어떻게 통치되는가. 서울대학교 강원택 교수의 이 저서는 비교정치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요소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정치체제에 대하여 소개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등 많은 나라에서 확인할 수 있는 대통령제, 주로 유럽권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 내각제 그리고 대통령제와 내각제의 특징이 섞여 있으면서도 분명 다른 이원정부제(사실 고등학생 때나 학부 때엔 이원집정부제라는 표현으로 배웠는데, 강원택 교수는 보다 가치중립적인 견지로 이원정부제라는 표현을 일관되게 쓰고 있었다)를 다루며 국가가 통치되는 방식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비교정치적인 시각에서 다양한 통치 형태의 특성과 운영 원리에 대한 이해를 돕고 이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을 갖는다. 궁극적으로는 이 책이 현행 한국 대통령제의 특성과 운영원리를 이해하고 또 언젠가 본격적으로 제기될 수도 있는 통치 형태의 개편과 관련된 논의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 때문에 정치학을 공부하는 학생뿐만 아니라 이 주제에 관심을 갖는 일반인들도 교양서적으로도 쉽게 읽을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제는 임기가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 기간동안 국정 운영에 불만족한 국민이 직접적으로 심판할 수 없다는 책임성의 한계와 운영의 경직성이라는 문제점 역시 수반한다. 이뿐만 아니라 만일 단임제일 경우, 대통령의 반응성이 떨어진다는 문제 역시 생긴다. 어차피 다음이 없다면, 국민들의 반응을 신경쓰지 않는 극단의 상황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민의 투표를 통해 선출되어 대의를 반영하는 대통령과 국회라는 두 정치 주체 간의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대통령제의 한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한국인에게도 너무나 익숙한 이 대통령제의 원형은 바로 미국이다.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제를 비판할 때 쓰곤 하는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표현도 미국에서 먼저 나왔던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견제와 균형을 이루기 위해 분권이 잘 되어 있다.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분리, 양원으로 구분된 의회 그리고 임기까지 세분화하여 당장의 정치적인 흐름에 정계가 휩쓸리지 않도록 안배한 것까지 두드러진다. 우리나라도 미국을 따라 대통령제를 따오긴 했지만 미국과 다른 부분들이 꽤 많기 때문에 미국의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가 구분되어 돌아가는 삼권분립의 체제는 매우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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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강원택 교수가 다루는 것은 의원내각제다. 현재의 젊은 세대 입장에서는 단 한 번도 경험해본 적이 없는 내각제지만,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아주 짧게 내각제를 채택했던 적이 있었다. 바로 2공화국 시절이다. 그러나 2공화국은 고작 1년 남짓한 시간동안 존속했을 뿐 한국 현대사에서 빠르게 사라진 내각이었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들에게는 내각제는 정치적 불안정성이 높은 체제라는 인식이 본의 아니게 내재되어 있다. 물론 레이파트를 비롯한 비교정치학자들 역시 내각제가 불안정하고 취약하다는 비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각제가 그토록 취약하기만 한 제도라면, 어떻게 대통령제보다도 훨씬 더 오랫동안 제도로서 존속해올 수 있었겠는가. 미국을 필두로 대통령제가 잘 운영되는 국가들이 있기도 하지만 그런 대통령제에도 단점들이 있듯이, 내각제에도 단점이 존재할 뿐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내각제로 정치 체제를 운영해 온 국가들은 생각보다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단적인 예가 입헌군주제 국가인 영국이다. 또한 '군소정당의 난립으로 정치적 취약성이 두드러진다'는 단점으로 유명한 연립정부로도 안정적으로 정치 체제를 유지한 스웨덴이나 뉴질랜드의 사례도 있다.
강원택 교수는 내각제의 사례로 영국형 웨스트민스터 내각제, 독일의 내각제 그리고 연립정부형 내각제를 소개하고 있었다. 대통령제도 마찬가지지만, 특히나 내각제는 선거제도와 함께 엮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 영국의 웨스트민스터형 내각제는 단순다수제와 대응된다. 그러나 독일의 내각제나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뉴질랜드 등의 연립정부형 내각제는 비례대표제와 대응된다. 뒤베르제의 법칙이 성립되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뒤베르제의 법칙은 소선거구제가 양당제를, 비례대표제가 다당제를 초래한다는 것인데, 영국은 내각제임에도 양당제지만 독일을 비롯한 비례대표제 채택 국가들은 다당제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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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이원정부제로 강원택 교수는 프랑스의 정치 제도를 소개하고 있었다. 이원정부제는 대통령제와 내각제의 특징을 골고루 가지고 있다. 우선 의회가 내각을 불신임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내각제와 같다. 그러나 대통령이 실질적이고 강력한 권한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은 대통령제와 같은 지점이기도 하다. 이런 맥락에서 이원정부제에서 중요한 것은, 대통령과 의회 중 누가 총리를 지명할 권한을 갖게 되느냐 하는 점이다. 의회를 야당이 장악한 경우 대통령의 의지만으로 자신이 원하는 인물을 총리로 지명할 수 없게 되는데, 이런 면이 내각제의 탄력적인 운영과 결부되어 대통령이 권한을 가진 상태로도 책임성 있게 국정을 이어나갈 수밖에 없다는 차원에서 이원정부제의 장점으로 부각되기도 한다.
실제로 이렇게 대통령이 야당 출신의 총리와 복무하게 되었을 때를 동거정부라 부르는데, 이 때에는 대통령이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도 오히려 정치가 내각제적인 특성으로 흘러가게 된다. 그러나 이원정부제 역시 단점이 없을 수가 없다. 대통령과 의회 간의 알력다툼이 통치의 불안정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 대통령과 총리 간의 권한 배분이 애매할 경우의 비효율은 이원정부제에서 겪을 확률이 높은 단점으로 손꼽힌다.
아무래도 한국은 대통령제이면서도 총리가 존재하는 형태이다보니, 개헌에 대한 논의와 선거제도 개편 등의 이슈가 부각될 때마다 이원정부제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현행 대통령제를 두고 '제왕적 대통령'으로 비판하는 시선이 있다보니, 총리의 권한을 강화하고 내각제적인 요소를 반영함으로써 대통령의 권한을 다소 약화시키는 이원정부제가 마치 분권형 제도인 것처럼 비춰지는 것이다. 그러나 강원택 교수는 과연 그것이 옳은 방향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대통령제의 제왕적 권위를 내려놓을 방법이 이원정부제 뿐일까? 고민이 된다면 이원정부제의 마지막 꼭지를 꼭 읽어보아야 할 것이다.
완벽한 정치 제도라는 건 어차피 없다. 모든 제도에는 장점과 단점이 공존한다. 그렇기 때문에 현존하는 방식들을 비교하고 분석하면서 무엇이 우리에게 더 적합한 제도일지를 고민해보고 설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강원택 교수의 도서 '국가는 어떻게 통치되는가'는 비단 정치외교학과 학생들에게만 도움이 되는 책이 아니라, 이 나라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모든 유권자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제시할 것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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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정치 고관여층이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유튜브에서는 경제방송을 가장 즐겨봤지만 이젠 뉴스, 시사평론을 더 즐겨보는 나 자신을 보면 그러하다. 2022년은 역사적인 초접전으로 기록될 대통령선거가 있었다. 이번에도 아니나 다를까 제왕적 대통령을 거론하며 내각제의 필요성을 설파하는 정치인들, 평론가들이 보였다. 왜 잊을만하면 내각제로의 개헌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타날까 항상 궁금했다. 저들은 정말 나라를 위해서 고언을 하는 것일까, 아니면 정치적 계산에 의해 국민들을 호도하는 것일까? 고등학생때 정치경제 시간에 배웠지만 내각제는 의회와 총리중심이라는 정도? 그리고 이원집정부제는 이름만 기억날뿐인 정도였다. 그러다가 운 좋게도, 서울대 강원택교수님의 저서를 받아 읽어보는 계기를 얻었다.
이 책은 대통령제, 내각제, 이원정부제의 순서로 대표적인 나라를 예로 들어 그나라의 통치체제의 변천사와 함께 현재의 제도가 정착된 흐름을 짚어주고 있다. 대통령제 하면 우리가 떠올리게 되는 나라는 (우리나라 외에는) 세계의 큰 형님 미국이다. 지금 양당정치의 극단을 달리고 있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가는 미국이기는 하지만, 전통적으로는 미국이 우리나라와 달리 의원들의 자유투표 경향이 매우 강했음을 알게 되었다. 의원들이 당의 눈치를 보면서 정책의 찬반을 이야기할 필요가 -제도적으로- 없기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미국에는 '당론'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할 일이 없으며 의회내 투표에 있어서 배신자, 이탈자를 말할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다운스라는 학자의 재미있는 표현이 있었다. 정치인은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정치를 한다기보다는 유권자의 인기를 얻어 정치인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정치를 한다는 의미다. 작금의 정치인들을 보면 너무나도 아프고, 또 옳은 표현이다.
나는 강교수님의 생각과는 조금 다르다. 대통령은, 아니 국가의 지도자는 먼 미래를 바라보는 비전이 있어야 하고 그것을 밀어붙일 수 있는 추진력이 있어야 한다. 노동개혁, 연금개혁, 전기료 인상이 화두가 되고 있는 요즘, 대처와 슈뢰더 총리를 떠올리게 된다. 현 윤석열 정부 또한 '표 떨어질' , '손에 피묻히는' 그 일을 이제는 하려고 하고 있다. 귀추가 주목된다. 과거 사민당 슈뢰더 총리는 정치적으로 자신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을 감수하면서 노동개혁을 이뤄내지 않았는가. 지도자 개인의 현재를 버리고 국가의 미래를 선택한 지도자의 살신성인이었다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누군가는 해야했지만 욕 먹기 싫어서 미루던 일이다. 우리 자녀세대들이 평가할 것이다.
호명투표 얘기가 나와서말인데, 우리 국회에서도 호명투표가 좀 더 활성화되길 기원한다. 개인적 느낌일수 있으나 방송에 나와서 폼나는 소리, 입바른 소리 많이 하면서 정작 국회에서 투표할 때는 국민들이 탐탁해하지 않는 내용의 당론에 철저히 따르는 정치인들이 많이 있는 것같아서이다.
문재인 정부시절부터 -국회의 해임건의는 고사하고- 각료에 대한 인사청문회 결과도 무시하고 장관임명을 강행하지 않았는가? 본문에서 국회가 사실상의 각료 해임권을 가진다고 표현된 부분은 그런 점에서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오래전부터 최종 결정은 대통령이 하는 모습만이 보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에겐 국회에서 통과된 법안에 대한 거부권도 있고 말이다. 그렇다고 이게 대통령제의 문제점이라는 건 아니다. 국회부터 국민의 신뢰를 못 받고 있는 지금인데, 그들이 각료에 대한 실질적 해임 권한이 있었다면? 어마어마한 이전투구가 벌어졌을듯하다.
두번째 챕터, 내각제이다. 내각제의 가장 큰 특성은 의회의 여론에 대한 정책 탄력성, 본문에 서술된 표현으로는 정치적 반응성이다. 여론을 더욱 의식하는 정치체제라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유연하게 반응하고 고민한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내각제의 가장 큰 위험한 부분이 여기에 등장한다. 당론에 철저히 충성하는 정치인들을, 대통령제 하에서의 대한민국 정계에서도 이미 우리는 많이 보고 있다. 강한 충성심으로 당의 상층부에 잘 보여야 정치인으로서 오래 생존할 수 있는게 내각제이다. 개중에 그걸 가장 오래 잘해낸 사람이 총리가 될 가능성이 큰것 아닌가? 내가 너무 비관적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당에서 오래 생존했다 해서 그게 순전히 처세의 산물이라 판단해선 안될테다. 안다. 그 자신의 정치력이나 정책적 비전도 역할이 있을테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지금에선 내각제는 오히려 국민들의 불만이 더 팽배해지다가 실패하는 제도로 흐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내각제의 대표국가로서 영국과 독일이 이 책에서 언급된다. 그런데 영국은 일단 권력을 잡은 쪽이 안정적으로 정책을 밀어부칠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제도인반면, 독일은 거의 복수의 당이 연립해야 힘을 가질수 있는 구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독일의 내각제에서는 건설적 불신임제라는 것이 있는데, 한마디로 무작정 총리를 끌어내리기를 방지하고자 하는 제도이다. 후임총리가 정해진 이후에야 의회가 현 총리를 불신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총리가 이 제도를 이용하여 자신 소속당이 자신을 불신임하게 만들어 의도적으로 의회를 해산하고서 새로운 총선을 이끌수 있는 것이다. 이 또한 총리가 힘을 받기 위한 정치적 승부수가 된다.
재밌는게 이스라엘이 했던 실험이다. 대통령과 총리가 공존하는데, 이 나라에서는 대통령을 의회에서 뽑고 총리가 국민 직선으로 선출되는 것이다. 이 실험의 결과는 어떻게 흘러갔는지 그 과정이 흥미롭게 읽혔다.
한 정당의 장기집권이 가능하다는 점은 자칫 위험한 방향으로 흐를수도 있을것이다. 좋은 정책을 길게 보고 추진해주면야 좋겠지만, 언제나 의원들의 -형님동생 마인드에 기반한- 끼리끼리의 고인물 형성은 경계되어야 한다.
세번째 챕터, 이원정부제에 대한 설명이다. 그동안 이원집정부제라는 명칭으로 알고 있었는데, 집정관을 염두에 둔 이름이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저자의 판단이다. 공감이 간다. 또 다르게는 프랑스형 대통령제라고 불리기도 할 정도로 이원정부제의 대표적인 국가가 프랑스이다. 이 나라의 제도에 대한 설명으로 이원정부제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원정부제라는 이름이 주는 인상과 달리, 프랑스에서는 대통령에게 많은 권력을 주고 안정적인 운영을 할 수 있게끔 하고 있다. 줄 친 부분에서 보듯 말이다.
대통령과 총리가 같은 당에서 배출될때 대통령이 강력한 권한을 부여받는 한편, 대통령과 총리가 다른 정당 소속일때는 소위 동거정부가 발생하게 된다. 이는 본질적으로 내각제의 속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본문에서 보듯, 프랑스국민들은 대통령제와 내각제가 그때그때 교체되는 느낌의 통치구조를 경험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통령제는 미국보다 프랑스에 가까운 형태로 봐야 하며, 이원정부제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단점을 가릴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 내각제가 우리 정치 현실에 맞는 대안인지 여전히 의심스럽다.
아래 올리는 이미지들은 읽으면서 눈에 띈 비문, 오탈자 혹은 어색한 서술구조의 문장들이다. 편집부에서 참고해주셨으면 한다.
오랜만에 학생으로 돌아간 느낌으로 이 책을 일독했다. 한 명의 시민으로서 우리나라의 통치구조는 매우 중요한 문제임을 새삼 인식하게 되었다. 그리고 많은 선진국의 통치체제가 어떤 시행착오를 통해 지금에 이르게 되었는지 배우게 되었다. 정치학을 전공하지 않은데 대한 아쉬움마저 느낄 정도로 개인적으론 흥미롭게 독파했다. 인간사랑 출판사와 강원택 교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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