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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자의 원칙은 太過와 不及에서 벗어나는 것 뿐이다.
"팔자의 원칙은 太過와 不及에서 벗어나는 것 뿐이다." 내용보기
주역이나 사주명리학을 공부해보겠다고 마음먹은 지는 오래되었지만 진도는 영 나가지를 않는다. 그럼에도 가끔씩 정신을 차릴 때면 정리해놓은 것을 찾아 읽고 관련 책을 들춰보곤 한다. 그렇다고 내가 오늘의 운세를 찾아 읽거나 혹은 내 운명이 정해져 있다고 믿는 운명론자는 아니다. 처음엔 동양철학을 배운다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사주팔자에 나타난 내 명(命)을 수
"팔자의 원칙은 太過와 不及에서 벗어나는 것 뿐이다." 내용보기

주역이나 사주명리학을 공부해보겠다고 마음먹은 지는 오래되었지만 진도는 영 나가지를 않는다. 그럼에도 가끔씩 정신을 차릴 때면 정리해놓은 것을 찾아 읽고 관련 책을 들춰보곤 한다. 그렇다고 내가 오늘의 운세를 찾아 읽거나 혹은 내 운명이 정해져 있다고 믿는 운명론자는 아니다. 처음엔 동양철학을 배운다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사주팔자에 나타난 내 명()을 수긍하고 그 흐름과 균형을 찾아가기 위해서이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다. 그러나 우리들의 인생에서 명()의 가치는 동일하지만 그것을 운용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라 할 때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근거를 주역이나 명리학이 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책은 자신이 살면서 겪은 일들을 세밀하게 관찰하여 그것이 자신의 욕망이나 또 명리학에서 말하는 팔자와는 어떻게 연결되었는지를 하나씩 짚어가는 글쓰기에 관한 책이다. 고전평론가 고미숙은 삶에서 나타난 자신의 욕망과 감정을 관찰하고 그것을 그대로 쓰기 때문에 누드 글쓰기라고 부른다. 몸은 삶의 토대이지만 사람들은 자기 몸에 대해 무관심하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습관이란 몸에서 일어나는 생각과 말과 행동이 이루는 일련의 행위이지만, 그녀는 습관을 몸이 지닌 리듬과 탄성으로 과거부터 이어져 온 욕망과 훈련의 결정체라며 곧 그것이 나의 몸이라고 말한다. 즉 습관은 나 자신이며 운명이고 팔자라는 것이다. 결국 팔자란 나에게 주어진 운명의 지도인 셈이다. 독서의 최종 목표는 글쓰기라고 그녀는 강조한다. 책을 읽는 것은 삶의 길을 탐색하는 것이고, 그 길 찾기가 자신의 언어로 표현된 누드 글쓰기일 때 비로소 고난과 역경을 삶의 기술로 변주할 수 있다고 한다. ‘자신의 명과 그 명을 움직이는 길을 안다는 것, 그 명과 길이 어떻게 천지 만물과 결합 되어 있는지를 안다는 것, 그것만이 구원이자 출구다. 자기 구원으로서의 앎, 자기 수련으로서의 글쓰기-이것이 누드 글쓰기가 추구하는 두 개의 테제다.’(37) 그래서 누드 글쓰기를 두고 운명의 지도 그리기라고 말한다.

 

누드 글쓰기를 하기 위해서는 사주명리학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서 작가 안도균은 사주명리학의 개요를 설명하고 있다. 그는 운명에 대한 해석은 과정 자체가 깨달음의 여정이자 단편적인 삶의 서사를 종횡으로 엮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운명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결과로 이어지는 촘촘한 원인망을 살피고 주어진 결과를 몸으로 수용하는 일이다. 그래서 사주명리를 스스로 익히는 것은 자신의 삶과 운명을 해석하는 아주 괜찮은 방법론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사주명리 이론을 기초적으로 스케치해보고자 했다며, 음양오행과 육친 등을 설명한다. 운명이란 타고난 명을 운전하는 것으로 각종 관계에서 구체적으로 발현된다. 운명에 대한 능동적 수용은 자신을 버리는 것으로부터 시작되고, 능동적 수용으로서의 개운(開運)은 근본적으로 삶과 죽음에 대한 통찰이 전제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이 책의 저자는 모두 7명이다. 고미숙은 누드 글쓰기의 개요를, 그리고 안도균은 사주명리 이론의 기초를 이야기한다. 남은 5명은 각기 자신의 욕망과 팔자가 어떻게 연결되어 삶에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 즉 누드 글쓰기 5편이 실려 있다. 그들은 자신의 사주팔자에 나타난 음양과 오행을 기초로 자신이 살아온 삶을 해석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자신의 상처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다. 자신의 상처에서 배우고, 그 배움을 삶의 행복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누드 글쓰기의 목적이라고 한다. 사주명리학에서 말하는 팔자의 원칙은 넘치는 것(太過)과 모자라는 것(不及)에서 벗어나는 것 뿐이라고 한다. 나에게 넘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모자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내 남은 명()과 운()을 어떻게 열어갈지 알기 위해서라도 사주명리를 공부하고 나에 대한 글쓰기를 계속 해야겠다.

k*****1 2022.12.26. 신고 공감 12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