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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다자이오사무 / #문학과지성사 . . 인간, 실격. 이제, 저는, 완전히, 인간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p142 . .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저는 인간의 생활이라는 게 짐작이 안 됩니다." 첫번째 수기의 첫문장이 '인간'이라는 실제적인 존재에게 불안과 두려움을 떨쳐내려 '익살'이라는 도구 혹은 무기로 '인간의 생활'을 영위하는 그의 행보는 그의 말대로 실격인가, 아니면 실패일까,같은 원초적인 질문이 피어올랐다면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서는 완전히 오리무중이 되어버렸다. 급하게 메모장을 열고 정리하고자 여러 단어들을 나열해보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어떤 것도 성에 차지 않다. 풍족한 집안에서 막내아들로 자란 요조가 도통 "인간 생활의 영위라는 걸 여전히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채 익살꾼을 자처하며 스스로를 파멸의 길로 이끈다. 자살 미수, 약물중독은 물론 인간에 대한 불신은 어느 한곳에도 머물지 못하고 겉돌게 한다. 마치 작정하고 자기혐오를 넘어 자기파괴에 이르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문득 사르트르가 말한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말도 떠올랐지만 어쩐지 요조에겐 타인도 본인도 모두 지옥이었다는 사실만 부각되었다. 혹시라도 이것이 그가 살아내기 위한 유일한 수단으로써 작용했다면 "인간에 대한 마지막 구애"였고 "인간을 극도로 두려워하면서, 그런데도 인간을 도저히 단념할 수 없었"다던 요조의 말에 힘을 실어주고 싶을 뿐이다. 그럼에도 동정이나 연민, 그 무엇도 일렁이지 않았는데 아마 요조가 그런 걸 바라고 고백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 뿐더러 무엇보다 이미 지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그저 그를 바라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딱 한가지. 마냥 낯설지만은 않았던 그의 고백에서 묘한 해방감을 느꼈다는 것은 이렇게나마 기록해두고 싶어졌다. 지금 제게는, 행복도 불행도 없습니다. ㄷ만,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제가 지금껏 아비규환으로 살아온 이른바 '인간' 세계에서, 단 한가지, 진리답게 여긴 건, 그것뿐이었습니다. 다만,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저는 올해, 스물일곱이 됩니다. 흰머리가 부쩍 늘어난 탓에, 대부분의 사람에게, 마흔 이상으로 보입니다. p145 .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moonji_books . . #인간실격 #문지스펙트럼 너무 좋타아.! #문지스펙트럼서포터즈 . . tmi 하루키 이후로 일본 소설을 이렇게 잘 읽은 건 처음이다. 가독성 정말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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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때 <인간실격>을 반이나 읽었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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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스스로 내린 자기 존재에 대한 실격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타락의 내면성이었을까? 본인이 자각하는 내면과 겉으로 보이는 타인 인식의 괴리감은 사춘기 시절 누구나 겪는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극복하지 못하고 미해결된 자아의 표상은 결국 본인의 실격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인간, 실격 이제, 진짜, 저는, 완전히, 인간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p141) 반의어인지 유의어인지, 삶 자체도 반의적인지 유의적인지. 영혼의 아포리즘을 그의 글 속에서 너무나 간절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는 결국 포기 아닌 포기를했으나 우리는 끝내 포기하지 않았던 그의 행적을 오늘날에도 많은 이들이 찾는다는 점에서 그는 결코 쓰러진 것이 아니라 할 수 있겠다. 숱한 어려움 속에서 흘렸던 많은 눈물들을 그의 책으로 위로받고, 삶의 안위에 감사하는 정중한 태도를 함양하기를 바라본다. 개인적으로 내면에서 자신과의 싸움을 끊임없이 해내는 자가 기어코 내 뱉은 문장 문장으로 이루어진 글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다자이 오사무'는 필시 그중 한 명의 작가였음을 또 다시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기분은 당신도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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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세상과 사람이라는 공포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해 쓰는 것. 하지만 나를 보호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이 되려 나를 갉아먹는다면, 그때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할까.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은 가면을 쓴 채 세상을 살아가던 한 인간의 이야기다.
작품은 세 장의 사진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한 남자의 유년 시절 모습, 학생 모습,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모습의 각기 다른 세 장의 사진. 그 뒤로 세 편의 수기가 이어진다. 주인공인 '요조'는 유년 시절부터 인간 생활을 이해하지 못한 채 혼자만 다르다는 불안과 공포에 갇혀 살아간다. 그러나 "인간을 극도로 두려워하면서, 그런데도 인간을 도저히 단념할 수 없었"(p. 15)던 그는 '익살'이라는 가면을 쓴 채 살아가게 된다.
인간에 대한 공포심으로 "우울과 긴장감을 끝까지 숨기고 숨겨, 오로지 천진난만한 낙천성을 가장하면서"(p. 17) 익살스러운 괴짜로 살아가던 요조는 연인과의 동반 자살 시도와 끝없는 부랑자 생활 속에서 인간에 대한 공포를 해결하기 위해 의존했던 술과 모르핀에 의해 점점 피폐해져간다. 지인들에 의해 정신병원에 가게 된 요조는 "머잖아 여기서 나간들, 저는 여전히 광인. 아니, 폐인이라는 각인이 이마에 찍히게 될"것이라며 "인간, 실격. 이제, 저는, 완전히, 인간이 아니게 되었습니다."(p. 142)라고 수기에 적는다.
과연 그것을 실격이라고까지 할 수 있을까. 너무 지나친 비약은 아닐까. 아니, 지나친 비약을 해야만 했을 정도로 인간이, 이 생활이 공포스러웠던 걸까. 인간에 대한 공포심이 커지고 커져 결국엔 그런 자신까지 공포스러웠던 건 아닐까. 그래서 스스로를 잃고 그렇게 느꼈던 건 아닐까.
<인간 실격>은 다자이 오사무의 자전적 소설이었다. 작가 연보를 보며 놀랐다. 3번의 자살 기도와 자살로 마무리 한 그의 생. 무엇이 그를 그토록 힘들게 만들었던 걸까. 대체 얼마나 힘들었던 걸까. 자신의 목숨을 쉽게 포기할 만큼. 그도 작품 속 주인공과 같은 공포와 고통을 겪었던 걸까.
<인간 실격>은 쉽지 않은 작품이었다. 어렵고 혼란스러웠다. 처음엔 인간 생활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인간이 두렵다는 주인공을 보고 사이코패스인가 싶기도 했다. 옮긴이의 말을 보고 나서야 조금은 이해가 되는 것 같았다. 이 작품은 곁에 두고 한 번씩 들여다봐야 할 책이 아닐까 싶다.
책 속의 한 줄 ◆ p. 14 제 행복 관념과 세상 모든 사람의 행복 관념이 완전히 어긋나 있는 듯한 불안. (···) 저는 대체, 행복한 걸까요?
◆ p. 17 인간을 대하며 늘 공포로 부들부들 떨고 또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언동에 티끌만큼도 자신을 갖지 못한 채, 저 한 사람의 번민은 가슴속 작은 상자에 감추고, 그 우울과 긴장감을 끝까지 숨기고 숨겨, 오로지 천진난만한 낙천성을 가장하면서 저는 익살맞은 괴짜로 차츰 완성되어갔습니다. ◆ p. 24 결국은 처세에 능한 사람이 세상 사람들 입맛에 맞게 불평을 떠들어댈 뿐이지 않을까?
◆ p. 87 남들이 좋아해주는 건 알면서도, 남을 사랑하는 능력은 결여된 구석이 있는 듯했습니다.
◆ p. 113 제게 '세상'은 여전히 깊이를 알 수 없는, 무시무시한 곳이었습니다.
◆ p. 138 죽고 싶어. 차라리 죽고 싶어. 이젠 돌이킬 수 없어. 어떤 일을 하건, 무엇을 하건, 점점 망가질 뿐이잖아. 부끄러움에 거듭 덧칠할 뿐이야.
◆ p. 142 인간, 실격. 이제, 저는, 완전히, 인간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 p. 144 지금 제게는, 행복도 불행도 없습니다. 다만,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