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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서평단》 이 책은 많은 유해한 관계들을 벗어나는 방법을 알려준다. 처음 책을 받아들었을 때에는 내가 속한 관계가 유해한 관계에 속해있으며, 나는 매우 예민한 사람이라는 관점에서 책을 읽어나갔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혹시 내가 유해한 사람은 아닐까 하는 반성의 시간이 찾아왔다. 물론, 내가 택한 대부분의 항목은 날 예민하고 유해한 관계 속에서 을의 입장에 속해있다 말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택하지 않은 항목은 어쩌면 나도 유해한 사람이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했다. 처음 시작은 쉽지 않지만, 고개를 끄덕이는 지점을 만나고 나면 조금은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완벽하지만 너무 어려운 답안지가 가득한 책이므로, 마음 단단히 먹고 나라는 사람을 돌아보는 시간으로서 이 책을 읽는 시간을 보내보면 어떨까 싶다. 삶에 있어서 나도 분명 누군가에겐 유해한 관계를 만드는 사람이었을 것이고,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 내 삶이 한 발자국만 뒤에서 보면 답을 찾기 어려운 문제 투성이일 수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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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한 관계로부터 나를 지키는 법’의 내용에 의하면 공감 능력이 뛰어나고 주변 환경이나 사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매우 예민한 사람은 그들이 갖고 있는 몇 가지 특성 때문에 유해한 사람들과 잘 엮일 수 있다고 말한다. 가족이나 직장 동료처럼 일상적으로 맞닥뜨리는 관계에 존재할 수도 있고 여러 범주로 다양하게 존재하는 유해한 사람들은 곳곳에 숨어 예민한 사람들 노리고 있다.
- 사회에서는 예민함이 약점이라고 가르쳤을지 모르지만, 어쩌면 최대 강점이 될 수 있다. 당신의 ‘과한’ 예민함은 내면의 경보 시스템이자 방패다. 위험이 닥칠 때면 빠르게 울린다. 당신은 그저 당신의 예민함에 안테나를 맞추고 내면의 목소리를 듣기만 하면 된다. 공감 능력이 뛰어난 당신의 예민함은 슈퍼 파워다. (p. 25)
예민함은 약점이라고 인식되기도 하지만 이 책에서는 오히려 예민함이 내면의 경보 시스템 이자 방패 역할을 하며 최대 강점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강점을 잘 활용하여 유해한 사람들에 대한 효과적인 접근법을 알려주고 예민한 사람들이 지닌 강점에 초점을 맞추어 타고난 힘과 재능을 활용하여 용기를 북돋우고 그들이 지닌 특징이 건강한 관계를 구별하고 치유하는 과정에서 유해한 사람과의 경계를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 우리는 더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는 단순히 더 잘 아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느끼는가다. (p. 69)
- 그들을 치유하고 고치는 것은 그들 자신에게 달려 있다.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당신 자신을 보호하는 것, 즉 누군가 당신의 안녕감을 해치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언제 그들과 거리를 두고 물러나야 할지를 깨닫는 것이다. (p. 100)
‘유해한 관계로부터 나를 지키는 법’의 저자는 나르시시즘적 학대 회복 분야를 연구하며 실제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자신감과 치유를 위한 실질적, 실용적 해결책을 적절하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제시한다. 학대 관계 생존자들과 온갖 유형의 유해한 사람들을 상대하는 사람들을 위한 사실과 연민, 경험으로 터득한 전략을 의학적으로 기술하고 실제 피해자들의 사례들을 보여주며 그들과의 관계를 현명하게 끊어내는 방법 이후의 해결책 등을 제시하고 있다. 책 중간중간에 생각해보기, 실행해보기 등을 수록하여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어떤 타격을 입었는지 깨닫고 스스로 판단해 볼 수 있는 내용도 담고있다.
- 진짜 착하거나 정직한 사람들은 자신의 긍정적 자질을 지나치게 과시하는 일이 거의 없다. 그들은 따뜻함과 일관성을 몸소 보여줄 뿐 말로 떠벌리지 않는다. 그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말보다 행동이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는 사실을 안다. 또 신뢰와 존중이 서로 주고받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말로만 강조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님을 안다. (p. 171)
우리 주변에 항상 좋은 사람들만 있을 수는 없다. 그렇다고 나에게 유해한 사람들이 그들 멋대로 나를 휘두르고 무례하게 대하는 것을 그대로 당하고 있을 이유는 없다. 여러 형태로 존재하는 유해한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주로 쓰는 수법을 예민함을 이용해 알아차리는 본능적 직감에 귀 기울이는 법, 치유법을 배우고, 앞으로 보다 잘 살아갈 방법을 모색하려는 예민한 사람들에게 유용한 책이다.
* 문학동네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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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북클럽문학동네 5기 서평단으로, 샤히다 아라비의 『유해한 관계로부터 나를 지키는 법』을 읽었다. 책에 대한 내 감상에 앞서 팩트로만 설명하자면, 예민도가 높은 성격적 특성 때문에 악의적인 사람들에게 손쉬운 먹잇감이 되곤 하는 사람들을 위한 교양 심리학 책이다.
2. 이 책에서 설명하는 것처럼 내가 매우 예민한 사람, 이른바 ‘초민감자empath’에 해당되는지는 모르겠지만(이 책의 42쪽부터 44쪽에 걸쳐 매우 예민한 사람 체크리스트가 있으니 궁금한 사람은 해당 쪽수를 찾아보기 바란다) 초민감자가 아니더라도 유해한 관계로부터 나를 지키는 법은 알아두면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이 책을 읽어보자고 마음먹었다.
3. 책을 읽는 내내 정세랑 작가님의 장편소설 『시선으로부터,』의 구절이 머릿속을 맴돌아서 이 글에 담아본다.
어쨌든 그때의 경험으로, 나는 평생 공격성이 있는 사람들을 알아볼 수 있었다. 그 공격성이 발현되든 말든 살밑에 있는 것을 꿰뚫어볼 수 있었다. 기분 좋게 취했던 이가 돌변하기 직전의 순간을 알았고, 발을 밟힌 이가 미처 내뱉지 못한 욕설을 들었고, 겸손을 가장한 복수심을 감지했다. 누구에게나 공격성은 있지만, 그것이 희미한 사람과 모공에서 화약 냄새가 나는 사람들의 차이는 컸다. 나는 단단히 마음먹고선, 어찌 살아남았나 싶을 정도로 공격성이 없는 사람들로 주변을 채웠다. 첫번째 남편도 두번째 남편도 친구들도 함께 일했던 사람들도 야생에서라면 도태되었을 무른 사람들이었기에 그들을 사랑했다. 그 무름을. 순정함을. 슬픔을. 유약함을.
마티아스 마우어는 그런 면에서 예방주사에 가까웠던 셈인데, 그런 예방주사 두 번 맞았다간 죽을 일이었다. 폭력은 사람의 인격을 조각한다. 조각하다가 아예 부숴버리기도 하지만. 폭력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폭력의 기미를 감지할 수 있게 되는데, 그렇게 얻은 감지력을 유용하게 쓰는 사람도 있고 절망해 방치해버리는 사람도 있어서 한 가지 결로 말할 수는 없다. 나는 치욕스러운 경험도 요긴한 자원으로 썼으니 아주 무른 편은 아니었던 듯하다.
―『잃은 것들과 얻은 것들』(1993)에서 (정세랑 장편소설 『시선으로부터,』 p.125-126)
심시선의 손녀 화수와 지수는 어느 날 할머니 심시선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 모든 걸 꿰뚫어보던 사람이 왜 자기한테 일어난 일을 소화하는 데는 그렇게 오래 걸렸지?” “이름들?” “가스라이팅, 그루밍 뭐 그런 것들. 구구절절 설명이 따라붙지 않게 딱 정의된 개념들을 아는 것과 모르는 건 시작선이 다르잖아.” (정세랑 장편소설 『시선으로부터,』 p.182)
이 부분을 『유해한 관계로부터 나를 지키는 법』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가 유해한 사람을 못 떠나는 이유는 그 사람이나 그 관계가 좋아서가 아니라 훨씬 더 위험하고 중독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우리는 해로운 관계에서 트라우마를 겪게 되면 ‘정서적인 뇌’에 충격이 가해져 편도체와 해마 같은 부위가 영향을 받는 한편 사고를 담당하는 전전두엽피질은 비활성화된다. 이는 우리의 자제력과 충동성, 감정, 위협에 대한 반응, 기억력, 학습, 계획 및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또 트라우마를 겪으면 뇌의 좌반구와 우반구 간 소통이 막히고 좌반구가 비활성화되어 집행 기능이 멈춘다. 집행 기능은 우리의 경험을 조직화하여 일관된 서사로 정리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유익한 결정을 내리는 데 매우 중요한 능력인데 말이다. (p.67)
화수와 지수의 말처럼 정의된 개념들을 아는 것과 모르는 건 시작선이 다른 것이 분명하다. 심시선은 모든 걸 꿰뚫어보던 사람이라 마티아스 마우어와의 관계에서 살아남을 수는 있었으나, 시작선이 달랐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는 건 쉽지 않았다. 그랬기 때문에 나는 심시선이 더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매우 유해한 관계로부터 자신을 지켰고, 쉽지 않았으나 이제는 지나온 갈림길을 글로 쓰며 이해한 사람이라니. 소설 속 가상의 인물이지만 나는 심시선이 진심으로 존경스럽다. (실재하는 인물이었다면 나는 그의 책을 구매해서 소장하고 있었을 것이 분명하다)
4. 나르시시즘적인 파트너에게 상처 입은 생존자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포럼 ‘사이코패스 프리’에서는 어떤 MBTI 유형이 나르시시스트들의 희생양이 되기 쉬운지를 파악하기 위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시작했는데, 샤히다 아라비는 이 결과를 두고 놀랍지도 않다고 평했다. 나르시시스트들에게 가장 표적이 되기 쉬운 유형은 INFJ 및 INFP로 조사되었단다. 이런 성격 유형은 감성이 발달하고 양심적이며 공감 능력과 직관력이 뛰어나다는 점 등을 볼 때 매우 예민한 사람들이 지닌 특성과 유사하다고. (p.45-46)
MBTI가 한국에서만 유행하는 건 아니구나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었고, MBTI가 INFP와 INFJ가 나온 나로서는 쉽게 지나칠 수 없는 결과이기도 했다. MBTI가 전부가 아닌 만큼, 예민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악성 나르시시스트들을 경계해야한다. 또한 유해한 성격 유형에서 양성에 해당되는 사람 역시 경계할 필요가 있다. 일상적인 경계 침범자, 짜증 유발자와 관심 종자, 에너지 뱀파이어 등등. 심리학이다보니 용어를 언급하는 것만으로는 설명이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어, 부족한 후기지만 이 글로 말미암아 이 책에 관심이 생긴 분이라면 일독하기를 권한다.
샤히다 아라비가 소개한 것들 중 가장 인기가 많았고,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게 읽은 ‘매우 예민한 사람이 유해한 사람에게 보낸 편지’를 덧붙이며 이 글을 마친다.
나는 남들을 돕는 일이 좋지만, 내게 당신의 삶을 변화시키거나 당신의 해로운 행동을 받아줘야 할 책임은 없어요. 당신을 자극하는 요소들을 관리하거나 당신 눈치를 보며 비위를 맞추거나, 평화를 유지하려고 당신이 원하는 말을 해줘야 할 책임도 없죠. 나는 당신의 감정 쓰레기통도 아니고 감정 스펀지도 아니에요. 나는 당신의 즐거움을 위해 존재하지 않고, 당신의 고통을 투사할 대상으로 존재하지도 않아요. 내가 할 일은 나 자신, 즉 가장 나다운 사람이 되어 스스로에게 진실해지는 것뿐이죠. 내 상처를 치유하고, 나를 자극하는 요소들을 관리하며 나 자신을 돌봄으로써 스스로 고갈되지 않고 진심으로 남들을 대하는 일이요. 결국 다른 사람들과 특히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과 건강한 경계를 유지하는 일이죠. (p.2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