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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적 군인이었던 아빠를 따라 이사를 참 많이도 다녔다. 대부분 도심지보다는 시골에서 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아마도 그때 그 시골에서의 생활이 있었기에 지금도 풀, 꽃, 나무를 좋아하는 나로 성장한 것 같다. 숲하루라는 필명을 쓰고 있는 저자 역시 경북 의성 사곡면 상전리라는 시골에서 꽃같이 빛나는 아름다운 유년 시절을 보냈다. <풀꽃나무하고 놀던 나날>은 그곳에서 알게 된 126가지 풀꽃나무에 대한 저자의 빛나는 유년 시절을 담고 있는 책이다.
지금도 가끔 산을 오를 때면 유년 시절 보았던 많은 풀꽃나무들을 마주한다고 한다. 다만 유년 시절에는 몰랐던 성인이 된 지금 또 다르게 보이는 풀꽃나무들의 모습 속에서 그리운 이들의 모습을 떠올리곤 한단다. 책은 가나다순으로 ㄱ부터 ㅎ까지 저자가 만난 풀꽃나무들의 이름이 수록되어 있다. 내가 알고 있는 풀꽃나무들은 얼마나 될까? 목록을 훑어 보았는데, 처음 들어보는 이름 앞에선 생소했지만 어떤 나무일까? 호기심이 동하기도 했고 익숙한 이름 앞에선 옛 유년 시절의 추억이 떠오르기도 했다.
경기도 이천군, 지금은 이천시가 되었지만 아버지가 군 생활을 했던 경기도 이천군 단월면은 어린 내가 탐험을 하기에 좋은 시골 마을이었다. 당시 단월 초등학교로 (라떼는 단월 국민학교) 전학을 갔었는데 친구들이 집까지 데려다주는 산길이 무언가 모험을 떠다는 것처럼 설레었었다. 집으로 돌아온 내 어깨에는 작은 가시가 돋친 나무 열매 같은 것이 군데군데 달려있었는데 알고 보니 도꼬마리였다. 나를 따라 우리 집까지 여행을 온 것일까? 저자의 책 속에도 등장하는 도꼬마리를 보고 내심 반갑기도 했다. 옛 친구를 만난 것처럼.
내가 어렸을 적에는 먹을거리가 지금처럼 풍족하진 않았다. 그래서 가끔 친구들과 산에 오를 때는 산딸기도 따서 먹곤 했었다. 특히 까마중을 나는 좋아했는데 가끔 발밑을 쳐다보면 4~5개씩 보랏빛 작은 알알들이 맺힌 까마중을 만날 수 있었다. 툭~ 따서 입안에 넣으면 인공적으로 만든 사탕과는 다른 달콤함이 입안 가득 퍼지곤 했다. 지금도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계단 화단에서 만날 수 있는데.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녀석이라 사뭇 반갑기도 했다. 지금의 내 아들은 모를 나만의 어린 시절 추억 그리고 그 달콤함.
채송화 꽃잎은 꼭 바닷속 톳같은 모습인데, 그 통통한 모습이 귀여워 손톱으로 톡톡 터뜨려 본 적도 있고, 돌나물은 지금도 나물 반찬으로 가끔 내놓는데 무심히 땅 위로 툭 던지면 알아서 뿌리를 내리는 녀석이라 참 신기해했던 적도 있다. 맛없는 도라지는 꽃이 그렇게 예쁜 줄 처음 할머니 집에 갔을 때 알게 되었다. 그때의 경이로움이란! 뱀딸기는 이름과는 달리 예쁘고 귀엽고 빨갛고 봉긋한 것이 어찌나 시선을 사로잡는지. 정말 뱀이 먹을까? 궁금해하기도 했었다. 이팝나무와 조팝나무는 이름이 조금 독특해서 친구들에게 욕 비슷하게 장난으로 놀리기도 했었다.
저자의 책 속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여전히 내가 사랑하는 풀꽃나무 1위, 2위는 하늘타리와 자귀나무다. 서산 할머니 댁에서 처음 보았던 자귀나무는 내가 알고 있는 꽃잎의 형태와는 너무도 달라 단박에 매료되어 버린 기억이 있다. 당시 나무의 이름을 몰라 송이 꽃나무라고 이름을 붙여 주었던 기억도 난다. 잎사귀는 만지면 잎이 오므라드는 미모사와 닮기도 했다.
다행히 자귀나무는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공원 내에서도 자주 볼 수 있어 좋지만, 하늘타리라는 꽃나무는 어렸을 적 외에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어 개인적으로 참 아쉬움을 느낀다. 당시 내가 다니고 있던 단월국민학교 뒷산에 수업을 땡땡이치고 올라갔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이 꽃을 만났었다. 마찬가지로 기존에 내가 알고 있던 꽃잎의 형태와는 너무도 다른 모습에 굉장히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실타래처럼 풀어 헤쳐진 모습이 한이 서린 여인의 모습 같기도 하고, 이루지 못한 소망을 이루고 싶은 수많은 손짓 같은 느낌도 들었던 하늘타리.
왕골 잎을 줄기에 묶어 요술봉을 만들기도 했고, 팬지꽃, 진달래, 개나리를 따다가 나뭇가지에 치마처럼 입혀 인형놀이를 하기도 했고,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까맣고 딱딱한 열매를 따서 실로 꿰어 팔찌로 만들어 차고 다녔던 기억도 난다. 심지어 중학생 때 주번은 담임 선생님 책상 위의 화병에 꽃을 사다가 꽃병에 꽂아 둬야 했었는데 당시 친구들은 교문 앞에서 팔던 꽃다발을 사서 꽂았으나 나는 산으로 들로 뛰어나가 풀꽃나무를 꺾어 꽂아 둔 적이 있다. 당시 선생님들 사이에서 그 일이 꽤 크게 회자되기도 했었다. 좋은 의미로든, 안 좋은 의미로든 ㅎㅎ
아, 서평을 쓰다 보니 자연과 함께 교감했던 지난날들이 새록새록 자꾸만 기억이 나서 마음이 아리기도 하고 그립기도 하고 그렇다. 그때 살았던 곳들이 너무 그리워 언젠가 한 번 동생과 함께 방문을 해 본 적이 있다. 그런데 내 기억 속의 장소는 사라지고 완전히 새로운 도시의 모습으로 탈바꿈 된 것을 보고 마음으로 많이 울었다. 이제 그때 그 시절의 추억과, 기억은 영원히 내 안에만 존재하는구나. 학교 수업이 끝나고 소똥 냄새가 났던 갈림길 사이 절벽에 고개를 숙이고 피어있던 보랏빛 할미꽃을 나는 아직도 기억하는데. 저자도 그때의 기억이 너무 소중하고 아름다웠기 때문에 이렇게 책으로 펴낸 것이 아닐까. 덕분에 나의 유년 시절 추억까지 소환하게 되어 행복하다. 그때의 찬란했던 자연과 숱하게 교감했던 시절의 기억들을 간직하며 살아가자. 잊지 않도록.
. .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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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과 표지만 보고 다양한 풀, 꽃, 나무에 대해 소개해주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차례를 봐도 국어사전처럼 ㄱ부터 ㅎ으로 여러 자연소재들을 분류해 놓아서 그런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하나 하나 이야기를 읽어가며 내가 생각했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어른이 된 저자가 어릴적 경험했던 시골집에서의 다양한 추억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었다. 어른이 되어 산책을 하며 어릴적 거닐며 산에서 보았던 여러 풀과 나무들을 새롭게 느끼고 추억을 되새기는 이야기. 책의 말미에 있는 맺음말을 보면 저자가 이러한 책을 쓴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러한 추억이 너무도 약했던 자신을 지금까지 버티게 해주었고, 그러한 경험을 하지 못했던 자신의 아이에게 이러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던 것이다. 아마도 이 책은 저자와 같이 시골의 삶을 경험하다가 도시로 오게된 이들에게 가장 큰 울림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도시에서만 생활한 이들에게는 다소 상상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그래서 사진이나 그림이라도 각 주제별로 있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 책의 특징은 순우리말의 사용이다. 저자 이력등에 쓰여져 있는 배달겨레소리 라는 곳을 인터넷으로 방문해보고 우리말 사용을 위해 노력하는 분들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부분이 이 책을 더 따뜻하게 한다. 우리를 더 순수함의 세계로 인도한다. 이러한 책의 내용을 진정으로 느끼고 감동하는 이들이 더욱 늘어나길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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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세이도 좋아하는 책읽맘 짱이둘 인사드립니다. 눈도 여느 때보다 많이 내린 겨울이라 초록빛깔 남아있던 몇 안되는 나무들이 비를 잔뜩 맞은 강아지처럼 가엾은 모습으로 얼어가는 터라 제 힐링 컬러 초록을 찾아보기 힘든 나날인데요… 그래서인지 기분이 쳐지더라고요… 하여 책을 한 권 들였습니다.
필명부터 초록초록~ 청량한 느낌을 주시는 숲하루 작가님의 <<풀꽃나무하고 놀던 나날>>이 바로 저를 마음이나마 싱그럽게 한 책입니다.
책을 받자마자 슉~ 훑어봤을 때의 감상은 생각보다 풀꽃나무 그림이 많지 않구나? 였어요 ㅎ 그도 그럴 것이 가나다라 순으로 정리해두신 이야기들의 제목인 풀꽃나무들 중 많은 아이들을 전혀 모르겠어서요 ㅎ 조금 당황했답니다 ㅎ 고욤이 제일 낯설었어요!
하지만 풀꽃나무 이야기만 있는 건 아니고 나고 자라신 시골의 생활, 고추를 따고 등목을 하고 냇가에서 멱을 감은 이야기, 아마도 비쌌을 종이 대신 어린 숲하루 님의 글과 그림을 조용히 받아주었을 눈 쌓인 들판 등에 관한 이야기도 담겨있어서 좋았어요 ㅎ
어릴 때 저 역시 자연 속에서 행복했던 터라 그 시절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라 웃음이 자꾸 나왔답니다. 저도 삐비랑 산딸기, 까마중 좀 뜯어먹던 아이였거든요? 분꽃은 씨앗을 터뜨려 분처럼 발라보진 않았으나 그 왜.. 활짝 핀 꽃 아래 연두색 부분을 조심스레 떼내고 씨앗 부분을 귓구멍에 넣어 귀걸이마냥 걸고 다니기는 많이 했답니다 ㅎ 간지러워서 얼마 못하고 바닥에 버리고 밟아댔지만요… 다섯 살 딸래미 머리통만한 수박을 몰래 가져다가 쪼개 먹은 것도… 개에 물리고 … 돼지 똥물에 발을 담근 것도 지나고나니 추억이란 이름으로 냄새는 사라진 채 포장이 되는 듯합니다 ..
세상에 상하기 쉬운 마음밭을 가진 저는 이런 착한 글을 정기적으로 읽어 마음의 때를 벗겨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잇님들의 마음은 평안하신지요?!? 숲하루 님의 풀꽃나무들로 함께 닦으실래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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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자연 속에서 살고 있다. 풀, 숲, 나무, 계곡 만이 자연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대도시도 자연이다. 자연과 도시를 나누는 것은 인간의 편협한 생각일 뿐 우리는 모두 자연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숨쉬는 공기, 비치는 태양, 밟고 있는 대지가 바로 우리가 자연의 자손임을, 자연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존재임을 가르켜 준다. 넓게 확장하면 태양계 그리고 우주 또한 자연이다. 스스로 그렇게 존재하는 자연 속에서 살고 있다. 그 속에서도 풀과 풀, 그리고 나무와 놀던 나날들은 우리에게 좀 더 가깝고 친근하게 다가온다. 자연보다 더 자연스럽고, 존재 이상의 가치를 가지며 우리의 과거와 추억 속에 존재하고 있다. 저자는 어떤 이유로 다시 고향에 내려간 후, 그곳의 자연에서 이전의 자신을 추억하며 풀과 꽃, 나무에 대해 담담히 말하고 있다. 우리말을 써서 때로 읽는 게 막힐 때가 있지만, 그래도 글 속에 잘 녹아나며, 자연 속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과 지금을 잘 양념해서 배어나게 하고 있다. 자연 속에는 특히 어머니에 대한 추억이 진하게 배어 있다. 당연할 것이다. 어머니 곁에는 늘 풀과 꽃과 나무, 우리 먹거리들이 함께 있었으니, 우리가 자연을 생각하면 누구보다 어머니가 먼저 생각날 것이다. 때로 보이는 그림들이 정겹기도 하다. 저자는 아마도 시를 써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글에서 시의 맛이 나고, 글도 많이 썼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어렸을 적부터 써온 일기가 큰 몫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필력이 좋은 사람의 글을 읽는 건 기쁨이다. 요즘 그렇지 못한 저자들도 많기 때문이다. 글을 쓰면 쓸수록 늘 수 밖에 없다. 정말로 잔잔한 것들. 우리 일상 속에서, 특히 시골에서 자라났다면 더 자주 봤을 흔한 것들. 그런 것들 하나 하나에 추억이 있고 사연이 있다. 저자는 담담히 적으며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 주고 있다. 아쉬움도 있다. 무엇보다 내용이 평이하다는 것. 그리고 때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데 그 경계가 불분명해 읽다가 멈춘다는 것. 그래도 자연에 대한 저자의 사랑이 넘실넘실 거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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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나무하고 놀던 나날
하루 이틀 사이 겨울의 대찬 바람이 잠잠해졌다. 그니(겨울)도 힘이 들어 잠시 쉬어가는가. 삼한사온이라고 했던 말도 그다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듯하다. 아마도 기후 변화 때문이겠지 싶다. 다행스럽게도 그니가 쉬고 있는 덕분에, 먼저 내린 눈이 서걱서걱 부석부석 소리를 내며 녹아들 것만 같다.
풀꽃나무하고 놀던 나날은 누군가의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그런 책이다. 경북 의성 시골에서 태어난 저자는 오래전 떠나온 고향을 다시 추억하며 글을 썼다. 그녀가 풀어내는 이야기의 빛깔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무지개빛이라고 할 수 있을까. 책 속에는 꽃과 나무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녀의 추억들이 함께 펼쳐진다. 그녀가 기억하는 꽃과 나무에 보태어진 추억들은, 곱고 아름다우며 딴은 부드러우면서 애잔하다. 마치 아롱지게 빛나는 무지개 같다. 누구에게나 그런 순간들이 존재하지 않았을까. 화려하진 않아도 나름 아름다웠던 시절들 말이다.
처음을 생각하면 나는 그저 단순하게 꽃과 나무가 등장하는 에세이인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마주하고 보니 저자의 유년 시절 이야기였다. 서울에서 태어나 성장한 나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자연과의 교감들이 저자의 추억 속에 한 아름 담겨있음을 알 수 있었다. 등장하고 있는 가족과 친구들의 이야기는, 저자의 시선이 마주했던 풀꽃과 나무와 자연이 선물해준 것들과 순박하게 잘 어우러져 자리한다. 어쩌면 그런 까닭에 멀리 고향을 두고 온 이들에게는 고향을 생각하고 유년을 그리워하는 시간을 가져다줄지도 모르겠다. 또 어쩌면 나처럼 서울이 고향인 이들에게조차 막연하게 꿈꾸는 또 다른 고향의 이미지를 선사해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녀가 소개하는 꽃 중에서 내가 알고 있는 꽃들은 얼마나 되었을까. 느릅나무와 느티나무는 아무리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사진을 들여다봐도 차이를 잘 모르겠다. 되려 경북 영주가 고향인 남편이 더 잘 알 것 같은 이름들이 아닌가. 나는 꽃을 잘 모른다. 아니 아는 꽃이 별로 없다. 많이 알려진 뻔한 이름과 의미의 꽃들 말고 토종 꽃이라든지, 시골 맑은 곳에서 자라는 꽃들의 존재는 내겐 너무 멀리 있는 대상이다. 마가목이라든지, 박주가리꽃이라든지, 쥐똥꽃이라든지, 타래붓꽃은 이름조차 생소했던 꽃들이었다.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더 궁금해졌다고 해야할까. 책 속에 꽃과 나무의 실제 사진이 없는 게 아쉬웠다. 아주 가끔 그림이 있긴 했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 일일이 사진을 찾아보다가 지쳤던 것 같다. 그러나 이제 생각해보니 보람 있는 수고로움이 아니었던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꽃 하나를 소개하고 싶어진다. 노루귀꽃이다. 노루귀를 닮아 지어진 이름이란다. 가만 있자. 내가 이리 화려한 꽃을 좋아했던가? 화려한 듯 수려하고 단아한 듯하나 새촘한 느낌의 꽃이다. 꽃도 꽃 나름이라 생김새가 여느 꽃과는 달리 보였던 것이 시선을 끌었던가보다.
나이가 들면 꽃이 좋아진다하더니 이젠 정말 나이가 들어가는가 보다. 꽃도, 나무도, 바람도, 하늘도, 구름도 예전하고 똑같이 그 자리에 있었던 모든 것들이 새롭게 다가온다. 달라지고 있는 것은 나 뿐이라는 생각..... 어제는 지역 관광지 근처 어느 처마 밑에 매달린 긴 고드름을 발견하고 남편이 뚝 떼어다 건네주는 바람에 아이처럼 고드름을 들고 다녔다. 내가 지나온 유년의 편린에서는 깨끗한 고드름이 없었던가 보다. 손이 시려웠다. 버리려고 가지고 다녔던 마스크 봉지로 잘 싸서 고이 들고 다녔는데, 옆에서 직접 따준 이가 어린애 같다고 장난을 걸었다. 뭐랄까. 나는 고드름을 따준 이의 마음과 옛 추억을 존중해주고 싶었던 것일까. 그저 매달린 고드름이 더 좋았지만, 내게로 향하는 그 마음을 물릴 생각은 없었다. 그저 기꺼이 함께 좋아하면 될 일이다.
몹시 춥고, 폭설이 내리고, 마음이 울적한 일들이 연이어 있었지만, 숲하루(필명도 곱다)의 책 풀꽃나무하고 놀던 나날을 통해 잔잔한 위로를 받는다. 무심한 듯하지만 나는 결코 무연할 수는 없는 존재다. 그래도 도꼬마리(도깨비바늘)처럼 어딘가에 상처는 주지 않으며 살아가련다. 욕심은 그렇다. 인생은 참 힘겨운 무엇인데 다짐은 이리 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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