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맘때이면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고 잘한 일보다는 잘못한 일, 고마운 일들을 챙기며 크고 작은 나눔을 선물에 담는다. 손수 만든 우엉 차와 스님의 책 한 권을 상자에 담고 그동안 고마웠던 부분을 손 편지에 표하고 돌아오는 시간 마음이 맑아진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하며 사는 일이 즐거움으로 남기까지 그 자리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욕심의 찌꺼기를 조금씩 지우며 사는 일이 다행스럽다. 재가 불자로 가슴 속 귀한 스승은 수행자로서 지독하게 계율을 지키며 자비심을 실천하며 탁한 세상을 맑고 향기롭게 하는 사회적 활동에 불을 지폈다. 감로법을 담아 책으로 펴내었지만 인세는 후학들 장학금으로 돌려 열반에 드시기 전 스님은 폐암을 수술한 뒤 치료비 걱정을 하였다는 대목에서는 눈물이 주르르 흘러 내렸다.
고급 요정이었던 부지가 불교 냄새가 나지 않는 도량으로 맑고 향기롭게 피어나는 공간으로 누구든 들러 지친 마음을 다스리고 극락전에 부처님 참배하고 나오는 길 맑은 기운은 가득해지리라. 스님은 열반에 드시기 전 상좌들에게 일러두었던 것처럼 당신이 손수 제작한 평상을 관으로 맞춤하고 자신이 입었던 가사와 장삼을 덮은 채로 다비 장으로 향하셨다. 나무아미타불을 염하며 그 모습을 지켜보던 사부대중들은 무소유의 궁극이 무엇인지를 절감했으리라. 풀로 빳빳이 다림질된 바지 정강이 위에 행전을 매어 어딘가로 향하는 뒷모습의 사진은 스님의 고결하면서도 의연한 인품을 고스란히 투영하고 있는 듯하다. 흑백에 담은 스님의 일상은 수행자로서 부처님 법을 따르며 허투루 하지 않는 실천가의 담박함이 잘 드러났다.
스님의 부드러운 미소는 지금도 목마른 이에게 감로수 한 그릇을 권하여 갈증을 달래게 해주고 얼어붙은 마음을 녹게 하는 따스한 차 한 잔처럼 여겨지는데 스님의 흔적은 이제 책을 통해서나 접할 수 있다니 안타깝기만 하다. 광양 매실 마을을 경영하는 홍 여사와 스님과의 오랜 인연을 접하는 내내 일상의 어려움을 들어주고 고민을 해결하는 데 조언하는 인생의 조력자로 스님은 대중들의 삶 가까이에서 영향을 끼쳤다. 종교는 남을 향한 자비심이라는 스님의 말씀은 탐심으로 마음이 얼룩질 때 욕심내던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기제로 작용한다.
생자필멸(生者必滅)이라는 자연적 질서를 거슬러 영생하는 이가 없음을 간과하고 지내다가도 인연 있는 이들의 부음을 들을 때면 죽음의 그림자는 일상 깊이 드리워져 비껴 갈 수 없음을 확인하게 된다. 할머니 기일이면 생전에 즐겨 들었던 탱탱한 홍시를 차리고는 할머니와의 추억을 되새기며 정담을 나누었다. 법정 스님은 국수를 가장 좋아하였다니 스님이 머물렀던 불일암을 참배할 때면 국수를 공양물로 올리고 스님의 맑은 설법을 떠올리며 속인으로서 자비심을 발현하는 일은 이 사회를 맑고 향기롭게 하는 일의 단초가 되리라. 오랫동안 교류하던 이들에게 스님은 열반에 드실 때까지 한결같은 생활로 깔끔하면서도 단순함이 주는 미의식을 생활 속에 실천하며 법명을 지을 때도 몇 번을 고려하여 수계하였다는 일화는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모으는 정성으로 비춰진다.
강원도 오두막에서 수행하다 길상사로 올 때면 손수 운전했을 정도로 스님은 자신과 관련한 일은 스스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생활 속 실천으로 드러났고, LA 고려사에 머물며 치른 국제 면허시험에서 만점을 받아 기립 박수를 받았다는 일화는 매사에 철저하였던 스님의 진면목을 뵐 수 있어 웃음이 번졌다. 상좌 스님들은 길상사에서 명상 수련, 천일 기도, 덕암 거사가 인도하는 삼천 배 등을 봉행하며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살다 가신 스님의 가르침을 이어 수행도량으로 기능하고 있다. 치장하지 않고 단출하게 사는 일이 쉽지 않음을 잘 알기에 기교를 부리지 않은 극락전의 아미타 부처님을 참배하며 나오는 길 마음의 때를 벗기고 단출하게 사는 일상을 다짐한다.
마음의 고향 송광사를 찾을 때면 침묵하고 살기를 바랐던 스님의 가르침대로 오솔길 따라 불일암으로 향할 때면 바람에 떨어진 낙엽을 밟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걸었다. 낙엽 사이로 떨어져 있는 상수리를 갉아 먹으며 주린 배를 채웠을 산짐승들을 떠올리니 생명체를 위한 배려는 자비심의 발로처럼 여겨진다. 소통이 많은 사람과의 오랜 교류는 상대의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크게 들어와 험담하며 비난할 때가 있다. 남의 허물은 나의 허물임을 알고 대상을 가리지 않고 보시하는 일로 무상(無常)의 의미를 발견하고 실천하는 일은 세상과 자연을 맑고 향기롭게 하는 일일 것이다. |
|
순간순간 새롭게 태어남으로서 날마다 새로운 날을 이룰 때 그 삶에는 신선한 바람과 향기로운 뜰이 마련된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라. 묵은 수렁에서 거듭거듭 털고 일어서라. -법정스님
크리스마스날이다. 아무 생각없이 가방에 책 두권을 넣고 집을 나섰다. 한 권은 읽던 소설책이고 한 권인 이 책 『날마다 새롭게 』다. 나도 모르겠다. 크리스마스날 이 책을 들고 집을 나서다니. 전철을 타고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 전철 안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아주 시끄러웠다. 일단은 시간이 조금 걸리니 책을 집어 든다. 그런데 소설이라 그런지 주변이 많이 시끄러워서 그런지 책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 순간 가방에 이 책이 눈에 확 들어오면서 꺼내 들었다. 역시나 크리스 마스를 떠나서 나는 책의 사진을 보면서 숙연해 진다. 잘 알지 못한다. 사실 스님의 책을 많이 읽지 못해서다. 그렇지만 사진 하나로 스님의 얼굴을 보는 순간 내 마음이 더욱더 숙연해 지면서 스님의 참 뜻을 보는 것 같다. 오늘 같은 날 나에게 이 책을 보게 하는 힘 이 힘이 스님의 힘인 것 같다. 위에 사진은 종교 지도자 들이 모인 자리의 사진이다. 물론 추기경님도 보이고 하니 더욱더 숙연해 지면서 역시 우리는 하나라는 것을 일깨워주게 만든다. 역시 크리스마스 날이지만 나의 탁월함에 혼자 피식 웃고 열심히 사진 감상에 빠진다.
법정스님의 잔잔한 미소, 아프지만 아프지 않아 보이는 모습들을 보면서 더욱 더 좋다. 차를 마시는 모습, 다른 이들을 만나는 모습, 손가락 발가락 하나 움직이는 모습들을 보면서 더욱더 뵙고 싶지만 못보는 아쉬움에 혼자 창 밖을 바라보았다. 창 밖에 펼쳐지는 소래, 월곳을 거쳐가는 전철안 밖에 바다가 살며시 보이면서 바다에게 혼자 말을 걸어본다. 내년에는 더욱더 편안하고 좋은 일들만 가득하고 스님 좋은 곳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계신거지? 하면서 말이다. 이상하게 나는 무교라고 생각하는 사람중에 한명이다. 그렇지만 어느 순간 누군가를 찾게 된다. 그러면 그 분을 믿는 것인가? 이상하게 절에 가면 편안해지는 나를 발견하지만 절의 모습들이 은근히 두렵고 위엄있어 보인다. 그리고 내가 죄인이라 생각하니 그곳에 가면 흐려 놓을 것 같아 발을 들여 놓기가 은근히 두렵다. 그런데 앞으로는 용기를 내 보련다. 스님을 보니 더욱더 용기가 난다.
처마에 보이는 저 것을 보면 왠지 마음이 편안해 보인다. 그리고 그 뒤로 감은 다른 동물들이 먹으라고 가만히 놓아둔 것이라고 한다. 시골에 살때 부모님은 꼭 감을 다 따지 않으시고 남겨 놓으셨다. 나는 홍시가 되면 그 아래에 가서 따 먹으면서 나 먹으라고 놓아둔 건가? 이런 안일한 생각을 한 적이 이다. 그런데 이것이 다 들짐승들 먹으라고 남겨 놓은 거란다. 이런 작은 것에서 진리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세삼 부모님들이 더욱 존경스러워 지고 보고 싶어 진다. 이렇게 우리 주변에 여러 진리를 보여주는 것들을 보면 내 마음이 더욱 숙연해 지고 사람사는 냄새 향기가 전해져온다. 마음의 향기, 자연의 향기 말이다. 이래서 세상은 살만하다고 하는 가 보다. 스님의 참 뜻인 맑고 향기롭게를 알게 되어 더욱 더 좋아진다. 책 속에서 사진으로나마 여러 향기를 맡는다. 그 향을 같이 한 사람만이 알 것이다. 우리가 하나되는 그런 향 말이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사진은 가슴 뭉클해서 혼자 책을 접고 생각한 부분이다. 스님이 이리 고개를 숙여 엎드리는 모습을 보니 더욱 내 마음도 숙연해 진다. 이 책의 첫 부분은 길상사라는 비구 스님들이 있는 곳을 배경으로 여러 사진들이 올라와 있다. 사진 하나씩 보면서 저자인 일여님의 대단함을 보게 된다. 우리가 일상에서 놓치는 부분들이 사진속에 보이는 것 같다. 법정스님의 행동이나 습관들이 보이고 스님의 주변이 보이고 스님의 일상이 보이고 내가 좋아하는 풍경들이 보인다. 특히 사람사는 냄새가 보인다고 하면 이상한가? 이 책 속에는 사람사는 냄새가 보이고 사람사는 냄새가 난다. 그래서 책을 보면서 외출하는 내내 행복했다.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길이 좋기도 했지만 이 책을 보고 느끼며 여러 전철안의 사람들을 구경하는 나를 보면서 더욱 행복하고 웃음이 났다. 가족간의 나들이들이 참 재미났다. 어느 가족은 산에 가는 복장이고, 어느 가족은 극장, 아니면 외식, 아니면 연인들의 데이트, 특히 바닷가 근처라 회를 먹으러 가는 분들도 보이고 장을 보러 가는 분들도 보였다. 어떤 생선을 살지? 물론 스님들은 생선을 드시지 않지만 사람들은 먹으니 이런 일상의 모습을 감상하면서 책의 사진을 보는 나 정말 행복한 사람 같다. 이렇게 나를 행복하게 만들고 주변을 황홀하게 만들고 마음은 물론 숙연하게 만드는 이 책이 나는 정말 좋다. 사랑스럽다. 앞으로 오랜 세월 나와 같이 할 책인 것 같아서 더욱 그랬다. 그리고 외친다. 2013년 열심히 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나름 좋았다고 그리고 2014년 더욱 새롭게 시작해 보자고 말이다.
|
|
한 해가 저무는 이때 평소 존경하던 법정스님의 일상을 사진으로나마 접할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기쁘다. ‘맑고 향기롭게 근본도량이라는 길상사 사진 공양집’이라는 부제답게 길상사의 사계절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참 좋았다. 책을 다 읽어갈 무렵 가을빛을 그대로 머금은 나무빗장을 볼 수 있었다. 낙엽을 누군가 일부로 꽂아둔 그 운치 있는 모습을 그 곳에 있지 않아도 볼 수 있었다는 것이 사진이 갖은 매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처럼 내가 길상사를 찾지 못했고, 법정스님을 가까이 뵌 적이 없었어도 이렇게 사진공양집이 출판되어 다행이다.
법정스님의 사진을 보며 일여님의 첨언도 마음에 많이 와 닿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즐겨 읽던 법정스님의 책 속 구절들이 절로 떠오르는 기분이 들어 내내 몸과 마음이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유난히 크고 굵은 스님의 손은 “한 소식은 결코 선방에서 들을 수 없다. 자비심으로 충만한 행동을 할 때만 온다”고 말씀하신 그대로임을 보여주고 있는 듯 했다. 책을 통해 나에게 전해주신 그 좋은 말씀들이 그토록 소중하게 다가오는 이유도 스스로 행하셨기 때문이었으리라.
지장보살상에 점안을 하기 위해 붓을 드신 법정스님의 결연한 모습과 그런 은사스님께서 절을 세우신 뜻에 천일기도로 정성을 더하신 덕진스님이 연꽃에 물방울을 갖고 장난을 치는 뒷모습이 너무나 조화로운 곳이 길상사였다. ‘시민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 되어 모두가 고뇌의 마음을 쉴 수 있는 곳으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라던 김영한님의 바람처럼 길상사는 심지어 종교마저 초월한 공간이었다. 길상사 음악회를 찾은 김수환 추기경님의 모습도 성모마리아의 미소처럼 온유한 관음석상을 주위를 산책 나온 수녀님들도 자신의 소원을 빌러 찾아온 참새까지도 너무나 자연스러운 그런 길상사를 나도 꼭 찾아가보고 싶다 . |
법정스님 입적하실 때 더는 펴내지 말라는 유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스님의 생전 모습이 담긴 책이 세상에 나온 것은 세상에 널리 알려질수록 더 맑고 향기로운 사회가 되리라는 믿음 때문에 현 길상사 주지스님과 민간봉사단체 (사)맑고향기롭게의 허락을 맡고 이 책이 출간되었다. 도톰한 양장본에 하얀 표지, 법정스님의 흑백 사진이 어우러져 고급스러운 느낌이 물씬 난다.
맑고 향기롭게 근본 도량 길상사 사진공양집 《날마다 새롭게》 정성을 다해 찍은 사진을 부처님께 올린다는 의미의 '사진 공양'. 공양을 올리기 위해 길상사에 들러 사진을 찍어 온 저자 일여의 《날마다 새롭게》는 길상사에 깃든 나눔의 정신, 한국 불교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길상사는 절이 되기 전 술과 음식을 팔던 요정이었던 시절도 있었고, 고기를 파는 음식점인 시절도 있었다. 그러다 그곳을 시주한 김영한 여사와의 인연이 길상사의 유래가 된 것이다. 그렇다 보니 길상사의 주법당인 극락전은 내부는 민가 한옥과 다를 바 없이 단청이 없는 단출하고 담백한 느낌을 지니고 있다. 서울 성북동에 위치한 길상사는 종교를 따지지 않는 개방성 덕분에 많은 이들이 길상사를 찾는다.
순간순간 새롭게 태어남으로써 날마다 새로운 날을 이룰 때 그 삶에는 신선한 바람과 향기로운 뜰이 마련된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라. 묵은 수렁에서 거듭거듭 털고 일어서라. - 법정스님
![]()
법정스님의 미공개 모습 사진이 가득 담겨있는데 법정스님의 단출한 삶을 사진으로나마 엿볼 수 있다. 날카롭게 빛나는 눈매, 서릿발처럼 엄한 모습, 깐깐해 보이는 기품있는 모습 속에 있는 듯 없는 듯 내세우지 않는 자연스러운 감사와 겸손의 모습과 손가락을 튕기는 버릇이나 대화에 집중할 때의 버릇 등 법정스님 생전에 "일여는 기자라 그런지 별걸 다 찍어" 라는 말씀처럼 소소한 일상이 담겨있다. 길상사에 마지막 법문을 하러 오신 날 폐암의 고통을 참아내며 기침을 많이 하던 모습이 담긴 사진은 코끝이 시큰해진다.
『 법정스님이 가장 좋아하신 음식은 국수였습니다. 입적 1주기 때 영전에 올린 음식도 국수였지요. 스님은 물미역도 좋아하셨다고 덕조스님은 회상합니다. 법정스님은 덕조스님에게 떡국 끓이는 방법을 딱 한 번 알려주셨는데 그대로 끓이지 않으면 안 드셨다고 합니다. 표고버섯을 우린 물에 미리 불린 떡을 넣고 조선간장으로 간을 한 후 땅콩버터를 넣은 떡국을 스님은 참 잘 드셨다고 합니다. 』 - p79 인간미 넘치는 법정스님의 모습이 떠오른다. 땅콩버터를 넣은 떡국의 맛은 어떤 맛일까. 이 사진은 2009년 봉은사에 아이와 들렀을때 내가 찍었던 연등사진인데 연등 중에 흰색은 영가등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형형색색 오색등은 살아있는 사람들을 위한 등이고, 죽음의 문턱을 넘은 이를 위한 것은 흰색 영가등이라 한다. 이걸 몰랐을 때는 흰색 등이 단아하게 참 예쁘게 보여서 좋아했었는데 이런 의미가 있었구나. 『 "미래가 궁금하면 현재의 내 모습을 보고, 과거가 궁금하면 지금의 내 모습을 보라"는 말씀처럼 '바로 지금'이 제일 중요하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 - p270
자연의 색과 어우러진 길상사의 풍경과 나눔의 미소, 법정스님의 곧음이 드러나는 사진이 가득 담긴 《날마다 새롭게》는 쌉싸롬하면서도 끝 맛이 개운한 우리의 차, 은은한 향기가 나는 꽃차와 참 잘 어울리는 책이다. |
|
법정 스님이 입적한 지 벌써 4년이 지나려는 시점에 길상사 사진 공양집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스님의 미공개 사진을 담은 책이 나왔다. 오랜만에 보는 스님의 모습에 그분의 성정과 자신의 말대로 정직하게 살아오신 삶의 모습이 보이고, 또한 병세와 싸우며 생의 끝을 향해 다가가는 모습에선 인간적인 모습까지 느끼게 된다. 저자도 언급했듯이 자신의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며 평생을 살아오신 모습에선 나무의 우직함을 느끼게 되고, 세월과 병마 앞에 야위어가는 스님의 모습을 보면 앙상한 겨울나무가 떠오른다. 스님의 유지대로라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출판물을 모두 절판해달라고 하셨지만 아직까지 스님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사람들에겐 스님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글을 더 이상 만나 볼 수 없다는 게 아쉬운 마음이다. 그래서 이렇게 사진으로나마 스님의 모습을 되새기니 그분의 정신을 일깨우는 칼날 같은 일침이 떠오른다.
책은 총 4부로 나눠져 있다. 1부에선 2004년부터 법회를 위해 길상사에 오신 법정 스님의 모습이 담겨있다. 아마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가장 오래 머무르는 페이지가 아닐까 한다. 저자는 스님의 상자도 아니고, 절에 머물며 일을 도와주는 사람도 아니다. 그저 길상사에 발걸음을 들이게 되고부터 사진을 찍어 공양한다는 마음으로 매일같이 드나들던 게 연이 되어 스님이 길상사에 머무는 짧은 시간 동안 가까이서 그 모습을 담아낼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본래 스님이 거주하시는 절도 아니고, 생전에도 법회를 위해 길상사에 오셔서 많은 불자들을 만나며 피곤하셨을 텐데 단 하루도 방을 내어 주무시고 간 적이 없었다고 하니 담을 수 있는 사진의 양이 많지는 않다. 나머지 2,3,4부는 길상사의 사계절이 잘 담겨 있는데, 수행하시는 스님들의 모습뿐만 아니라 절에 오는 사람들과 천주교 신자들과의 허물없는 교류가 다른 절에서 느낄 수 없었던 모두에게 문이 열려있는 공간으로서 길상사의 맑고 향기롭게 정신을 잘 보여준다.
![]() 항상 날카로운 눈빛에 꼿꼿한 모습의 스님을 자주 봤었는데 머리를 숙여 합장하시는 모습을 보니 겸손이라는 단어가 떠올라 한 시대의 큰 정신적 스승이 되어주신 분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는 사진이다.
![]() 법정 스님의 맑은 미소를 볼 수 있었던 사진이다. 사실 스님의 이런 부드러운 미소를 본 적이 있던가 싶어 한참을 쳐다보게 된다. 세상을 향해 쓴소리 마다하지 않고 삶으로서 그 말을 보여주신 분이지만 모든 것이 자비와 연민의 마음을 향해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 법정 스님이 대화에 집중할 때의 버릇이라고 한다. 같은 날 찍은 사진이 아님에도 그 모습이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데 이런 몸에 밴 습관까지 알고 있는 작가가 내심 부럽게 느껴지는 순간이도 하다.
![]() 많은 사진들이 나와있지만 보는 순간 사람이 생각나 따뜻하게 느껴지는 사진이다. 법정 스님이 길상사에 오실 때마다 스님을 모셨던 벽파 거사님과 혜산 스님과 함께 행지실을 향해 가시는 법정 스님의 모습에서 이유 없는 신뢰감과 편안함이 느껴진다.
![]() 스님의 거친 손과 찻잔, 안경이 삶의 모습을 대변하는 듯하다. 그리고 내게는 법정 스님과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헤르만 헤세의 인품이 비슷하게 느껴지는데 그래서 그런지 그들의 정직하고 소박했던 삶도 연달아 떠오르게 만드는 사진이다.
![]() 길상사가 품은 여러 계절 중에서도 유독 가을 풍경이 보기 좋게 남는다. 여름 동안 풍성하게 맺어있던 푸르름이 낡은 잎이 되어 비어지는 모습을 보니 항상 자신을 비워 새롭게 새 날을 맞으라는 스님의 말씀이 떠올라 그런 것 같다.
![]() 높은 담벼락을 쌓은 집들이 줄지어 있는 성북동 한 자락에 길상사 같은 도량이 있다는 게 가끔 신기하게 느껴지는데, 겨울 눈이 하얗게 쌓인 모습을 보니 마치 산속의 어느 암자 같다. 세상 모든 것을 깨끗이 덮어버린 눈 내리는 날 길상사에 가고 싶어지는 이유가 되어 줄 사진이다.
![]() 길상사가 다른 절보다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법정 스님만이 아니라 아마 그 탄생 배경에도 있을 것이다. 대원각이라는 고급 요정이었던 곳을 당시 시가 1천억이라는 어마어마한 곳을 시주해 절로 만들어라고 하셨던 길상화 보살님의 간청이 맑고 향기롭게 정신을 이어나가게 만드는 힘이 아닐까 한다.
![]() 끝으로 재작년 사월초파일을 얼마 앞둔 시점에 갔던 길상사에서 담아낸 모습이다. 한 장소에서 몇몇 분들이 종이 연꽃을 만들고 계셨는데 그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 맑고 향기롭게의 마스코트인 연꽃을 보면 이제 자연히 그 정신이 떠오르게 된다. '마음을, 세상을, 자연을 맑고 향기롭게' "맑음은 개인의 청정을, 향기로움은 그 청정의 사회적
메아리를 뜻합니다."
|
|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늘 나를 고민에 빠뜨리게 하는 질문이며, 내가 살아왔던 삶을 되돌아보게 하면서, 흐트러졌던 내 마음가짐을 추스르게 하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나는 법정 스님의 '무소유'에서 찾곤 하는데 그 분의 실천적인 삶은 언제나 내 가슴을 부끄럽게 하면서도 뜨겁게 만듭니다.
법정 스님의 진면목을 보기 위해서는 강원도 오두막 일상을 담았어야 했지만 길상사에서 뵌 모습밖에 담지못해 부족한 기록이라고 이 책의 저자 일여는 서두에서 말하고 있지만 나로서는 너무도 가까이서 뵙지 못한 스님의 모습을 담고 있는 귀하고도 소중한 책이기에 감사하다는 말로써 인사를 대신합니다.
종교를 초월하여 많은 사람들이 그리워하고 있는 분 - 법정 스님. 이 책 속에 담겨있는 법정 스님의 모습을 뵈니 더욱 그리움이 밀려듭니다. 비록 스님을 가까이서 뵌 적이 없지만 사진 속에서 만나뵙는 모습은 마치 오랫동안 뵌 분을 다시 만나는 것처럼 기쁘기 그지없었습니다. 법정 스님을 가까운 거리에서 뵙는 사진 속의 사람들의 얼굴은 저마다 웃음꽃이 활짝 피어있습니다. 너무도 행복한 얼굴들이었습니다. 사진을 보고 있는 나 역시도 웃음꽃이 저절로 피어남은 무슨 이유일까요? 책 속에는 수녀님들도 많이 등장하십니다. 고(故) 김수환 추기경님과 스님과의 만남은 너무나 따뜻하고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종교도 소유하려고 합니다. 내가 믿는 종교만이 이 세상을 평화로 이끌고, 내세의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법정 스님은 '만남'을 중요하게 생각하셨습니다. 특히 김수환 추기경님과 만남은 종교를 초월하여, 사랑과 자비라는 인류애를 염원하는 두 분의 바람을 느낄 수 있기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세월이 어느덧 법정 스님의 '무소유' 역설이 주는 의미를 이해하고 깨달음을 알게되는 나이가 지났지만 아직도 내 안에 자리잡고 있는 소유욕 사이에서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가를 늘 고민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어리석은 나에게 법정 스님의 '무소유'의 가르침과 함께 사진 공양집 <날마다 새롭게>는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세상을 참되게 살아가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알려줄 것입니다. |
|
법정스님께서 고인이 되신지도 4년여시간이 되어가고 있다. 그렇지만 그분의 가르침은 아직도 우리에게 큰 교훈으로 남아서 많은 사람들에게 맑은 가르침을 주고 계시다. 그 만큼 법정스님이 이뤄나가 셨던 업적들이 대단하다는 증거 아닐까 생각한다. 생을 마감하는 날까지 항상 말씀하시던 무소유의 모습으로 생활하셨다. 아직까지 스님의 모습이 생생하기만하다.
이 책은 일여스님께서 법정스님의 생전 미공개 모습, 깊은 산속 자연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도심사찰의 아름다운 경관과 마음을 쉬어가는 모습을 통해 절을 창건한 스님의 가르침을 돌아보도록 지으셨다. 300여쪽에 이르는 책은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법정스님의 사진들이 무수히 많이 찍혀있고 사진의 내용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첨부되어있다.
스님이라하면 단순히 불교적인 측면에서 자신의 정신을 수양하며 절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많이 알고 있지만 요즘에는 시대가 많이 달라졌다. 현대인들과 어우르고 시대의 흐름을 잘 따르며 좀더 가까운 곳에서 불교의 가르침을 전달하는 스님들이 많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스님이 바로 법정스님, 법륜스님, 혜민스님 분들일 텐데. 기존의 틀은 비슷하지만 많은 대중들과 소통하고 그들이 겪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 조금더 세심하게 바라보고 우리 가까운곳에 계신분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진공양이라 칭하는 이 사진들은 각각이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고 보여지는데 가르침이며 그분의 여생을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자료라고도 하는데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다. 참으로 인자하신 법정스님의 가르침은 현재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가까운곳에서 날마다 새로운 마음으로 다가설 것임에 틀림 없다. 마음 한켠이 따뜻해지는 책이었다.
|
|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2013년 한 해의 마지막 주말을 앞둔 시점에서 만난 책이 바로 <날마다 새롭게>란 책이다. 사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할 즘에 어떤 책을 읽을까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발견하게 된 책이 법정 스님의 <맑고 향기롭게>란 책인데, 공교롭게 <날마다 새롭게>도 함께 읽게 되었다. 법정 스님을 알게 된 것은 <무소유>란 책을 통해서였는데, 이 스님의 글을 읽는 순간, 지치고 피로한 내 삶에 피폐해진 정신에 죽비와 같은 상쾌한 힐링이 되었다.
인연, 법당 문고리에 매달려 있는 기다란 줄의 그림자가 스님이 벗어 놓은 흰 고무신에 닿았습니다. 긴 줄은 고무신에 닿기도 하고 그 위를 춤추듯 날아다니기도 합니다. 법당, 문고리, 신발로 이어지는 풍경을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인연을 떠올렸습니다.(175면)
이후로 스님의 글을 좋아하게 되었고, 스님의 쓰신 다양한 책들도 함께 읽게 되었다. 그렇게 스님은 오래도록 우리 곁에 머무시리라 여겼다. 하지만 2010년 만물이 소생하는 봄에 홀연히 가셨다. 안타깝게도 생전에 스님을 한 번도 뵙지 못했다. 다만 방송과 책을 통해서만 스님을 뵈었다. 스님이 돌아가시고 가끔 스님의 글을 읽을 때마다 스님의 모습을 떠올려보지만, 잘 기억이 나지 않을 때가 많아 스님의 모습이 담긴 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 바램에 답하기라도 하듯이 스님의 모습과 자취가 담긴 책이 바로 <날마다 새롭게>이다.
길상사를 불교 냄새가 나지 않는 절로 가꾸는 것이 스님의 뜻이었습니다.
이 책은 <맑고 향기롭게>의 근본 도량인 길상사의 풍경과 스님의 모습을 담고 있는데 스님의 걸음걸이, 고무신 벗는 스님의 발, 평소에 보기 힘든 차향을 깊게 음미하는 모습, 차를 우려 찻잔에 따르시는 모습, 차 한 잔과 명상을 하시는 모습, 글씨 쓰시는 모습, 미소 지으시는 모습, 스님 특유의 손 버릇, 포도 드시는 스님의 모습 등등 스님의 생전 일상을 그대로 만날 수 있다.
평소 스님의 글을 읽으면서 ‘아~’하고 나도 모르게 저절로 터져 나오게 하는 감탄사와 탄성의 주옥같은 글들을 도대체 어떻게 쓰셨을까 궁금했었는데, 이 책에 보면 원고지에 쓴 스님의 글과 스님의 글 쓰는 모습을 살며시 엿 볼 수 있다.(29~31면) 스님의 한 편 글이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 알 수 있다.
2013년을 마무리하고 2014년 새해를 맞이하는 좌우명으로 ‘一日新, 又日新, 苟日新’의 ‘날마다 새롭게’가 어떨까 싶다. 나뿐만 아니라 법정 스님의 글을 좋아하는 다수의 독자들도 법정 스님의 평소 생활하시던 모습을 자주 뵐 기회는 없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책을 통해 스님을 삶의 행적들을 만나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다.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을 기다리며, 재충전 및 새로운 활력을 위해 힐링이 필요한 계절, <무소유>, <맑고 향기롭게>,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등의 스님의 주옥같은 글들과 스님의 모습이 담긴 사진 공양집 <날마다 새롭게>를 곁에 두고 함께 한다면, 이보다 더 상쾌한 힐링이 없을 것 같다. |
|
법정스님도 머리 아프다.
법정 스님께 "요즘 시국에 좋은 해결방안이 없겠습니까?"라고 물었더니 "아이구, 머리야!"하신다.
- 사진은 지장전 낙성식때 햇볕을 가리시는 모습이다. 스님은 한참 동안 이렇게 계셨다고 <날마다 새롭게> 96쪽
어저께 출간된 법정 스님의 미공개 사진을 담은 책 <날마다 새롭게>(예담)에서 처음 보는 스님의 모습을 보고 해본 말이다.
이 책은 세상을 떠나신지 3년이 지난 뒤에도 사람들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법정 스님의 모습을 담은 미공개 사진집이다. 2004년 6월부터 법정스님 생전의 미공개 모습과 사찰의 아름다운 경관 등의 모습을 통해 스님의 가르침을 되새겨 볼 수 있는 책이다.
사진집은 총 4개장으로 구성하여 1장 ‘비구, 법정’에는 법정 스님의 생전 모습을, 2장 ‘마음을 맑고 향기롭게’에는 출가수행자들의 모습을, 3장 ‘세상을 맑고 향기롭게’에는 절을 찾은 세상 사람들의 모습을, 4장 ‘자연을 맑고 향기롭게’에는 아름다운 사찰의 사계를 담았다. 2장에서 4장은 ‘마음을 맑고 향기롭게’, ‘세상을 맑고 향기롭게’, ‘자연을 맑고 향기롭게’는 법정스님이 정한 ‘맑고 향기롭게’라는 실천 덕목을 제목으로 사용했다.
스님께서는 강원도 산골, 주인 없는 화전민 오두막에서 홀로 밭을 일구면서 청빈의 도와 무소유의 삶을 사신 이 시대 가장 순수한 정신 소유자이시다.
스님께서 세상에 계시면서 접한 길상사와 사찰의 모습을 보다 눈길이 멈추는 장면이 있다.
<날마다 새롭게>를 읽다 두 돌이 지난 아이가 길상사 극락전에서 기도를 하는 사진에서 경찰 체포를 피해 조계사로 들어간 철도노조를 떠올린다.
제목은 “순수”다.
길상사 극락전에 진객이 오셨습니다. 법당이 환해졌습니다. 짧은 머리에 승복 차림이라 동자승으로 착각했지만 스님은 아니었습니다. 만 두 돌이 지난 아이의 해맑은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기쁨을 안겨주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환희를 느꼈습니다. 이런 순수의 모습을 보게 됨을 감사하게 여깁니다. <날마다 새롭게> 238~239쪽
철도노조는 ‘철도 민영화’에 반대하며 파업을 단행했다. 오늘로 파업 18일째를 맞았지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며칠전 경찰이 철도노조 지휘부가 은신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민주노총 본부를 급습한 것이 오히려 민주노총의 28일 총파업의 도화선이 되었다.
세계적인 석학 노암 촘스키 매사추세츠공과대 교수가 철도파업을 지지하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하니 정국은 갈수록 꼬이는 것 같다.
'철도 민영화'? 민영화란 무엇인지 알아보려 해도 누구 말이 맞는지 한마디로 알아듣기 어렵다. 게다가 정권이 바뀔 때에 마다 그 기준이 조금씩 변하였던 것 같다. 그래서 코레일과 노조는 물론 야당과 여당까지도 서로 자기가 옳다 한다.
"녹비에 가로왈 자"라는 속담과 같이 서로 밀고 당기는 것은 아닐까? 녹비에 쓴 가로 왈(曰)자는 그 가죽을 당기는 대로 일(日)자도 왈(曰)자도 된다는 뜻이다. '철도 민영화'란 주견 없이 이리도 되고 저리도 되는 형편을 이르는 말은 아닐 것이다.
사실 예술작품도 제작 당시에는 그 가치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사장되다가 후세에 와서 '순수 예술'이라며 칭송받게 되는 경우도 많다.
노사 모두, 승객의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고 서있는 코레일의 열차처럼 스스로 틀에 갇혀있기를 즐기며 쉽게 남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 것은 아닌가? 코레일 사태에서도 <날마다 새롭게>에 실린 사진처럼 만 두 돌이 지난 아이가 해맑게 기도하는 이런 순수한 모습을 보기를 기대해본다.
스님께서는 생전에 ‘맑고 향기롭게’라는 시민운동을 펼치셨다. ‘맑고 향기롭게’는 ‘마음을 맑고 향기롭게’, ‘세상을 맑고 향기롭게’, ‘자연을 맑고 향기롭게’하자는 운동이다.
『날마다 새롭게』라는 이 책은 공개되지 않은 생전의 스님의 모습에서 스님을 기리는 마음과 그리움이 더해지기도 하지만 ‘맑고 향기롭게’라는 실천 덕목을 펼친 스님의 검소하고 소탈한 모습에서 삶의 목적을 찾고, 행복의 조건을 배우고, 역경을 극복하는 힘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적극 소장하기를 권한다. |
|
몇 년 전 법정스님 입적 소식을 뉴스를 통해 보았었다. 사실 그 때만 해도 법정스님이란 분이 계시다는 것, 무소유의 책이 있다는 것만 알았을 뿐 자세히는 몰랐다. 어머니가 불교신자셔서 뉴스를 접하며 그 분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도 해주시고 많이 안타까워 하셨던 기억이 난다. 그런 흐릿한 기억만 가지고 있다 우연히 이 책을 보게 되었는데 표지에 나와 있는 스님의 얼굴을 보며 갑자기 뭔가 차분해지면서 슬픈 것도 아닌데 눈시울이 조금씩 붉어지는 느낌이 있었다.
이 책은 스님을 가까이서 봐왔던 사진기사님이 내신 법정스님을 비롯한 길상사 스님들과, 길상사에 대한 사진공양집이었다. 1. 비구, 법정 2. 마음을 맑고 향기롭게 3. 세상을 맑고 향기롭게 4. 자연을 맑고 향기롭게 로 구성되어 있고 첫 번째 부분은 법정스님의 흑백사진들과 기사님이 보셨던 스님의 모습들을 짧은 글로 표현하신 것들로 되어 있다. 글을 쓰시는 모습, 차를 드시는 모습, 사람들과 말씀 나누시는 모습 등 쉽게 볼 수 없었던 스님의 모습들을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그리고 그러한 소소하면서도 바른 스님들의 모습들, 길상사의 풍경, 다른 이들과 함께 하는 모습들을 보며 내 마음이 깨끗하게 되는 것 같았다. 살면서 사람들과 많이 충돌하기도 하고 나 자신과도 많이 싸우게 된다. 자꾸만 좁아지는 것 같은 내 시야를 답답하게만 느끼지 이를 어찌 해야할지 생각조차도 못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며 그저 사진을 보는 것으로도 그 곳에서의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도 조금은 내가 나를 보는 마음이 넓이지는 것 같아 좋았다.
길상사는 에전에 요정이었던 곳이었는데 무소유를 읽었던 김영한님이 스님께 시주하겠다고 하여 창건되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맑고 향기롭게'는 법정스님이 주창한 순수 시민운동이고 현재까지도 계속 되고 있다고 한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라는 스님의 말씀이 마음에 오래도록 담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