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10.0
  • 50대 0.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제주사람 허계생을 통해 제주를 만난다
"제주사람 허계생을 통해 제주를 만난다" 내용보기
책을 읽기도 전에 그 이야기들이 쉬이 들어올까, 제줏말로 쓰인(물론 표준말이 엄청난 번역으로 달려 있지만) 이 말들의 뉘앙스를 느끼면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하는 염려를 안고 책을 들었다. 그러나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고 '허계생'이라는 한 사람의 생애를 옆에서 이야기 듣듯 듣게 되는 과정이 신기하기만 했다. 아마도 이 이야기를 채록하고 그 어른의 삶을 귀 기울인 작가
"제주사람 허계생을 통해 제주를 만난다" 내용보기

책을 읽기도 전에 그 이야기들이 쉬이 들어올까, 제줏말로 쓰인(물론 표준말이 엄청난 번역으로 달려 있지만) 이 말들의 뉘앙스를 느끼면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하는 염려를 안고 책을 들었다. 그러나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고 '허계생'이라는 한 사람의 생애를 옆에서 이야기 듣듯 듣게 되는 과정이 신기하기만 했다. 아마도 이 이야기를 채록하고 그 어른의 삶을 귀 기울인 작가 ‘이혜영’의 마음씀이, 그의 노고가 만들어낸 힘이 아니었을까. 어느 구절에선가 ‘아~!!’, ‘ 아이구~!!’, '그러셨구나.~' 하는 감탄사가 나도 모르게 절로 나오는 걸보면 그 이야기가 오고 갔을 두 사람의 그 긴 시간마저 느껴졌다.

내게 이 책은 빨리 읽을 수는 없는 책이다. 내용이 어려워서거나 제줏말의 한계가 아니라 나도 모르게 허계생 삼춘의 이야기를 소리 내어 읽게 되다 보니, 조금 더 천천히, 서둘러 읽고 싶지 않은 마음이 되었다. 그 생의 전부를 시간순으로 읽어야 하는게 마땅하겠지만 어린 시절을 읽고 나서는 ‘소리꾼’인 삼춘의 노래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참지 못하고 맨 마지막 챕터로 훌쩍 건너 뛰었다. 

언젠가 선흘 마을회관에서 그분의 노래를 한 소절 들을 기회가 있었고 그의 시원하고 호탕한 소리 한판을 기억하는 내게 삼춘의 노래의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졌다. 술주정 하는 남편땜에 생긴 속병을 음악으로 풀어낸 삼춘의 이야기가 애뜻하면서 아이처럼 즐거워하는 그의 소리여정에 마음이 울컥울컥, 그러다가 노래한판 무대에서 한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확 트이는 기쁨까지. 함께 공감하고 소리가 병을 낫게 한거란 그 말씀이 내내 여운처럼 남았다. 

"소리 배운지 한 10년 되실(됐을)거라. 소리허래 다니기 시작허난 언제 해낫는지 아픈게 엇어져버련. 그냥 엇어져부러라고. 소리를 배우레 다니기 시작하난 오전일 해뒹 오후에 그디 가고졍(가고싶어) 눈이 벌겋게 댕겼주. .... 경헹 댕겨신디 그루후젠 아프는 건 전혀 몰란. 아예 없더라. 노래 허민 막 즐거워부난. 마음이 너무 즐거운거라. 세상을 다 얻은거 달므는(같은) 거라. 이제 서방도 마음대로 댕기라 허지, 밥도 지냥으로(자기대로) 먹는댄 허지. 나강(나가서) 오래 살전지(있든지) 해도이. 학원에서 공연 가게 되면, 밤에 공연하는 데도 있거든. 호텔 같은 데는 밤공연이라. 밤 12시가 되고 1시가 되고 해도 아방은 마음대로 댕기라, 애기들이 아이구 잘 헴수다 잘 헴수다 허ㅈ, 이거 뭐 세상을 다 얻어시난(얻었으니) 아플 이유가 엇지. 계난 소리가 병을 낫게 헌거지. 명약이 따로 엇지."

 

'모든 삶은 사회적이다. 한 사람의 삶 속에는 그 시대의 역사와 문화가 들어있다. 국가의 흥망성쇠를 다루는 국사만큼이나 개인의 삶도 중요하다. 백성, 민중, 민초, 국민, 시민 등의 이름으로 뭉뚱그려지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삶 속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 '

작가 이혜영의 서문의 글이 참 감사하다. '한 사람 생활사'라. 우리 모두 한 사람으로서 각자의 삶의 역사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해주는 그의 시선이, 그의 마음이 오롯이 담긴 책이 마음을 울린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나도 언젠가 이런 '한 사람'으로서의 내 삶을 조명해보는 시간이 있기를 소망해본다. 또한 제주를 좋아하지만 제주의 삶 자체를 이해할 수 없었던 내가 그랬듯 이 책을 읽는 것 만으로도 제주를, 제주의 삶을 조금더 깊이 있게 만나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언젠가 '허계생'삼춘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북콘서트를 기대해본다. 이혜영작가가 책 커버에 표기한 '허계생 말, 이혜영 글'이라는 말 만으로도 존경과 애정을 담은 이혜영 작가의 이 책을 나는 더 많은 이들이 만나기를 소망한다. 

 

 

 

 

 

 

 

 

m*******n 2023.01.1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