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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클래식 시리즈를 사게 되었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다 보니 프랑수아 모리아크 작가의 책을 모으게 되었다. <사랑의 사막>, <테레즈 데케루>, <독을 품은 뱀>, <밤의 종말>까지 구입하였고 이런저런 사건 때문에 집중해서 읽지 못하고, 리뷰 포인트 때문에 가볍게 읽고 있다. 그런데도 프랑수아 모리아크 작가는 내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작가가 아닐지 생각하였고, 많은 사람이 읽지 않은 작품들 같아서 안타깝게 느껴졌다. 이번에 읽은 책은 <독을 품은 뱀>인데 작가의 <사랑의 사막>, <테레즈 데케루>에서도 느꼈지만, 사람의 심리를 정말 잘 다룬다. 또 심리와 결합한 가정이나 사회적 분위기를 정말 독자들에게 송곳으로 찌르듯이 찔러 박는다. 어릴 때 읽었다면 주인공의 편에서 책을 봤겠지만,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주인공의 계략을 애처롭게 볼 수밖에 없었다. 자기의 분신들과 싸우는 손오공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얼마나 서글픈지 이겨도 져도 피해는 피할 수 없으니 말이다. 자식은 부모를 닮고 부모는 자식이 자신들의 어떤 모습을 닮을지 알 수 없기에 몸가짐, 마음가짐을 바르게 해야 한다. 또 젊을 때는 빨리 고쳐지고 반성하고 책임질 수 있지만 늙어서는 고칠 수도 없고 고친다고 하더라도 책임질 수 없으면 사람들이 믿어주지 않을 가능성도 농후하다. 나이 마흔이면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정말 마흔이 그 기준이지 않을까 싶다. 어릴 때는 뭐든지 이룰 수 있을 것 같았다. 마냥 행복했고 많은 고민이 필요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알고 내 몫과 남의 몫을 구별할 줄 안다. 대부분을 이룰 수 없으며 행복보다는 평범한 것 자체가 축복이며 하나하나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엄청난 일도 그렇게 놀랍지 않고 기쁜 일도 그렇게 기쁘지 않으며 슬픈 일도 그렇게 슬프지 않다. 좋게 말하면 안전성이 높아진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모든 것이 무미건조해진 것이다. 길을 가다가 어떤 노인이 걸어오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분께 죄송하지만, 영화나 드라마에서 좀비가 아무런 느낌 없이 앞으로 가는 모습, 죽은 시체가 생각 없이 걸어가는 모습처럼 느껴졌었다. 사람이 아닌 어떤 다른 종족을 본 것 같아서 낯설었었다. 나도 다른 사람들과 혹은 사회 속에서 융화되지 못하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