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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 시인을 가장 잘 그린 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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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평전을 읽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제대로 된 평전’이라는 조건이 붙은 까다로운 결심이었다. 누구에 대한 것인지는 상관없었다. 양질의 평전이어야 했다. 허접한 평전에 실망한게 한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저자도 중요했다. 그래서 신뢰할만한 사람이 쓴 평전을 찾고 있었다.그러다 최근에 “김남주 평전”을 만났다. 아니 ‘이끌렸다’라고 해야 정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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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평전을 읽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제대로 된 평전’이라는 조건이 붙은 까다로운 결심이었다. 누구에 대한 것인지는 상관없었다. 양질의 평전이어야 했다. 허접한 평전에 실망한게 한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저자도 중요했다. 그래서 신뢰할만한 사람이 쓴 평전을 찾고 있었다.

그러다 최근에 “김남주 평전”을 만났다. 아니 ‘이끌렸다’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이 될 것이다. ‘신뢰할만한 작가가 쓴 양질의 평전’을 우연히 마주한 것이다. 김형수 작가는 문익환 평전을 썼고, 김남주 시인과는 가까운 사이였다. 그리고 그의 글을 접한 적이 있었다.

 

‘김남주 시인’은 대학시절 과방에 돌아다니던 시집에서 처음 접했다. 민청학련, 인혁당, 남민전 사건에 연루되어 옥고를 치른 사실은 후에 드문드문 다른 책을 보고 알게 되었다. 왠지 모르게 친숙하지만, ‘마음에 두고 존경’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재야인사. 딱 그정도 거리에 있던 인물이었다.

 

나는 “성악설”을 지지하는 편이다. ‘원래 인간은 악하게 태어나서 착해지기 위해 노력한다’는 전통적 성악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정확하게는 인간의 ‘자발적 이타성’을 믿지 않는다는 말이다. 인간이라는 이유 만으로 특별하게 이타적이어야 한다는 것은 강요된 율법 일 뿐이다. 인간도 기본욕구에 충실한 여타 포유류와 다를 바 없다. 타인의 별 것 아닌 선행에 감동하게 되는 이유도, 인간은 원래 ‘이기적인 동물’이라는 선험적 확신이 예로부터 자리 잡아 왔기 때문이다.

 

김남주는 생애 내내 사적 욕망이 발현되지 않은 ‘희귀한 인간’이다.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한 것은 “만인이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혁명을 통해 그것을 실현하려는 ‘전사 의식' 이었다. 이 사실이 대단한 이유는 그의 직업이 “시인”이었다는데 있다. 시와 혁명, 낭만과 합리성, 토속미와 냉철함등 병립할 수 없을 듯한 요소들이 절묘하게 혼재된 정체성을 지닌 사람. 대한민국 근현대사에 흔하지 않은 인물이 김남주다.

‘전사'라는 말은 요즘 일상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게임이나 영화의 특정 장르에서나 드물게 만나게 되는 진부한 표현이다. 그래서 실존했던 인물에게 - 그것도 병역 회피자에게 - ‘전사’ 칭호를 붙이는 것이 난망한 일이긴 하다. 그럼에도 “전사 김남주"는 무척 어울릴 뿐 아니라 김남주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표현으로도 손색이 없다. 그는 ‘체 게바라'를 추앙했으며, 그의 삶을 따르고자 했다. ‘체 게바라'야 말로 시공간을 초월해서 인정받는 혁명전사가 아닌가.

337쪽을 인용하면,


(전략) 전사가 주목하는 일은 낡은 세계를 깨부수는 것, 즉 현실 세계의 장애물을 해치우는 일이다. 발터 벤야민은 이를 ‘파괴자'라 부른다. 낡은 세계를 파괴하는 자는 순수하게 파괴에만 전념해야 한다. 전사는 해방된 이후의 세계가 가져다 줄, 그것이 긍정적인 대상이든 부정적인 대상이든 ‘전리품'에 관심을 가져서는 안된다…...그래서 파괴자는 순수하게 파괴 그 자체에 복무할 뿐 나중에 건설을 누가 어떻게 할 것인지는 중요하게 보지 않는다….전사의 삶이 어떤 건지를 보여준 대표적인 인물이 체 게바라인데, 체 게바라는 쿠바 혁명을 위해 싸울뿐 건설에 관여하지 않고 볼리비아로 떠난다. 순수파괴에 전념한 것이다. (후략)


‘함성’지 사건부터 남민전 시절까지 그는 실체적 전사였다. 파괴만을 꿈꾸고 실행하는 물리적 전사였다. 감옥에서는 ‘영혼의 전사’였다. 그의 시는 적들의 심장을 서늘하게 하는 칼과 죽창이었고, 전선의 동지들에게는 사기를 진작하는 탄환이었다. 그러나 ‘파괴’ 후의 일에는 관심이 없었다. 부조리한 현실이 못 마땅했고 그것을 혁파하는 일에 주저하는 사람들이 야속했을 뿐이다. 그래서 그는 퇴로없이 행동했고, 그 뒤의 일은 고려하지 않았다. 그것이 “전사 김남주"의 핵심 정체성이 되었다.

 

우리 역사에서 발터 벤야민이 말하는 “파괴자”형 위인은 드물다. 대부분 전략가이거나 학자 또는 예술인이다. 이들이 김남주와 확연히 다른 점은 일정수준의 ‘전리품’을 쟁취하여 향유하였다는 것이다. ‘김남주’는 ‘파괴자’였다. 그가 ‘전사’로써 남긴 승리의 전리품은 없다. 혁명 전선에서 혹독하게 패배했으니, 획득한 전리품이 있을 턱이 없다. 그때 입은 상흔으로 육신은 만신창이가 되었다. 그나마 남은 건 “물적 가치를 거세당한” 찬란한 시편들 뿐이다. 그것은 후세들이 그에게서 거두어 들인 전리품이다. 

 

김형수의 의견을 빌리자면,

그 당시 지적재산권이 현재와 같이 엄격하였다면 김남주는 그가 그토록 혁파하고자 했던 무위도식하는 ‘재벌’이 되었을 수도 있었다.

 

김형수 작가는 “김남주는 이웃들과 힘겨루기를 해야하는 일상의 경쟁에서 언제나 ‘자발적 무능'의 길을 선택했던 사람이다" 라고 쓰고 있다. 어찌보면 그의 삶은 ‘자발적 무능'을 선택해도될 만큼 한가하거나 여유롭지 않았다. 반민주 독재와 식민 외세와의 전선에서 목숨을 내놓고 싸웠다. 그럼에도 그는 주위 사람들에게는 늘 따뜻했고, 친근한 형 동생이 되어 주었다. 그 연유를 ‘자발적 무능'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그래본 적 있는가? '무능'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던 적이 있나? 최소한 나는 그렇게 살 수 없을 것 같다. 이웃을 짓밟으면서까지 잘 되려고 하지는 않겠지만, 나의 무능을 감추기 위한 노력은 죽을 때까지 갖은 방법으로 시도 할 것이다.

이런 점이 김남주가 탈세속적이라고 평가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탈세속은 노력에 의해서 성취되는 것이 아니다. 종교인조차 세속에서 벗어나고자 평생 몸무림친다. 김남주는 타고난 사람이다.

 

현재를 청춘으로 살아가는 세대들에게 “김남주를 들어 본 적이 있나?” 라고 물어보는 것은 우문이겠다. “자본의 숲에서 길을 잃은 청춘들이여, 김남주의 시를 읽어보라”는 권유를 목청껏 하고 싶다. 허나 환대받지 못할 그 목소리는 조심스러워 질 수 밖에 없다. 우리는 그런 시대를 통과하고 있고, 김남주와 그들과의 간극은 나의 두팔범위를 넘어서 있다. 둘을 잡아끌어 악수라도 시키고 싶지만 요원해 보인다. 

 

한가지만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특별한 자각없이 누리고 있는 ‘자유’는 자신의 모든 것을 불길 속에 던져야 했던 수많은 영혼 위에 성립된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영혼들 중 김남주는 사적 욕망이 배제된 순수한 전사였음을.

 

황석영이 김남주를 기억하는 한 장면이 인상깊다. 길가에 핀 코스모스를 뽑아 만든 꽃다발과 술 한사발을 들고 황석영의 집필실을 찾은 김남주가 무심히 건넨 말이란다.


“이것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거기 피어 있습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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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 2024.02.29. 신고 공감 24 댓글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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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인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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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김남주 시인의 30주기라고 한다. 우리 세대에게 김남주 시인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래도 여전히 진보니 민중이니 NL이니 PD니 이런 단어들이 나름의 의미를 지녔던 시대를 산 사람들이란 의미가 '우리 세대'라는 말에 포함된다. 힐끗 책장을 보니 시집을 모아 놓은 책장 한 구석에 '사랑의 무기'니 '나와 함께 모든 노래가 사라진다면'이니, 김남주 시인의 시집이 여전히 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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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김남주 시인의 30주기라고 한다. 우리 세대에게 김남주 시인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래도 여전히 진보니 민중이니 NL이니 PD니 이런 단어들이 나름의 의미를 지녔던 시대를 산 사람들이란 의미가 '우리 세대'라는 말에 포함된다. 힐끗 책장을 보니 시집을 모아 놓은 책장 한 구석에 '사랑의 무기'니 '나와 함께 모든 노래가 사라진다면'이니, 김남주 시인의 시집이 여전히 꽂혀 있다. 

김남주 시인의 시를 빠짐없이 읽고, 그의 시집을 빼 놓지 않고 샀지만, 정작 사인의 삶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볼 기회는 없었다. 워낙 신화라는 베일에 쌓여 있어 굳이 알아야 할 필요를 못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번 이 책을 통해 접하는 김남주 시인의 삶은 나에게 무척 낯설게 느껴진다. 결국 그도 한 인간이고 생활이며 한 집안의 가장이었다는 뒤늦은 깨달에서 오는 낯설음이다. 

이 책의 저자 김형수 시인은 원불교 교조인 소태산 대종사의 전기를 통해 알게 됐다. 이번 김남주 시인의 평전도 저자인 김형수 시인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샀다. 다행히 저자는 김남주 시인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자료만을 가지고 쓰지 않았다. 김남주 시인과 깊지는 않은 것 같지만 생전 여러 차례 만남을 가졌다. '평전'이라는 의미가 갑자기 떠오르지 않는데, 이런 인연은 이 책의 장점이기도 하고 장애물이기도 하다. 장애물이라고 한 이유는 중간 중간 길게 이어지는 김남주 시인에 대한 저자의 해석은 오히려 몰입을 방해했다. 

요즘 20-30대가 김남주 시인을 알까 생각해 보니, 갑자기 나의 20대는 무엇이었나 생각하게 된다. 20대의 10년이 지금의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나 생각하게 된다. 회의? 후회? 그리움? 모르겠다. 누구나 각각의 세대에게 중요한 무엇이 있고, 그 무엇이 세대를 초월해서 보편적인 의미를 지니기를 바란다. 하지만, 당치도 않은 일이다. 

시인이, 모순된 사회를 바꾸지 위해 혁명조직을 만들고, 제대로 활동도 못 한 채 잡혀 10년을 감옥살이하고, 그렇게 20대, 30대, 40대의 절반을 바치고, 40대 중반에 감옥을 나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무능한 가장의 모습만 남겼다면 우리는 왜 그 시인의 시를 독해해야 하는가.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글이 주저리주저리 길어 지고 산만하다. 그냥, 다시 오랜만에 김남주 시인의 시와 그의 생애를 접하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역사의 소용돌이 앞에 개인의 무력하다. 시인은 그 무력함을 온몸으로 받고 역사 앞에서 정직하려고 노력했다. 쓰다 보니 정리가 안 된다. 
YES마니아 : 골드 g********m 2024.11.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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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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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시인을 알게된 건 유시민작가 덕분이다.작가의 책에서 김남주 시인에 대해 처음 알게되었고 그의 시나 글을 한번도 접해보지 못했음에도 강렬한 끌림을 느껴서 평전까지 구입하게 되었다.어떤 신념으로 그는 한길만 그렇게 주구장창 내달릴 수 있었는지 감히 엄두도 안나지만 그의 생각이나마 나의 것으로 소화하기 위해 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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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시인을 알게된 건 유시민작가 덕분이다.
작가의 책에서 김남주 시인에 대해 처음 알게되었고 그의 시나 글을 한번도 접해보지 못했음에도 강렬한 끌림을 느껴서 평전까지 구입하게 되었다.
어떤 신념으로 그는 한길만 그렇게 주구장창 내달릴 수 있었는지 감히 엄두도 안나지만 그의 생각이나마 나의 것으로 소화하기 위해 책을 읽는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b******y 2024.05.0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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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신념에 대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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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 시인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으나, 이번 기회에 평전을 통해 그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었다.그리고 평전을 쓴 김형수 작가에 대해서도 조금이나마 알게 되어 좋았다. 이 책은 한 사람의, 평생에 이어지는, 신념에 대한 이야기다. 여기에는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인물들의 이름이 나와 정말 좋았다. 전태일, 전봉준, 체 게바라 등등. 모두 자신의 평생을 통해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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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 시인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으나, 이번 기회에 평전을 통해 그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었다.
그리고 평전을 쓴 김형수 작가에 대해서도 조금이나마 알게 되어 좋았다.
이 책은 한 사람의, 평생에 이어지는, 신념에 대한 이야기다. 여기에는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인물들의 이름이 나와 정말 좋았다. 전태일, 전봉준, 체 게바라 등등. 모두 자신의 평생을 통해 추구하는 신념을 지켜온 이들이다. 존경하고, 온 마음을 다해 이들을 좋아한다.
나 자신에게 묻는다. 너는 김남주처럼 타오르는 불꽃에 영혼을 던질 준비가 되었느냐고. 이들만한 신념을 가슴에 품고 있냐고.
이 책을 나는 너무나 잘 읽었다. 정말 잘한 독서라고 생각한다.





b*****5 2023.09.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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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렘과 먹먹함으로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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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 시인의 삶보다 늘 가슴아린 시로 만난 김남주.두꺼운 책이 도착했을 때, 그의 삶과 시가 가득 녹아있겠다 싶어서 많이 설렜습니다.첫 부분, 아버지 이야기부터 영화같은 이야기에 이 책을 재밌게 구성해 주셨구나...작가님께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당시대 많은 문인들이 나와서 대하드라마를 보는 것 같습니다.혁명가 김남주~!그의 피끓는 절절한 시가 더 자주 대중에게 노출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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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 시인의 삶보다 늘 가슴아린 시로 만난 김남주.
두꺼운 책이 도착했을 때, 그의 삶과 시가 가득 녹아있겠다 싶어서 많이 설렜습니다.
첫 부분, 아버지 이야기부터 영화같은 이야기에 이 책을 재밌게 구성해 주셨구나...작가님께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당시대 많은 문인들이 나와서 대하드라마를 보는 것 같습니다.

혁명가 김남주~!
그의 피끓는 절절한 시가 더 자주 대중에게 노출되기를 기대합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w*******n 2023.06.1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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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 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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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과 종(머슴) 살이에서 일구어낸 아버지의 주인의 외동딸 쟁취로 김남주의 인생은 격렬한 전사의 삶의 예고한다. 끊임없이 갈구하는  아르헨티나 쿠바의 전사 체게바라와  알제리의 전사 프란츠 파농의 오직 행동하는 전율이 해남의 대지까지 전이됐을까. 체게바라는 36세 파농은 39세로 생을 마감했지만  두 전사는 의사출신이다. 그토록 갈구했던 아버지의 꿈 우리 김남주의 판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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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과 종(머슴) 살이에서 일구어낸 아버지의 주인의 외동딸 쟁취로 김남주의 인생은 격렬한 전사의 삶의 예고한다. 끊임없이 갈구하는  아르헨티나 쿠바의 전사 체게바라와  알제리의 전사 프란츠 파농의 오직 행동하는 전율이 해남의 대지까지 전이됐을까. 체게바라는 36세 파농은 39세로 생을 마감했지만  두 전사는 의사출신이다. 그토록 갈구했던 아버지의 꿈 우리 김남주의 판검사의 길을 외면하고 전사의 길을 택한 48세의 짧은 일기로 지배자들에게 민중의 살아있는 행동에너지를 이끌어냈던 위대한 시인 김남주는 부모는 자식의 왠수라는것을 직감했을까. 아버지는 철저하게 이웃들을 배려햇다.스스로 갈 길을 스스로 개척해서 해방둥이는 암울한 현대사의 중심에서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독재에저항했다.

 

제 아버지는 일제강점기 때 태어나서 거의 30년 간을 남의 머슴살이를 했습니다. 꼴머슴으로 시작해서 중머슴 상머슴에 이르기까지 청춘을 거의 종으로 살았죠.(......) 잘 생긴 것도 아니고 허우대가 큰 것도 아인데 어떻게 해서 종이 주인의 딸과 결혼을 하게 되었늑가. 이것은 간단합니다.(......) 어머니는 한쪽 눈이 불구였어요.

 

성장통의 역사속에서 계급감정! 개인들의 것이 아니라 위대한 영장류로 꼽히는 인류가 오랜 역사를 통해 비축해 온 뼈아픈 치부, 외갓집에서 처절하게 통탄한 계급사다리는 빈부의 차이가 인간의 존엄성을 마음껏 조롱하고 유린하며 파괴하는 원인임을 분출시키며 전사로서의 길을 재촉한다. 유난히 중학생부터 정치 현실을 비판적으로 파고드는 글을 좋아했던 김남주.

 

가장 극적인 이벤트! 김남주가 중2때 5.16 군사쿠데타가 발발하면서 '매카시즘의 극단적인 돌출'이 냉전의 이분법이란 이름으로 냉전의 최전선인 남한에서 민중들에게 모든 자유는 결박된 상태. 세계의 영원한 코미디언 찰리 채플린은 자본주의의 모순을 비판하고 히틀러와 같은 독재나 전체주의를 향해 신랄한 조롱을 퍼부었던  대가로 반공을 선동하는 자들에게 극심한 공격을 받으며 스위스로 이주했다 20년이 지나서야 미국으로 되돌왔던 스토리를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를것이다. 반공을 국시로 내세웠기 때문에 모든 언론이 권력의 하수구가 되어버린 상태.

 

1929년 광주학생독립운동의 발원지 광주일고-전남대영문학과를 관통하면서 김남주의 전사로서의 면모는 유감없이 발휘된다. 권력에 편승하고 탐닉하는 양복쟁이가 되고자 하는 지독한 출세주의의 냄새,잘난 인간들의 유치한 욕망이 내뿜는 역겹기 짝이 없는 악취, 머리 좋다는 얘들은 죄다 시험의 노예가 되어버린 안타까움을 대지의 아들 김남주는 불씨가 하나되어 광야를 태우기위해 엘리트주의와 싸우기위해  광주일고을 프란츠 파농의 문장들을 소환하면서 광주일고를 자퇴한다. 조약돌이 흐르는 물에 몇 년을 다듬어야 될까? 억압의 굴레에 갇힌 민중들의 아픔을 참을 수 없는 정치적 수난을 광주와 서울을 오가며 게릴라 전술로 독재와 맞짱뜬다.

 

야만적인 미국의 민낯을 들추어내며

1846년에 미국 정부는 인디언의 살가죽 한 장에 50달러씩 주는 법령을 채택했다. 여기에 호응해 인디언들을 야만스럽게 살해하는 이들은 유감스럽게도 기독교를 믿는 신자들이 대부분있었다. 사람이 사람을 사냥하는 악행.1964~1966년 사이에 학살된 인디언의 수만 자그마치 약30만명

어느덧 검정고시를 통해 전남대영문과에 입학하면서 김남주 전사는 이강과 함께 쌍두마차를 이뤄 서로 빛과 그림자가 되어 민중의 박정희 유신독재와 끝모를 전쟁을 벌인다. 그 당시  병역의무를 아버지의 논과 맞 바꾼 아이러니는 절체절명이 순간에 반공의 최전선에서 민중을 구한다는 일념이었을까.1970년 교련반대시위를 통하며 역사의 기슭 안으로 발을 깊이 들이고 있었다.

 

지하신문<<함성>>이 완성되어 은밀하게 뿌리면서 결국 1973년 3월20일 이강은과 김남주는 체포되어 대공분실에 끌려가 갖은 고문을 당한다.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구성 예비음모로 기소된다. 김남주 징역2년 이강 징역3년.  김남주를 취조고문자 '남산신사'의 일갈

 야 이새끼야. 내  자식은 연세대 다니면서도 아무  일 없이 공부만 잘해. 쫒도 아닌 지방대  새끼가 뭘 안다고 지랄이야. 군대도 안 갔다 왔어? 이거 순 빨갱이 쌔긴데. 어이 서장, 6.25 참상 사진 있지. 이 쌔끼한테 보여줘. 이런 쌔끼를 뭘 할라고 여기까지  끌고와. 도봉산  골짜기 어디에 처박아 버리지.

그 때 무자비한 고문을 당하면서 쓴 시 시와 혁명에서 이렇게 표현한다

공포야말로, 체포와 고문과 투옥의 공포야말로 가진 자들의 재산과 특권과 생명을 지켜주는 무기인 것이다

 

국민학교 다닐때 학교에서 북한을 배울때 난 북한 사람들이 피부가 진짜 빨갱이인줄 알았다.

 

시간이 흘러 1974년민청학련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과 인혁당 사건으로 박정희는 인혁당 관련자 7명에 사형선고하고 다음날 전격적으로 사형을 집행한다. 철저히 민중들이 독재의 눈먼 봉사가 된 상태에서, 김남주는 광주에 카프카 서점을 내고 사실상 책장사에는 관심없고 동지들 만남터라고 할까. 이것이 변신이었을까. 민중의 역사의 중심에 선 이강,김남주,정광훈,윤기현은 고구망똥으로 뭉쳐 유신의 심장으로 더 깊이 돌진한다.

 

집단의 사랑속에 녹인 자유란

 사람은 싫거나 좋거나 칡나무처럼 서로 얽혀서 살 수밖에  없는 사회적 존재이다. 사회적인 존재로서 그는 공동체의 운명과 떼려야 뗄 수 없이 결합되어 있다. 이것은 인간의 숙명이기도 한 것이다. 이 숙명에서 한 이간이 벗어나려고 한들 그게 가능한 일도 아닐 뿐더러 설혹 가능하다 하여도 그게 행복한 인간의 모습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공동체의 한 구성원으로서  인간은 생사고락을 나눠  가질 때 진정한 의미에서 행복을 누리는 것이다. 그럴 때 한  인간은 주객관적으로 행복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불씨 하나가 광야를 태우리라-

 

1970년대 민중들의 삶은 전태일의 죽음으로 시작해서 김경숙의 죽음으로 끝난다.

YH사건은  경찰들이 짐승처럼 여공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하여 개처럼 끌고간 여종업들의 아비규환은  유신체제의 극악한 국가폭력으로 역사가 기억한다. YH여공들의 신민당사 농성에 김영삼 신민당총재도 사태를 수습하지 못하고 국가의 조작날조로 2007년 진실화해위원회는 김경숙의 사망원인을 규명한다.

 

남민전의 심장부가 뚫리면서 김남주는 체포되어 가혹한 고문의 어둠속깊이 들어가고 있었다.

내무부장관 구자춘이 '남만전'을 일망타진했다고 기자회견을 하면서  건국 후 반국가활동 단일 사건으로 최대규모로 북한 공산집단의 대남 전략에 따라 국가변란을 기도한 사건이라고 날조하여 전국에 타전했다.

 

감방에서 들은 소식! 박정희가 궁정동에서 기생파티를 하다가 총 맞아 죽었다.아버지가 후두암으로 돌아가셨다는 이중적 死 아, 박정희와 아버지!

 

한 사람은 돈과 권력의 그늘에서 살았고 한 사람은 가난과 천대의 그늘에서 살았다. 한 사람은 온갖 미녀와 온갖 맛있는 음식을 즐기면서 권세를 누렸고, 한 사람은 눈이 성하지 않은 여인을 만나 평생을 쌀 한 톨 버리지 않고 아낌면서 살았다. 그러나 한 사람은 부하의 총에 맞아 죽었고, 한 사람은 무정한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죽을 때까지 눈을 감지 못하였다. 아버지 말대로 검.판사가 되었다면 집안 형편은 나았겠지만, 뒤틀어진 세상에서 그런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김남주가 도저히 그런 길을 갈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걸 아버지도 익히 알았을 것이다, 검.판사? 재수 없다. 퉤 ! 약자를 짓밟는 사람에 대한 김남주의 경멸과 야유는 너무도 통렬했다.

작금 현실 오늘 이 순간에도 검찰독재하에 민중들의 삶이 억압되고 있으니 김남주는 먼 훗날 까지도 세상을 통찰하는 능력이 있었나보다.

박정희 사망이후 전두환,노태우 신구부 세력의 손에 넘어간 김남주와 남민전 공판은 결국 김남주의 징역15년 판결을 받고 서대문 구치소로 0.7평의 어둠에 갇히게 된다. 민중의 소리에 끝임없이 울부짖음을 함께했던 박광숙이 있었기에 감옥을 견뎌냈던 전사 김남주.

 

교도관의 발소리와 철문 닫는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특사, 모든 것이 죽어있는 공동묘지 같은 인간이 생존을 시험이라도 하듯 식구통의 물질들은 

돼지도 이런 구정물을 보면 고개를 홰홰 저을 것입니다

어떤 짐승도 이런 곳에 갇히면 며칠을 못 견디고 숨을 거둘 테지만 인간의 환경 적응 능력이란 지독한 것이어서 얼마 지나지 않으면 그런대로 살아가기는 한다. 바늘만한 구멍으로 바깥 하늘을 구경할 수 밖에 없는

" 빤스를 빨아도 널 데가 웂네. 젠장, 좆을 세워놓고 거기다 널라는 거여 뭐여."

 

감옥에서 살아남기 김남주의 옥중연서에서

독서는 여행을 대체한다. 시간 여행, 공간 여행, 역사 여행,  내면 여행......, 어려서부터 한곳에 눌러앉기보다 돌아다니는 걸 좋아했던 김남주는 책이라도 실컷 읽어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았다. 그러지 않는다면 그 좁은 감방에서 무슨 수로 널뛰는 가슴을 주저 않힐 수 있을까? 그리하여 열심히 책도 보고, 감옥 생활에도 어느 정도 적을하고 나자 저 밑바닥에서 새로운 욕망이 꿈틀꿈틀 올라왔다. 

 

 

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헌신으로서 스스로 창녀가 되기를 서슴지 않은 유디트,'모든 꽃을 꺾을 수는 있어도, 봄이 오는 것을 막을 없다.는 칠레의 시인 네루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으로 점철된 故 신영복교수의 절망에서 부르짖은 희망가, 글쟁이들에게 대부분 피 한 방울,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그럴싸한 표현이 떠오르면 마음껏 써대는 신인입네 작가입네하는 글쟁이들을 비판했던 김남주의 죽비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아메리카 제국주의의 피 묻은 손에 의해 제3세계 국가들이 학살당하며 자본가들의 상품으로 전락했는지를 대지의 아들 김남주는 수 많은 세월을 거슬러 발전했지만 전사戰士로서의 삶에서 긁어낸 시時는 사람들의 삶의 태도를 엄청나게 변화시켰다. 감옥이란 납골당에서 벽을 뚫고 나오는 전사의 노래!

9년 3개월만에 형집행정지로 전주교도소에서 출감한 김남주는 동지인 박광숙과 결혼하여  아들 이름을 김토일金土日이라 지었다.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일주일에 최소한 사흘, 그러니까 금,토,일요일에는 쉬는 세상이 오기를 염원하며, 하지만 감옥생활의 고난이었을까, 끝내 췌장암으로 48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한다

 

전사로 나서면서 다짐한 나침반을 새겨봅니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사는 것만으로 충분한 삶이 되는 건 아니니, 아무리 사소한 일도 먼저 질서와 체계를 세우고 침착, 기민하게 대처할  있도록 항상 마음을 준비할  것, 어떤 일에서나 자주적인 입장과 창조적인 입장이 있다는 걸 알고, 불굴의 의지와 초지일관의 신념과 수만 고비 시련의 늪에서도 굴복하지 않는 낙천성을 가질 것, 인간과 사물,인간과 인간관계, 사물과 사물 관계에서 어떤 운동, 어떤 행동, 어떤 결정을 내릴 때는 반드시 모든 관계를 일면적으로 보지 말고 전면적으로 검토할 것, 그리고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여러 사람의 의견을 종합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칠 것. 한 인간의 능력이란 우주의 그것 앞에서는 실로 보잘 게 없나니.

 

 

 

 

 

 

 

 

 

 

 

 

 

YES마니아 : 플래티넘 c*********o 2023.06.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