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클래식 음악을 자주 듣고 있지만 베토벤, 브람스, 차이콥스키 등 고전주의 시대에서 낭만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주요 작곡가들의 음악만 주로 듣는 편이다. 편중된 나의 클래식 음악 세계를 넓혀 준 책이 2019년에 출간된 클레먼시 버턴힐의 [1일 1클래식 1기쁨]이었는데 올 초에 신작으로 [1일 1클래식 1포옹] 출간되어 반가운 마음에 구입을 해서 틈틈이 읽었다.
[1일 1클래식 1포옹]은 전작인 [1일 1클래식 1기쁨]의 구성을 그대로 따라간다. 전작이 큰 성공을 거두었으니 당연히 신작도 전작의 구성을 그대로 따라갔다고 생각되는데 1년을 기준으로 매일 그 날에 맞는 클래식 음악 1곡을 선정해서 작곡가와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 나간다. 클래식 음악하면 서유럽 음악으로 왠지 백인 남성들이 향유하는 턱시도에 정장 차림으로 공연장에 가서 들어야만 하는 고급 음악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저자인 클레먼시 버턴힐은 전작에 이이 이번 신작에서도 클래식에 대한 고정된 틀을 깨버린다. 책에는 익숙한 클래식 작곡가들의 음악도 만날 수 있지만 서유럽만이 아닌 세계 여러나라의 다양한 음악(전통 음악) 뿐만 아니라 여성, 흑인, 동양인 작곡가들의 다소 생소한 음악, 그리고 영화 음악까지 소개하며 클래식 음악의 범주를 넓혀주고 있다.
[1일 1클래식 1포옹]은 무엇보다도 의미가 깊은 책이라 할 수 있는데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하는 도중 급성 뇌출혈로 쓰러져 17일간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수술 후 재활을 거쳐 집필한 책이기 때문이다. 그녀가 혼수상태에 빠져 있는 동안 저자를 아끼는 지인들이 병실에 클래식 뿐만 아니라 힙합, 팝송, 소울 등 다양한 음악들을 끊이지 않고 흐르게 했다고 한다. 의식을 회복한 저자는 그동안 진단받은 의학적 예상을 하나하나 무너뜨리며 재활에 성공을 한다.
켈너 박사는 클래미의 회복 과정에 음악이 지대한 영향을 했다고 말한다. 클레미가 언어 및 인지 능력을 이렇게까지 회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지난 시절의 음악 훈련이 그의 뇌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것이 박사의 견해다. 뇌출혈은 클레미의 많은 것을 앗아갔지만, 음악이 아니었더라면 상황이 훨씬 더 나빴을 수도 있었다는 뜻이다. - p.25
책에는 클라라 슈만, 파니 멘델스존 등 음악적 자질이 충분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시대적 상황으로 인해 남성 음악가들에 비해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고 잊혀진 여성 음악가들에 대해 중요하게 언급하고 있는데 자칫 페미니즘으로 비쳐질 수도 있지만 클래식 음악계에서 여성 음악가들의 비중이 매우 작다는 것은 그만큼 남성들에 비해 불공정한 상황이었다는 것을 말해 준다. 결혼 전 슈만보다 인기가 많았던 클라라가 결혼 후 남편 슈만의 음악 활동 제한과 육아 등의 이유로 작곡 활동을 제대로 못한 것이나 동생만큼 음악적 자질이 뛰어났고 충분히 음악활동을 할 수 있는 부유한 환경이었지만 동생 펠릭스 멘델스존보다 제대로 된 음악 활동을 하지 못한 파니 멘델스존의 이야기는 클래식 음악계에서 여성이 처한 현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하겠다.
작곡과 피아노 연주에 보인 놀라운 재능에도 세상은 파니 멘델스존을 격려하거나 인정하지 않았다. 1820년 아버지는 딸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다. "음악은 어쩌면 (펠릭스에게는) 직업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네게 음악은 다만 하나의 장신구가 될 뿐이야." - p.380
클래식 음악의 범위를 한정하는 클래식 애호가나 평론가들은 싫어하겠지만 저자는 존 윌리엄스의 영화음악 "별들 너머"(스타워즈 에피소드 2: 클론의 습격)나 유명한 팝스타 빌리 조엘의 "공상과 망상 인벤션 C단조", 기타로 음악사에 혁혁한 공헌을 했음에도 잊혀 있던 마드리드의 작곡가 산티아고 데 무르시아의 "판당고" 같은 음악을 통해 클래식 음악의 범위를 확대해 주기도 한다.
(중략) 이 곡이 포함된 음반이 발매될 당시 웹사이트 <벌처>와의 인터뷰에서 조엘은 다음과 같이 작심 발언했다. "클래식 음악 평론가들은 수술용 메스를 들고 당신을 산산히 분해한다. 아주 정교한 솜씨로 발라내고 동맥의 피를 뽑아낸다. 고약한 사람들이다." 그래 봤자 그 사람들만 손해지. 빌리, 이 책은 당신을 환영합니다. 그리고 당신이 홀대받은 만큼 더 사랑할 거예요. - p.175
이 책은 특징이라면 저자의 음악에 대한 주관적인 감상평들을 읽다보면 책 속 QR코드나 유튜브에서 해당 음악을 찾아 듣고 싶어지는데 음악을 듣고나서 저자의 감상평을 100% 동의 못 할 수 있지만 그녀의 감상평을 읽는 것만으로도 음악이 건네주는 위안과 위로를 느끼게 해 준다.
아르드날은 말한다. "우리는 모두 여기에 있다. 우리는 모두 다시는 반복되지 않을 세월의 유일무이한 한 순간에 살고 있다." 내 마음도 여러분에게 전해야겠다. 이 은은한 빛을 내뿜는 합창곡이 여러분과 함께, 지금, 여기에 있다는 경이로운 기적을 전한다. "우리는 모두 여기에 있다." 덧붙일 말은 없다. - p.387
자폐트럼 장애아동이나 치매환자들 뿐만 아니라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에게 음악치료가 정서적, 심리적으로 증상 호전에 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이 책 한 권으로 급성 뇌졸증으로 쓰려져 17일 동안 혼수상태였다가 기적처럼 일어난 저자가 경험한 음악의 경이로움을 온전히 느낄 수 없겠지만 고단하고 녹록치 않은 현실에서 매일 한 곡씩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위안와 위로를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 독자들에게 [1일 1클래식 1포옹]이 전하는 다채로운 클래식 세계로의 여정을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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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출퇴근 하면서 클래식을 들어볼까 구입했는데 매일매일 10분 정도 시간을 투자하여 다채로운 클래식을 들을 수 있어서 대만족이다 흔히 이런 부류의 책들이 작심삼일로 끝나기 쉬운데 책 내용도 간략하고 작품도 길지않고 더구나 e북이어서 휴대가 편하니 진도 체크도 편하고 좋다 작품도 흔히 들을 수 있는 유명 작곡가 뿐아나라 중세 교회 음악부터 실내약 등 다양한 장르가 망라되어 음악에 대한 시각을 넓힐 수 있다 좋다~~! 클래식에 관심이 많은 초보자라면 기쁨과 포옹을 사서 짜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음악 취미생활을 만들어봐도 남은 올한해 보람 있을 듯 하다 |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편이면서도 평상시에 듣기에는 좀 무거운 느낌이 있어 대부분의 일상에서는 가벼운 느낌의 대중음악을 들었습니다. 그랬는데 매일 들을만한 클래식을 추천해주는 책이 나왔다니 매우 반가워서 사봤습니다. 클래식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좋아하는 작곡가들의 특정 곡들만 듣다보니 다른 작곡가들의 음악도 들어봐야겠다 싶었는데 이 책이 도움 많이 됐습니다. 찾아보니 전작이 있었더군요. 그것도 사봐야겠습니다ㅎㅎ |
어렵게 느껴지는 클래식... 그 클래식을 매일 하나씩 듣는것...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음악이다. 1일 1클래식 기쁨과 함께 구매한 포옹.. 그 음악의 이야기.. 1일 1클래식 기쁨과 함께 주변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