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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유서가 경기문화재단 2022년 경기예술지원 문화창작선정작 10종 선정작10종에는 소설집9종, 앤솔러지 시집 1종이 포함되어있다 소설9편을 모두 읽고 이제 마지막으로 열번째 책 시인 13명의 시를 묶어 만든 앤솔러지 시집 '몇 세기가 지나도 싱싱했다' 책으로 끝을 맺어본다!
책장을 넘기면서 시인들의 소개란을 보니 등단 연도가 모두 달랐다. 1986년 ~ 2021년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작가님들~ 등단 연도에 따라 작가님들의 연령대가 살짝 보이긴 하지만, 시 자체로 보면 올드하다~영하다~그런 느낌은 전혀 없었다. 시집은 왠지 조용한 밤에 읽어야 시인들이 써 내려간 시의 느낌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 잠들기 전에 많이 읽게 된 듯하다 시집을 든 순간 내가 시집을 좋아해서 제일 많이 읽었던 적이 언제였던가 하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중학교시절이었던 것 같다 그게 벌써 30년전이라니 세월이 참 ㅠ ㅠ 그때는 아무레도 사랑에 관한 시가 대부분 이었던 것 같다! 운율따져가면서 시도 적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교유서가 앤솔러지시집의 느낌은 어릴적 내가 읽었던 시집의 느낌이랑은 많이 달랐다! 오랜만에 시집을 읽은 탓도 있겠지만, 앤솔러지 시집이라서 더욱 그럴 것이다 앤솔러지의 정확한 의미를 몰라서 찾고보니 앤솔러지 시집을 더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나처럼 정확한 의미를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윗쪽에 정확한 사전적 의미를 기재해두었다.) 13명의 시인분들의 시가 하나같이 같은 느낌이 없었다. 시인분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한번 읽고 이해할 수 없는 시도 있었기에, 나는 시는 쓸 수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소설9편을 모두 읽고, 마ㅣ지막으로 읽은 앤솔러지 시집 '몇 세기가 지나도 싱싱했다' 뒤죽박죽 어지럽던 마음이 차분해지는 기분과 함께, 그동안 읽었던 경기문화재단 문화창작선정작들의 제목을 하나씩 생각해본다! 좋은책들을 읽을 수 있음에 감사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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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서평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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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생 이후 시를 읽어본 적이 있었나? 아! 읽고 쓴 기억이 납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유행가 가사처럼 쉽게 공감하고 쉽게 감동했던 시들.. 누군가에게 보내려고 적어두었던 시, 인생의 진리를 담았다고 생각했던 시, 장난 같은 운율과 유머에 재미났던 시..
이번 경기문화재단 선정작 10권 중에서 유일한 앤솔러지 시집을 읽다보니 더욱 더 이런 생각이 들었답니다. 한국의 시단에서 각 세대와 경향을 대표하는 열세 명의 시인들의 작품들이 담긴 시집이었기에 더욱 더 깨닫게 되었네요. 아.. 이게 시라는 것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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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챌린지를 위해서 서점가 시집 한권이 사고 싶었다. 서점에 서서 시집 여러권을 훑어보다 발견한 이 책은 시인 13명의 시가 담긴 앤솔러지 시집이었다. 한국문학은 어려워서 멀리했던 내가 고른 한국의 시인들의 시집. 솔직히 좋았던 것도 어려운 것도 흥미가 일지 않는 것도 혼재한다. 그래도 이 시집을 읽으며 좋은 구절을 찾는 내내 굉장히 즐거웠던거 같다.시의 매력을 조금 알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완독 후 다음에 한번 더 읽을 시간이 주어진다면 그때는 단순히 좋은 구절이 아닌 시인들이 풀어내는 이야기를 찾아낼 수 있을거 같다는 두근거림이 생긴다. #사락독서챌린지 #몇세기가지나도싱싱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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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내게 시는 '그건 왜 읽어?'였다. 언젠가 내려올 산 정상에 왜 올라가냐는 물음과 일맥상통하는 존재였다고나 할까. 그랬는데 책의 '싱싱했다'는 어미에 매혹되었다. 고등어에 붙일법 한 이 말이 도대체 어떻게 현현할 것인가. 시집은 공광규, 권민경, 김상혁, 김안 등 열세명 시인들의 작품을 담고 있다. 단편모음집처럼 읽혀 좋았다. 또 해석하기 나름이니 정답이 없어 좋고! 권민경 작가의 <뻐꾸기 시계>가 인상적이다. 친구와 놀고싶은 주인공이 읽힌다. 그런데 할머니를 찾네. 친구들 모두 할머니랑 같이 사는데, 소개시켜주지는 않나보다. '아줌마'라고 하면 시큼한 김치 냄새가 연상되듯, '할머니'라고 하면 따뜻하고 그윽한 냄새가 생각난다. 알고보니 친구와 놀고싶던 주인공은 '뻐꾸기 시계'다. 시계는 자신을 돌보던 아이의 할머니, 또 그 할머니의 할머니. 누군가의 가보였나보다. 정민식 작가의 <어린 나의 외국어>는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어린 나의 외국어는 궁금한 게 많아 질문하기 위해서는 질문하는 법을 먼저 배워야 합니다."(p.135)는 문장은 "하고 싶은 말 대신 할 수 있는 말을 합니다."과 연결된다. 생각은 결국 '언어'다. 언어로 표현할 수 있을 때 의미가 생기고, 타인에게 가닿을 수 있다. 그래서 '관계'에서는 입 안에 굴러다니는 말 대신 '해야할 말'을 해야할 때가 많다. 서로의 언어가 다르고 의미가 상이하기에. 가닿을 수 있는 '일종의 약속'만 떠들게된다. 이 시는 그런 답답함을 표현한 것 같다. 내 언어의 짧음도 한탄하게 하고. 전영관 시인의 <화엄사 수채화>에서는 눈물이 났다. "사람들이 기와불사에 이름 쓰느라 모여 있다. 등이 젖는 줄도 모른다."(p.130) 절에 가면 간절함이 가득하다. 엎드린 등에서, 중얼거리는 입에서, 기도하는 모습에서. 인생의 위기였던 작년 겨울, 아이들을 하늘에 보내며 나도 절을 찾았었다. 놀러갔는데 울고 나왔다. 끝없는 울음에 남편도 같이 울었다. 미안했다. 매달리고 싶었다. 잘 보내주고 싶었다. 잘 보내줬다 믿고 싶었다. 영험함이 불쑥 솟아날듯한 불상의 눈에 끝없이 빌었다. 그 때 내 등도 젖어 있었다. 소설을 읽지 않는 한 작가는 시집을 좋아한다고 했다. 건질 문장이 많다는 이유였다. 완전히 공감하진 않지만, '건질 문장'이 많아 시집이 좋다는 데는 고개가 끄덕여진다. 고르고 고른 단어에 마음이 붙잡힌다. 글자는 없는데 감정은 빼곡하다. 그 의미를 생각하며 한 음절 한 음절 되새겨본다. 어쩌면 '시'는 나를 돌아보는 '성찰'같은 존재일지 모르겠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요즘 시가 너무 좋다. 제목도 고민하게 된다. 뛰는, 헐떡이는, 살아있는.. 뭐가 좋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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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세기가 지나도 싱싱했다> 앤솔로지 시집을 펼쳐보자. 오늘의 시인 공광규, 권민경, 김상혁, 김안, 김이듬, 김철, 서춘희, 유종인, 이병철, 전영관, 정민식, 한연희, 조성국 등 등단 연도 1986년부터 2021년 사이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열세 명의 시인들의 신작 시를 모아 놓았다.
학교 다닐 때 공부로 시를 접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시를 읽지 않아도 살아가는데 아무 지장이 없으니 시를 쉽게 대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시인의 평범하지 않은 시선이 나는 좋다.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 볼 수 없는 감각들이 너무나 부럽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시인들이 건져올리는 놀라운 세상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갖기 위해 시집을 펼쳐든다.
짧다고 만만하게 보다간 큰코다치는 짧아서 더 어려운 시를 감상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박연준 시인은 입으로 소리 내어서 시를 읽어보라고 권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방법으로 작품의 제목을 눈여겨 보고 작가가 왜 이런 제목을 지었을지 생각하면서, 감상해 보라고 하고 있다.
몇 세기가 지나도 싱싱한 것은 무엇이 있을까? "요즘 젊은이들은 너무 버릇이 없다"라고 쓰여있는 기원전 1700년 전 수메르 점토판이나 소크라테스의 말을 보면 '젊음'이 아닐까? 평범한 일상의 지각을 흔드는 순간을 <몇 세기가 지나도 싱싱했다>에 실린 시를 통해서 만끽해 보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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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겨울이므로 사람들의 주머니에 햇빛 몇 잎 부족하다. 투명하게 얼어붙은 숲 자락과 마을. 하늘에서 새 한마리 떨어지는 소리. 겨울에는 겨울의 소리가 있고 겨울의 언어가 있으므로, 나는 돌아보지 않는다. 이미 돌아보고 죽은 것들 사이로 끝없이 연기되었던 고백, 온종일 우리고 있던 쓴 차 茶. 함께 나눈 둥근 모음들, 구겨진 신발 뒤축과, 그 안에 가득하던 바람, 우리를 온종일 떠돌게 만들었던. 나는 이제 제때 차를 우려낼 줄 알고, 가느다란 햇빛 아래 가지런히 찻잔을 놓을 줄도 안다. 그리고 나는 창을 열고 서 있다. 몸과 마음에서 회색 연기를 뿜으며, 낯선 저녁 앞에 선 노인처럼. (-51-) 동생 동물 말을 막 시작한 다섯 살 동생에게 가르친 것 너의 방은 네 것이야 네가 잠근 문은 네 허락 없이 열리지 않는단다. 그렇지만 뭄 닫을 때 손가락 조심하고 방을 나오면 언제나 사랑받을 거라는 사실 알아두렴, 세월은 너무나도 빨라 하얀 커튼 뒤에 숨어 엄마 얼굴 쳐다보고 있을 때 네가 까먹는 건 너의 시간만이 아이냐 하지만 동생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알다시피 어린애는 짐승과 다름없다. (-38-) 동서울터미널 발 없는 손이 땅을 끌어 횡단보도 앞에 섭니다. 오늘은 자꾸 오늘만 일어나서 부탁해도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 터미널 동정은 멈추는 곳을 봅니다. 거저 달라고 빕니다 멈춰 선 자리마다 찾아오는 비둘기 보지 않습니다. 어떤 눈은 어디를 보는지 알 수 없어서 고개를 숙이죠 뒷거음질치는 기척이 떠나간 자리를 비둘기는 대신 바라봅니다. 9월입니다. 터미널 앞 포차는 여름의 끝을 꿰어 어묵을 끓입니다. 아직은 더워서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 목적지와 시간표 추석에는 모두 떠납니다. 어디로든 누구든 만나기 위해 비워야 할 집은 있고 비워둔 집이 멀어 달이 매달 혼자 하는 강강술래 고향의 집처럼 흡연부스는 다시 비워집니다. 목적지 대신 구름의 안부가 되기로 한 연기. 피어오르지만, 강제 퇴거를 거부하는 시위대 목소리엔 이제 목적지만 있습니다. 태워줄 버스도 없이 걸어서라면 갈 수 있을까요 외국인 노동자의 영상통화가 매일 향하는 곳,원의 바깥은 중심까지가 멀어 공전보단 차라리 자전이 낫겠습니다. 컨베이어 벨트, 윤달처럼 찾아오는 오차율 같이 돌다가 돌다가 캐리어를 굴리는 팔월 보름이 이탈한 채 질질 끌려가는 곳 동서울터미널 이어폰이 탑승한 귀가 계속 나를 출발합니다. 서로에게서 딱 얼굴만큼 딱 얼굴만큼 거리를 두고 앉아 뺨을 지나 코를 지나 다시 뺨. 잘못 매표한 승차권인 걸 알면서 고향은 떠날수는 있어도 바꿀 수는 없습니다. 팔월 보름은 구월이라서. (-143-) 열세명의 시인이 쓴 『몇 세기가 지나도 싱싱했다』 은 어떤 시점과 어떤 장소를 소환하고 있었다. 그 시점은 다섯살 이었으며, 어떤 장소는 서울 동서울터미널이었다. 나의 어린 시절 까마득하게 기억하지 못하던 그 때 당시 내 마음은 흔들렸으며, 마음이 내 뜻대로 되지 않은 시기였다. 세상에 대해 알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고집도 엄청 쌨던 그 때의 기억, 지금은 단순히 부모를 골탕먹이려고 하는 떼쟁이에 부과하지만, 그때는 너무나 당황스러웠고, 대책이 서지 않았을 것이다. 시인은 다섯 살 아이에게 너그러러워질 것을 말하고 있다. 단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건네주는 방법을 언급하고 있다. 내면 속 아이의 동심 속에 감춰진 저항과 고집스러움은 그 누구도 못 말리는 숨어 있는 무언가였다. 그것을 아는 이는 아이의 마음을 잘 활용할 것이며,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여,안정한 길로 안내가 가능하다. 어디로 가야 하며,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만 안다면, 덜 힘들게 되고, 더 행복해질 수 있다. 시집을 읽으면서,아이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공감의 힘을 얻게 되는 시였다. 어렸을 땐 청량리역, 지금은 강변에 있는 동서울터미널역이다. 서울을 자가용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가고자 한다면, 이 두곳 중 하나를 거쳐가게 된다. 동서울터미널은 익숙한 곳이지만, 낯설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하다. 기계와 사람 간에 보이지 않은 이질적인 모습들, 그 모습 속에서 ,인간은 나에 대한 목적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 내면에 숨겨진 다양한 군상을 엿볼 수가 있다. 이익을 얻기 위해서,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모였다가 헤어진다. 단순히 머무렀다가 스쳐 지나가는 장소가 아닌, 그 장소에 가만히 앉아서, 사람들의 움직임을 관찰한다면, 하나의 시가 탄생될 수 있는 단편적인 한 컷 한 컷이 남겨질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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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즐겨 읽어도 시집은 잘 읽지 않는다. 어렵다는 편견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난해한 시집도 종종 있다. 그런 시집을 읽을 때면, 머리가 아파 오기도 했으니 시집을 선뜻 읽기란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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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만나본다. 시인의 함축된 언어들이 낯설고 어려워 만남을 꺼리던 시인들의 언어를 서평단이라는 기회를 통해서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았다. 열세 명의 시인들의 앤솔러지 시집《몇 세기가 지나도 싱싱했다》는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들을 담고 있다. 시인의 언어가 낯설고 어렵게 생각되는 까닭은 아마도 시詩를 가슴으로 느끼지 못하고 머리로 이해하려고 하는 탓일 것이다. 시가 담고 있는 감정을 느끼기 전에 분석하는 것부터 배운 탓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일까?
가장 마음에 남는 시는 역사를 들려주고 있는 듯한 공광규 시인의 시들이다. 시인은 길에서 우연히 만난 암각한 한시를 시작으로 다섯 편의 시를 연작처럼 보여준다. 시인이 들려준 시를 통해서 '부도지'라는 역사책을 처음 알게 되었다. 『한단고기』에 버금가는 상고사 자료라고 한다. 신라 눌지왕 때의 충신 박제상이 쓴 역사책으로 우리 민족의 시작을 담고 있다. 「마고를 찾아서」외 4편의 시에서 시인은 파미르고원을 들려주고 유라시아 여행을 결심한다. 시를 통해서 우리 역사의 새로운 면을 볼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어느 시인은 노동 현장을 통해서 인간의 존엄을 노래하고 또 어느 시인은 일상에서 우리들의 가치를 들려준다.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스스로 버리는 인간을 반려견으로 묘사하고 잃어버린 관계를 자아를 통해서 찾아보려고도 한다. 김안 시인의 「끽다거喫茶去」라는 재미난 제목의 시도 만날 수 있고 백석 시인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배경으로 한 한연희 시인의 멋진 시「나타샤 말고」도 만날 수 있다. 그런데 신기한 건 열세 명의 시인의 색깔이 모두 다르다는 점이다. 강하게 파고드는 유채색도 있고 슬며시 스며드는 무채색도 있다.
시집의 제목'몇 세기가 지나도 싱싱했다'가 뜻하는 것은 무엇일까? 몇 세기가 지나도 싱싱할 수 있는 건 아마도 인간의 정신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이 시집에서 시인들이 들려주는 인간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들이 더욱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열세 명의 시인들이 각자의 개성 있는 작품을 소개한 멋진 작품집이다.
급속 냉동된 이 사랑은 몇 세기가 지나도 싱싱했다 「노아의 냉장고」 중에서 - 이병철
"교유서가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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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세기가 지나도 싱싱했다 시인 13인 : 앤솔러지 시집
공광규, 권민경, 김상혁, 김안, 김이듬, 김철, 서춘희, 유종인, 이병철, 전영관, 정민식, 한연희, 조성국
시를 읽은지가 언제였더라. 나에게 시는 좀 어렵다. 명료하게 떨어지는 것을 좋아하는 공대생 출신에게 시는 답이 없는 문제로 다가온다. 그래서 좀 꺼려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저 시라는 문학을 멀리만 하기에 공대생의 범주를 벗어나고 싶은 욕망에 시집을 펼친다. 어렵기는 하지만 어렴풋하게 전해지는 시인의 의도에 감탄을 하기도 하고 머리를 갸우뚱 하기도 했다. 잘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는 내가 훌륭한 시를 알아보는 식견이 부족해 그럴 것이다. 잘 모르는 시인의 시집을 선뜻 선택하기란 쉽지 않은데, 13인 시인의 신작 시들이 한 권에 담겨 있기에 다양한 시를 만나볼 수 있어 좋다. 13인의 시인 중에 한 사람이라도 나와 맞다면 그것만으로도 상당한 성공이라 할 수 있다.
김이듬 작가님의 <이 세상에 없는 것>이 기억에 남았다. 시와 에세이 그 중간 즈음 느낌의 시였는데 짧지만 강력한 여윤이 남았다. 금은방에 오래된 시계의 단종된 배터리를 찾아 방문한 내용을 시에 담았다. 수소문 끝에 찾아간 금은방에서도 답을 구하지 못한다. 세상에 없는 사람들이 몸을 거래하는 유령들의 골목과 단종된 시계 알의 처지는 겹쳐진다.
전영관 작가님의 <간병인>, <피아노 조율사>는 재치가 넘치는 시다. 평소 크게 생각해 본 적 없는 직업이 새롭게 다가온다. 또한 그에 그치지 않고 우리 인생사에 빗대어 새로운 해석을 더했다. '의사가 흘린 표정을 가족에게 읽어주는 눈치'라는 표현이라던가, '차별받고 억울하고 울렁거리는 생을 조율할 수 있다면 그에게 부탁하고 싶다' 라는 표현들에 특히 공감했다.
조성국 작가의 <개같은 진화>, <하이힐 2>는 강렬한 인상으로 남았다. 짧은 표현들 안에서도 작가의 의도와 그 의미가 분명하게 나에게 전해졌다. 짧은 몇 줄의 글을 통해서 그 함축적인 의미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비유적 표현이 정말 아무나 하는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또한 하이힐 2는 한 순간의 살인 사건을 풍자적 느낌으로 풀어 표현한 점이 인상깊었다. 시라는 장르를 오랜만에 다시 만났다. 어렵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며, 혼란스럽기도 하고 통렬한 풍자들이 날카롭게 현상 지적한다. 시인마다 각기 다른 느낌과 표현 방식들이 신선하고 놀라웠다. 각기 가진 개성을 한 껏 잘 품고 있다. 내가 잘 모르는 단어들도 많이 만났다. 새로운 단어의 뜻을 찾아보며 더 깊게 시를 이해했다. 다양한 단어들과 표현들이 가진 특유의 향을 잘 녹여내는 능력에 감탄했다. 살짝 푸념을 섞어 본다. 어느 나라의 언어나 비슷하겠다만은 한글로 적힌 시가 다시 세계 공용어인 영어로 번역이 된다면 그 의미를 고스란히 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 단어만이 가진 특유의 맛이 번역을 통해 퇴색될 수 밖에 없다. 세계적으로 찬사를 받을 수 있을 법한 좋은 우리 나라의 시들이 많은데 번역이라는 허들이 매우 높아 안타깝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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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10권 중 마지막 책!!! 시집이라 금방 읽을 것 같았는데 책장마다 생각에 붙잡혔다. 짧은 글의 <시>는 읽을 때마다 신기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분명 알고 있는 단어와 문장들인데 시인의 펜을 거치면 다른 의미가 된다. 그리고 작가는 이 조합들에 어떤 의미를 부여했을지 골똘히 고민하게 한다.
13명의 작가들의 프로필을 유심히 보니 윤동주 문학상, 내일의 작가상, 현대시 작품상, 김춘수 시문학상, 전태일 문학상 등 쟁쟁한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등단이 20여 년이 넘은 분들도 있었다. 경기도라는 하나의 지역에 이리 다양한 문인들이 살고 있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책장을 넘겨 나가다 김이듬 작가의 <이 세상에 없는 것>의 한 구절이 여러 생각을 불러왔다. 고모에게 선물 받은 50년이 넘은 오래된 시계를 수리하기 위해 시계 방을 찾았다. 그러나 부품을 구할 수 없어 수리를 하지 못한다. 빠르게 발전하는 현대를 살고 있어 무슨 물건이든 교체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물건을 한 번 사면 꽤 오랫동안 사용하는 편이다. 가끔 수리를 하고 싶어도 부품 생산이 단종되어 고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소모품>은 쓸수록 마모되어 점점 닳아 없어져가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고 오래된 것들은 쓸모가 없어 사라져야 하는 것일까? 이 구절을 보며 사람의 몸도 해가 지날수록 사용하여 점점 낡아가는데 오래되면 불필요한 존재로 사라져야 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문득 들었다.
시집 한 권에 모든 세상살이 이야기 담겨있다. 빨리빨리 급하게 돌아가는 일상에 지쳐있어 한 호흡의 쉬어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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