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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스님 다섯 분이 전하는 금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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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맥주를 먹으며 서울 시장 개표 상황을 보다가 잠이 들었는 데, 깨어보니 새벽 한 시가 조금 안 되었다. 다시 잠 들기도 어려워서, 이 책을 마저 읽었다. 아직 술 기운이 덜 가셔서 그렇다고 볼 수도 없는 것이, 확실히 내 내공이 부족하긴 한가 보다. 이 좋은 책을 그냥 덤덤히 읽어 내려 갔으니 말이다. 너무 잘 알아도 문제이지만, 나처럼 너무 몰라도 문제다. 금강경은 대승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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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맥주를 먹으며 서울 시장 개표 상황을 보다가 잠이 들었는 데, 깨어보니 새벽 한 시가 조금 안 되었다. 다시 잠 들기도 어려워서, 이 책을 마저 읽었다. 아직 술 기운이 덜 가셔서 그렇다고 볼 수도 없는 것이, 확실히 내 내공이 부족하긴 한가 보다. 이 좋은 책을 그냥 덤덤히 읽어 내려 갔으니 말이다. 너무 잘 알아도 문제이지만, 나처럼 너무 몰라도 문제다.

금강경은 대승불교에서는 가장 중요한 경전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이 책은 그 수 많은 견해 중 가장 중요한 다섯 분의 견해를 실었다. 편집방법은 원문 그대로 싣고, 밑에 다섯 분의 해설을 싣는 방식이다. 비교해 볼 수 있어 좋고, 치우친 견해를 가지지 않아 좋다. 나는 게을러서 다섯 분의 의견 중 육조 대감(육조 大鑑: 638 ~ 713)이라는 당나라 스님의 견해를 주로 읽었다. 유명한 선종의 육조인 혜능대사가 이 분이다. 혹, 벽암록을 볼 일이 있으면 이 분의 눈부신 활약상이 잘 나와있다. 내 보기에는 무협지 수준이다. 내가 이 분의 의견을 주로 참고한 이유는 특별한 것은 없다. 금강경 첫 장 '여시아문' 어쩌구 저쩌구를 읽고 바로 밑을 봤는 데 나도 모르게 이 분의 글이 눈에 띄었다. 왜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가끔, 이 분의 말이 이해가 안 될 때 다른 분의 의견을 참고했다. 이 분의 의견은 대체로 깔끔하고, 분명하게 얘기하는 면이 강하다. 화려한 비유를 사용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다섯 분의 의견을 비교하라고 이 책을 폈는 데, 이렇게 한 분의 의견만 읽는 게 옳은 지는 모르겠다.

무슨 얘기인지는 알겠는 데, 중간고사 보는 것도 아니고, 요점을 살뜰리 파악하는 이런 천박한 독서방법으로는 나는 영원히 이 경을 제대로 읽지 못 할 것이라는 생각을 지금도 하고 있다. 어쩌랴. 첫 장을 펼칠 때는 정말 금강의 번개가 나를 내려칠 거라 생각했는데, 이미 나는 아상 인상 수자상에 휩싸여 있었던 것을. 그래서, 단지 이 책을 지식 수준에, 나의 지적 수준을 확인하려는 수준에서 읽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을. 이 책의 입문자 용은 도올 선생의 금강경강해가 제일 무난한 것 같다. 끝으로 무비 스님이라는 분이 번역을 하셨는 데, 번역을 잘 하시는 것 같다. 원본 대조해서 한 얘기는 아니고, 한글을 보니 그렇다는 얘기다. 원문이 그대로 실렸는데, 오랜만에 불교식 한문을 어설프지만 해석해 보는 맛도 있었다. 이 책의 요점이 空이라는 것은 다 알 것이다. 이 말이 무슨 의미가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아까 잠깐 잠 든 동안 악몽을 꾸었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라는 숫타니파타의 말을 다시 반복해서 읊조린다. 어쩌랴. 번뇌가 생기는 것을.

g********m 2011.10.27. 신고 공감 7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