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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화순에서 출생했다. 2010년 [오늘의 동시문학]으로 등단했다. 『둘이서 함께』, 『얼굴에 돋는 별』을 출간했으며, 열린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두 권의 동시집에서 좋은 반향을 일으켰던 문성란 작가의 이번 동시집은 경기도문화재단 후원으로 발간된 책이다. 66편의 동시에 그림 작가 손정민 님의 순하고 다정한 그림들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머리말에서 “이 책에 있는 동시 중 한 편이라도 세상의 아름다움인 어린이와 어린이의 마음을 간직한 어른에게 가 닿아 고운 물들이기를 소망하며”라고 썼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작가는 나비의 날갯짓에서도 기도하는 마음을 찾아냈다. 기도하는 사람처럼 조심스레 내려앉아 정성으로 날개를 모으는 나비의 몸짓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바라본 작가는 사람들도 일상에서 기도하는 자세를 갖기를 바라고 있다.
1부 : 나비의 기도 자연에서 자라 자연에 물이 들었다는 말처럼 자연현상을 동시로 표현한 것들이 많다. 흙에 물이 스미는 것을 ‘전달’한다고 표현한다. 빗방울은 후두두둑 시끄럽게 놀고, 눈송이는 잠잠 조용하게 논다. 입에 담고 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후~ 도 있다. 여름이 나누는 푸른 인사도 들을 수 있다. 이랑과 고랑이 합쳐서 흙이 된다.
2부 : 소리 도장 오래된 집에서 들리는 삐걱거림이 반기는 소리라 한다. 비가 내리길 기도하는 소리에 하늘은 꽝꽝 천둥소리로 도장을 찍어 준다. 초가을 무대에는 돌아갈 시간이 늦은 매미와 서둘러 나온 귀뚜라미가 노래하고 친구와 가족 이야기도 나온다. 막내 이모 시집보낸 할머니도 빈 가지의 겨울나무도 숙제 끝이다. 사막에서 별들이 길을 알려 주듯이 게임을 하는 삼촌 방에도 길 알려주는 별이 뜨길 바란다.
3부 : 싸목싸목 할머니 호수가 펼쳐 놓은 하늘 책은 물고기가 읽고 또 읽고 사람도 읽는 책, 어떤 바위는 꽃 이름을 줄줄 외우고, 수평선도 ‘침묵은 금’이라는 걸 안다. 말끝마다 싸목싸목 정겨운 할머니, 짐도 사람도 업어주려고 무릎을 꿇는 고마운 낙타, 여름이 완성되는 낱말 퍼즐과 초록 식물들은 죽은 건물까지 살려내고, 알콩과 달콩, 오순과 도순 등 마주 봐서 좋은 짝을 이룬다. 꽃도 새싹도 아이들도 어쩌지 못하는 꽃샘추위, 나에서 우리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버스는 종일 더하기 빼기를 하며 손님을 태웠다 내렸다 숫자놀이를 하고 입속에는 달도 있다.
4부 : 말이 달리는 아침 물풀이랑 물고기들 다칠까 봐 강물은 얼음장 떠안고 있고, 연두가 초록으로 스밀 때 꿩은 알람을 울린다. 나뭇잎은 1년을 살고 나면 거름이 되고, 산봉우리는 잘했다고 하늘이 쓰다듬어요. 내리다 그치다 장맛비도 어리둥절해서란다. 고추는 가루가 돼도 맵고, 버스가 오면 털실처럼 모여 있던 사람들이 풀리듯 버스에 오르고, 아침이면 엄마의 말과 내 말이 달리고. 입맛 온도계는 모두 다르다. 할머니의 새벽기도는 나비처럼 날아올라 하늘까지 간다.
자연의 이치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 작가의 마음이 느껴진다. 사람들의 생활과 엮으려는 억지도 없다. 동시를 읽으면 ‘아! 그렇구나!’라고 금방 수긍이 간다. 자연현상에서 사람들의 생활과 닮은 점을 찾아내고 그 위에 기도하는 마음을 살며시 얹어 보는 작가의 소원들이 다정하다.
호들갑스럽지 않고 잔잔하고 따사로운 성격의 문성란 작가가 성품처럼 친근하게 자연과 우리의 삶을 느끼고 연결하여 사랑하는 어린이들의 시선으로, 마음으로 쓴 동시들이기 때문에 독자들 가까이 다가오는 것 같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으며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는 동시를 쓰자고 힘쓰고 있습니다”라고 말한 문성란 작가의 세 번째 동시집 『나비의 기도』가 독자들의 마음에 가 닿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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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기도』/문성란/고래책빵/2022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 주는 동시집
‘기도’라는 단어가 들어간 문장은 참 힘이 세다. 문성란 선생님의 세 번째 동시집 『나비의 기도』도 ‘기도’라는 단어가 들어가서 그런지 차분하고 마음 편하게 해주는 동시로 채워진 동시집이다. 어쩌면 이 한 권에 선생님의 평소 생각과 마음이 다 담겨 있어서 그렇게 전달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문성란 선생님은 2010년 <오늘의 동시문학>으로 등단했다. 펴낸 책으로 동시집 『둘이서 함께』, 『얼굴에 돋는 별』이 있으며 『나비의 기도』는 세 번째 동시집으로 경기문화재단의 창작지원금을 받아 출간한 책이다. 열린아동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힘겨루기하더라도/ 찌르지는 말자고// 둥그렇게 구부린/ 사슴벌레의/ 뿔// -「둥근 말」 전문 (11쪽)
-나비야,/ 꽃에 앉을 때/ 왜 날개를 가지런히 모으니?// 너도,/ 밥 먹기 전에/ 두 손을 꼬옥 모으잖아!// -「나비의 기도」 전문 (17쪽)
밤새/ 하늘 지키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힘없는 새벽달// 옆에서// 있는 힘 다해/ 반짝반짝/ 빛을 뿜어주는/ 샛별// -「누구 같아 」 전문 (36쪽)
위에 세 편에서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지가 보인다. 둥근 말에서는 곤충조차도 서로 찌르지는 말자고 뿔을 둥그렇게 구부렸고, 나비는 감사의 기도를 할 줄 알고 새벽달 옆에는 끝까지 힘내라고 응원해 주는 엄마 같은 샛별이 있다. 이렇게 세상은 선한 영향력으로 돌아간다.
우리가 시골로 내려간다고 전화하면/ -싸목싸목 조심해 오너라잉// 가까이 사는 이웃을 배웅할 때도/ -싸목싸목 조심해 가시오잉// 할아버지와 마주 앉은 밥상 앞에서도/ -싸목싸목 많이 잡솨요잉// 할머니 무릎에 누워서 보면/ 구름도 싸목싸목 갑니다//
- 「싸목싸목 할머니」 전문 (52쪽) *싸목싸목: ‘천천히’의 전라도 방언
할머니 손 꼭 붙들고/ 버스에 탄 할아버지// 안쪽 자리에 할머니 앉히고/ 바깥쪽에 앉는다// 버스에서 내릴 때까지/ 할머니의 안전 문이다// - 「안전문」 전문 (88쪽)
「싸목싸목 할머니」에서는 전통적인 할머니의 모습이 엿보인다. 걱정 많으신 할머니가 입에 달고 사는 싸목싸목은 할머니의 ‘사랑’이다. 그 품에서는 구름도 싸목싸목 흘러간다. 「안전문」에는 신사 같으신 할아버지의 모습이 감동으로 다가온다. 덕분에 시 한 편이 나왔으니 곳곳에 아름다운 모습이 많이 연출된다면 우리가 읽을 아름다운 시도 더 많아질 텐데 세상이 점점 빠르게 변하고 있어 그 변화에 적응하느라 자신과 이웃을 돌아볼 여유가 없는 사람이 많다. 내 가족만이라도 잘 돌볼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안전문을 자처한 할아버지처럼.
릴케는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이렇게 말한다.
“예술가가 되는 것은 계산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나무처럼 성숙하는 것이다. 나무는 수액을 재촉하지 않는다. 나무는 폭풍우 치는 봄날에도 평온을 느낀다. 여름이 오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는다.”
동시를 읽다 보면 마음이 편해져서 이런저런 것들을 따지지 않게 된다. 아이의 마음, 즉 동심 속으로 데려다주기 때문이다. 『나비의 기도』에서 그런 동심을 맘껏 누려보기를 바란다. 문성란 선생님의 따스한 마음에 싸목싸목 젖어들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