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마코스
여느 착한 아들처럼 아버지를
물에서 끌어내, 머리카락을 쥔 채
흰 모래사장 위로 질질 끌자 그의 주먹이
홈을 파고 파도가 밀려와 지운다. 왜냐면 도시가
더 이상 우리가 떠난 해변에
있지 않으니. 왜냐면 폭탄 맞은
성당은 이제 나무들의
성당이니. 나는 아버지 옆에 무릎 꿇어
내가 어디까지 가라앉을지 지켜본다.
날 알아보겠어요, 아빠? 하지만 답이 없다. 답은
바닷물이 가득 고인, 등에 박힌
총알 구멍. 너무도 가만히 계셔서
그 누구의 아버지일 수도 있겠다, 어느
초록 유리병이 손길 한 번 닿은 적
없이 일 년을 담은 채 어린 소년의
발밑에서 발견되듯이. 그의
귀를 만져본다. 부질없다. 그를
뒤집어 누인다. 마주하기 위해. 그의
바다처럼 검은 눈 속의 성당을. 얼굴은
내 것이 아니다 - 다만 내 모든
애인들에게 자기 전에 입맞춤할 때 쓸 얼굴이다.
아버지의 입술을 내 입술로
봉인하고 익사의 작업에
충실히 뛰어들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