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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을 듣고 무슨 곡인지 아는 사람들을 보면 신기했다. 그런데, 입에서 책 구절이 술술 흘러나오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더 신기할 듯하다. 그런 사람이 있다. 바로 달빛서점의 주인 에드워드리빙스턴 씨. 까칠한 서점 주인으로 소문이 나있지만 왠지 정의의 사도처럼 보인다고나 할까? 옆에 있다면 든든할 듯한 사람이다. 요즘 들려오는 뉴스들은 너무나 무서워서 모든 정보를 차단해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다. 그래서인지 착한 사람들만 등장하고, 큰 갈등이 없는 그런 드라마나 영화를 찾게된다. 현실은 그렇지 않겠지만 굳이 마음이 힘들어지는 매체를 접하고싶지가 않다. 등장인물들 중에는 나쁜 사람이 없어서 좋았다.
고고학을 전공했지만 번듯한 직장을 구하지 못한 아그네스는 고향 바르셀로나를 떠나 런던으로 갔다. 찻집 포트넘앤메이슨에서 일하는 좋은 동거인 재스민과 함께 생활하며 구직활동을 하지만 만만치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길을 헤매다가 우연히 들어가게 된 곳이 달빛서점이었다. 리빙스턴 씨는 혼자서 서점을 운영하다가 막 직원구함 광고를 건 참이었다.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었던건가? 아그네스는 달빛서점의 직원으로 채용되었고,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구직활동도 계속해나갔다.
에드워드에게는 출판일을 하는 연인 시오반이 있었고, 학교를 마치면 집 대신 달빛서점 2층에 자리를 잡는 올리버가 있었다. 올리버는 천재소년으로 불리는 천문학을 좋아하는 여덟 살 아이다.똑똑하면서도 배려심도 많고, 예의 바른 올리버. 너무나 예쁜 아이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파란색 스탠드 밑에서 글을 쓰는 작가 지망생도 중요한 등장인물이다. 단골손님으로는 드레스덴 부인이 있는데, 에드워드는 부인에게 책을 추천했고, 그럴때마다 주고받는 대화가 사랑스러웠다. 박학한 지식으로 맞춤 서비스. 저런 서점 주인 어디 없을까? 식물을 사랑하는 로젬버그 부부, 서점 맞은편 양복점 주인 콜더컷씨도 단골손님이다.
특별한 사건은 없었다. 가장 큰 사건이라고 해봤자 에드워드의 선조인 데이비드 리빙스턴 박사의 탐사 일지 원본이 사라진 것이었는데, 범인은 뜻밖의 인물이었고. 아그네스는 사랑과 일을 모두 쟁취하기까지 했다.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던 것은 좋은 사람들의 이야기였으며, 수 많은 책들이 등장을 해서라고 말하고 싶다. 읽었던 책들이지만 그런 문장이 있는지도 모르고 있는 나의 얇은 독서력을 탓하기도 하고, 좋은 문장들은 반드시 기록해 두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름도 예쁜 달빛서점. 달빛서점에서 펼쳐지는 잔잔한 이야기들 덕분에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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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람이 대여한 책인데 본인 취향이 아니라며 반납한다길래 반납 전에 후다닥 읽어본 책이다. 정직한 제목 그대로 리빙스턴 씨가 운영하는 한 서점에서 일어나는 두 커플의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다. (e북으로 읽었는데 해당 콘텐츠에 페이지가 적혀 있지 않아서 발췌문에 페이지를 표기하지 못했다.)
까칠남 코스프레를 잘하는 달빛서점 주인 리빙스턴 씨와 일자리를 찾아 무작정 런던으로 온 고고학자로 정식 직장을 찾을 때까지 달빛서점에서 임시 직원으로 일하게 되는 아그네스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물론 둘이 커플이 되는 지나치게 식상한 전개는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서점'이라는 배경에 걸맞게 책과 출판에 관련된 용어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중 아그네스의 친구가 즐겨 읽는다는 '필굿 소설'이라는 장르가 등장한다. '필굿 소설'이란 등장인물들이 골치 아픈 사건에 휘말리지 않고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보여주는 소설이라고 정의하며 리빙스턴 씨가 그런 책만 읽는 사람들을 약간 무시하는 느낌으로 사용하는 용어인데, 재미난 점은 이 소설이 '필굿 소설'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이 작품에서는 '사건'이라 부를만한 일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도난 사건이 슬쩍 등장하나 싶더니 그저 등장인물들 간의 해프닝 정도로 마무리되며, 두 커플의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K-드라마처럼 '제3자가 얽히고 오해가 쌓이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울고 짜고...' 이런 부분이 거의 없거나 아주 짧게 다뤄진다.
그럼 사실 재미가 없어야 할 텐데 이상하게 또 끝까지 읽게 되는 매력은 있었다. 솔직히 문학과 그리 친하지 않고 이런 장르와는 특히 더 거리가 먼 편이라 읽으면서도 '왜 계속 읽고 있지?' 싶은 순간이 여러 번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게 된 원동력은 빠르게 진행되는 전개와 영미 문학 전반에 걸친 폭넓은 이해에서 오는 인용구들 덕분이었다.
'서점 주인'이라는 설정에 걸맞게 리빙스턴 씨의 대사에는 영미 문학에서 인용한 문구들이 많이 등장한다. 셰익스피어 작품들에서부터 해리 포터나 반지의 제왕에 이르기까지 꽤 범위가 넓어서 영미 문학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 재미있게 작품을 즐길 수 있겠다 싶다. 하지만 나처럼 영미 문학을 잘 모르는 독자라 하더라도 내용이 워낙 심플해서 걱정할 부분은 전혀 없으며 역자의 주석도 중간중간 잘 달려 있어서 그 정도만 숙지해도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여하간 그리 복잡하지 않은 영국의 변두리 지역에서 펼쳐지는 소소한 사랑 이야기들인지라 따뜻한 감성으로 힐링이 되는 이야기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겠다.
작가가 작가의 말에서 '서점이 언제나 우리에게 최고의 안식처가 되어주리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하고 있는데, 물론 지금 세상에서 '달빛서점'처럼 감성적인 공간은 현실적인 이유로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책에서 안식을 얻는 방법은 지금도 유효하기에 많은 이들이 책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책이라는 매체 자체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작품이므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꽤나 힐링이 될 작품이라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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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정말 이런 서점이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마치 실존하는 곳을 등장시킨듯 달빛서점의 외관과 내부를 머릿속으로 상상하면서 이런 공간이라면 상주작가처럼 이곳에 매일 출근하고 싶어질것 같다. 특히 마치 운명처럼 달빛서점에 이끌려 직원으로 채용되기까지 했던 아그네스처럼 서점 주인인 에드워드 리빙스턴 씨가 달빛서점을 소중히 생각하고 책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또 서점을 찾는 단골이든, 아니든 고객들을 위해 기꺼이 맞춤 도서를 제공할 수 있는 직원으로 일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을 정도이다.
마치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앞의 상징적인 건축물 유리 피라미드를 연상케하는 리빙스턴씨의 서점 2층의 천창은 별이 쏟아지는 밤 만원경을 놓고 별을 관찰하기도 하니 별빛서점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공간이다. 조상중에 탐험가가 있었던 탓에 1층에 역사적으로 가치있는 탐험일지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사람들은 관심이 없다. 아예 그게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전부다.
그러던 어느 비오는 날 한 여자가 서점의 문을 열고 들어온다. 마침 리빙스턴씨는 서점 2층을 오르내리기엔 자신의 나이가 많아진 이야기를 오랜 연인이자 출판사 사장인 시오반, 그리고 매번 변호사인 엄마가 마치 아이를 베이비시터에게 맡기듯 비서를 시켜 서점에 두고 가는 올리버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 순간 마치 마법처럼 고고학자로 실제 이집트에서의 발굴작업에도 참여한 경력이 있는 아그네스가 길을 잃고 헤매다 길을 묻기 위해 들어왔던 것이다. 게다가 고고학자인 아그네스는 단번에 진열창 안에 놓인 탐험일지가 누구의 것인지, 심지어 진본이라는 것조차 단박에 알아내고 리빙스턴은 이것이 인연이 되어 아그네스를 달빛서점의 직원으로 채용하기에 이른다.
보통의 서점과는 다른, 책과 서점 운영에 뚜렷한 소신이 있는 리빙스턴은 그녀를 자신이 아는 큐레이터에게 소개하고 그녀로부터 추천서를 받도록 주선하기도 한다.
작품은 낭만가득한, 그리고 마치 영화 속 등장할것 같은 서점을 배경으로 책과 그 공간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잔잔하지만 동화 같고, 은근한 감동이 있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마치 마법 같은 이야기다.
누구하나 악당이 없다. 다소 괴짜 같은 사람이 있을 뿐이다. 리빙스턴씨 같은. 오히려 누구보다 자신의 취향이 확실한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 같은데 책이라는 공통 관심사 그리고 괴짜지만 절대 달빛서점이 필요해 찾아 온 이를 매몰차게 쫓아내지 않는 리빙스턴 씨는 그곳의 구심점 같은 존재로 모두를 보듬어 준다. 그리고 진짜 길을 잃은 사람이든 인생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는 사람이든 그들이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찾아갈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존재 같다.
그 와중에 리빙스턴 씨와 시오반의 그레이 로맨스가 마치 방대한 분량의 작품이 드디어 완결되듯이 오랜 시간을 돌아 드디어 결실을 맺고 탐험일지 도난 사건을 계기로 미스터리가 될뻔했던 소설은 이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별빛 서점에 오게 된 록우드 경감과 아그네스의 풋풋한 로맨스 소설로의 장르 반경이 이뤄지는, 외전이 있었으면 하는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그런 작품이였다.
서점 이야기, 로맨스와 잔잔한 감동과 재미를 좋아하는 모든 분들에게 강력추천해주고 싶은 그런 작품이자 달빛서점의 아름다움을 누가 영상화해주길 간절히 바라게 되는 작품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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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아그네스는 바르셀로나에서 런던으로 온 인물인데 런던에서 새 직장을 찾고 있다. 그러다 우연히 비를 피해 들어간 달빛서점에서 리빙스턴 씨에게 채용 제안을 받아 일을 시작한다. 자극적인 소설에 지쳤거나, 가볍고 편안한 소설을 즐기고 싶으신 분들. 책속에 다양한 인용이 나와 책을 읽으며 또 다른책들을 알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한다. "나는 고고학자야’ 또는 '나는 우주비행사야’라는 말로 스스로를 한정짓지 않으면 돼. 누나에겐 여러 모습이 있잖아. 우선 인간이고, 또 리빙스턴 씨의 직원이고, 미인이고……” "고맙다." "피터 팬 을 멋지게 낭독할 줄 알고, 또 친절하고, 똑똑하고... 이게 다 누나 재능인걸? 그러니까 슬퍼하지 마.” -77쪽
“필굿 소설이라는 게 정확히 뭐죠?” “주인공들이 절대 골치 아픈 일을 겪지 않는 소설이에요.” -135쪽
인용구에도 나오듯, 이 책은 필굿 소설이다. 커다란 사건이 없다. 모두 작은 해프닝 정도다. 그러면서 끝까지 읽게 되는 건 곳곳에 나오는 여러 책의 인용과 필굿 소설에서 오는 편안함 때문이 아닐까? |
![]() 문이 열릴 때면 작은 종이 흔들려요. 누가 왔는지 눈을 돌리면 웃음을 담은 익숙한 얼굴이 다 읽은 책을 흔들며 인사를 대신해요. 짧은 안부를 주거니 받거니 했다면 한 주를 버틸 책을 추천 받아 문을 나서지요. 물론 그는 새 책을 흔들며 만족스러운 인사 전하는 걸 잊지 않아요. 그 시각, 과학 전문 서적 책장엔 꼬마 손님이 책에 얼굴을 파묻은 채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곳에서만 글쓰기가 잘 된다는 작가는 창가를 마주 본 책상에서 분주하게 펜을 움직여요. 간간이 방문객이 있지만 큰 소란함은 없어요. 있어야 할 곳에 잘 정돈된 책들이 각각 빛을 밝히면 이곳을 좋아하는 이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지요. 달빛이 드는 천장 덕에 밤이면 감성이 물오르고 이곳을 사랑하는 이들은 스몰 파티를 즐기기도 해요. 작은 서점을 좋아하거나, 작은 책방을 꿈꾸는 사람이거나, 느낌 좋은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빠져들 만한 곳! 어디냐고요? 여기는 리빙스턴 씨의 달빛서점입니다. 달빛과 별빛이 쏟아지는 낭만적인 서점에서 문학이 우리를 구원해주리라 믿는 모두를 위한 따듯한 이야기 _ 출판사 리뷰 중에서 “거기 가면 뭐가 있는데, 재스민?” 그녀가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 “그건 네가 뭘 찾고 있느냐에 달려 있지.” p.29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책을 읽는 사람들도 있을 뿐이죠. 각자 중독될 만큼 좋아하는 게 있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여가를 즐기는 거니까요.” p.41 취향은 존중되어야 하고 중독은 인정받아야 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물론 불온한 것들의 중독은 제외하고요) 내적외적 갈등을 일으키는 요소들을 이겨 내며 진행한다는 것은 어지간한 마음을 먹어서 될 일은 아니니까요. 술이나 책 이야기 뿐만이 아니죠.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도, 남을 위한 배려와 봉사도, 무엇보다 상대를 그리워하는 마음도 중독이라면 어설피 행하는 의미는 아닌 것 같잖아요. 어.. 그러면 당신의 중독은 무엇인가요? 세상에는 매번 처음 읽는 것처럼 심장을 두근대게 만드는 책들이 있기 마련이다. p.71 결이 맞는 것들은 곁에 두어야 옳은 일이죠. 위로를 받고 위안을 삼고 위기를 대처할 힘을 줄 테니까요. 책장에 꽂혀 있는 분야별 책들의 대표작을 손꼽을 수 있으세요? 지인들에게 막힘없이 추천해 주고 싶다거나, 소장한 이유만으로도 적당한 흥분을 일게 만드는 책이요. 전 특별히 두세 번 읽을 때마다 해석이 달리 되었던 책에 조금 더 애정을 쏟는 편인대요. 넘치는 출간물 중에 솔직히 두세 번 읽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고,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뜻이니까요. 그럴 때마다 반짝이는 두근거림이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지 몰라요. (아시면 하이 파이브! 허허허..) 거실 책장에 공개된 책들 말고 따로 분리해 보관하고 있는 책들은 덕분에 많은 이야기들을 떠올렸고, 덕분에 감정이 물결쳤던 중한 것들이죠! 언제든 곁을 내주어도 좋을 일이에요. “당신이 찾는 곳은 여기 있지 않아요.”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특유의 미소를 지었다. “그건 당신의 마음 속에 있어요.” p.296 소설 속에 담긴 닭살스런 멘트지만 들어 보고 싶은 말이네요. (저만 그런 거 아니죠??) 분위기를 바꿔서 남녀 간의 대화가 아니라, 조언을 건네는 현자의 말이면 어땠을까 상상해 봤어요. 어른이 된 당신이라면, 휘둘리는 말에 상처받는 것도 그만할 일이고, 좌절을 부르는 애매한 상황이라면 방향을 바꾸면 될 일이란 걸 알잖아요. 그렇담 힘겨운 한 걸음은 어디서 시작하면 좋을까요? “음.. 그건 바로 '당신의 마음'입니다.” 현자는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얘기하는 거죠. 그런데 말이에요. 아직 천 번을 흔들리지 않아서 그런지 제겐 참 어려운 일이긴 해요. 리빙스턴 씨는 오랫동안 쓰지 않아서 녹이라도 슨 듯한 걸걸한 웃음을 터뜨리며 그에게 팔짱을 낀 요정의 팔을 행복하게 토닥였다. “어느 쪽인지가 중요한 가요? 길을 즐기면 그만이죠.” p.307 좋아하는 분야라 해도 배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난감한 조건이 붙었다면 더욱이요. (제 얘기인 거 아시죠?) 포기할까 생각도 했어요. 이런 기회는 다음에 또 만날 수 있는 거니까요. (그렇다고 생각하며 달랬죠) 그만 두자 하는 데 왜 이리 찜찜한 구석이 있는지.. 어릴 적 팽팽하게 당겼던 고무줄을 놓으려 할 때가 두려웠던 것처럼, 긴장하며 준비한 시간을 헤아리다 보니 이제 와서 돌아서기엔 아쉬움이 컸어요. 포기란 것이 다시 쉬운 일이 될까 걱정스럽기도 했고요. 그러니 어쩌겠어요. 더 몰아붙여야죠! 내 속을 다 아는 사람들이 아닌데 던지는 잔소리 한두 개쯤은 가볍게 넘길 재주는 있으니까, 잡았던 줄을 놓는 대신 방법을 바꾸기로 합니다. 내가 가는 길은 내가 원한 길이니까요. 이제 슬슬 즐길 준비를 해 볼까요? : <리빙스턴 씨의 달빛서점>은 2017년 스페인에서 독립 출판 전자책으로 먼저 출간되었었다고 해요.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이 극에 달했던 2020년, 독자들의 입소문만으로 아마존 전자책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 출판계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는데요. 결국 2021년 초, 종이책으로도 출간돼 한국을 비롯해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이스라엘, 체코, 헝가리, 불가리아 등 전 세계 10여 개국에 판권이 계약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독자들이 찾는 이유는 분명히 있겠죠? 먼저 소설 속 배경으로 보이는 런던의 명소들이 아닐까 싶어요. 포트넘앤메이슨, 템스강, 워털루다리, 템플지구, 임뱅크먼트, 시티, 더 샤드, 코번트가든, 채링크로스로드, 리든홀마켓, 셜록 홈스 박물관 등 런던을 가 보지 못한 독자는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등장인물과 함께 들여다 보며 산책하는 느낌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다음으로는 필굿(Feel Good) 소설이라는 특징을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이 단어는 본문에 언급되기도 해요. / "필굿 소설이라는 게 정확히 뭐죠?" / "주인공들이 절대 골치 아픈 일을 겪지 않는 소설이에요. 특별한 사건이 거의 일어나지 않고 주인공은 대단한 영웅과는 거리가 멀죠. 사소한 일들과 더없이 일상적인 것들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랄까……" (p.135) 일어나는 사건이 분명 있지만, 눈에 띄는 갈등의 고조는 없어요. 긴박함도 없고요. 그렇다고 지루하게 읽히는 책은 아닙니다. 무슨 책이 그러냐고요? 이것이 필굿 소설! 팬더믹 시대를 겪는 우리는 그것 말고라도 살아가기 어려운 이유들이 많았잖아요. 책마저 삶의 무게를 보탰다면 우린 어디에 작은 어깨를 기댈 수 있었을까요. 작가의 의도가 좋습니다. 서점 주인 리빙스턴 씨를 통해 손님과 독자들에게 필굿 소설을 알리고, 자신의 글이야말로 행복한 쉼을 선물해 주는 필굿 소설이 되었으니까요. 일상에서 만나는 다채로운 인물의 모습에서 잔잔한 감동과, 유쾌함, 로맨스까지 즐겨볼 수 있는 소설 여기. 당신이 정의한 행복, 그 의미를 다시 찾게 되실지도 몰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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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고 아름답게 일상과 마음을 멋있게 그린책 저린 슬픔도 유쾌한 웃음도 없지만 잡는 순간 매력에 빠지게 하는 책 꼭 한번 이런 곳이 있다면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런던의 풍경을 눈으로 애무하듯 묘사한 책,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에서 시선을 멈추고 보이지 않는 그러나 존재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책. 냉소적이고 괴팍해보이지만 사실은 용감하고 따뜻한 지식 탐험가 리빙스턴 그런 사람이 세상 있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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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리빙스턴씨의달빛서점 서점은 도서관과 더불어 내게 있어 환상의 공간이다. 한때는 서점 주인을 꿈꿀정도로 이상적인 세계. 그래서 [리빙스턴씨의 달빛서점]이란 책에 끌렸을지도 모른다. 제목 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었으니까. 솔직히 말하자면 어지간한 고전광이 아니고서는 이 책을 읽는 것이 쉽지많은 않았을 것같다. 인용되는 수만은 고전 작품 중에서 아는 것은 손에 꼽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읽으면서 고개를 몇번이나 갸웃거렸는지. 그럼에도 이 소설이 가지는 분위기는 책장을 계속해서 넘기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기분이라고나 할까. 리빙스턴씨가 진짜 실존하는 인물이라면. 그래서 달빛서점을 운영하고 계신다면. 나는 아마도 매일 같이 서점에 나타나는 올리버처럼 단골손님이 되었을것이다. 그리고 월요일마다 나타나 리빙스턴씨에게 책을 추천받는 드레스덴 부인과 같이 다가가서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을지도 모른다. "추천해 주신 책은 너무 좋았어요. 이번주는 근사한 동화책이 보고싶네요. 추천해 주시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