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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짝복짝] 거기 눈을 심어라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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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중, 정부에서 발표한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열린 저출산 대책 청년 토론회에 참석하였다. 주변인들의 반응은 비슷했다. ‘너 애 안 낳을 거잖아. 왜?’ 이 질문은 내가 연애와 결혼에 큰 관심이 없다는 정보, 그리고 혼외출산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반응은 우리의 사고와 행동이 자연 그대로의 것이 아니라 사회적 요소와 환경, 경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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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중, 정부에서 발표한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열린 저출산 대책 청년 토론회에 참석하였다. 주변인들의 반응은 비슷했다. ‘너 애 안 낳을 거잖아. ?’ 이 질문은 내가 연애와 결혼에 큰 관심이 없다는 정보, 그리고 혼외출산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반응은 우리의 사고와 행동이 자연 그대로의 것이 아니라 사회적 요소와 환경, 경험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처럼 사회는 우리의 사고와 행동을 조작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그리고 거기 눈을 심어라는 시각 장애인 작가 M. 리오나 고댕이 문학 속 맹인 캐릭터에 대한 시선을 다루고 있다. 책의 서문에 인용된 헬렌 켈러의 문장에서 책을 읽는 동안, 혹은 삶을 살아가는 동안 기억해야 할 중요한 태도를 배울 수 있다.

 

"글을 쓰는 많은 이에게는 주제 변경이 허용되는 반면 내가 관세나 우리의 천연자원 보존, 드레퓌스라는 이름을 둘러싼 갈등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관해선 아무도 관심이 없는 것 같다."

 

헬렌 켈러의 문장을 보자마자 이 문장을 되살려 나에게 보여 준 작가에게 깊이 감사할 수밖에 없었다. 적어도 현대에 한정하여, 사람들의 관심사가 한정된 것은 자본주의의 영향이 크게 미쳤을 것이다. 인간의 편견, 고정관념, 차별 등은 결국 인간이 효율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본능과 관련이 있다. 그러니 선과 악이나 지혜와 무지를 이유로 압축할 수 없다. 우리의 삶이 유한하다는 것이 문제이며, 현재에 들어서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생성된 데이터가 인류 문명이 지금까지 쌓아온 데이터의 90%를 차지하는 것이 더욱 큰 문제가 됐을 것이다.

 

모든 이들은 상대적으로 타자이며, 상대적으로 소수이며, 상대적으로 약자이다. 이것이 자기 자신을 착취하며 살아가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특징이다. 더 넓은 세계를 생각할 여력이 비교적 부족하며, 자신의 가치를 비교적 끌어올리기 위하여 효율적으로 움직인다. 저자의 배경을 통해 효율적으로 내용을 이해하고, 시각장애인을 보면 효율적인 정보 처리를 위해 상대에게 충분한 시간을 들이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가지고 있던 정보를 뭉뚱그려 생각한다. 이런 무심함은 사회적인 편견에 양분으로 작용하여 고정관념으로, 또 차별로 무럭무럭 자라난다.

 

그렇다면 우리가 세계를 확장시키기 위해, 충분히 세계를 소화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덜 효율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내가 관심을 가진 이가 마이크를 들었을 때, 굳이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들의 말을 듣는 것이다. 효율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이겨내고, 그리 대단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나 또한 그리 효율적일 필요가 없다고 되뇌는 것이다. 시각장애인의 삶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 시작으로 거기 눈을 심어라를 찬찬히 뜯어보면, 책 구석구석에 감탄을 자아낼 만한 문장들이 뇌를 깨워준다. 각 단원은 그가 말하고자 하는 문학, 또 작가의 이야기를 연도순으로 다루고 있다. 그리고 놀랍게도, 시간 순서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문제를 제기한 후 그를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 제안하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문학과 비문학을 넘나들며 대부분의 비시각장애인이 본 적 없던 새로운 세상을 보여준다.

 

작가는 많은 문학과 시각장애인 작가의 생애, 사회의 이야기를 들며 '영감 포르노'에 관하여 말한다. 우리 매체에서 영감 포르노와 비슷한 종류의 이야기, 총칭하여 '개인이 역경을 이겨낸 이야기'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출 때는 보통 개인이 아닌, 역경과 의지가 그 주인공이다. 다시 칭하면, '개인이 역경을 이겨낸 이야기'가 아니라 의지가 역경을 이겨낸 이야기이다. 같은 플롯에 대상만 바뀌어, 개인의 진정한 삶, 개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에 집중하지 않는 이야기들은 그들의 삶을 기리는 메시지가 아니라, 자본주의 안에서 수요에 의하여, 혹은 수요를 창출하여서라도 끝없이 생산되고 판매되는 공산품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러니 영감 포르노가 아닌 개인의 삶에 집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작가의 이야기는 결국 잘 가공된 이야기가 아닌, 실제의 개인에 집중하자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2022년 한국에서는 개그우먼 김민경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40세에 평생 하던 일과는 관련이 없던 사격 관련 종목에서 재능을 찾았고, 국가대표가 되었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찬사를 보냈지만, 우리는 재능보다 '배경과 상관없는 개인의 행보'에 조금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는 대중이, 출판사가, 언론이, 매체가 대상에게 마이크를 쥐여준 이유와 부합하지 않는다. 이러한 '대상'들이 처음부터 사회 현상을 말했다면 애초에 마이크조차 거머쥐지 못했을 가능성이 더 클 것이다. 그렇더라도 우리는, 마이크에 대고 그다지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틀어막을 수 없다. 그들이 주목받고 싶은 이유로 마이크를 쥐여 준 것이 아니라면, 마이크에 대고 그들이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을 말하라 강요하는 것을 폭력이 아니라고 할 수 있나. 자연스럽지 않게 마이크를 받아 든 이들이 '자연스러운' 말을 할 때 우리는 조금이나마 더 '자연스러운' 것에 닿을 것이다.

 

 
YES마니아 : 로얄 r******7 2023.06.0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