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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호러 팬덤에서 전설적인 논픽션으로 알려진 토머스 리고티의 『인간종에 대한 음모』가 드디어 번역되었다. 코스믹 호러 장르의 염세적인 세계관을 담은 이 책에서 리고티는 인간을 자의식이라는 끔찍한 잉여를 지닌 무(無)에 불과하다고 보는 노르웨이의 반출생주의 철학자 삽페(Zapffe)의 파격적인 주장을 빌려와 자신만의 근본주의적 비관론을 펼쳐나간다. 인간을 ‘두 발로 걸어 다니는 비실재’로 보고, 세계를 ‘악의적으로 쓸모없다’고 치부하는 염세주의 극좌파 리고티에게 쇼펜하우어는 변절한 비관주의자이고 니체는 온건한 허무주의자일 따름이다. 염세주의에 관한 철학과 문학, 신경과학의 탐구를 통해 공포가 우리 상상력의 산물이 아니라 적나라한 현실 자체임을 보여주려는 이 책은 독자에게 예기치 못한 부정성의 해방감을 맛보게 해준다. 최고의 호러 문학상이라 불리는 브램 스토커상 논픽션 부문에서 최종 후보로 올랐으며, 걸작 드라마 [트루 디텍티브]에 세계관적 영감을 제공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호러 장르 마니아에게는 공포의 본질을 탐구하는 호러문학 개론서로, 인문학 독자에게는 한국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염세주의 및 반출생주의 철학의 개론서로, 콘텐츠 창작자에게는 초자연적 공포를 연출하는 법을 다루는 작법서로 이 책을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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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가 가해자를 용서하는 아름다운 이야기는 많읔 이들의 눈물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그렇기 때문에 시공을 넘어 수없이 쏟아져나오는 것이 아닌가. 끔찍하게도. 피해자의 증오할 권리, 속죄받을 자격을 요구할 권리, 사무치는 증오와 원한을 호소하고 드러낼 권리, 가해자와 그의 후광을 업고 자란 이들에게 너의 죄가 잊히지 않을 것이며 이름 아래 사라져간 나와 우리의 시간읗 너는 뼈저린 죄책감으로 돌려받아야 한다고 분노할 권리를 말한다. 폭군 엘리가발루스는 연회에서 쏟아지는 꽃에 질식해 죽는 이들의 전경을 즐겼다지. 용서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주어지는 죄악감에서의 해방을 말하는 이들은 그를 닮지 않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