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이 나를 끌어당기는 날이였다. 며칠에 걸쳐 이어진 슬픈 정서는 나를 떠나지 않았고 때에 맞게 내린 비로 온 시간이, 온 세상이 젖어 있였다. 수업준비로 빌린 책을 반납하러 간 도서관에서 신간베스트로 올라온 이 책을 빌릴 수 밖에 없었다. 지남철같이 눈에 붙어버렸다고 할까. 비는 내리고 축축히 젖은 신발을 끌고 카페에서 들춰 읽은 첫 장은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에 관한 작가의 감상이였다. 전혀 슬픈 장면이 아닌데도 호퍼의 그림에는 그늘이 존재한다. 평면적 그림이 마치 눈으로 목격된 장소 이상의 의미를 품고 있다. 그 의미에 관해 작가는 얘기하고 있었다.
슬픔이 주는 기쁨이라는 제목의 반어적 표현이 드러나는 구절이다. 공공적인 장소, 예를 들면, 버스정류장, 주유소, 호텔, 식당 등이 가지는 현대의 을씨년스러움을 담아낸 그림들에 관해 작가는 호퍼스러운 장소라고 명명한다. 그러고 보니 그 옛적에 공중전화기가 놓여있는 장소가 떠오른다. 멀리서 바라본 공중전화박스는 왜그렇게도 외롭게 느껴지든지. 그래서일까. 종종 책이나 영화에 단골스러운 장소가 되기도 했으니, 호퍼스러운 장소라 함은 인간 존재가 가지는 외로울수밖에는 단면을 담아낸 장소를 칭할지도. 첫 단어가 호퍼인만큼 그 끝 역시 호퍼이다.
공항이 왜.... 속할까 싶은데 바로 이어지는 내용이 [공항에 가기]이다. 이 책에 실려있지 않지만 공항에서 한달 살기도 했던 작가는 공항이 가지는 목적중심적 장소 속 인간이 실현해낸 창조물에 감탄한다. (이것이 끼치는 비환경적 요소는 잠깐 제외하자) 하늘 풍경이 주는 거시적 시각은 인간내부를 단숨에 장악한다. 존재가 존재로 돌아갈 수 있게 만드는 경험은 현실을 초월하게 한다.
이 부분이 공감이 되지 않아 조금 생각에 잠겼었다. 위로....일까? 과연 위로일까싶어서. 세상이 작고 작아 내 삶도 작았다는 제 3자적 통찰은 존재로의 회귀에 가까워 자기직면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관망하듯 나를 바라 보는 것. 익명적 장소에 내려 익명적 존재로 익히 경험하지 못했던 현실을 겪는 과학의 산물이 공항에 있다. 떠날 수 있다. 어디로든. 그 점에서는 이의가 없지만 내 깊은 크레바스는 도무지 공항의 존재로 인해 해결되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나도 그런 곳-현실을 벗어나 나로 돌아갈 수 있는 현실적 장소-하나쯤은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욕심이 든다. 이건 나만의 숙제로 남을 듯하다. 이 책은 129쪽으로 이루어져 빠르고 간단히 읽을 수 있다. 그런 책임에도 불구하고 며칠을 걸쳐 읽고 또 읽으며 깊이있는 사색을 즐긴 건 일상적인'나'의 의미없이 지나간 시간들을 곱씹게 하는 힘 있는 문장들이 즐비했기 때문이다. 촉촉히 대지가 젖어들어간 날, 한 권의 책으로 이 가을이 사색으로 젖어갔다. 보통의 삶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테다. 그리고 보통의 당신도 없다는 걸 보게 하기에 서늘한 바람이 가득할 가을에 읽을 책으로 단숨에 추천해본다. |
|
앨랭 드 보통의 '슬픔이 주는 기쁨'은 그의 On Seeing and Noticing을 번약한 책입니다. 번역책의 제목으로 매우 잘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책은 펭귄 시리즈에서 출판된 저자의 선집으로 그의 에세이스트와 산문작가로서의 묘미를 대표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선집에 있는 모든 글이 매혹적이지만 특별히 1장에서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통하여 작가와 독자가 외로움이라는 렌즈를 통하여 교통하며 외로움을 극복하게 하는 착안을 제시하는 것은 저자의 깊은 통찰력을 드러냅니다. 번역 또한 매우 매끄러워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큰 어려움 없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
|
통찰. 알랭 드 보통의 책에는 항상 통찰이 담겨있다. 탐구하는 대상을 오랜 시간 깊이 있는 시선으로 바라보고서야 마침내 담아내는 자신만의 본질이 있다. (제목이 드러내듯) ‘슬픔이 주는 기쁨’은 슬픔에 대한 알랭 드 보통만의 통찰로 가득하다.
재미. 슬픔에 대해 저자와 함께 능동적으로 탐구하고 발견해 나가는 재미로 가득한 책이다. 내가 생각해보지 못했던 신선한 관점이 저자의 목소리를 통해 새로이 스며들고, 두루뭉술하게 머릿속을 맴돌고 있던 관념이 저자의 문장을 통해 한결 명확해지는 독서의 모든 과정이 하나의 재미 요소로 다가온다.
일상적인 감정에 대한 알랭 드 보통만의 특별한 통찰이 담긴 책, 능동적 탐구와 발견의 재미로 가득한 책, 나아가 가볍게 읽힘에도 묵직한 여운과 잔상을 남기는 책, 바로 ‘슬픔이 주는 기쁨’을 리뷰 작성 기회를 통해 소개 및 추천 드려본다. |
|
슬픔이 주는 기쁨 책을 읽고
슬픔이 주는 기쁨 책을 구입한지 얼마 안 되었지만 ㄴ나름대로 잼나게 읽는 중이다. 슬픔이 주면 기쁨은 엄청 받는 거 아닐까 생각도 들었다. 알랭 드 보통 작가가 쓴 책은 첨 읽는 건지도 모른다. 슬픔은 슬픔대로 받아들어야 하고 기쁨은 기쁨대로 즐기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 든다. 슬픔이 주는 기쁨 책 보면서 하루를 보내는 건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