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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평등을 향한 감수성: 친밀성의 구조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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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는 말이 있다. 사실 이 말만큼 이 책을 잘 설명하는 말이 있을까! 뒤집어서 말하면 안에서 새지 않는 바가지는 밖에서도 새지 않는다는 말이지 않나. 이 책의 방식대로 이 말을 번역해보자. 이 속담에서 말하는 ‘안’은 곧 기든스 책의 ‘사적 영역’으로 놓을 수 있다. 그리고 ‘바깥’은 ‘공적 영역’으로 놓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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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는 말이 있다. 사실 이 말만큼 이 책을 잘 설명하는 말이 있을까! 뒤집어서 말하면 안에서 새지 않는 바가지는 밖에서도 새지 않는다는 말이지 않나. 이 책의 방식대로 이 말을 번역해보자. 이 속담에서 말하는 ‘안’은 곧 기든스 책의 ‘사적 영역’으로 놓을 수 있다. 그리고 ‘바깥’은 ‘공적 영역’으로 놓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새는 바가지라는 말은 비민주화 혹은 비합리적 권위, 즉 폭력의 관철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새지 않는 바가지라는 말은 민주주화와 합리적 권위의 관철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게다. 결국 사생활이 민주화되어 있는 사람은 공적인 영역에서도 민주주의의 감수성을 관철시키고 키워나갈 수 있다는 소리가 된다. 결국 이 책이 말하고 강조하는 “사생활의 민주화”라는 것은 사적 영역에서 생활하는 우리의 자유 그리고 평등의 확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앞으로 연인들은 자유와 평등이 관철되는 ‘순수한 관계’를 지향하고자 할 것인데, 이러한 연인들 사이의 파트너십이라는 것은 지속적인 정서적 합의 및 협상을 거쳐야 하는 것이며, 이전과 달리 기존의 남성 권력을 통해 이루어지던 억압적 특성을 벗어나는 것일 게다. 저자는 바로 여기에서 순수한 관계의 사례인 ‘합류적 사랑’의 가능성을 보고 있다.

그런데 위 속담에서 주의 깊게 보아야 할 사실이 하나 더 있다. 즉 중심이 되는 방향이 바깥이 아니라 안이라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바깥에서 새는 바가지가 안에서도 샌다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바깥에서도 샌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 말은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폭력의 확장이 사회적 폭력이 될 수도 있다는 말처럼, 혹은 가정에서 형성된 지배-피지배라는 위계가 사회적인 위계로 확장될 수 있다는 말처럼 들리기도 한다. 이는 바깥에서 안으로 유입되는 영향력에 무게를 싣기보다, 안에서 바깥으로 미치는 영향력에 저자가 무게를 둔다는 말일 텐데, 이는 아마 저자가 자본주의적이고 신자유주의적 경제, 즉 자유경쟁 시장경제나 권위적 지배체제에서 ‘적응’하던 사람들이 사적 영역에서 탈권위적으로 돌변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게다. 결국 저자는 사적 영역에서 형성한 친밀성의 감수성, 즉 자유와 평등의 감수성이 공적영역으로 진출하는 남성과 여성에 체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고, 이것이 사적 영역의 민주화를 통한 사회비판 및 변혁으로 이어질 것이라 보는 것이다. 이 가운데 ‘성 혁명’이 나름의 입지를 가질 수 있는 것이고 말이다. 사적 영역에서 형성한 자유와 평등의 감수성을 통해 ‘합류적 사랑’의 이상이 실현되고, 이러한 감수성이 공적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 그것이 바로 “안에서 새지 않는 바가지 밖에서도 새지 않는다.”는 전치된 속담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그런데 이 책은 섹슈얼리티의 가능성을 단순히 섹슈얼리티의 영역에 제한하는 것을 넘어서 이러한 감수성이 우리가 사는 생활세계의 다양성을 키워나갈 원동력이라고 보는 점에 있다. “오늘날 한국 사회처럼 모든 담론이 ‘경제’로 환원된 적이 예전에 있었던가?”하고 생각해보면, 오늘날 우리의 일상적 삶은 거의 경제로 시작해서 경제로 끝날 정도로 단선적이고 일면적이다. 그러나 기든스는 바로 사적 영역에서 등장하는 친밀성의 감수성을 되살림으로써 우리 삶의 스펙트럼을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고 조명하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의미의 생산처로서의 사적 영역, 여기서 형성되는 타인에 대한 관용과 포용, 도착의 쇠퇴는 노동의 세계를 유지하기 위해 사물화되고 상품화된 성의 영역만을 해방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의 세계를 위해 희생당했던 모든 삶의 영역을 회복시킬 가능성을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영역으로서 예술의 영역, 소외되지 않은 종교의 영역, 산업화되지 않은 문화의 영역 그리고 생태 및 환경 문제 등을 조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더욱 주목하게 만드는 것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이 새지 않는 바가지를 만들어준 역사적 원동력이 페미니즘에 있다고 조명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정확히 다음과 같은 지점에서 페미니즘의 긍정성을 조명하고 있다. 여성이 친밀성의 영역을 맡으면서 형성한 정체성이 남성의 정체성을 위협하기 보다는 오히려 남성의 모호한 정체성에 성찰적 동력을 제공한다는 것 말이다. 즉 페미니즘을 남성을 향한 공격으로 판단하고 수세적 태도를 취하는 뭇 남성들의 편견에 대항하여, 이 책은 페미니즘이 남성 정체성 형성의 조력자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페미니즘에 대한 한국 남성들의 편견을 불식시킬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 아닐까? 더 할 말은 많지만, 이 책을 직접 읽어보는 것이 이 책의 가능성을 손쉽게 평가절하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 생각하여, 이쯤에서 독자에게 직접 권해본다. 이 책 한번 읽어보심이…….^^

t******3 2008.01.0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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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경직성과 관계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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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에 있어서의 평등성 만큼이나 이룩하기 힘든 것이 또 있을까. 특히나 가부장제에 기초한 우리 사회에서는 평등이라는 개념 그 자체가 모호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항상 자유 앞에서 평등은 이루어질 수 없는 무언가, 자유를 방해하는 무언가로만 여겨지곤 하니 말이다. 그래도 지난 시대에 비해 오늘날은 많은 부분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수용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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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에 있어서의 평등성 만큼이나 이룩하기 힘든 것이 또 있을까. 특히나 가부장제에 기초한 우리 사회에서는 평등이라는 개념 그 자체가 모호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항상 자유 앞에서 평등은 이루어질 수 없는 무언가, 자유를 방해하는 무언가로만 여겨지곤 하니 말이다. 그래도 지난 시대에 비해 오늘날은 많은 부분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수용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존의 질서와의 교묘한 조화 속에서 드러나는 곳곳에서의 갈등들이 오늘날 사회문제의 한 지류를 형성하고 있는 듯 하다. 어쩌면 이는 평등이라는 하나의 개념이 일상으로 파고들면서 생기는 당연한 저항일지도 모르겠다. 사적 영역의 붕괴라고 해도 좋을까. 그것은 단순히 부정적인 의미에서의 상대에 대한 무조건적인 궁금증과는 또 다른 의미이다. 이미 어느 정도 행해진 보다 거시적인 차원에서의 민주성을 미시적인 차원에까지 도입하는 과정에서 필히 요구되는 붕괴일지도 모르겠다. 우리 사회는 많은 부분 나이와 성에 따른 관계의 서열이 정해져 있다. 그것은 ‘전통’이라는 아름다운 단어와 함께 종종 미화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안에는 불평등의 정당화라는 기제가 잠재되어 있다. 지금껏 당연시 여겨왔던 그러한 구질서들에 대한 변화가 현 우리 사회에는 필요한 듯 하다. 기든스는 민주주의에 입각한 설득과 타협이라는 보다 평등적인 의사소통 방식에 의한 구조의 변동을 꿈꾸고 있다. 그것은 상대가 하나의 인간이라는 사실을 가장 먼저 전제했을 때만이 가능한 것이다. 그러한 전제는 모든 인간관계를 포용과 관용에 기초한 것으로 만들 것이며 사랑마저도 단순히 성적인 열망이나 친근감에 근거한 무언가가 아닌 합류적 형태의 평등적인 관계로 받아들이게 할 것이다. 이러한 사랑의 형태는 내게 남성적이라기 보다는 여성적인 것으로 비추어진다. 실제로 여성들은 남성들에 비하여 많은 부분 의사소통에 익숙한 존재이다. 하지만 그러한 의사소통이 여성이라는 생물학적 본능에 기인한다기 보다는 남성과 여성이라는 사회적 성(Gender)의 차이로 인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지금까지 많은 부분에서 여성들은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자유를 창출하였으며 전 영역에서 차별의 정도를 줄여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성들은 가장으로서 가정을 경제적으로 부양해야 된다는 하나의 짐을 덜어내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전통적 남성성을 잃지 않기 위한 또 하나의 방식임과 동시에 강요당한 남성성으로 인한 괴로움일 수도 있다. 어린 시절부터 남성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던 압박감으로 인해 남성들은 상대적으로 여성에 비해 관계에 있어서의 의사소통에 익숙치 못하고, 그것이 오늘날의 관계의 민주성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나 우리 사회의 가부장성은 남성과 여성의 강한 이분법적 속에서 일상영역에서의 민주화를 방해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는 듯 하다. 미시와 거시라는 크나큰 구분은 앞으로 점점 더 사라질 것이며, 두 영역에 있어서의 민주성의 확보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그로 인하여 또 다른 혼돈이 야기될 것이다. 이는 개개인의 행위자들이 변화해야 됨과 동시에 사회 전체의 질서 역시도 평등에 대해 보다 관용적으로 변화해야 됨을 의미한다. 여전히 일상을 개인만의 보물창고로 가두고자 하는 수많은 이들이 존재하는 한국 사회에서 진정한 의미의 민주성이 실현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지난 날 여성에게서 일어났던 급격한 변화와 그 뒤를 따르고 있는 남성들의 조용한 변화 속에서 언젠가는 불가능해 보이던 관계의 민주화가 성취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이달의 사락 q*****2 2003.12.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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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알고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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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만큼 남,녀라는 성별, 그리고 그 관계 속에서 생겨나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 자상하게 설명해주는 책은 흔치 않다. 요즘의 수많은 젊은 여성들은 페미니즘을 받아들이고 있어 뒤늦은 변화에 당황하는 남성들 또한 적지 않다. 허나, 페미니즘이라는 거창한 이름 앞에서는 고개를 갸우뚱 하는 여성이나 남성일지라도 이미 우리들의 일상은 가히 혁명적인 그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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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만큼 남,녀라는 성별, 그리고 그 관계 속에서 생겨나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 자상하게 설명해주는 책은 흔치 않다. 요즘의 수많은 젊은 여성들은 페미니즘을 받아들이고 있어 뒤늦은 변화에 당황하는 남성들 또한 적지 않다. 허나, 페미니즘이라는 거창한 이름 앞에서는 고개를 갸우뚱 하는 여성이나 남성일지라도 이미 우리들의 일상은 가히 혁명적인 그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 헌데, 왜 우리들은 성에 대해, 사랑에 대해,혹은 우리들의 섹슈얼리티에 말하기를 꺼려 하고 섣부른 판단으로 고개를 저었던 것일까. 여기에 대한 대답을 앤소니 기든스는 매우 자상하게 해주고 있다. 이유는 우리가 서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 상대를 모르는 것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이 어떠한 상태인지, 어떤 것을 욕망하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페미니즘 이론서들을 대하는 남성들은 자신의 '남성'이라는 성별이 공격당하고 있다는 느낌으로 불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어했다. 마치 여성의 적으로 불려지고 있는 듯한 느낌, 그 느낌들 때문에 페미니즘을 거부하거나 외면하는 태도를 취했던 것이다. 어떤 여성들은 진정한 페미니즘을 곡해하거나 섣부른 판단으로 그것을 받아들이기를 주저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우리들은 이미 우리들 내면으로부터의 자유를 꿈꾸고 있다. 그리고 그 자유로움이 가지고 올 서로의 진정한 사랑을 꿈꾼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들은 서로를 잘 알아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서로의 욕망의 모습을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그 후에야 서로가 원하는 모습들을 구체적으로 그려나갈 수 있을 것이다. 좀 더 사랑하기 위해서... 앤소니 기든스는 우리 사회에서의 성, 그 에로티시즘에 대해서 역사적이고 이론적인 설명을 쉽게 풀어냄으로써 그 이해를 돕는다. 또, 사랑이라는 감정 상태를 몇가지 단계로 나누어 놓았다. 이 단계는 역사적으로 남,녀간의 사랑이 만들어 내었던 모습, 그 경향들을 잘 설명해 줄뿐만이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어떠한 사랑을 준비하고 만들어 가야할지 그 방향을 제시하기에 충분하다. 이 땅에서 진정으로 사랑하며 살고자 하는 모든 여성들과 남성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우리, 진정으로 사랑하기 위해서,서로를 알고자 하는 노력을 그치지 않기를...

[인상깊은구절]
그러나 실제로는 낭만적 사랑은 권력면에서 철저히 비대칭적이다. 낭만적 사랑에 대한 여성들의 꿈은 너무나 자주 완강한 가정적 종속으로 이어지고 말았기 때문이다. 합류적 사랑은 감정적인 기부 앤 테이크(give and take:말하자면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 만큼 너도 나를 사랑해야 하고, 네가 나를 사랑하는 만큼 나도 너를 사랑해준다.'같은 생각-옮긴이)에서 평등을 선취하는데, 사랑의 유대(love tie)가 순수한 관계의 원형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더욱 그러하다. 이런 사랑은 친밀성이 발전하는 만큼, 그리고 파트너 각자가 상대에게 자기 관심과 욕구를 드러내고 서로에게 민감해질 준비가되어있느 정도 만큼 그만큼씩만 발전하다.
b********n 2002.06.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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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속으로 한발 다가가기 위한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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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든스라는 친절한 선생님의 다정한 지도아래 한수 배우는 현대 사회의 섹슈얼리티 강의라고 보는 것이 가장 적합할 것 같다. 군데 군데 이해하기 까다로운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비교적 세련되고 정돈된 번역 덕에 자연스럽게 읽어 나갈 수 있다. 찬찬히 읽다보면 도대체 왜 여자들은 왜 우리와 말이 통하지 않았었나 하는 오래된 의문에 대한 시원스런 답을 얻을 수 있다. 서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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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든스라는 친절한 선생님의 다정한 지도아래 한수 배우는 현대 사회의 섹슈얼리티 강의라고 보는 것이 가장 적합할 것 같다. 군데 군데 이해하기 까다로운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비교적 세련되고 정돈된 번역 덕에 자연스럽게 읽어 나갈 수 있다. 찬찬히 읽다보면 도대체 왜 여자들은 왜 우리와 말이 통하지 않았었나 하는 오래된 의문에 대한 시원스런 답을 얻을 수 있다. 서로의 성에 대한 지식이 너무나 부족했다는 것이 가장 우선이고 다음은 아! 이래서 우리는 말이 안통했구나 하고 이마를 치게 될 것이다. 우리 남자들, 이제는 세련되고 이해심 많아질 때도 되었다. 좀 더 세심히 읽는 노력을 기울이면 좀 더 빨리 가까워 질 수 있다. 노력하자!

[인상깊은구절]
섹슈얼리티는 재생산에서 벗어남으로써 성의 전진적 분화(progressive differentiation)의 일부가 되었다. 재생산 기술이 보다 정교화됨으로써 그러한 분화는 오늘날 완결되었다. 임신은 인공적으로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공적으로 생산할 수 있으며, 섹슈얼리티는 마침내 완전히 자율적인 것이 되었다. 재생산은 성행위가 없어도 가능하다. 이것이야 말로 섹슈얼리티를 위한 최후의 '해방'이며, 따라서 섹슈얼리티는 개인 상호간 교섭의 성질(quality)이 될 수 있게 되었다.
k****l 2001.11.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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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과의 친밀성의 실체가 무언지 확신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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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토니 기든스를 학부시절 처음 접했던 때를 기억한다. 그당시 그의 이란 굉장히 작은 포켓북 사이즈의 책이 사회학을 처음 시작하는 우리들에게 교재로 선택되었을때 그 노란 색의 책은 항상 들고 다닐 수 있는 잇점이 있었지만 아무데서나 읽을 수 있는 쉬운 책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만큼 기든스는 나에게 말을 하는 현학적인 사회학자로만 인식되었었다. 그러나 그의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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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토니 기든스를 학부시절 처음 접했던 때를 기억한다. 그당시 그의 <비판 사회학>이란 굉장히 작은 포켓북 사이즈의 책이 사회학을 처음 시작하는 우리들에게 교재로 선택되었을때 그 노란 색의 책은 항상 들고 다닐 수 있는 잇점이 있었지만 아무데서나 읽을 수 있는 쉬운 책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만큼 기든스는 나에게 <어려운>말을 하는 현학적인 사회학자로만 인식되었었다. 그러나 그의 개념 설명등을 이해하기 위해서 다른 공부를 시작했고, 그 덕분에 많은 사회학 개념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은 기든스가 1992년에 쓴 다소 긴 제목의 책이다. 게다가 <친밀성의 구조변동>이란 무지막지(?)한 부재를 달고있다. 그 제목 역시 그가 가장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우수하다고 들고 있는 에밀 뒤르켐의 방법론을 따르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 있어서의 성, 사랑, 친밀성이란 주제는 이미 대학가 뿐만 아니라 여러 사회, 시민 단체등에서 혹은 각종 미디어에 의해(엄밀히 따지면 그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 곳에서'가 맞겠다)공론화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미 이것은 혁신적이다거나 모호한 '포스트POST'주의로 부각될 수 있는 개념은 아니라고 본다. 그만큼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반면 그 공론장에 고루한 보수주의나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에 의해 먹물이 끼얹져지고 있다는 것 또한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재생산 없는 섹슈얼러티(피임)나 섹슈얼러티 없는 재생산(인공수정)등은 이미 인간의 선택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섹슈얼러티라는 것은 더 이상 이데올로기에 의해 조작되거나 피동적으로 수용되어서는 안됨을 강조하고 있는 이 책은 성의 담론화라는 핑계로 섹슈얼러티를 상품화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을 조용한 목소리로 꼬집고 있는 듯 하다. 다소 어려운 개념이나 방법론적 용어들이 사회학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어렵게 다가올 수 있으나 이 방면에 한번이라도 관심을 가져본 사람이라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사족이지만 최근 연예인 매매춘 보도와 관련해 한심한 보도와 이에 대응하는 입장간의 싸움과 얼토당토 않은 화해과정등을 보고, 또는 성의 담론화를 노렸다는 엉뚱한 말로 포장된 연예인 서모씨의 상술, 셀프카메라 하나로 보수주의와 이데올로기의 광장에 발가벗겨진 채 가혹한 린치를 당해야 했던 오양등의 사건들을 보면서 이러한 섹슈얼러티에 대한 정체성과 이의 공론화는 더이상 미뤄질 수 없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들이 이런 책을 조금 더 빨리 접하고 많은 것을 생각했더라면 조금은 세련된 논의를 할 수 있지 않았었을까?
d*****x 2000.05.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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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의 성, 사랑, 에로티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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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성이 사회적으로 억제되어있다는 부분을 읽으면서 이전에 배웠던 ‘여성과 예술’ 이라는 페미니즘 미술사 강의가 생각났다. 대부분의 신화적 소재로 그려진 그림들은 여성의 신체를 성적으로 탐미하기 위해 신화라는 서사를 덧입혀 그려진 것이며, 또 그 안에서도 인물의 자세, 놓인 물건들의 상징성을 통해 미루어볼 때 알 수 있는 여성에게 덧씌워진 이미지, 팜므파탈, 행복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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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의 성이 사회적으로 억제되어있다는 부분을 읽으면서 이전에 배웠던 ‘여성과 예술’ 이라는 페미니즘 미술사 강의가 생각났다. 대부분의 신화적 소재로 그려진 그림들은 여성의 신체를 성적으로 탐미하기 위해 신화라는 서사를 덧입혀 그려진 것이며, 또 그 안에서도 인물의 자세, 놓인 물건들의 상징성을 통해 미루어볼 때 알 수 있는 여성에게 덧씌워진 이미지, 팜므파탈, 행복한 어머니 상 등이 있었다. 예술에서 여성의 신체가 다루어지는 방식들을 떠올려봤을 때 책의 내용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

 

  4장에서 여성성과 남성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었다. 여성의 직업에 대해 이야기하며 소위 ‘취집’으로 여기는 과거의 여성들에 대해 설명하고 헬렌과 웬디의 사례가 나온다. 놀랍게도 이 시대의 현 사회에서도 본인의 자아성취를 위한 직업 선택보다는 취집을 선택하려는 여성들이 있다물론 가정의 일이 아직도 여성의 것으로만 한정되어있고 여성의 사회적으로 진출하기에 아직 많이 부족한 사회 제도들을 비추어봤을 때 사회 풍토상 여성을 직업 외 가정에만 한정시켜 생각하게 되는 것도 그렇게 무리 있는 생각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이 부분을 읽으면서 가정에 속박된 여성에 대한 내용에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다. 독립적으로 직업을 갖는 것이 여성성을 위협 받는 일이다, 라는 말은 어이없게도 현재에 와서도 아직도 통용되는 것이다. 예전에 수험생시절 학교에서 논술을 준비했을 때 이화여자대학교 기출문제로 ‘여성이 여기자로서 직업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 여성성을 위협받는 일이라 그 여성의 어머니는 반대하고 있고 딸이 직업을 포기하고 시집을 가길 원한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며 그 방안은 무엇이냐’에 대한 내용이 나온 적이 있었다. 여성의 사회진출 문제는 아직도 부족한 사회 제도로 인해 현 사회의 이슈이고 이 사회에서 여성이라면 한번 쯤 깊게 고민해 보았을 문제여서 더 깊게 다가왔던 주제였다.

 

  6장에서는 '유독한 부모'로 아이들에게 수치심을 주거나 아이가 성장하여 어른이 되었을 때 겪게 될 일종의 트라우마를 심어주는 부모들의 행동에 대해 나왔었는데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떠올랐었다. 아이들에게는 유독한 부모도 있지만 유독한 선생님도 있을 수 있는데 내가 10살 때 겪었던 안좋았던 기억이 지금에서도 트라우마로 남아 내가 느끼지 못하는 무의식적 측면으로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을 많이 느껴왔기 때문에 더 공감되는 내용이 많았다. 또 아이들 일기 검사를 하다가 아이들 일기에 부모들이 간섭하기도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와 부모가 아이에게 가하려는 조작적인 행동들과 간섭을 보면서 6장의 많은 내용들이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공의존'과 관련된 개념에 대해 많이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7장에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적 이론에 대한 설명이 나왔는데 프로이트 이론은 깊게 수용하기보다 그냥 현재에 미친 영향력을 인정해주면서 그러려니 넘어갔다.

 

 8장에서는 동성애에 대한 언급이 많이 나왔는데 동성애를 개인의 성적 취향으로 인정해주고 차별하지 말아야된다는 건 동의하지만 지나치게 동성애를 허용하려고만 할 시에 자칫하면동성애를 권장하는 듯한 사회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심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책에서는 다양한, 너무 우리가 보수적이고 얽매여 있어서 그것들을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이제는 그것들을 어느 정도는 허용해 주어야 된다는 분위기로 나아가고 있지만 

나는 그것에 반대한다. 나는 확실히 그런 행동들이 권장할 만한 행동들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교육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는 어느 정도 규제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 당사자이고 그것 때문에 많은 피해와 차별을 받는 것은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겠지만 그것을 지나치게 풀어주면 장려하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특히 아직 성 정체성이 모호한 사춘기 아이들에게 큰 문제를 만들어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주의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10장에서는 '민주주의'라는 주제로 관계에서의 형평성을 강조한다. 민주주의만으로는 문제의 해결이 어렵다는 것을 말하고 성차의 속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남녀간의 평등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게 되면 이전에 존재했던 남성성과 여성성이 양성적 모델로 수렴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라는 구절이 있었는데 이 말에 많이 공감할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여성적이다, 남성적이다라는 말들은 (물론 여성과 남성은 확실히 많은 차이가 존재하고 있긴 하지만) 남성성과 여성성을 사회적으로 규정하여 개인을 그 틀에 맞추려는 폭력적인 여지를 남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사회에서는 남녀간의 평등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려면 여성성이다 남성성이다라는 말을 더 적게 사용해야 될 것이다. 무슨 그림에 대한 설명을 보더라도 다양한 색채와 푸근한 감성으로 작가의 '여성적'인 세심함이 돋보인다 라는 등 우리 사회는 여성성과 남성성에 대한 제약이 정말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역시 책을 읽으면서도 괜히 책 제목이 신경 쓰이고 다루고 있는 주제들이 직접적이라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이미 사회화가 되어버릴 대로 되어버린 나로서는 책이 다루고 있는 주제들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경우가 종종 있기도 했다. 이런 면에서 봤을 때 아직도 체면 치레 중시하는 한국 사회의 전통적인 면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구나 하고 느껴졌던 책이었다



p****p 2013.12.3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친밀한 관계의 민주화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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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녀 간의 사랑과 애정, 즉 에로티시즘처럼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여 유난히 관심이 넘치는 대화주제도 드물었다. 정신적 사랑의 영원불멸함에서부터 육체적 성애에 대한 이야기까지 인류사회에서 흥미를 이끄는 이야기 주제로 에로티시즘만한 것이 없다. 왜 사랑과 에로티시즘의 문제는 이토록 특별한 관심 대상이 되었을까?        우선, 에로티시즘은 남녀(혹은 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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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녀 간의 사랑과 애정, 즉 에로티시즘처럼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여 유난히 관심이 넘치는 대화주제도 드물었다. 정신적 사랑의 영원불멸함에서부터 육체적 성애에 대한 이야기까지 인류사회에서 흥미를 이끄는 이야기 주제로 에로티시즘만한 것이 없다. 왜 사랑과 에로티시즘의 문제는 이토록 특별한 관심 대상이 되었을까? 

 

    우선, 에로티시즘은 남녀(혹은 동성) 둘 사이의 친밀성과 상호의존관계를 강화시키며 외부에 대한 배타성을 강조하는 독특한 관계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인류세대를 끊임 없이 재생산하기 위해서는 에로티시즘에 사회적인 의미를 지속적으로 부여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 과정에서 사회적으로 필수적인 결혼과 가족의 형성, 출산 등 다양한 인간의 일생의 특정한 과정과 경로에 의미가 부여되고, 그 의미를 통해 인간들의 삶 자체와 삶에 대한 태도가 규정되면서 사랑의 의미체계가 강화되고 확장되었다. 이처럼 사람들은 에로티시즘을 사석에서 흥미있는 주제로 즐겨 이야기했으나, 공석에서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꺼렸다. 이와 더불어 공사의 영역을 분리해서 생각하려는 사회학의 딱딱한 학문적 분위기도 에로티시즘과 같은 내밀한 문제를 연구주제로 삼는 것을 금기시하였다.


    앤소니 기든스는 「현대사회의 성·사랑·에로티시즘 - 친밀성의 구조변동」을 통해 딱딱하고 재미없는 사회적 분위기를 문제시하여, 공적이고 거시적인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민주화와 대비되어 친밀한 일상세계에서 이루어지는 감정적인 소통과정의 민주화 과정을 관심있게 살피고 있다. 기든스는 사적 영역에서의 친밀한 관계와 사회적 관계에서 비슷한 점을 찾는다. 즉, 공적이고 사회적인 수준에서 제시되는 민주주의와 사적이고 작은 수준에서 제시되는 에로티시즘은 개인이 각자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발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든스는 공적인 영역에서 마찬가지로 성과 애정이 개입된 친밀한 관계에서 평등한 관계와 자율성을 서로 인정해야 하며, 친밀한 영역에서 상호 관계에 대한 진지한 모색을 통해서만 자아의 미래를 성찰적으로 기획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2.

 

    「기든스」는 낭만, 순수, 진실, 열정 등 사랑에 필요한 덕목으로 생각되어왔던 개념들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면서 ‘섹슈얼리티’와 ‘에로티시즘’의 관계 양식을 재해석하려 시도한다. 특히 현대 이전의 ‘에로티시즘’적 사랑이라는 관념이 사회적 재생산의 필요에 어떻게 밀접하게 연관되어 발전하였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하면서, 현대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사랑의 개념이 변화하는 과정을 진지하게 밟고 있다. 기존에는 ‘에로티시즘’과 ‘섹슈얼리티’가 사회적 재생산의 목표에 종속되어 있다고 여겼다. 즉, 전통적으로 새로 남편과 아내가 된 남성과 여성은 진실한 사랑이란 한번 발견되면 영원해야 한다는 관념에 억눌리면서 상호 간의 친밀한 감정이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지속해야 한다는 강박 속에 살았다. 이러한 관념을 통해 사회의 안정과 재생산을 담당하는 성별 분업이 남편의 임노동과 아내의 가사노동을 통해 유지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랑의 형태는 과거에는 사회적 재생산에 종속되었으나, 과학기술과 의학의 발전을 통해 피임과 낙태로부터 자유로워지고, 동성애, 양성애 등 기존에는 억눌려왔거나 개념적으로 존재하지 않았던 다양한 사랑의 관계가 사회의 전면에 등장되면서 개념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사랑이 다른 여러 조건에 구속받는 것이 아니라 사랑 그 자체로 순수하게 추구해야 할 목표로 설정된 것이다. 「기든스」는 이처럼 생물학적 재생산의 필요에서 해방된 탈중심화된 섹슈얼리티를 ‘조형적 섹슈얼리티’로 정의한다. ‘조형적 섹슈얼리티’가 현대사회의 새로운 친밀성의 양자관계로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랑에 대한 상당히 익숙한 개념 중 하나가 ‘낭만적 사랑’이다. 일반적으로 ‘낭만적 사랑’이란 개념은 아직 실제적인 사랑을 접해보지 못한 10대 소녀들의 판타지에 가까우며, 현실세계에서 접할 수 있는 실제적인 친밀성의 형태라기보다는 이상화된 비현실적 세계에 존재하는 관계양식이라고 생각되었다. 따라서 세인들은 ‘낭만적 사랑’에 대한 개념을 현실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미흡하고 어리숙한 의사소통양식에 대한 실망을 중화시키기 위한 조작된 이미지라 단정했다. 「기든스」는 이러한 ‘낭만적 사랑’에 대한 부정적으로 널리 퍼진 관념에 대해 새로운 관점의 해석을 시도하는데, 기존에 공유된 ‘낭만적 사랑’에 대한 개념이 비현실적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이 주체로 서서 능동적으로 사랑을 생산하고, 독립적인 행위를 시작하게 하는 동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새로 해석된 ‘낭만적 사랑’은 새로운 관계양식을 촉발할 수 있다는 희망을 통해 ‘상호적인 서사적 전기’를 써 가는 기회를 획득할 수 있다고 보았다. 

 

    「기든스」에 의하면 ‘낭만적 사랑’이 친밀한 상호 관계의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침에도 불구하고, 관계의 순수성을 제약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한다. 사람들에게 ‘에로티시즘’이 작용하는 과정에서 서로가 품어왔던 이상적 대상의 이미지를 상대방에게 투영한다. 따라서 상대방이 자신의 내부에서 지금까지 형성되어 왔던 이상적 이미지와 합치되지 않더라도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모습을 계속 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기든스」가 투사적 동일시(projective identification)라고 정의한 이러한 관계로 인해 양자 간의 이상과 실제가 서로 불일치하면서 관계가 분열되기 시작한다. 즉, 서로 투사한다는 것은 서로에 대해 일체감을 창조한다는 것인데 이러한 과정이 친밀성에 의존해서 지속되는 관계의 발전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타자에게 열어 보이는 과정에서 상호 협상과 이를 통한 인식과 습관·태도의 상호 변화과정은 필수적이다. 합류적 사랑(confluent love), 즉, 두 사람의 정체성이 과거로부터 서로 다른 기반을 통해 형성되어 왔음을 인정하고, 이를 통해 미래를 예비하는 과정에서 사랑의 유대를 공유하고, 새로운 정체성을 협상해가는 사랑의 방법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순수하고 합류적인 사랑의 양식이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하는데 필요한 이유는 궁극적으로 긍정적인 사랑을 통한 관계가 개인의 자기정체성이나 인격적 자율성을 증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아가 스스로 자율적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양자의 친근한 관계가 개인의 자율적인 발전을 가로막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아의 발전 가능성의 중요한 조건이 될 수 있도록 하며, 그러한 긍정적인 친근한 관계의 모습을 새롭게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로 친근한 관계가 개인의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경우는 무척 많이 존재한다. 특히, 마약에 중독되는 것처럼 사랑과 섹스 자체에 중독되어 스스로에게 질곡을 가하는 경우, 타인과의 관계 자체를 너무 중시한 나머지 자신의 발전 보다 타인 혹은 타인과의 관계에 더 지나친 우선 순위를 부여하는 경우 등 스스로의 자율적인 발전을 가로막는 예인 것이다.  

 

    개인의 미래가 온전히 자신을 통해 개척되고, 스스로 미래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 즉 미래의 식민화(colonising the future)를 위한 자기-성찰적(self-reflexive) 모색을 위해서는 자신의 과거를 감정적으로 성찰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단지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과거 반성이 아닌, 자신의 과거를 감정적으로 뒤돌아보고 재구성하여 보듬어 안을 수 있어야 미래에 대한 성찰적 자기 기획도 가능하다. 이렇게 성찰적 자기 기획을 위한 대안적 방법론 중 하나로 「기든스」는 여성들의 세계에서 배타적으로 누리던 감성적 이야기 방식에 남성들도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논리와 이성, 정복과 지배, 감성적 소통관계의 배제 등 남성적 서사구조가 횡행했던 인류역사를 상처와 질곡을 치유할 수 있는 대안으로 ‘감성적인 자기 성찰에 대한 이야기’로 들고 있는 것이다. 감정적 서사는 외부에서 강제한 논리와 이야기에 스스로를 복속시키는 것이 아니라 온전한 자기 이야기에 대한 내적 근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스스로 모색하는 가운데 자신의 미래를 식민화하고, 미래에 대한 기획을 통해 개인적인 발전이라는 원래의 목표를 성취할 수 있다.

 

 


3. 

 

    그 동안 앤소니 기든스의 학문적 관심 분야는 사회적 불평등, 복지국가 및 자본주의의 미래, 세계화, 생태적 위기 등 국가 혹은 세계적 규모의 사회 문제들을 사회학적으로 분석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근대화의 관계에서 문제를 제기해야 할 영역은 단지 거시적 영역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었는데, ‘발전된 성찰성으로 충만한 전 지구적 세계에서는 모든 사회적 관계에 대한 문제제기가 당연시되며, 따라서 그러한 문제 제기는 직접적으로 정치적 비판을 야기’ (U. Beck, A. Giddens, Lash, Reflexive Modernization, 1996)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난 근대화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성찰적 근대화의 과정은 사적영역에서의 친밀한 일상세계에서의 상호 소통 관계를 성찰하는데도 필요하다. 개인의 자기 발전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친밀한 관계에서 진행되는 개인적 관계의 모색과 발전 과정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친밀성은 양자 간 의무를 지속적으로 강제하는 억압적인 요청일 수도 있지만, 상호 평등하다는 전제 하에서 지속적으로 협상하면서 관계의 모색과 발전을 모색하는 인격적 관계에서의 협상이라고 볼 수도 있다. 「기든스」는 이러한 관계가 공적 영역에서의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과정과 동일하다고 인식한다. 

 

    「기든스」는 이러한 성찰을 통해 ‘친밀성의 구조변동’, 즉 개인적이고 사적인 영역에서의 관계회복이 기존의 거시적 사회질서의 문제를 극복하는데 하나의 중요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 동안 현대사회에서 사람들 간의 친밀한 상호 관계를 통해서 만족을 얻지 못하는 상황이 구조적으로 지속되면서, 이에 대한 정서적 대리만족의 대상으로 상품소비를 통한 욕구충족이 부상하였다. 이러한 과정이 거시적으로 경제성장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는데, 이러한 경제성장의 논리는 현대사회와 사회체제를 지속불가능하도록 하는 위협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친밀한 상호 관계의 논리는 끝없는 상품소비를 강요하여 생존을 유지하려는 현대자본주의체제에 맞서 기본적인 인간관계를 성찰하게 함으로써, 경제성장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는 현대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

 

 

- 정문수

m*****8 2009.04.2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