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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은 멀어서 눈부시게 환한 하얀 불빛들을 향해 걸어가는 사람들 기록되지 않은, 너무도 사적인 침묵의 역사 "
더 나은 삶을 찾아 고향을 버리고 자유의 땅인 한국으로 오게 된 탈북민들의 이야기인 [여름 손님]. 희망에 가득 찬 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밝은 이야기를 기대했건만, 그들의 삶은 왠지 외롭고 쓸쓸해 보였다. 마치 뿌리를 뽑힌 채, 불어난 강물에 휩쓸린 나무들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는 모습, 여전히 한국 사회 주류에 속하지 못한 채, 주변부로 떠밀리는 듯한 모습이 안타까웠다. 하지만 그들이 아주 절망적으로 보이지는 않았던 이유는, 아직도 무언가를 끊임없이, 열렬히 갈망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었다. 구하면 열린다는 뜻의 속담도 있지 않은가? 길이 없다면 길을 만들어서라도 가려는 그들의 의지가 보이는 듯했다.
[ 여름 손님 ]은 6편의 단편이 내용상 연결되어 있는 일종의 연작 소설이다. 탈북의 여정, 그 고난의 한 가운데에서 함께 했던 사람들과의 가슴 아픈 추억을 그리거나 한국에서 새롭게 맺게 된 복잡한 인연들에 대한 내면의 소리에 중점을 두는 소설이라 그런지 자기 고백적 성격을 띠는 이야기라 느꼈다. 그뿐 아니라 이 소설집의 특징은, 연작 소설이니만큼, 각 단편에 등장했던 주인공이나 주변 인물들이 다른 단편에서도 불쑥 등장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단편 [ 심봤다 ]에서 한 심마니의 기억 속에서만 단편적으로만 존재하는, 그래서 밋밋한 인물인 탈북민 화진은 [ 사적인, 너무도 사적인 침묵의 역사 ]라는 단편에서는 적극적으로 인생을 개척하는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단편 [심봤다]에서 주인공 심마니는 삼을 캐면서도 머리로는 온통 전 부인이었던 화진을 생각한다. 결혼 생활 내내 성실하지 못했던 화진, 그녀는 술집을 나가거나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우며 주인공의 마음을 산산조각 내버렸다. 오직 단란한 가정만을 원했던 그의 마음을, 화진은 왜 몰라줬던 걸까? 그녀가 미치도록 밉지만 동시에 미치도록 그리운 한 남자의 애타는 마음이 이 단편에서 잘 드러난다. 한편 [ 사적인, 너무도 사적인 침묵의 역사 ]에서는 자신의 행동의 이유를 설명할 수 없었던, 그렇기에 여전히 침묵 속에 갇혀있는 여자, 화진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젖먹이 시절 북에 놔두고 온 아들과 중국에 두고 온 딸을 데려와서 잘 키우자는 트럭 기사의 달콤한 말을 믿고 불나방처럼 뛰어들었던 사랑,, 그러나 자신의 씨가 아닌 자식들을 키우느라 부담감이 컸던 것인지 남편은 어느 순간부터 술에 취한 채 쌍욕을 입에 달고 살기 시작하는데.....
이 책 [여름 손님]을 읽으면서 마음이 좀 답답하고 불편해지는 걸 느꼈다. 한국이라는 공동체가 여전히 탈북민들에게 씌우는 프레임, 그 편견에 찬 시선들이 너무나 따갑게 느껴졌다. 단편 [여름 손님]의 주인공 철진은 단지 탈북민이라는 이유만으로 아래층 독거노인에게 끈질긴 괴롭힘을 당해야만 했고, 노인이 미스터리한 죽음을 맞이한 후 살인 혐의를 뒤집어쓰고 쫓기기까지 한다. 단편 [별빛보다 멀고 아름다운]에 나오는 탈북민 선화의 경우는 일하던 가게의 독일인 사장과 어울렸을 뿐인데, 그와 바람을 피우고 끝내는 그를 죽였다는 의심까지 받게 된다. 결국 독일인 사장이 심장 마비로 죽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후에도 선화에게 사과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국경 수비대에게 총 맞을 각오로 두만강을 넘고, 중국에 와서도 공안들에게 붙들려 북송될 위험을 극복하고 오게 된 자유의 땅.. 그러나 그들이 진정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은 아직도 멀어 보였다.
탈북민을 처음으로 본 것은 TV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의 탈북 과정을 상세하게 묘사했던 그들. 탈북 과정에서 가족이 실종되거나 뿔뿔이 흩어지기도 하고 중국 공안에게 잡혀서 북송된 후 모진 탄압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그래도 한국에서 가족을 이루고 사업체를 이끌며 나름 안정된 삶을 꾸리나 했는데, [여름 손님]에 나오는 탈북민들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여전히 벽에 가로막힌 채 주변부로 계속 떠밀리면서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이 보인다. 윤순례 작가는 이 [여름 손님]이라는 책을 통해서 말하는 것 같다. 만약에 예상치 못했던 먼 친척이 우리 집에 갑작스레 손님으로 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들이 온갖 트라우마로 점철된 삶을 살아야 했다면, 그런 황량하고 고통에 가득 찬 마음을 우리가 직면하게 된다면 어떨까? 외면하고 말 것인가, 아니면 우리의 곁을 내주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인가? 그런 고민과 화두를 우리들에게 던져주는 것 같은 소설 [여름 손님]이다.
" 깨소금 넣은 송편을 먹으려고 가보면 앙금은 누군가 쏙 빼먹은 것만 내 차지였다고, 그래도 남조선에 도면 반짝반짝 빛을 내며 살 줄 알았다고, 낡은 지 오래인 꿈에 대해서도 말하기에는 불빛이 너무 밝았다. (...) 두서없는 사념들이 무엇에 가닿을지 모르는 채로 화진은 빛을 향해 발을 내디뎠다. 아직은 멀어서 눈부시게 환한 불빛들을 향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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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다움을 찾아 경계선을 넘어온 사람들" 윤순례의<여름 손님>을 읽고
"침묵의 어둠 속에 묻어두어야만 했던 탈북의 기억 아직은 멀어서 눈부시게 환한 빛들을 향해 걸어가는 사람들"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성찰을 요구하는 여섯 편의 이야기들-
자유와 인간다움을 위해 경계선을 넘어온 사람들인 탈북인들은 과연 어떻게 살고 있을까. 정부는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법률인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을 2010년 9월 27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 법률은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북한이탈주민 예비학교 설립, 취업지원 강화 방안 등을 포함하고 있다. 혹자는 이런 정부의 북한이탈주민 지원에게 각종 지원을 해주는 것이 못마땅하다고 생각하고, 그들이 아무런 노력없이 지원받아 잘 산다고 생각하지만, 실상 탈북민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이 책 『여름 손님』을 통해 작가는 정박지를 잃고 방황하는 그들의 삶의 모습을 그려놓았다. 작가는 북한을 떠나 중국, 독일 등 세계 여러 나라로 흩어져 뿌리를 내리며 정착하려고 하는 탈북민들의 모습을 잘 포착해놓았다. 이 책 속에 수록된 여섯 편의 이야기들은 서로 다른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지만, 그들의 삶 속에서 존재하는 인물들은 서로 얽히고 설켜서 서로 긴밀히 연결이 된다. 이런 스토리의 구성 형식을 볼때 이 작품은 연작소설인 것이다. 연작 소설이란 각각의 이야기들이 독립된 완결 구조를 갖고 있으면서도 각 작품들이 일정한 내적 연관을 지닌 채 연쇄적으로 묶여 있는 소설의 형식을 말한다.
이 여섯 편의 이야기들은 철진, 화은, 종우, 성국, 화진 등의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리고 연작소설이라는 형식에서 알 수 있듯이 서로 덩굴처럼 얽혀 관계를 맺고 존재한다. 첫 번째 이야기인 <여름 손님>에서 희숙이가 왜 남한으로 오면서 '화은'이라는 이름으로 개명하게 되었는지 두 번째 이야기인 <바람빛 자장가>를 통해 알 수 있다. <심봤다>에서 '나'라는 화자와 나의 아내인 화진과의 결혼 생활에서 보여지는 불협화음의 원인과 화진의 과거와 현재가 마지막 이야기인 <사적인, 너무도 사적인 침묵의 역사>에서 드러난다. 이렇게 여섯 편의 이야기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각각의 이야기 속 인물들의 삶이나 과거가 다른 이야기 속에서 보여지는 식이다. 각각의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마치 퍼즐 조각을 맞추면 하나의 큰 그림이 그려진다. 그 그림 속에서 북한이탈주민으로써, 즉 탈북민으로 사는 삶의 고충과 힘겨움이 보인다.
자유와 인간다움을 찾아 경계를 넘어 남한으로 왔지만, 그들의 삶은 녹록지 않다. 물론 <여름 손님> 작품에서처럼 남한 사람을 만나 사과농장을 꾸리며 사는 선숙처럼 남한 생활에 잘 적응하며 살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사람을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도망자의 삶을 지속하는 철진과 같은 삶을 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작가는 이 여섯 편의 이야기들 속에서 탈북민 사이의 관계와 탈북민과 탈북민이 아닌 사람들과의 관계 등을 통해 탈북민들의 삶을 조망하고 있다.
그들은 태어난 곳을 떠나 타지에 정착하여 터를 잡고 살아가려고 하지만, 이들의 역사를 하나로 언어화해서 말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그들이 처한 상황과 탈북의 기억은 다르겠디만, 여전히 그들인 침묵 속에서 머물러야 하고, 언제 발각되고 들킬까봐 불안해한다. '탈북민'이라는 낙인이 찍힌 채, 사회의 약자로 침묵과 어둠 속에서 지내고 있다.
또한 이 여섯 편의 이야기들 중에서 <바람빛 자장가>와 <별빛보다 멀고 아름다운>에서는 남한이 아닌 타지의 땅에서 정착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과 그들이 맺는 관계에 대한 섬세한 통찰을 보여준다. <바람빛 자장가>는 편지 형식을 통해 화은이 북한을 떠나 중국 체류 중에 만난 남한 사진작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름 손님> 작품에서 그 사진작가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되지만, 그 사진작가에 대한 화은이의 마음은 밝혀지지 않지만, <바람빛 자장가>에서는 화은이가 사진작가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 사진작가는 화은이의 순수한 마음을 무시한채 그녀를 탈북민이라는 대상으로만 보았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일반적인 사람들의 탈북민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인 관점을 보여준다.
또한 <별빛보다 멀고 아름다운>에서는 남한에서 사업 실패로 도주하게 된 종우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는 도주를 위해 북한 국적인 '김원철'의 신분을 취득해서 가짜 신분증을 만든다. 김원철의 가짜 신분을 이용해서 독일 뒤셀도르프에 체류하고 그 곳에서 탈북민인 선화를 만나게 된다. 점점 더 선화에게 호감을 느끼고 탈북민이라는 공통점으로 그녀와 가까워지게 된다. 종우는 엄밀히 말하면 탈북민이 아니지만, 탈북민 행세를 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탈북민이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공통적으로 느끼게 된다. 또한 종우를 이야기를 보면 살인 의욕을 받고 종적을 감춘 선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나머지 이야기들을 통해서도 선화의 행적은 알 수가 없어서 아쉬웠다.
그리고 마지막 이야기인 <사적인, 너무도 사적인 침묵의 역사>에서는 화진의 과거와 현재 이야기가 나온다. <심봤다>를 통해 트럭 기사와의 불륜으로 인해 남편에게 매맞고 쫓겨난 화진이가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했는데 마지막 이야기 속에서 화진이의 현재 삶이 드러난다. 북한에서 데려온 아들, 중국에서 데려온 딸, 남한에서 낳은 어린 딸을 키우는 화진이는 어떤 심정일까. 그들 모두는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정착하려 살아가지만, 여전히 적응하지 못해 힘든 삶을 살고 있다. 또한 화진이는 집주인 여자 대신 재혼상대와 맞선을 보면서 또다른 인생을 꿈꾸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과연 그녀의 삶은 어떻게 될까.
이 책 『여름 손님』 속 인물들은 모두 고향을 떠나 정박할 곳이 없이 세상의 경계를 떠돌아 다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우리 곁에 가까이 있을지도 모른다. 마치 무더운 여름날 불쑥 우리에게 찾아온 손님들처럼 이들의 방문은 예기치못하여 당혹감을 자아낼지도 모른다. 어떻게 하면 이 손님들을 어떻게 대하고 그들과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들이 이 곳에서는 뿌리를 내리고 살아갈 수 있도록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을 읽으면서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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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손님
말해도 외쳐도 들리지 않는 이들의 목소리가 닿지 않는 세계, 기록되지 않은, 너무나도 사적인 침묵의 역사 '이방인', '벌거벗은 생명', 존중받아야 할 인간들의 이야기, 여름 손님은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 달갑지 않는 손님이다.
여름, 이런 때 귀한 손님이 찾아오면 더 난처해진다. 마땅히 대접할 음식이 없고 흐트러진 살림살이를 보이게 되니, 흉잡힐 것이 걱정되어 찾아온 손님이 호랑이처럼 두려운 대상으로 느껴지기 십상이다. 그리하여 옛 분들은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바쁜 농번기나 한여름에 남의 집을 방문하는 것을 실례로 알고 삼가는 것이 양식 있는 사람이다.
윤순례 소설집<여름 손님>은 북에서 남으로 내려온 새터민들의 심란한 삶을, 아픈 삶은 담담하게 써 내려간다. 어설픈 동정도 연민도 없이…. 있는 그대로, 그들의 내면세계를 세상에 드러내 보여준다. 이들은 우리 사회의 반갑지 않는 여름 손님이었다.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존재였다. 이런 손님들을 윤순례는 손님으로 맞아들이고,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북에서 왜 탈출했을까, 저마다 이유가 있겠지…. 탈출 과정에서 변화하는 심리, 브로커들의 본능, 중국 공안에게 잡히면, 앞날을 알 수 없는 불안감, 중국에 숨어 살면서 아랫도리로 밥벌이를 해야 했던 사람들.
남쪽에서 와서 삶은 북을 떠나 남으로, 희망인지 아니면 북보다 더 지옥 같은 삶인지 알 수 없다. 불안감과 미래를 알 수도 희망도 가질 수 없는 남녘의 삶 속에서…. 남자는 새터민을 싸잡아 욕하는 노인을 그냥 둘 수 없었다. 아니라고 대거리를 할 수도 없다. 어차피 나는 탈북민이니까, 애초부터 이곳 사람이 아닌 그저 부평초이니까,
북에서 넘어온 놈들에게 아파트를 내주고 살라고 하고, 우리 같이 기댈 곳도 없는 사람들은 나 몰라라하고….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데, 게들에게는 밥 주고 일자리 챙겨주고…. 불만에 가득 찬 노인, 술 한잔 걸치면 에스컬레이터 한다.
북에서 온 남자, 그리고 여자, 남한에 사는 사람. 북에서 온 그들에게 과하게 대우해준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 북에서 온 사람을 백안시하는 이들, 남쪽 세계에 대한 희망은 절망이 되고, 영화 <황해>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했던 장면들….
소설집에 실린 <여름 손님>, <바람빛 자장가>... <사적인, 너무도 사적인 침묵의 역사> 등 여섯 편의 연작소설, 불안정한 삶의 그늘에서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북에서 온 사람들이 등장한다. 남한이라 세계에서 그들은 여전히 ‘이방인’이다.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하는.
영화<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의 북한 천재 수학자, 남한 생활에 적응을 못 한 아들은 북으로 돌아가겠다고…. 강을 건너다 죽었다. 왜 자식은 북으로 가고자 했을까, ‘이방인’으로,
남한의 삶은 트라우마로…. 늘 소외됐고, 당연히 무시되는 존재, 열심히 살아도 늘 간첩으로 의심받고 때로는 간첩으로 체포되기도, 따뜻하게 받아들이겠노라고, 한때는 북에서 사람들을 탈출하도록 공작했던 적도…. 인간의 고귀한 생명이 도구나 수단으로 쓰일 때, 또 그렇게 해서 출세를, 업적을 성과라고 여기는 가치관과 세계관은….
작가는 북에서 온 이들 ‘벌거벗은 생명’에게 섣부른 연민이나 동정을 보내지도 민족 감정에 호소하지도 않고 그들의 내면세계를 좇아갈 뿐이다. 누구의 잘못인지, 왜 이런 세상이 됐는지도 묻지 않는다. 그저, 담담하게 말할 뿐이다. 삶은 늘 힘든 거라고. 벌거벗은 생명이건, 화려한 치장을 한 생명이건, 모두 사람이라고. 인간의 존엄성은 어떻게 존중돼야 하는지, 새삼스럽게…. 인간이란 도대체 뭐지, 노숙자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도, 북에서 남으로 내려온 사람들을 주목해보는 것도, 그림자처럼 일하는 유령 노동자들을 보는 것도, 그 안에 숨겨진 인간을 찾아내려는 노력이…. 이 소설은 꽤 긴 여운을 남긴다. 우리 사회의 폐쇄성을, 이방인을 멀리하는, 경제적으로 우리보다 못사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눈은 정말 평등한가, 아마도 우리 사회 속에서 형성된 것들, 학습된 제한 행동. 너와 나는 다르고, 우리는 같지 않다는 생각들, 혐오 사회로 번져갈지 모른다는 우려도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태그#여름손님#윤순례#은행나무#연작소설#여섯편의탈북민이야기#이방인#호랑이보다무서운달갑지않은손님#인간의존엄성#몽실북클럽#몽실서평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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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손님』 윤순례 소설 ㅣ 은행나무
'디아스포라 문학'은 본래 살던 땅을 떠나 이국 땅을 떠도는 이들의 삶과 정체성을 다룬 작품을 뜻한다. 이 작품 『여름 손님』은 디아스포라 문학이다. 본래 살던 땅을 떠난 이들은 탈북민들이다. 서로 연결된 이들 여러 탈북민들의 이야기는 서글프다.
얼마 전 조해진 작가의 [로기완을 만났다]를 읽었기에 더 그들의 삶이 애처롭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목숨을 걸고 선택한 탈북이 그들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하지는 못함을 보고 있으면 과연 인간의 삶과 선택이란 무엇일지 생각해 보게 된다.
여섯 편의 이야기로 구성된 연작 소설이다. 화은, 철진, 종우, 성국, 화진 등의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들은 모두 탈북민들이며, 서로 연결되어 있다. <여름 손님>의 희숙이 남한으로 오며 '화은'이라는 이름을 쓰게 된 이유가 <바람빛 자장가>에서 밝혀지거나, <별빛보다 멀고 아름다운>에서 뒤셀도르프에서 살고 있는 종우가 구매한 가짜 신분인 북한 사람 '김원철'이 화진의 전 남편임이 <사적인, 너무도 사적인 침묵의 역사>에서 드러나는 식으로 인물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중국은 남한과 북한의 사람들이 쉽게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북한을 떠나 중국의 숙박업소에서 일하던 화은은 남한의 사진작가를 만나고, 정을 나눈다. 그녀는 그가 던진 미래를 향한 말들을 품고 되새긴다. 그에게 이름을 물었던 드문 손님이었으며, 사랑의 언약을 남긴 사람이었기에 그녀는 그것에 희망을 품고 국경을 넘어 남한에 정착하게 된다. 남한에 정착하며 그의 고향에 터전을 잡고서야 그가 사진 작가임을 알게 되고, 중국 훈춘에서 찍힌 자신의 모습을 전시회에서 마주하게 된다. 그에게 있어 북한에서는 '화숙'이었던 '화은'은 몸을 파는 탈북 여성 중 하나였을 뿐이었다. 그는 그녀가, 중국을 탈출해 자신을 꿈꾸며 남한에 올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비겁하고 잔인하다.
화진은 두 아이, 아니 세 아이의 엄마이다. 세 명의 아이는 모두 다른 곳에서 출산했다. 한 아이는 북한에서, 한 아이는 중국에서, 한 아이는 남한에서. 세 아이의 아버지도 모두 다르다. 탈북한 여성 화진의 삶은 기구하다. 기구한 삶 속에서도 그녀의 자식들을 책임지겠다는 신념은 무모하고 미련해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그 억척스러움이, 그 미련함이 답답해 보이기 보다는 종국에는 용감해 보이기 까지 한다. 그래서 인생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되는 남자와의 관계에서는 그녀가 온전히 자신만을 위해 더 용감해지길 바래본다.
그들 모두가 살기 위해 탈출하고, 도망치고, 속이고, 버리고, 숨기면서도 한 곳에 온전히 정착하지 못함이 행복한 정착으로 마무리지어지길 바래본다.
▶ 출판사 ‘은행나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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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손님>은 여섯 편의 연작소설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탈북민들이 공통적으로 등장한다. 저마다의 자유를 꿈꾸며 죽음을 무릎쓰고, 남한행을 강행했을테지만 이 곳의 상황은 여의치 않다. <여름 손님>에서의 장철진은 사선을 넘으며 대한민국에 도착하지만 이 땅에서의 정착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세 가구가 사는 다세대 건물 1층에 세를 들었고, 지하층 노인은 처음에는 그를 반기는 듯했지만 실상은 반대였다. 노인의 술주정을 듣고 속내를 알게 된 이후로 지하층에 내려가지 않았지만, 툭하면 시끄럽다고 올라와 문을 두드렸고, 시비를 걸어왔다. 그런 노인이 죽은 채 발견되었고, 철진은 살인자로 내몰린다. 화은은 그런 철진을 숨겨주고, 남조선에 오기까지의 과정을 떠올린다.
소설 속 인물들은 어디하나 제대로 마음 둘 데 없는 이방인으로 살아간다. 허드렛일을 하거나, 살인용의자로 내몰려서 쫓기고, 외진 시골에서 겨우 살아가는데... 한편으론 일부 새터민들의 실제 모습 일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마음 한켠이 아려왔다. 그저 견디면서 하루를 살아내기 위해 갖은 고생을 하며 여기까지 온 것은 아닐텐데. 우리의 따뜻한 시선이 그들에게 조금의 위로는 되어줄 수 있을거란 생각을 해본다.
대학에서 <북한의 언어와 문화>라는 수업을 들으며 새터민을 직접 만난 적이 있었다. 북한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다는 그녀는 약사를 꿈꾸며 약학대에 재학 중이었다. 대학민국의 어머니들이 북한에서 온 선생님은 좋아하지 않을 것 같아 약사가 되는 공부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행복한가요"라는 나의 질문에 울먹이며 말하던 그녀의 모습이 떠오른다. 남편은 함께 압록강을 건너오다가 총에 맞아 죽었고, 아이와 나머지 가족이 아직 북한에 있다고, 덩그러니 혼자 남겨진 것 같아서 행복한지 모르겠다고 했다. 아직까지도 '탈북민, 새터민'이라는 단어를 듣게 되면,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던 그녀가 떠오르곤 한다. "지금은 행복한가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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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손님♡
거의 접해보지 못한.. 새터민들의 슬픈 이야기에 가슴이 먹먹해지더라고요. 탈북민들 이야기는 종종 TV에서 접해본 적 있었는데~ 잘은 모르는 이야기라- 읽으며 신기하기도 하고..새롭기도 하고 그랬어요. 여섯 개의 연작소설인데 여름 손님, 바람빛 자장가, 심봤다, 별빛보다 멀고 아름다운, 저 멀리서 하얀 불꽃이, 사적인, 너무도 사적인 침묵의 역사- 이렇게 여섯 편으로 구성되었어요. 화은, 철진, 종우, 성극, 화진 등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각 편이 은밀히 연결되어 있어요. 목숨을 걸고.. 고국을 떠나 다른 곳에서 자리잡는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은 선택이고~ 물론 그 안에서 잘 적응하는 사람들도 있지만..그렇지 못한 이들도 많다는 것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살인 혐의를 받아 쫓기고 있는 철진~ 그를 숨겨주고 있는 화은~ 남한에서 남편 만나 사과 농장을 하고 있는 선숙~ 집주인 여자의 맞선 자리에 대신 나간 화진~ 이렇게 새터민들의 대한민국 적응기 이야기예요.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그들의 삶이 녹록지 않고... 어려움을 겪는 그들의 모습이 안타까울 따름이었어요. 주변에 새터민은 없지만.. 혹시라도 만나게 된다면~ 따스하게 대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그들의 출신으로 색안경끼고 보지 말고- 각자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응원하고 도와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구멍난 욕망을 안고 없는 길을 만들며 경계를 넘어온 이들.. 그 뜨겁고 시린, 멀고 먼 도정의 족적...ㅠㅠ 그들을 여름 손님이라고 표현한 것인데.. 우린 서로에게 손님이 되어 찾아가고 찾아와요. 탈북민으로서 인간성을 상실하고 힘들게 살아가는 그들을 따뜻한 온기로 받아주는 이 소설- 따스하네요.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된 후기입니다*
#여름손님, #은행나무, #윤순례, #몽실북클럽, #몽실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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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출신 성분이 어딨나. / p.116
프로그램을 돌리다 보면 새터민들의 생생한 증언이 나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채널을 붙잡게 되었지만 점점 그들이 말하는 이야기가 소설처럼 느껴진다. 그렇다고 거짓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꿈을 가지고 고국을 떠난다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닐 테니 말이다. 뭔가 다른 세계의 이야기인 것만 같은 느낌이다. SF나 그 이상의 이야기처럼 들린다는 뜻이다.
이 책은 윤순례 작가님의 연작 소설이다. 표지가 가장 눈에 들어왔던 책이다. 시골의 풍경을 그대로 전해 주는 것만 같은 포근한 느낌의 그림이 이야기를 궁금하게 했다. 줄거리를 볼 수도 있었겠지만 일부러 따로 찾아서 보지는 않았다. 가끔은 이렇게 모르는 상태에서 책을 펼치는 것 또한 기쁨이자 즐거움이므로 설레는 마음을 안고 읽게 되었다.
소설은 연작 소설로 모두 새터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살인 혐의를 받아 쫓기고 있는 철진과 그를 숨겨 주고 있는 연인 화은, 남한에서 남편을 만나 사과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선숙, 일하고 있는 집주인 여자의 맞선 자리에 대신 나간 화진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대한민국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각 소설에는 주인공과 이야기가 다르지만 연결이 되어 있다는 점에서 찾는 재미 또한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는 뱀의 의미이다. 소설에는 생각보다 자주 뱀이 등장한다. 표제작이었던 <여름 손님>에서는 낫으로 풀을 베는 도중 뱀이 나오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철진은 뱀은 발견해 두 동강을 내 밟아 죽인다. 그리고 결국에는 독사에게 물리기까지 한다. 그밖에도 <저 멀리서 하얀 불꽃이>에서는 황 사장이 뱀을 기절할 때까지 밟으며, <심 봤다>에서는 주인공이 짝짓기하는 뱀을 보기도 한다. 이러한 장면들은 소설 안에 있는 인물들의 상황과 심리를 대변한다고 느껴졌는데 마치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처럼 보였다. 짝짓기하는 모습 또한 몸을 섞는 이성의 사람들의 모습이 표현되는 듯했다. 뱀을 싫어하는 사람으로서 너무 자극적인 모습들로 느껴지기는 했지만 이 또한 그들을 보는 것 같아 서글펐다.
두 번째는 대한민국이라는 사회 안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이다. 남한에서 잘 적응하는 선숙이 있지만 대부분 등장하는 인물들은 몸을 주거나 허드렛일을 하면서 근근히 살아가고, 억울한 일을 당하는 등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어려움을 겪고 살아간다. 그들에게는 어떻게 보면 사랑도 사치라고 느껴질 정도이다. 고용주들의 나쁜 심보도 그냥 묵묵히 이겨내고 견디고 있다. 그러한 지점이 마음이 아렸다. 하나원에서 대한민국 사회의 적응을 돕는다고 하지만 과연 하나원을 나온 그들은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서 인정을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을까. 이 부분은 고민할 필요성을 느꼈다.
읽는 내내 마음이 먹먹해짐을 느꼈다. 물론, 그들의 입장이 되었던 경험이 없었기에 모든 감정을 온전히 느끼기에는 많이 부족할 것이다. 그러나 소설이 주는 여운은 깊이 생각해 볼 만하다는 느낌을 받았던 작품이었다. 새터민들에 대한 감정과 느낌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어서 이 부분이 참 만족스러웠던 소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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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난 욕망을 안고 없는 길을 만들며 경계를 넘어온 이들 그 뜨겁고 시린, 멀고 먼 도정의 족적 《여름 손님》 이번에 처음 읽어보게 된 윤순례 작가님의 소설인 《여름 손님》에 나오는 인물들은 탈북민들이었다. 북한을 떠나 각 나라로 흩어져 뿌리내리려하고 있다. 처음에 이 소설을 접했을때는 단편 소설들로 묶인것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각각의 인물들은 끊어진 인연들같았다. 사과밭 삼만 평을 가진 한국 남자와 재혼한 선숙 언니는 완벽한 농사꾼이 되어, 뽀얀 피부 대신 검은 피부를 가지게 되었으나 가진것 많은 한국 남자 덕분에 두고온 딸을 데리고 올 수 있는 돈이 생겼지만 여자에게는 그런 것이 없었다. 탈북하는 중에 밀림속에서 묻고 온 아이만 떠오를 뿐이다. 그런 여자의 마음도 알지 못한채, 함께 탈북을 한 철진 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선숙. 어쩌면 자신의 힘든 기억들을 잊고 싶은 마음이지 않을까? 중국 훈춘, 늦은 밤 투숙한 손님의 커피 부탁으로 마주하게 된 화은은 이름 모를이와 여러 밤을 보내게 된다. 그의 이름 조차 알지 못했지만 유명한 사진작가라는 사실을 이제서야 알게 되고, 그가 보였던 행동들이 이해가 가는 화은. 그러면서도 오색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었던 그에게 묻고 싶어한다. 그는 자신을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여름 손님》은 탈북민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이 정착하는 삶이 순탄하지 않을것이다. 그래서인지 차분하거나 무거운 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은 그들의 삶에서 언제 기쁨을 느꼈을까? '바람빛 자장가'에 나오는 화은은 그와 밤을 보내고, 그와 함께한 시간 속에서 오색 즐거움을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작가님께서는 주방의 창을 통해 들어오는 아침 햇살 속에서 커피 원투를 가는 것이라고 하신다. 나의 삶에서, 나의 하루에서의 기쁨은 무엇일지 생각해보게 된다. 나는 어떤 순간에 기쁨을 느끼며 내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커피향을 맡으며 창밖을 보거나, 책을 읽거나, 행복해하는 아이들을 바라보거나, 잠든 아이와 고양이들을 볼 때면 행복감을 느끼게 되는 듯 하다. 삶에서 기쁨을 느끼는 순간이 없다면 말하고 싶다. 기쁨은 그렇게 거창한 순간에 나오는 것만은 아니라고. 아주 사소한 순간에 찾아온다고.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살아가라고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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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를 읽으며 말로 표현하기 쉽지 않은 감정이 올라왔다. 그리고 두 번째 세 번째 마지막 장에 이르기까지 감정이 쌓였다. 어렵기도 했고, 주인공이 헷갈리기도 했다. 이 이야기는 탈북자들의 이야기다. 자유를 찾아서라고 하기에는 상황이 너무 어렵다. 자유가 중요한 가치이긴 하지만, 당장 오늘 먹을 밥조차 없는 사람에게 자유가 중요한 가치일까? 각기 다른 이야기임에도, 왜 한 사람의 이야기같이 느껴지는지 당황스러웠다. 아마 내 안에 탈북인이라는 선입견과 경계를 가지고 그런 것이 아닐까 싶었다. 결혼 전 아버지는 탈북인들이 등장하는 모 프로그램을 참 좋아하셨다. 대한민국에서도 남쪽이라고 일컫는 곳에 고향을 두고 있음에도 북한 이야기나 통일에 관심이 많으신지라 북한 관련 프로그램을 틀어놓으면 어깨너머로 나도 한두 프로그램을 본 기억이 있다. 대부분의 이야기가 북한을 탈출해서 대한민국까지 오기까지의 여정과 북한에서 살 때의 이야기가 많았다. 얼마나 많은 고생과 목숨의 위협을 겪었는지나 그곳에서 살 때의 이야기들은 참 힘들었겠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그들이 말하는 지금의 대한민국에 삶에 무척 만족하는 것 같이 보였다. 북한을 탈출해 한국까지 오는 여정은 책 속에서도 참 긴박했다. 물론 책에 등장하는 이야기 속에는 북한에서의 실상이나 탈출기보다는 그 이후의 생활에 더 포커스가 맞춰있긴 하다. 같은 건물에 사는 노인을 죽였다는 누명 아닌 누명을 쓰고 도망자 신세가 된 장철진. 남한 생활이 녹록하지 않고, 결혼을 약속했던 남자 부모의 반대로 파혼당한 화은은 남한에 정착해서 사과 과수원을 하는 남자와 결혼한 선숙 언니를 찾아 강원도로 내려간다. 사실 화은이 파혼당한 이유는 탈북인이라는 것과 탈북인 여자들이 먹고살기 위해 몸을 파는 일을 한다는 뉴스 보도 때문이었다. 화은이 있는 곳으로 도망 온 철진에게 화은은 자수를 권유한다. 그가 남한으로 온 후 몇 번의 사건에 휘말렸지만 그를 내치지 못한 것은 그에 대한 고마움 때문이다. 탈북 전 화은의 이름은 희숙이었다. 라오스를 통해 남한으로 입국하기 전, 그녀는 샛별이라는 이름의 아이가 있었다. 브로커가 요구하는 돈을 마련하지 못한 그들 중 희숙이 몸을 내주는 것으로 상황을 모면하려 했다. 선숙 역시 희숙에게 그러기를 독촉했다. 그리고 희숙이 그 방에서 울고 있는 날, 고열에 시달리던 샛별은 그렇게 세상을 떠난다. 딸의 죽음에 정신을 놓은 희숙을 엎고 달렸던 것도 철진이고, 라오스 땅에 샛별을 묻어준 것도 철진이다. 선숙이 아팠을 때 약을 구해 선숙을 살렸던 것도 철진이다. 하지만 선숙은 그런 기억을 아예 잊어버린 것인지, 철진에 대한 기억을 하나도 하지 못한다. 책 속에는 화자를 바꿔가며 그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큰 조명상을 하는 남자와 파혼했다는 이야기가 두 번째 장의 화은이 주인공이 되면서 전말이 드러난다. 샛별 아버지 이야기도, 왜 그와 짧은 결혼생활을 정리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이야기는 그다음 이야기에 등장한다. 목숨의 위협에도 탈북을 감행한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여전히 사회 속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맴도는 이야기,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부각되는 그들의 과거, 살고자 애쓰지만 쉽지 않은 생활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남한에 정착해 과거를 모조리 잊어버린 선숙과 그 과거를 이따금 떠올리며 괴로워하는 화은. 그들의 모습이 교차하며 다른 것 같이 보이지만 둘 다 안타까운 것은 어쩔 수 없다. 이 책의 저자는 한 영상을 보고 책을 기획했다고 한다. 탈북을 하다 상당수가 북송되거나 제3국에서 스러져가기도 한다. 겨우 한국에 들어온 이들 중 상당수는 탈북인의 굴레에 허덕이다 몸과 마음의 상처를 받기도 한다. 자신의 삶보다 호위 호강하는 것처럼 보이는 그들을 향해 울분을 쏟아내는 사람들도 있다. 책 속의 이야기가 구슬픈 것은 그들 각자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겠지...
그럼에도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그들도 우리도 다름이 없다는 사실. 인간의 존엄성을 뭉개며 살아온 그들의 여정에 대해 최소한의 안타까움과 안쓰러움을 가질 필요는 있지 않을까? 그저 매도하고 색안경을 끼기보다는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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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봄에 강원도의 시골마을에 이사와 혼자살며 앞으로의 삶을 고민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화은은 탈북민입니다 더 나은 하루를 위해 목숨을 걸고 온갖 풍파를 겪으며 보낸 긴 여정의 끝은 생각과 달리 마냥 평탄하지만은 않았기에 서울에서 정착하려했으나 그러지못하고 함께 탈북을 했던 선숙이 자리를 잡은 시골마을로 내려온 참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푹푹 찌는 더위가 시작되고 자신의 미래조차 가늠이 되지않는 화은을 불쑥 찾아온 손님 철진은 살인혐의로 쫓기는 중인데요 이책은 세상에 달관한 것인지 포기한 것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철진의 이야기와 화은의 이야기를 비롯한 탈북민들의 사연과 탈북민을 만난 남한 사람의 사연들이 화자를 바꾸어가며 장소를 바꾸어가며 이어지는 연작소설집으로 우리가 모르고있는 탈북민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언론등을 통해 소개되는 사연이나 무사히 정착하고 신뢰를 받으며 주변인들과 어울려사는 이들의 이야기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님을 생각해보게하며 고향과 가족을 떠나온 이들이 영원히 손님 즉 이방인이 되어버린 이야기가 안타깝습니다 잘 살아보자고 잘 살수있을거라고 다짐도 하고 응원도 하며 참담한 현실을 벗어나는 미래를 그렸을 그들이 오해로부터 벗어나 부디 마음 편하고 행복했으면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