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82%
  • 리뷰 총점8 18%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9.0
  • 30대 0.0
  • 40대 9.0
  • 50대 9.0

포토/동영상 (6)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엉엉』 본체를 잃어버린 사람들
"『엉엉』 본체를 잃어버린 사람들" 내용보기
개인의 어떤 행동이 불러일으키는 현상에 우리는 대체로 무감한 편이다. 아마 영향력이 없다고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한 사람의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온다면 조금쯤은 주저할 것 같다. 만약 한 사람이 자꾸 눈물을 흘린다고 했을 때, 그때마다 비가 내린다면 이런 경우는 어떻게 봐야 할까.   다른 사람들처럼, 주인공 ‘나’는 고지서를 받는다. 다만 내
"『엉엉』 본체를 잃어버린 사람들" 내용보기

개인의 어떤 행동이 불러일으키는 현상에 우리는 대체로 무감한 편이다. 아마 영향력이 없다고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한 사람의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온다면 조금쯤은 주저할 것 같다. 만약 한 사람이 자꾸 눈물을 흘린다고 했을 때, 그때마다 비가 내린다면 이런 경우는 어떻게 봐야 할까.

 

다른 사람들처럼, 주인공 는 고지서를 받는다. 다만 내가 사용하지 않은 고지서가 딸려온다. 또 다른 나, 즉 나에게서 빠져나간 본체가 사용한 내역서다. 본체는 나 자신이기도 하니 그가 사용한 내역을 짐작할 수 있다. 어느 날 본체가 짐을 싸서 나갔다. 그의 흔적을 대변하기라도 하듯 그가 쓴 고지서가 날아든다. 주민등록증을 가져간 본체 때문에 는 여권을 가지고 다닌다. 신분증을 요구할 때 대부분 주민등록증을 꺼내놓는다. 주민등록번호는 외워도 여권번호를 외우는 사람은 거의 없다. 방을 구하거나 아르바이트를 구할 때 본인 확인을 위해 여권번호를 외우는 경우도 많지 않을 것이다.

 


 

 

본체가 떠나던 날, 고양이 밥을 챙겨주던 는 갑자기 눈물이 났는데 그때부터 계속 울게 됐다. 동사무소에서 슬픈 사람 모이세요라는 전단지를 발견한 슬사모에 참석했다가 동그람 씨를 알게 된다. 동그람 씨는 다른 사람이 보기엔 멀쩡하게 보였으나 눈이랑 귀와 입이 떨어져 나갔다. 본체가 떨어져 집을 나간 뒤부터였다. 본체와 본체가 떨어져 나간 존재는 함께이면서도 함께이지 않은 존재가 되었다.

 

문제는 본체의 밤이 열린 때부터였다. ‘에게 본체가 연락해온다. 본체와 함께 모임에 참석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 뒤 는 피의자가 되어 경찰 조사를 받는다. 조사를 받는 과정이 나오는데 소설의 또 다른 장치다. 사실인 듯 사실 아닌, 즉 본체를 대신해 조사를 받았으나 본체는 이미 사라지고 난 후다.

 

내 삶이 NG 모음으로 끝나기를 바란다. 싸우던 사람도 그때는 같이 웃는다. 목소리도 달라진다. 배우는 진짜 사람이 되고 관객은 몰입해 있던 세계에서 한 발 빠져나온다. 지금까지 당신이 본 건 현실이 아닙니다. 우리는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한 것뿐이에요. 안심하세요. 세계는 안전합니다. 아무것도 망가지지 않았어요. 누군가 모든 영화의 끝에 NG 모음이 붙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83페이지)

 

 

 

이 세상에 친구가 없다면 얼마나 막막할까. 슬사모에 참석했기 때문에 동그람 씨를 알게 되었고, 동그람 씨와 마음속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었다.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도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다.

 

본체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나온다. 자신의 존재를 잃어버린 듯, 가짜의 인생을 사는 거 같다. 우리 삶이 그러지 않는가. 본체이지만 본체가 아닌 듯 타인의 삶을 사는 거 같지만 그것이 우리의 삶이라는 걸 깨닫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나의 눈물이 비가 되어 흐른다는 걸 아는 순간에 깨닫는다. 천둥처럼 와닿는 그 시간을 견디는 건 곁에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헤어지는 게 슬퍼 엉엉 울어도 새로운 삶을 위해 울음을 그쳐야 한다. 우리는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이름으로 살아가야 한다. 새로운 친구들과 살아가는 삶, 그게 원하는 바일지도 모른다.

 

 

#엉엉 #김홍 #민음사 ##책추천 #책리뷰 #북리뷰 #도서리뷰 #문학 #소설 #소설추천 #한국소설 #한국문학 #오늘의젊은작가 #오늘의젊은작가39 #오늘의젊은작가시리즈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23.05.29. 신고 공감 11 댓글 1
리뷰 총점 eBook 구매
엉엉
"엉엉" 내용보기
나한테서 내가 빠져나갔다니 이게 무슨 말이야 하면서도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뭐 그 정도는 있을 수 있는 일이겠다 했다가 이렇게 특정인물이 연상되게 쓰면 고소는 안당하나? 싶다가도 그럴수도 있지 했다가 아니 또 이렇게 된다고? 했다가 그냥 흐르는 물에 몸을 맡기듯 그러려니 하고 읽다보면 또 되게 황당한데 말이 되기도 하고 말이 안되기도 하고 엉엉 우니까 다행이지 흐흐흐흡
"엉엉" 내용보기

나한테서 내가 빠져나갔다니 이게 무슨 말이야 하면서도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뭐 그 정도는 있을 수 있는 일이겠다 했다가 이렇게 특정인물이 연상되게 쓰면 고소는 안당하나? 싶다가도 그럴수도 있지 했다가 아니 또 이렇게 된다고? 했다가 그냥 흐르는 물에 몸을 맡기듯 그러려니 하고 읽다보면 또 되게 황당한데 말이 되기도 하고 말이 안되기도 하고 엉엉 우니까 다행이지 흐흐흐흡 흐흐흑 꺽꺽 울었으면 더 큰일이겠다 싶기도 하다.

YES마니아 : 로얄 f****2 2024.02.08.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eBook 구매
엉엉-김홍
"엉엉-김홍" 내용보기
무슨 책을 읽고 있느냐는 질문에(이런 질문을 해주는 사람은 한 명 밖에 없어서, 좋다. 계속 질문해 주시라.) 『엉엉』이라고 답했다. 엉엉? 응, 엉엉. 『엉엉』은 그런 책이다. 엉엉이라고 말하는 순간 엉엉 울고 싶다는 솔직한 마음을 말한 듯해서 후련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계속 그런 시기가 있지 않은가. 내내 계속 엉엉 속으로 울면서 지내는 시간들이.    소설의 줄거
"엉엉-김홍" 내용보기





 

무슨 책을 읽고 있느냐는 질문에(이런 질문을 해주는 사람은 한 명 밖에 없어서, 좋다. 계속 질문해 주시라.) 『엉엉』이라고 답했다. 엉엉? 응, 엉엉. 『엉엉』은 그런 책이다. 엉엉이라고 말하는 순간 엉엉 울고 싶다는 솔직한 마음을 말한 듯해서 후련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계속 그런 시기가 있지 않은가. 내내 계속 엉엉 속으로 울면서 지내는 시간들이. 

 

소설의 줄거리는 이렇다. 나의 본체가 떠난 이후의 일상을 그린다. 본체는 집이 좁고 더워서 떠난 듯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본체가 비상금까지 훔쳐서 나가고 나서 든 깨달음이다. 나의 집은 나와 본체를 담기에는 비좁다. 본체는 고지서로 자신의 근황을 알렸다. 고소장은 덤이고. 나의 이름으로 대출을 받고 채무의 흔적을 남기는 것으로 살아있음을 증명한다. 

 

그러다 본체의 소식이 끊겼다. 고지서도 독촉장도 오지 않았다. 나는 집을 옮긴다. 지금보다는 넓은 집으로. 그 사이에 본체가 전화를 걸어오면 새 주소를 알려줄 텐데. 전화는 오지 않으니까 이사를 했다. 마스크 공장에서 일을 했다. 본체가 떠난 후로 계속 울었다. 울면서도 일은 하고 쿠팡에서 고양이 밥도 주문했다. 울어도 생활은 해야 하니까 울면서 살았다. 내가 울 때마다 비가 내렸다. 

 

건전지를 모아서 동사무소에 갖다주러 갔다가 '슬픈 사람 모이세요'라는 전단지를 발견한다. 나와 동그람 씨는 매주 모여서 과자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눈다. 본체에게서 연락이 오고 본체를 잃어버린 사람들 틈에서 나는 프로젝트의 일원으로 지낸다. 이상한 사람들이 참 많다. 유튜브나 시사 프로그램을 보면서 여음구처럼 하는 말이다. 

 

그런 나도 이상한 사람. 이상한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건 의외로 쉬운 일일 수도. 같이 이상해지면 되니까. 『엉엉』의 설정은 낯설지 않다. 내 안의 또 다른 나. 또 다른 나이지만 같은 나. 나를 혹은 나의 환경을 견디지 못해서 나의 나는 떠난다. 불법적인 일 같은 거 하지 않고 빚도 지지 말고 살면 좋을 텐데. 그러면 같이 행복해질 텐데. 본체는 내 안의 무수한 나들의 은유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내가 울면 하늘도 같이 운다는 설정 또한 은유라고. 내가 슬프면 세상도 같이 슬퍼야 하지 않겠느냐는 하소연 같은 거라고. 『엉엉』을 다 읽고 황정은이 떠올랐다. 『엉엉』의 쓸쓸과 황정은의 쓸쓸이 겹친다. 노력이 통하지 않는 세상에 남겨진 우리들은 고지서의 숫자를 볼 때마다 엉엉 울고 있다. 본체가 나를 떠난 이유를 생각하면 자꾸 슬퍼진다. 

 

소설은 모두의 근황을 알려주면서 끝난다. 이런 결말이 좋다. 그런 저런 일들이 일어나고 어떻게들 지내고 있는지 소설 속으로 들어가 물어보고 싶을 때가 있다. 화가 나는 일이 있으면 화를 내고 웃길 땐 웃으면서 계속 누워 있어도 죄책감 같은 거 갖지 말고 지내자고 말하고 싶다. 그래야 본체가 떠나지 않으니까. 3월의 고지서를 받고 이체를 하면서 엉엉. 4월은 4월에 엉엉하자. 엉엉 울면서 살아보자. 살자.

 

s*****m 2023.03.18.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엉엉 울어봤자 아무것도 해결되는 건 없다
"엉엉 울어봤자 아무것도 해결되는 건 없다" 내용보기
두 글자 뿐인 제목. 엉엉, 누가 우는 이야기에 관한 것인가? 싶지만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우는 건 단지 어떤 현상에 대한 하나의 증상일 뿐, 그 자체만으로 현상이나 사건이 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감정적이고 감상적인 소설을 기대했던 돌아가길 바란다. 상대는 김홍이니까. 주인공은 본체가 분리된 이후로 비련의 여주인공마냥 시도때도 없이 눈물을 흘린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엉엉 울어봤자 아무것도 해결되는 건 없다" 내용보기

두 글자 뿐인 제목. 엉엉, 누가 우는 이야기에 관한 것인가? 싶지만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우는 건 단지 어떤 현상에 대한 하나의 증상일 뿐, 그 자체만으로 현상이나 사건이 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감정적이고 감상적인 소설을 기대했던 돌아가길 바란다. 상대는 김홍이니까.

주인공은 본체가 분리된 이후로 비련의 여주인공마냥 시도때도 없이 눈물을 흘린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싶은데 핵심은 주인공이 눈물을 흘리는 지점이 다소 랜덤하다는 것이다. 분명 슬프고 안타까운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눈물을 흘릴 것까지야..? 싶은 것들에 대해 눈물을 마구 흘린다. 물론 그가 슬사모 (슬픈 사람들의 모임)의 회원이기는 하지만, 이유 없이 울어제끼는(?) 탓에 울음의 카타르시스마저 우습게 느껴진다. 울었어, 그래, 그래서 뭐 어쩌라고, 나아지는 게 없는데와 같은 느낌이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된다. 결국 우리의 현실은 그런 것이다. 울어도 전혀 나아질 게 없고 울어봤자 통장 잔고가 그대로인 현실. 우리가 울지 않아서 시작된 소설이라는 강보원 평론가의 말이 와닿는 지점이다. 그러니까, 누군가 우는 이야기, 요약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주인공이 우는 것보다도 더 비중이 있게 다뤄지는 것은 신원에 관한 것이다. 신원, 개인의 성장 과정과 관련된 자료. 곧 신분이나 평소 행실, 주소, 원적(原籍), 직업 따위를 이르는 것. 본체한테 당연히 신원 같은 건 있을 리가 없다. 그럼에도 본체는 주인공보다도 더 본인 같은 행보를 보이는 일종의 주인 행세를 한다. 주인공은 자신의 신분을 버려도 타격이 없을 만큼 변변한 직업도 없고, 본인 명의의 사유재산도 없으며 당연히 삶의 목표 따위는 없다. 오히려 본체는 나름대로 고정적인(?) 소속이 있고 삶(?)의 목표 또한 뚜렷하다. 게다가 쿠팡 고양이까지 김범석 의장의 신분을 얻는다는 허무맹랑한 결말은 결국 우리를 실존하게 하는 건 신분, 주소, 직업 따위가 아니라 사회적 행위와 인간관계라는 것의 반증이라고도 볼 수 있다. 우리의 사회가 촘촘한 것 같다가도 얼마나 취약하고 허술한가를 보여주기도 하고 말이다.

사회가 있어야 내가 있지만 내가 있어야 사회가 완성되는 건 아니니까, 그냥 울어봤자 아무 것도 해결될 게 없는, 허무맹랑한 재난 정돈 터져줘야 뭔가 (매우 허술한 방식으로) 해결되는 우리 사회는 오늘 약간은 나를 슬프게 한다는, 뭐 그런 것에 관한 소설이었다.

s*******r 2023.05.09.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