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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이 빛나는 순간
이 책의 저자인 이금이 작가를 알게 된 것은 어느날 조카가 들고 있던 책을 어깨너머로 보게 되면서부터다. 그때 만난 책이 『유진과 유진』. 조카는 그 책에 유난히 관심을 가졌고 그 뒤 동명의 연극도 보았다고 해서, 나도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게 되었다.
그뒤로 이금이 작가의 작품을 계속해서 읽게 되었는데, 얼마 전에는 『벼랑』을 읽은 적이 있다. 이번이 그러니까 이금이 작가의 세 번째 책이다.
등장인물들은 과연 어떤 인생을 살아갈까?
태명고등학교 기숙사에서 같은 방을 쓰게 되는 4인방이 등장인물이다.
윤지오, 장석주, 오한결, 양근식
이렇게 한꺼번에 등장한 인물들은 이야기가 진행이 되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진짜 주인공만 남게 된다. 윤지오와 장석주, 그리고 중간에 등장하는 은설.
그들은 만나고 흩어지고 다시 만나는 과정을 거치며 서서히 각자 삶의 자리를 찾아간다. 물론 고통의 단계를 거친 다음이지만 말이다.
저자는 이들의 인생살이를 통해 인생은 엄연히 자기 선택에 달린 것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특히 석주와 은설의 인생이 더 그렇다.
우연은 이렇게 시작한다.
기숙사에 묵고 있는 석주와 지오는 어느 주말에 모두다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교칙에 불구하고 기숙사에 몰래 숨어 남으려다가 그게 여의치 않아 부득이 밖으로 나오게 되고, 자전거 여행을 나서게 된다.
그게 우연의 시작이었다. 아니 우연을 가장한 선택을 미리 연습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자전거 여행을 떠난 둘은 밤중에 길을 헤매다 은설의 아버지 차를 얻어 타게 되어, 은설을 만나게 된다.
인생은 우연일까, 필연일까
소설은 분명 현실과 다르다. 해서 픽션이지만, 분명한 것은 거기에 실제 인생의 모습이 들어있다는 것이다. 해서 우연과 관련해서 이런 말이 나오게 된다.
저자는 <작가의 말(초판본)>에서 이런 말을 전해준다. 기차를 타고 가다가 옆자리에 앉아 말을 건넨 사람이 한 말이란다.
조금 더 자세히 생각해보자. 저자는 작품 속에서 그 말을 이렇게 풀어낸다.
은설의 아버지가 지오에게 하는 말이다. 이게 이 소설 제목이 말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더 들어보자, 인생의 진리가 들어있다.
더 들어보자, 인생이 우연인지 아니면 필연인지
이제 알았다, 우연히 어떤 일이 다가오지만, 그걸 필연으로 만드는 것은, 그래서 자기 인생의 길로 만드는 것은 어디까지나 자기 선택이라는 것.
다시 이 책은
이 소설의 주인공, 석주와 은설, 그리고 지오에게 다가간 우연과 그들이 선택한 그들의 인생은, 의미있게 살펴보고 음미해볼 가치가 있다.
지오는 좋은 책이란 이런 것이다, 라고 정의를 내리는데, 그 정의가 정말 마음에 든다.
저자는 지오의 입을 빌려 좋은 책의 정의를 내린다. 이 책을 읽으니, 바로 이 책이 그런 ‘좋은 책'의 정의에 딱 들어맞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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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둘중에 어디에 가까웠을까? 답답한 얼음속에서 최선을 다해서 안전하게 살았지만 결국 얼음을 깨고 남들이 보기엔 위험해보이지만 가장 빛나는 순간을 겪고 나의 인새을 선택한 석주와 얼음을 벗어나서 자유로워보였지만 실제로는 호수 옆 녹아가는 얼음옆을 벗어나지 못하고 건너지도 못하고 피하기만 하면서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는 지오. 성공은 노력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능력에 대한 보상이라는 석주모의 말에 그럴수도 있네라며 고개를 끄덕이는 나를 보면서....나도 능력주의, 성과주의에 찌든 어른이구나. 라는 씁쓸함이 밀려왔다.
이 책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주는 마냥 찬란하지만은 않고, 지오또한 마냥 어둡지만은 않다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남들이 보기에도 세상의 일반적인 상식에 갖다대봐도 포기한 삶이 새로 선택한 삶보다 더 찬란할때 석주는 상처를 숨기고 무의식적인 과시를 한다. 그런 어른이 되어가는 석주는 스스로 속내를 들여다보고 털어내는 방법을 알았다.
은실부의 말처럼 인생은 우연으로 시작해서 선택으로 끝난다. 나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모르지만, 선택이라는 것을 해보고 부딪혀봐야 얼음도 깨지고 빛나는 순간도 맞이할 것이다.
이제 마냥 흘러가지않고 스스로 선택을 하고 부딪혀보려는 세상의 지오들을 응원한다.
#얼음이빛나는순간 #이금이 #밤티 #서평단 #영어덜트소설 #청소년소설 #인생은우연으로시작해서선택으로끝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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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 내용 소개>
지오와 석주의 이야기. 지오가 어느 날 뜬금없이 시골에 있는 기숙고등학교에 다닐 때 같은 방을 썼던 친구인 석주가 자신을 만나러 오라는 연락을 받고, 고민하다 친구를 만나러 가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기차를 타고 만나러 가는 동안 과거의 이야기가 지오의 시점, 석주의 시점에서 번갈아 진행된다. 지오와 석주 둘 다 대학 입시에 대해 부담을 느끼지만, 지오는 가족들의 지지를 거의 받지 못하지만 아빠의 기대만 높아 아빠에게 벗어나려고 기숙학교를 선택했고, 석주는 가족들의 무한한 지지와 사랑을 받으며 엄마의 뱀 대가리 작전에 적극 동참하며 기숙학교를 선택했다. 지오는 겉으로 공부에도 친구에도 관심 없는 척 늘 센 척을 했지만, 막상 일진의 여자친구와 키스한 것이 들통나자, 자퇴라는 방법으로 도망친다. 석주는 겉으로는 마마보이였지만, 막상 일진 아이들에게 생일빵을 당하곤 약간의 머리를 써서 부딪쳐, 생일빵의 전통을 되려 없애 버린다. 기숙 학원을 거쳐 자신이 지원할 수 있는 정도에서 아빠의 기대와 남의 시선에 맞춰 수도권 대학에 진학한 지오. 하지만 여전히 방황한다. 재수를 거쳐 자신과 부모님이 바라던 의대에 합격하고, 아빠와 형과 동문이 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석주. 하지만 그것도 잠시, 석주는 졸업 전에 얼결에 생긴 일로 자신이 아빠가 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마마보이답게 부모님께 울면서 알린 석주는 엄마 아빠의 처리 방법에 생각이 많아지며 고민하다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내려가 사랑하는 여자의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살기를 선택한다. 뜬금없이 지오를 부름으서써 자신의 선택에 은근히 지오의 지지를 받고 싶었던 석주의 속내를 보여주면서,, 석주의 모습을 본 뒤 아빠를 넘고 자신의 인생을 살아보겠다는 지오의 분노에 찬 의지를 보여주면서,,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생각해 본 부분>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등장인물과 이야기였다. 그래서 공감이 정말 많이 됐다. 자신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 채, 생각해 볼 겨를도 없이 살아지는 많은 사람들이 보였다. 석주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처음으로 엄마의 선택이 아닌 자신의 선택대로 인생을 살지만, 여전히 자신의 선택이 맞는 건지 한 번씩 불안해한다.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삶에 자신이 없다. 이게 맞는 거라고, 잘했다고, 누군가의 응원과 지지, 인정을 받고 싶은 그 심리가 정말 쏙쏙 흡수됐다. 자신을 불행하게 만드는 아빠와 완전히 싸우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아빠가 원하는 대로 완전히 살아주지도 못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살지 못하는 지오의 모습도 주변에서 정말 자주 접하는 것 같다. 많이 공감이 됐다. 하지만 어쨌든, 내가 처한 상황이 어떻든,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든, 내가 지금 이렇게 살고 있는 건, 결국 나의 '선택'이라는 것. 나는 내가 처한 상황과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최선을 선택하며 살아야지.!
인생은 우연으로 시작해서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기라. 사는 기 평탄할 때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몰라. 고난이 닥쳤을 때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보마 그제사 진면목을 알 수 있는 기지. - 얼음이 빛나는 순간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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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이 빛나는 순간. 제목만 들었을때는 '소외된 아이의 성장기' 같은 내용을 예상했다. 그러다 책을 받고 표지를 보았는데 좀 당혹스러웠던것 같다. '빛나는'이란 제목처럼 반짝이는 기법을 주긴 했으나 배경의 아이가 너무나 우울하고 슬퍼보였다. 작가님이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으셨던걸까.
줄거리 (출판사제공)
-스물셋의 지오가 열여덟의 지오를 복기하는 기차 여행 어느 날, 지오는 고등학교 동창인 석주에게 메일을 받는다. 5년 동안 아무런 연락도 없다가 갑자기 보낸 메일 내용은 어이없었다. 추풍령역에서 기다리겠다는 일방적인 말만 남기고 연락처도 남기지 않은 것이다. 지오는 고민 끝에 석주가 자신을 왜 부르는지 궁금함에 이끌려 기차에 몸을 싣는다. 그리고 기차 안에서 자신의 과거를 하나씩 복기하는 시간을 갖는다. 적응에 실패한 캐나다 조기유학 시절, 아빠의 강압적인 명령과 지시, 친구들의 폭력에 쉽게 굴복해버린 무력감…….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도 변한 것 없이 도망만 다니는 자신의 지리멸렬함을 직면한다.
-열일곱의 석주가 스물들의 석주가 되기 위한 선택의 순간들 석주는 영동에 있는 기숙 고등학교에 온 이상, 절대로 1등을 놓칠 수 없었다. 졸업할 땐 원하는 의대에 합격해서 엄마 아빠의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는 게 목표였다. 하지만 우연히 떠난 지오와의 자전거 여행으로 석주의 삶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른다. 길을 잃고 헤매다 만난 아저씨와 은월농장, 그리고 은설. 은설이 자꾸 석주의 삶과 생각에 균열을 냈다. 지금까지 믿어 의심치 않았던 성공을 위한 자신의 생각과 신념이, 은설을 만나고부터는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석주는 두 갈래길 앞에 서서 어느 쪽으로 갈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책의 표현 그대로 우연으로 시작해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빛나는 인생에 대한 이야기다.
사춘기를 지나는 딸과 아들을 키우며 나도 매일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어떤 지인은 아이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만큼 아끼지말고 도와주라 하고, 또다른 지인은 아이는 스스로 크는 거라며 일절 간섭하지 말고 하고 싶은대로 놔두란다. 더 적나라한 표현으로 일찌감치 포기하라고. 아이는 커갈수록 어차피 내 말을 안 듣고 자기 마음대로 할테니 말이다.
40쪽) 풍부한 경험과 정보를 가진 엄마 말을 따르는 게 왜 놀림당할 일인지 잘 이해되지 않았다.
마마보이라고 놀림받는 석주의 말이다. 이 문장을 읽으며 나는 생각했다. 과연 내가 풍부한 경험과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내가 아이보다 먼저 살았다고 해서, 조금 더 안다고 해서 그게 인생의 진리라고 할 수 있을까. 내가 아는 것이 아이의 앞으로의 인생에도 맞다고 할 수 있을까.
자수성가한 지오의 아버지는 자신이 원하는 배경을 위해 무리를 해 가며 자식들을 캐나다 유학을 보낸다. 딸과의 사이가 데면데면해지는건 문제가 아니었다.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아들이 성과없이 돌아오자 "지들한테 들어간 돈이 얼만데!" 하면서 본전 찾는 소리를 한다. 그야말로 '지가 해 줘놓고 지랄이야' 기법이 아닐 수 없다. (육아에서 꼭 명심해야 할 문장이라고 생각함)
잘난 아버지 밑에서 지오는 언제나 루저였다. 간혹 내가 내뱉은 거친 언어들이 아이를 주눅들게 하고 루저로 만든건 아닌지 덜컥했다. 그러지 말아야지. 한마디 한마디 조심해야지. 나의 기준으로 아이를 판단하지 말아야지. 다짐했다.
186 - 187쪽) "... ... 엄마 아빠가 걸림돌은 다 치워 줄 테니까 너는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네 길을 가. 애랑 한집에 사는 게 불편하면 오피스텔 얻어 줄 테니까 나가 살고. 대학 졸업하고 유학가서 안 돌아와도 좋아." ... ... 이제 간신히 돌아왔는데 엄마는 또 내보내려 하고 있었다. 제 잘못 때문이라 할지라도 석주는 엄마가 자신을 사랑하기는 하는 건지, 엄마가 자기한테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알 수 없어졌다. 그리고 엄마의 전략대로 살아온 자기 삶에 처음으로 의구심이 생겼다.
인생의 걸림돌을 스스로 넘어보지 않고 부모의 전략에 맞춰 평탄한 길만 걸어온 아이가 과연 잘 성장할 수 있을까. 그 부모는 과연 언제까지 걸림돌을 치워줄 수 있을까. '섬뜩한' 전략을 짜낸 석주의 부모에게 자식은 사랑하는 인격체일까, 성공적인 인생을 꾸미기 위한 도구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런 전략까지 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너무나 이해는 되지만 말이다ㅠㅠ 아~~ 우리 아이들 단속 잘해야지!)
석주는 이런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부모와 가족의 자랑이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자기 삶은 아니라고 비로소 깨닫게 된다. 228쪽) 어른이 된다는 건 살면서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목록'보다 '그럴 수도 있지 목록'이 더 늘어나는 일인지도 모른다.
229쪽) 남한테 일어나는 일은 나한테도 일어날 수 있다는 걸 아직 모를 때였다.
무한 공감하며 백만번 끄덕인 문장이다! 최고다. 그래서 어른이 된다는 건 더더 삶에 겸손해지고 감사하게 되는 일인것 같다.
유난히 옮겨적은 글귀가 많았고 기억하고 싶은 문장이 많았다. '진정한 어른' ,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인생' 등 꼬리의 꼬리를 무는 생각의 지점들이 많았다.
책을 다 읽고 나서 표지의 아이는 지오구나 싶다. 쉽게 굴복하고 도망만 다니던 자기의 빛나는 순간을 위해 지오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244쪽) 넘어지거나 길을 잘못 든 것 같았지만 석주는 결국 길을 찾아 한 발, 한 발 자기 삶을 걷고 있었다. 그것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이것이야말로 '진짜 나의 인생'이고 성공한 인생이고, 행복한 인생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지오도 자기 안의 두려움을 떨쳐내고 자기 삶을 걷는 선택을 하기를 응원한다!
* 고등이상의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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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이 언급된 제목이나 서늘함이 느껴지는 블루톤 색상, 무표정한 남자의 얼굴이 의도하는 건 뭘까 많이 궁금했는데 다 읽고 나니 그 의미가 더욱 와닿는다. 얼음 알갱이 같은 홀로그램은 책을 이리저리 움직이면 반짝임이 얼음 못지않다. 많이 신경 썼다는 게 느껴진다!
자신의 꿈은 무엇이고 그걸 이루기 위해 어떤 길로 가야 하는지 아이들은 미처 생각해 볼 겨를도 없이, 어른들의 욕망과 기대 속으로 떠밀려 들어간다. 때문에 그토록 강조해 마지않던 대학이라는 관문을 통과하고 나면 어른들 말과 달리 성공이 보장된 길이 아닌, 딛고 일어서야만 하는 방황의 출발점에 서게 된다는 사실이 곤혹스럽다. <얼음이 빛나는 순간>은 기숙 고등학교에 입학한 지오와 석주의 이야기이다. 자신의 것인지 부모의 것인지 모를 목표 앞에서 위태롭던 어느 날 우연히 자전거 여행을 하게 되고 그 여행은 이후 지오와 석주를 각기 다른 길로 이끈다. 고등학교 자퇴 후 연락이 끊긴 지오에게 같은 반이었던 석주가 3년이 지난 시점에 메일을 보내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소설은 현재의 지오와 과거 있었던 일을 교차해 보여주는데 마치 과거는 지오가 올라탄 기차를 얻어타고 지오와 함께 현재의 석주에게 가까이 가는듯한 모양새였다. 지오는 석주에게 가는 동안 과거의 일들, 지난날의 자신을 되돌아본다. 아버지 강요에 굴복해 무기력했고 자신이 원하던 바를 소신껏 말해본 적이 없었다. 기차 객석 옮겨 다니듯 제자리를 찾지 못한 자신이 한심했지만 석주와 만남 이후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앞으로 자신이 선택하게 될 일들을 떠올린다. 석주는 엄마가 병 치료를 미루고 자신을 낳았다는 사실을 안 순간부터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에 부모를 실망시키지 않는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자 결심했을 것 같다. 아빠, 형과 동문이 되겠다며 각고의 노력 끝에 결실을 앞두고 있었지만 그 일을 겪고 난 뒤 인생에 있어 중요한 게 무엇인지 스스로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고 결국 옳은 선택을 했다고 믿는다. 부모, 어른에 대해 생각해 봤다. 나 역시 맹목적으로 입시를 준비하던 때가 있었다.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야 꿈과 미래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기회가 없었다는 사실에 큰 후회가 남았었다. 어떤 생각으로 학교를 다녔었는지 떠올리면 고개를 들 수가 없는;; 부모가 생각하는 성공, 안정적인 직장, 탄탄대로 같은 미래는 자녀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겠지만 정작 아이들은 어떤 의미로 받아들일까. 사실 나도 부모인지라 내 아이의 미래가 굴곡 없이 평안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몸부터 움직일 때가 많지만, 진정으로 아이를 위하는 게 뭘까 생각하며 일단 멈추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은설 아버지는 아이의 뜻을 인정해 주고 지지해 주는 멋진 부모이자 어른이다. 아이의 선택과, 책임지는 모습을 옆에서 묵묵히 지켜봐 주는 부모에게 아이가 느끼는 든든함이란 말해 무엇할까. 선택은 참 어렵다. 앞으로 아이가 크면서 끝없이 맞닥뜨리게 될 선택의 순간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단단하게 속을 채워주고 싶다. 그리고 그 선택에 책임을 다하면 된다.
239쪽. 자기가 만일 이런 엄청난 사고를 쳤다면 어땠을까? 여자 쪽 부모보다 아버지에게 먼저 사달이 났을 거다. "석주 잘못 아니여. 손바닥도 마주치야 소리가 안 나겄나. 따지고 보마 우리 설이, 내가 그레 갈칫다. 지 인생은 지가 선택하는 기라고 말이여. 부모가 할 일은 그 선택을 믿고 응원해 주는 기 말고 뭐가 더 있겄나."
240쪽. "물가에 있어 보마 깨인 얼음장이 흘러가다 반짝하고 빛나는 순간이 있어. 돌에 걸리거나 수면이 갑자기 낮아져가 얼음장이 곧추설 땐 기여. 그때 햇빛이 반사돼가 빛나는 긴데 그 빛이 을매나 이쁜지 모린다. 얼음장이 그런 빛을 낼라카마 우선 깨져야 하고 돌부리나 굴곡진 길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하는 기여. 사람 사는 일도 마찬가지다. 인생은 우연으로 시작해서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기라. 사는 기 평탄할 때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몰라. 고난이 닥쳤을 때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보마 그제사 진면목을 알 수 있는 기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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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명고에서 만난 지오와 석주 그리고 이들에게 꿈같이 나타난 은설. 세 명의 학생들이 20대 쳥년이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결국 눈물을 주루륵 흘렸다. 때론 아이들이 어른보다 낫다는 말이 실감되었다. 어릴 때는 아이들을 존중해주겠다 다짐했으면서 아이들을 위한다는 말로 자꾸 행동 하나하나 통제하는 것이 늘어나기에 뜨끔했다.
"엄마가 나한테 진짜 바라는 게 뭐야?" "몰라서 물어? 네가 잘되는 거지. 그래서 엄마가 지금 이러는 거야. 너 은설인가 하는 애랑 같이 애 키우고 살면 좋을 것 같아? 분윳값은, 기저귀값은, 애 교육비는 어떻게 할 건데? 그래, 엄마 아빠가 도와준다고 치자. 그럼 스무 살에 애 아빠 돼서, 그 또래 애들이 하는 거 하나도 못 해 보고 남들 눈총받으면서 살면 행복할 것 같으냐고!" p187
석주의 속상하고 좌절하는 마음이 이해되면서도 한편, 나도 석주의 엄마, 아빠처럼 하지 않을 수 있을까. 아이의 선택을 전적으로 지지할 수 있을까..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그동안 부모님 말씀을 잘 들었던 석주가 20대가 되어서도 부모님의 선택을 따랐다면 얼마나 불편하고 미안한 마음으로 살았을지.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후회는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게 내가 한 선택인지, 누군가에 의한 선택인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기에 석주가 앞으로 힘든 일이 있어도 더 잘 헤쳐나가지 않을까.
아버지는 친구조차도 전략적으로 사귀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그게 성공의 비결이라 굳게 믿고 있었다. 가난한 집안에서 힘들게 성송한 아버지가 가장 부러워하는 건 부와 명예를 타고난 사람들이 가진 그들만의 리그였다. 아버지가 무리해서 지오와 지윤을 조기 유학 보낸 것도 그래서였다. p51
지오가 왠지 어른스러워 보였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자기에 대한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리고 한국으로 돌아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절망하며 입을 닫은 것만 같은. 자기보다 어려보이기만 했던 석주가 자기 삶을 직접 선택하는 과정에서 지오도 느낀 것일 많았으리라. 자전거를 타다 길 잃은 지오와 석주를 재워주었던 아저씨의 따뜻한 마음이 5년 뒤, 다시 지오에게 희망을 준 것만 같아 다행이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 좌절하는 지오에게 힘든 상황을 두려워하지 말라 이야기해주었기에 지오가 앞으로 더 힘을 낼 수 있을거다.
"물가에 있어 보마 깨진 얼음장이 흘러가다 반짝하고 빛나는 순간이 있어. 돌에 걸리거나 수면이 갑자기 낮아져가 얼음장이 곧추설 땐 기여. 그때 햇빝이 반사돼가 빛나는 긴데 그 빛이 을매나 이쁜지 모린다. 얼음장이 그런 빛을 낼라카마 우선 깨져야 하고 돌부리나 굴곡진 길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하는 기여." p240
요즘 내가 한 선택이 아쉽고 후회되서 마음이 좀 힘들었었다. 그런데 이 책이 그런 나에게 정말 큰 위로가 되었다. 은설과 석주를 보면서 오히려 내가 많이 배웠다. 자기가 원하는 걸 선택하면 된다는 은설의 당찬 모습. '어른이 된다는 건 살면서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목록'보다 '그럴 수도있지 목록'이 더 늘어나는 일인지도 모른다.... 자기는 '그럴 수도 있지' 목록이 더 많아진 애어른이 된 것 같았다. 스스로 버린 길에 대한 후회와 미련, 안타까움이 쇠스랑처럼 묵직하고 날카로운 느낌으로 심장에 자국을 냈다. p228 아픈 선택이었지만 묵묵히 하나씩 자기 삶을 풀어가는 석주를 보며 어떤 선택을 하든 그럴 수도 있지...하고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
20대가 된 청년들의 이야기로 개정 작업을 마무리하는 마음이 홀가분하지만은 않다. 그들의 과거가 그랬듯이 현재와 미래의 삶 또한 녹록치 않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는 한, 어떤 삶에든 빛나는 순간이 깃들어 있음을 진심을 다해 말해 주고 싶다. <작가의 말 중에서>
늘 책에서 '희망'을 이야해주었던 이금이 작가님. 어떤 삶에든 빛나는 순간이 있음을 잊고 살 때가 많다. 요즘 나는 더더욱 그랬다. 딱 맞춰 찾아와준 이 책이 더 감사하다. 아이들도 자신의 빛나는 순간을 잊지 말기를.. 얼음이 빛나는 순간을 경험하길 바란다.
* 그리고 마음에 남은 문장들...
은설한테서 연락을 받았다는 아저씨는 "잘 왔다"만 되니이며 석주의 등을 어루만졌다. "죄송합니다." 석주는 그 한마디에 모든 마음을 담아 눈물을 쏟았다..아저씨는 석주가 실컷 울기를 그저 기다려 주었다. 그러곤 석주의 선택을 반겨 주었다. 석주는 아저씨가 커다란 나무 같았다. 아저씨 곁에 있으면 아직 부족하고 실수투성이인 자신도 괜찮은 어른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p234
"따지고 보마 우리 설이, 내가 그레 갈칫다. 지 인생은 지가 선택하는 기라고 말이여. 부모가 할 일은 그 선택만 믿고 응원해 주는 기 말고 뭐가 더 있겄나." p239
"해당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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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금이 작가님의 청소년 문학 시리즈 중 마지막 개정판이다. 청소년 문학이지만, 늘 어른이 된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던 작가님의 이전 책들이 떠올랐다. 이번엔 또 어떻게 마음을 흔들지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만난 지오와 석주, 이야기는 두 10대 소년에게서 시작된다. 20대가 된 지오는 5년 만에 연락한 석주를 만나기 위해 기차 여행을 시작하고 과거를 회상한다. 지오는 그렇게 과거를 거슬러 자신의 '선택'들을 마주한다.
지오의 회상에서 아빠가 등장할 때 마다 답답하고 화가 났다. "지오는 아빠와 마주할 때마다 벽을 대하는 느낌이었다. 스며들 수도 없고 뛰어넘을 수도 없는." 173쪽 "세상 어디에도 무풍지대는 없었다." 177쪽
폭력, 명령, 복종, 불신, 돈으로 아들을 대하는 지오 아빠. 그를 마주할 때 마다 지오의 암담한 세계도, 그 속에서의 '선택'들도 이해할 수 있었다. 두려움에 맞서지 못한 비겁한 선택들이더라도 말이다.
또 다른 소년, 석주. 석주는 고등학교 입학식에서 신입생 대표로 입학 선서를 할 정도의 모범생이다. 석주의 목표는 엄마 아빠의 자랑이 되는 의대에 입학하는 것이지만, 그것이 본인의 진정한 '선택'인지 혼란스럽다.
'선택'을 망설이는 석주에게 울음 섞인 말을 내뱉는 석주 엄마의 모습에 흠칫하게 되었다. "몰라서 물어? 네가 잘되는 거지. 그래서 엄마가 지금 이러는 거야." 187쪽
나는 석주 엄마와 다른가? 내가 진짜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아이들이 진정 원하는 것과 내가 바라는 것은 다를 수도 있는데, 내가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닐까? 아직 내 아이들은 어리지만 석주처럼 자기 삶에 의구심을 가지며 살아가게 하고 싶지는 않다.
지오와 석주의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건 단연 자전거 여행이었을 것이다. 자전거 여행으로 만난 은설과 아저씨는 인생에 있어서 '선택'이란 이런 것이라고 분명하게 보여주고 알려준 사람들이다. 구수함(?)으로 가득찬 따뜻함을 베풀어주는 아저씨는 소설 속에서 유일한 진짜 어른 같았다. 지오, 석주, 은설과 같은 청소년들에게 어쩌면 다 자란 어른들에게도 꼭 필요한 진짜 어른.
5년 만에 만난 석주와 지오는 각자의 '선택'으로 삶을 마주하고 있다. 석주의 선택은 책임으로, 지오의 선택은 두려움을 넘어서는 것으로.
은설, 석주, 지오 모두 언젠가 '스스로 선택한 삶에 자신감'이 뿜뿜한 날이 오길 바란다. 그들의 인생에 찾아올 <얼음이 빛나는 순간>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해당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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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이 작가님의 청소년 소설 개정판의 마지막 책, 얼음이 빛나는 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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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이 작가님의 개정판 마지막 소설. 겉 표지부터 심상치 않아 보인다... 얼음이 빛나는 순간!
기대반 설렘반으로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평범해 보이는 학창시절의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뒤로 갈수록 결코 평범하지 않다.
누군가는 겪었을 일들을 너무나도 디테일하게 표현되었다. 그 누군가가 내가 . 아니 내 아이의 모습이 될수도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이 소설을 읽었다. 내 아이만은 이러지 않아야하는데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나는 아이 입장보다 부모 입장이 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니까. 나는 이미 지나왔고 겪어봤기에 이 무모한 행동들의 결과를 알기에.. 굳이 겪지 않아도 된다는걸 알기에.. 내 아이만은 이런 일을 겪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소설을 읽었다.
석주와 지오가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가 풀어지는데 그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다. 석주는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을 해왔고 지오는 이혼하고 남이 되어버린 부모님의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누구~ 내가 어디에 있어야할지 혼란스러워 한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던 석주와 지오는 기숙사 생활을 하며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려다가 우연히 함께 자전거 여행을 떠나게 되고 거기서 만나게 되는 은설이와의 새로운 이야기가 그려지는데... 이 이야기가 현실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에 쉽게... 가볍게 읽혀지지 않았다.
요즘 아이들의 모습을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표현해주신 작가님께 감탄을 하며 내 아이는 이러면 안되는데라는 이기적인 생각이 교차하며... 책을 덮었는데.. 과연.. 아이들이 바라는 '빛나는 순간'은 무엇일지.. 앞으로 내 아이들과 풀어가야 할 숙제는 어떤것일지.. 생각이 많아지게 만든.. 이 소설...
내 아이도 읽고 나면 .. 그 생각을 나누고 싶다.. 아이의 생각은 어떤지.. 이 소설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고 느꼈는지... 아주 궁금하다...
< 공감문장 >
p31 비밀의 무게 만큼 상대를 마음에 둬야 하는 것도 싫었다.
p119 맹렬한 질투심이 온몸을 태울 것처럼 불타올랐다.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한 강렬한 감정이었다.
p155 지오가 생각하는 좋은 책은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책장을 넘기려는 마음과, 문장의 의미가 깊어 그 장에 머무르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충돌해, 다 읽기도 전에 한 번 더 읽고 싶어지는 책이었다.
p239 지 인생은 지가 선택하는 기라고 말이여. 부모가 할 일은 그 선택을 믿고 응원해 주는 기 말고 뭐가 더 있겄나.
p241 인생은 우연으로 시작해서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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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출판사 제공)] -스물셋의 지오가 열여덟의 지오를 복기하는 기차 여행 어느 날, 지오는 고등학교 동창인 석주에게 메일을 받는다. 5년 동안 아무런 연락도 없다가 갑자기 보낸 메일 내용은 어이없었다. 추풍령역에서 기다리겠다는 일방적인 말만 남기고 연락처도 남기지 않은 것이다. 지오는 고민 끝에 석주가 자신을 왜 부르는지 궁금함에 이끌려 기차에 몸을 싣는다. 그리고 기차 안에서 자신의 과거를 하나씩 복기하는 시간을 갖는다. 적응에 실패한 캐나다 조기유학 시절, 아빠의 강압적인 명령과 지시, 친구들의 폭력에 쉽게 굴복해버린 무력감…….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도 변한 것 없이 도망만 다니는 자신의 지리멸렬함을 직면한다.
-열일곱의 석주가 스물둘의 석주가 되기 위한 선택의 순간들 석주는 영동에 있는 기숙 고등학교에 온 이상, 절대로 1등을 놓칠 수 없었다. 졸업할 땐 원하는 의대에 합격해서 엄마 아빠의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는 게 목표였다. 하지만 우연히 떠난 지오와의 자전거 여행으로 석주의 삶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른다. 길을 잃고 헤매다 만난 아저씨와 은월농장, 그리고 은설. 은설이 자꾸 석주의 삶과 생각에 균열을 냈다. 지금까지 믿어 의심치 않았던 성공을 위한 자신의 생각과 신념이, 은설을 만나고부터는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석주는 두 갈래길 앞에 서서 어느 쪽으로 갈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내가 이금이 작가님 청소년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는, 흔들리고 방황하고 불안정하고 위태롭지만 미래를 위해 나아가려고 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잘 담겨 있기 때문이다. 또 책 속의 청소년들을 만나면 나의 청소년 시절이 생각나고, 그때의 감정들도 되살아난다. 그 시절의 나도 너무 좋아하는 친구를 질투하고, 친구에 대한 부러운 마음에 친구에게 못되게 굴기도 하고, 못된 친구들의 말이 어른들의 말보다 더 달콤하고 멋있게 들리기도 했다. 막연하게 멋진 어른의 모습을 상상하다가 이내 특별하지 않은 나의 일상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조급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정작 무언가를 실천하지 못하기도 했다. 그런 내가 답답하고 싫기도 하지만 그런 마음을 누군가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 꽁꽁 숨기기도 했다. 책 속의 지오와 석주도 그렇다. 부모가 정해준 진로가 자신의 길이라 믿고 그 길을 향해 가는 석주지만 지오를 질투하고 그 질투심에 은설에게 못되게 굴기도 한다. 부모의 이혼, 강압적인 아버지, 실패한 캐나다 유학을 들키지 않으려고 자유로운 영혼인 척 하지만 폭력을 방관하고 결국 자퇴로 도망쳐 버린다. 스무살이 된 석주는 은설, 자신의 아이와 함께 사과농사를 짓고 있지만 읍내에서 만난 친구를 피해 숨었고 결국 대학에 들어갔지만 아버지의 강압에 못 이겨 휴학했지만 군입대도 하기 싫은 지오는 석주 연락에 무작정 추풍령으로 향한다. 스무살이 되어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둘은 청소년 때처럼 흔들리고 방황한다. 하지만 석주는 엄마의 그늘에서 벗어났고, 지오는 아버지의 전화를 받으며 아버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생각해보면 스무살이 되었다고해서, 어른이 되었다고 해서 흔들리지 않는 건 아니다. 그래도 각자의 자리에서 조금씩, 무언가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 석주와 지오를 보며 둘은 계속 흔들리더라도 최소한 자기 인생의 주인공으로는 살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을 하며 어떤 인생을 살든 자신의 삶에서 주인공이라면 이보다 멋진 어른이 있을까? ^^ "해당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