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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는 고양이? 아니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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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태어나 20대까지 자라고, 인천과 서울에서 30대와 40대를 보낸 뒤, 현재 강릉에서 50대를 지내고 있다. 중장년인 내가 그림책을 산 것은 이 책의 그림 때문이다. 내가 아는 일반적인 그림책의 그림과 달리 여백이 많고, 수묵산수화 같은 농담을 활용한 그림이다. 한 부분을 오려 내어 액자에 넣어두어도 좋을 듯하다. 주인공 고양이 '제비'의 스토리는 단순하지만 여러 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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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태어나 20대까지 자라고, 인천과 서울에서 30대와 40대를 보낸 뒤, 현재 강릉에서 50대를 지내고 있다. 중장년인 내가 그림책을 산 것은 이 책의 그림 때문이다. 내가 아는 일반적인 그림책의 그림과 달리 여백이 많고, 수묵산수화 같은 농담을 활용한 그림이다. 한 부분을 오려 내어 액자에 넣어두어도 좋을 듯하다.

주인공 고양이 '제비'의 스토리는 단순하지만 여러 면에서 공감되었다.(사실 그림책은 세상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둥그렇게 되어 버린 어른이 읽는 것이 더 좋다.) 나 자신이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지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정도는 자신의 의지대로 살기 어려운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겪는 삶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면 그곳에서 적응하는데 짧게는 몇 달에서 길게는 몇 년도 걸린다. 특히 지역색이 강한 곳에서 적응하는 것은 더 어렵다. 그래도 어떻게든 적응하여 살아간다. 그 과정에서 상처를 주는 것도 사람이고, 치유의 계기가 되는 것도 사람이다.

그림책의 '제비'(내 눈에는 이 고양이는 배가 튀어 나왔다. 서 있는 모습이 얼핏 펭귄처럼 보이기도 한다.)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이주한 곳은 제주도이다. 제주는 우리나라에서 강원도와 더불어 지역색이 강한 곳이다. 다시 말해 외지인이 관광을 위해 잠시 찾기에는 좋지만 그곳에서 오랫동안 살기에는 만만치 않은 곳이다. '제비'도 새로운 마을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토박이 고양이들의 텃세에 시달리기도 하고, 바닷속에 빠지기도 한다(이때 해녀의 도움을 받아 위기를 극복한다.)

하지만-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그림책의 당연한 결말이겠지만- 제비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제주도 마을(조천?)에 조금씩 적응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제비'의 삶과 우리의 삶이 무엇이 다른가? 확실히 그림책은 어른이 읽어야 맛이다.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거나 혹은 보면서 '제비'가 제주도로 이주하기 전에는 어떻게 살았을지 물어 보자. 그 대답이 아이가 느끼는, 자신의 현재의 삶이다.

i********n 2023.01.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