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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서 불안, 돈 있어도 불안, 불안을 소비하다
"돈 없어서 불안, 돈 있어도 불안, 불안을 소비하다" 내용보기
앞으로 어떠한 일이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는 게 사람 일이다. 지금 당장은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을 수도 있으나 미래를 위해 돈은 필히 모아둬야 하는 법이다.   경제적으로 그다지 어려움을 겪지 않고 성장한 젊은 세대를 향한 부모의 불안은 크다. 차곡차곡 돈을 모아도 부족한데, 요새 아이들은 필요도 없는 것을 구입하느라 너무도 많은 돈을 사용한다고 그들은 생각한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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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어떠한 일이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는 게 사람 일이다. 지금 당장은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을 수도 있으나 미래를 위해 돈은 필히 모아둬야 하는 법이다.

 

경제적으로 그다지 어려움을 겪지 않고 성장한 젊은 세대를 향한 부모의 불안은 크다. 차곡차곡 돈을 모아도 부족한데, 요새 아이들은 필요도 없는 것을 구입하느라 너무도 많은 돈을 사용한다고 그들은 생각한다. 그렇다보니 부모의 잔소리는 끝이 없다. 시대는 변했고, 젊은이들은 그들 나름의 생활 패턴을 지니고 있다. 어떻게 사는 게 정답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부모 세대의 조언에도 가끔은 귀를 기울여가며 앞날을 고민하는 게 아주 나쁜 결과를 초래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2014년의 키워드로 저자는 ‘불안’을 꼽았다. 사실 불안은 2014년에만 해당하는 키워드가 결코 아니다. 지난해에도 이미 장기불황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불황을 느꼈다. 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수많은 전문가들이 해법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우린 불안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불안으로부터 벗어나려 드는 게 아니라 아예 불안에 안주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즐기기 시작했다. 무언가를 끊임없이 판매함으로써 이윤을 창출하는 이들 역시 소비자들의 이러한 변화를 진즉에 눈치챘다. 그들은 사회의 불안을 적극 활용하고 때론 불안을 조장하면서 스스로의 생존을 도모하고 있다. 세상에 만병통치약은 없지만 왠지 A라는 아이템만 소유하면 현재의 내 문제가 모조리 해결 가능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게끔 만드는 것이다. 똑똑하던 사람조차 그러한 상술에 자신도 모르게 지갑을 여는 것으로보아 그러한 전략은 제법 잘 먹혀 들어가고 있다 하겠다.

사실 불안은 시장 영역에서 애써 조장하는 것만으로는 역부족이다. 불안 상술이 통용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실제로 우리의 삶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무엇이 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가를 살펴본 이 책에 의할 때 우리의 삶은 그 자체가 갈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크게 엿볼 수 있었던 건 바로 세대 간의 갈등이었다. 20~30대와 50~60대의 경험은 다를 수밖에 없다. 부모의 성장기는 모두가 다 같이 못 살았던 시절이었다. 자린고비마냥 아끼고 참는 가운데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조금씩 키워나갔다. 그들은 지난날의 고생에 대한 보상을 간절히 원한다. 국가의 발전이나 사회의 안전에 그들이 세운 공이 큰 건 사실이다. 반면 20~30대는 경제적인 어려움과는 상대적으로 먼 생활을 누려왔다. 그들의 어린 시절은 오로지 성장뿐이었다. 갑자기 IMF가 터지고 취업이 어려워지거나 부모가 직장을 잃을 거라는 상상은 아무도 하지 않았다. 몸에 베인 게 삶을 즐기는 여유였기에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와 같은 생활을 하길 바란다. 집단보다는 개인 그리고 내 가족을 중시하는 태도가 그들에게는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서로의 다름은 각 영역에서 갈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모 세대에게 직장은 평생 몸담을 무언가였고, 가족보다 더 소중한 것이기도 했다. 심지어 아침 점심 저녁 세 끼를 직장에서 해결하기도 했는데, 그것이 곧 직장을 위한 헌신이라고 굳게 믿기도 했다. 그들은 젊은이들도 자신과 같을 거라고 믿으며 또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계획에도 없던 회식이 젊은층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그릇된 믿음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부모 세대의 착각에 불과하다. 6시가 되면 개인시간을 갖고, 더는 회사일에 얽매이지 않기를 젊은이들이 간절히 바란다는 사실을 그들은 알지 못한다.

컴퓨터나 스마트기기 등을 생활에서 얼마나 활용하느냐 등도 갈등의 요인이다. 젊은층에게는 너무도 당연한 것이 부모 세대에겐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시장에서 판매하는 게 스마트폰 밖에 없기에 구입을 하긴 했는데 막상 사용은 기존의 휴대전화마냥 전화를 걸고 받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사용을 하긴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사용자라고는 할 수 없다. 기기 앞에서 위축된 기성세대는 끊임없이 반동적인 무언가를 조정하려 들지만 이미 흐름은 바뀌었다. 바뀐 흐름에 고역을 치르더라도 적응하는 게 기성세대에게 주어진 숙명이다.

 

먹고 노는 것, 더 나아가 생활 전부가 불안했다.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고, 그 과정에서 남들보다 더 나아야만 한다는 생각에서 영어 등의 스펙에 몰두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안에 어느 정도인가를 보여주는 사례다. 불안마저 읽고 파고드는 시장의 날카로움은 놀라운 수준이다. 결국 합리적으로 살아야 한다며 머리로는 생각하지만, 이미 물건을 향해 손을 뻗고 신용카드를 내미는 모순된 삶을 우리는 살고 있다. 결국 돈이 없으면 안 되는 것이다. 돈이 불안을 잠재우고, 동시에 돈 때문에 불안해하는 이상한 형태의 삶이 2014년에는 보편적이다. 나도 너도. 모두가 불안해하는 가운데 불안이 비로소 ‘정상’으로 여겨지고 있는 서글픈 시대를 우린 살고 있다.

q*****2 2014.08.2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