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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규 교수님은 올해로 여든에 가까우신 나이입니다. 장성한, 그리고 어느 정도 사회에서 기반을 다진 아들은 물론, 귀여운 손자의 재롱도 구경하고도 남을 연세이시죠. 이 책은, 이런 교수님이, 당신의 부친 박목월 시인을 애틋이 그리는 정 가득 담아 빚으신 내용이었습니다. "오늘날의 내 인격, 내 성취, 이 모든 것을 짜 주고 갈무리해 주신 분이 바로 아버지"라는, 노교수님의 담담한 술회를 듣고 있자니, 독자인 저도 존경하는 부친을 둔 한 사람의 아들로서 책장을 넘길 때마다 뭉클한 마음이 전해져 왔습니다. 박목월 시인은 일제가 이 땅의 각종 물적, 인적 자원의 착취에 혈안이 되었던 1930년대 후반, 다른 두 분과 함께 세칭 "청록파"로 혜성처럼 등단하신 분이었습니다. 다른 두 분이, 모순 가득한 현실에 비판의 칼을 비교적 날카롭게 세워 만만치 않은 저항의 빛깔을 시 세계에 투영하였다면, 목월은 전통 애상과 시정(詩情) 가득한 순수 서정시의 창작에 보다 주력하였습니다. 그래서 보통은, 속세의 풍진 가득한 삶을 초월하여, 우리들 일상의 범인과는 멀리 떨어진 경지에서 초초히 신선 같은 생을 살고 계신 분이라고 막연히 여겨 왔습니다. 박동규 교수님이 이 책에서 잔뜩, 그리고 조용히 풀어 주고 계신 회고담은, 그러나 시인 목월도 한 사람의 인간이요, 부정 가득하고 자식 걱정에 여념이 없는 책임감 가득한 가장이었다는 사실을, 독자에게 새삼 깨닫게 했습니다. 요즘 아빠들이 "프렌디"라 흔히 블리는 친근한 아빠,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 아빠, 다정하고 착한 아빠라면, 박목월 시인 세대의 아버님들은 엄하고 무서우면서도 염치를 알게 아는 가정 교육에 주력하는 분들이었다고 하죠. 그런데 이 책을 통해서 드러나는 시인 목월은, 그 두 가지 모습을 다 갖추신, 아버지로서 전인(全人)에 가까운 분이셨습니다. 아침이면 장남(박동규 교수님)을 비롯하여, 어머니와 모든 아이들은 한 아침 식탁에 둘러 앉아야 합니다. 잠 온다고, 입맛 없다고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눈꼽을 눈에 덜렁덜렁 붙인 채로, 또 내복도 채 갈아 입지 않은 채로, 아버지의 한 말씀 들어가며 아침을 같이 먹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장면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대단히 상징적입니다. 하후의 일과를 가장이 주도하는 아침 식사와 함께 반드시 치러야 한다는 점에서는 전통적 가부장 상(像) 그대로이지만, 아이들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자다 일어난, 격의 없고 천진한 모습이 또 그대로입니다. 바깥 세상에 나가서 남들에게 욕 안 먹고 사람 구실을 하려면 엄하게 키워야 하지만, 한편으로 넉넉지도 못한 시인의 살림에 많은 지원을 못 해주는 아버지의 애틋한 마음도 그대로 실려 있지 않습니까. 엄함과 부성애가 절묘한 비율로 조화된 인격, 이것이 바로 우리가 국민 시인으로 알고 있던 박목월의 참모습이었습니다. 문인으로서 그저 존경스러운 분인 줄만 알았는데, 가정의 돌봄도 엉망이고 자녀 교육에도 소홀한 일부 문인들의 행각과는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시인이 빚어낸 모든 작품들은, 자신의 고아한 인격 그대로의 투영이었습니다.
하 루를 꼬박 생각하고, 소년 박동규는 아버지께, 밤새 굳힌 마음을 알려 드립니다. "서울대 국문과나 영문과를 가겠습니다." 부자 사이에 이미 이심전심으로 통한 바라, 새삼 말로 할 필요도 없습니다. 아버지 역시 이제서야 차마 말로 표현하지 않았던 본심을 말합니다. "아버지로서 내가 도와 주고 조언해 줄 수 있는 분야라야 더 낫지 않겠느냐?" 자식 장래를 마음대로 하려는 아버지의 욕심이 아닙니다. 아들이 보다 완성되고 쓸모 있는 성원으로 자라려면, 아버지의 책무가 다해져야 한다는 지극히 숭고한 의무감이자 부성애의 발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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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부모님에 관한 책을 잘 읽지 않는다. 늘 베풀어주시는 분들이고 고마움을 갖고는 있지만 왠지 정면으로 이야기를 마주하기에는 멋쩍다. 부끄럽다고 해야할까? 그래서 부모님께는 감사하다는 말도 사랑한다는 말도 제대로 못해봤다. 늘 알고 계시겠거니...속깊은 이야기도 하기 어렵다. ㅋ 아이들에게는 반대다. 늘 사랑한다고 말하고 애정표현도 하게 된다. 더 늦기 전에 부모님께도 마음을 표현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박동규 박목월'이 함께 쓴 '아버지는 변하지 않는다'라는 책을 만났다. 아들과 아버지가 함께? 그간 외면해왔던 내 부모님이 떠올랐다. 나는 과연 부모님과 함께 글을 만들어 내는 작업을 할 수 있을까?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져 서둘러 읽기 시작했다.
1부는 아들이 2부는 아버지가 썼다. 아들 입장에서 목월 시인의 시들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은 어떠했을까? 혈연의 틀에서 보기에 객관적이기 힘들고 유대가 바탕이 되고 삶의 공동적 이해를 가지고 아버지의 시를 보게 된다고 한다. 그가 선택한 '어머니의 언더라인'은 내게는 처음 접하는 시다. 가족사와 연관해서 애절했던 아버지의 심정을 알 수 있다고...할머니와 아버지가 함게 집을 지었고 신앙심이 깊었던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적은 시다. 어머니에 관한 시들.. 생명의 기원, 감사의 의미를 가진다고. 그간 박목월의 시를 읽으면서 교과서에 맞게 읽어왔고 선생님이 알려주는 대로 해석해 왔는데 아들의 시각에서 보니 새로웠다. 박목월은 모량에서 경주로 출퇴근하는 삶을 살았다고. 출납일에서 실수가 잦았고 덕분에 어머니는 3년간 월급없는 삶을 살아야 했다고. 아버지 등에 업혀서 구경했던 불국사 이야기는 잠이 든 큰 딸을 안고 관람했던 우리의 불국사 여행과도 겹쳐서 웃음이 나왔다. 대구로 이사하며 계성학교 선생님이 되신 아버지는 엄격하시기도 했지만 늘 달래주시는 따뜻함도 가지고 계셨다고 기억된다. 인민군에게 글려간 어머니의 기억 아버지가 어디로 가셨는지 몰라 당했던 고초..어머니는 아버지와 산 덕이라고 웃으셨다. 대학교수가 되었지만 아버지가 눈물 어린 얼굴로 말하던 삶의 세계를 기억하기에 자신의 잘못을 늘 너그러이 용서해 주셨던 아버지의 따뜻함을 기억한다. 아버지는 대학에서 문학 이론을 연구해 자신보다 훌륭한 학자가 되길 권해주셨고 결국 같은 길에 서게 된다. 가난했던 형편 탓에 함께 여행한 기억이 없지만 아이들과 함께 할 때도 먹거리를 먹을 때도 늘 아버지의 기억이 함께 한다. 목월의 글에서는 아내가 처음 등장한다. 갑상선이 악성이고 치료해 주겠다고 결심하고.. 아파트를 장만해야 하는데..입원비며 치료비를 마련할 걱정에 동분서주하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판권을 팔면서 애석하기보다 자위를 하게 되고 수술을 하고 난 아내를 보며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깨닫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아이들 이야기가 나온다. 훔친 아이를 따끔하게 훈계하는 이야기, 아이들 나이를 묻고 장가보낼 궁리를 하는 그에게 아내가 돈이나 벌 궁리를 하라고 핀잔도 준다. 아이가 아파 입원을 해야 겨우 새 옷을 장만해주는 빈한함.. 처음 문패를 달게 된 때의 감격.. 아이들마다 성격이 다른 것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심정.. 밤 늦게 까지 집필하고 글을 팔아서 생활을 해야 하는 문인으로서의 생활의 기술은 담담하다. 그러면서 여느 가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워낙 유명한 시인이라 어떤 삶을 살았을까 궁금했다. 다르지 않은 삶 속에서 다름이라면 삶을 바라보는 모습이 시적이라는 것... 보통 사람이 느끼지 못하고 지나갈 일들을 기억하고 생각하고 기술했다는 점이다. 나도 언젠가 이렇게 부모님과의 일을 담담하게 회상하고 아름답게 적어나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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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많은 아들과 소박한 아버지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 아버지는 변하지 않는다 강이 박동규, 박목월
박목월 1916년 경남 고성 출생. 1936년 '문장'지를 통해 등단. 한국시인협회 회장, 한양대 문리대학장, '심상' 발행인등을 역임했다. 수많은 시들을 썼고, 상도 받았지만 아버지이며 남편으로써의 무게가 더 컸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물론 시를 뻬면 박목월을 표현할 수도 없지만 말이다. 자식들의 사랑을 표현한 읽기형식의 글들을 읽으면서 아버지 박목월을 느낄수 있다. 최근에 아버지에 대한 책을 읽어서 일까 나의 아버지가 나를 낳고서 얼마나 좋아했으며, 기특해 하며, 자랑스러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일외에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을 것 같은 박목월. 자식들의 하나하나의 성격을 파악하며 혹시나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곡해듣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재차 묻기도 한다. 나의 아버지 또한 나에게 그러했다. 어머니와는 다른게 나를 귀의 여기셨다. 4남매에서 셋째로 태어난 나는 천덕꾸러기가 될수 있지만 나름 영악하게 눈치를 봤던것 같다. 아버지에게 한마디할것을 두마디하며 알랑방귀를 꾸곤했던것 같다. 어머니는 맘에 들어 하지 않았지만 아버지 옆에서 잠을 자는 축복을 누리기도 했고(티브이를 볼수 있었다) 집안에 돈이 풍족하지 않았지만 필요한것이 있다면 사주시곤 했다. 그렇지만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국민학교(초등학교)때 불우이웃돕기 성금 500원을 가져오라고 했다. 그렇지만 아버지가 주지 않으셨다. 서너번 말을 해도 아버지는 주지 않으셨고 결국에는 이런말을 하셨다. '우리가 불우이웃이다. 돈이 없다' 하고 했다. 선생님에게 그렇게 말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내지 않았던것 같다. 얼마나 가슴아프게 자신의 현 상황을 표현한것일까 하는 생각이 아직도 가슴이 먹먹하다. 박목월은 자식의 사랑은 시인다운 면모가 보인는것 같다. 제삼자의 입장에서 바라보아서 그럴까? 기타의 칭찬, 100점의 과자, 발바닥의 아픔이 나에게는 그렇게 다가온다. 이렇게 일기를 남겨두니 아들의 입장에서 얼마나 고마울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를 추억할수 있다는 물건이 있다는 것 행복할것이다.
박동규 1936년 경북 월성군 출생. 1962년 현대문학에 평론으로 추천되었음. 문학평론가, 서울대 국문과 교수, 문학박사, 현재 서울 대학교 명예교수, 월간지 전문시 '심상'의 편집고문이지만 박목원 앞에서 서면 그저 아직도 머리를 쓰다듬어 주신 어린 아들일 뿐이다. 70먹은 아들에게 부모는 차조심하라고 말을 한다. 아버지와 다르게 어머니의 사랑은 한도 끝도 없다. 재봉틀을 팔아 만든 쌀자루 엉뚱한 놈의 배룰 부르게 만들었지만 어머니는 '내 아들이 똑똑하고 영리해서 엄마를 버리지 않았네' 라고 안아준다. 먹고 살기 힘든 6.25 나도 과연 자식에게 그렇게 말할수 있는 어머니가 될수 있을까. 앨범을 가져온 박동규는 마음을 어머니는 따뜻하게 어루 만져준다. 아버지의 구두 뒤축을 보는 글에서 어릴적 추석날이 떠올랐다. 큰아버지와 작은아버지는 구두를 신는 일을 하셨다. 아니면 추석날이라서 인지 유난히 까만구두는 햇빛에 반사되어 광택이 났다. 그 뒤로 아버지의 운동화가 보였다. 구겨신지는 않았지만 언제 샀는지 알수 없는 아주 헌것의 신발이었다. 눈물이 핑돌았고, 엄청 창피했다. 아버지의 신발을 숨기고 싶었다.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살짝이 뒤집어 놓았던것 같기도 하다. 나중에 꼭 큰아버지와 작은 아버지가 신던 구두를 꼭 사드려야지 했지만 결혼때 조차도 사드리지 못했고, 지금까지도 사드리지 못하고 있다. 문득 문득 떠오르는 아버지의 신발 지금은 나의 가슴 한구석을 시리게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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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규, 박목월 두 분의 작품을 한 권으로 만나게 되는게 참 설레었다. 다 아시겠지만 박동규과 박목월님은 부자지간이시다. 책은 박동규, 박목월님의 공저이고 1부와 2부쯤으로 나누어져 1부는 박동규님의 추억을 2부는 박목월님의 삶과 가족에 대한 수필을 담고 있다. 이 책은 참 담백했다. 틀에 짜 맞춘 감동을 끌어내는 게 아니라 소소한 일상과 추억을 진정성 있게 서술하고 있었다. 보통, 한 편의 이야기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결말에 가서 우연처럼 짜맞춘 어떤 장치가 필요할 때도 있는데 이 책은 가감 없이 에피소드를 서술했기에 매 이야기가 임팩트 있는 감동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었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추억 그 자체로 멋을 내고 있었다. 또한, 박동규님의 이야기 부분에서는 철저하게 박동규님의 입장에서 추억을 회상하고 있었다. 억지 감동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 그 자체를 느끼게 했지만 그로 인해서 독자들의 달달한 입맛에 어필되면서도 뻔한 결말은 배제가 되어있었다.
난 박목월 시인님이 평생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마음이 아팠다. 아주 유명한 시인이시고 사회적인 지위도 높았기에 그 분이 많은 연세에도 가난한 삶을 살았다는 것을 미처 간과했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지금의 삶과 아이들의 교욱철학과 환경을 뒤돌아 보게 되었다. 신발 한 켤레 살 돈이 없어서 밑창이 다 닳은 신발을 신고서 논길에 발자국이 그대로 찍한 아버지... 아버지와 놀려갈 때 신발이 없어서 급히 만든 덧버선을 신었지만 불편해서 맨발로 다녔던 아들... 두 사람은 서로 그렇게 닮아있었다.
박동규님이 회상하는 아버지와의 추억은 특별해 보였는데 나도 분명 아버지와의 추억이 많을진데도 그렇게 드라마틱하지가 않지만 박동규님이 아버지와의 추억이 추억이 특별해 보이는 이유는 아마도 박동규님의 연금술 글솜씨 덕분인 듯 하다. 같은 이야기라도 다른 시각과 접근이 이야기를 더 특별해 보이게 만드는 힘이 느껴진다.
이 책은, 특히 있는 그대로 독자에게 다가오기에 독자 입장에서 본다면 무난한 소재로 보일 수가 있기에 큰 감흥을 못 느낄지도 모르지만 난 그 점이 더 좋았다. 억지로 감동을 불어넣고 눈물 찡하게 하는 것보다 사실 그대로의 이야기, 박목월님이 책으로 출간한 목적으로 쓴 글이 아닌 걸로 보이는데 그래서 있는 그대로의 글이기 때문에 더 신선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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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평온해 지고 따뜻한 무언가가 가슴속에 몽글몽글 올라오는 느낌의 책이다. 박동규 교수와 박목월 시인의 가족사가 담긴 정겨움이 가득한 책이다. 책을 열었을 때 끊임없이 읽어나갈 수밖에 없는 묘한 매력이 있다. ‘붓이 칼보다 강하다’라더니 문필의 힘을 새삼 느끼게 한다. 눈과 귀가 열리게 하는 책, 서민의 정서가 묻어나는 참으로 아름다운 책이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 책을 읽고 이렇게 형편없는 글을 남기는 것이 누가 되지 않을지 심히 염려가 되는 지경이다. 아버지 그 이름만으로도 짐 진 사람처럼 무거운 느낌이 난다. 세상 누구의 아버지도 모두 그럴 것이다. 나의 아버지도 그랬으니 말이다. 짐을 내려놓을 쯤 되면 나약하고 나이든 아버지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자식은 저만치 멀어져 가 있고 경제력 없는 그저 노인이 되어 버린 아버지가 과거를 회상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인생은 무상하여 덫 없음을 알게 되지만 아버지는 맡은바 임무를 완수함에 기뻐하실 것이다. 자식들이 잘 되면 아버지 자신의 그림자는 따위는 접어둘 수 있는 신적인 존재인 것이다. 나의 아버지 세상의 아버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책인 것 같다. 저자의 말처럼 과거의 관조적인 정서가 묻어나는 향수 가득한 그 시절 보다 지금의 세월이 더 각박해 졌다. 가난과 어려움은 시대가 변해도 사회적 양극화가 가속되면서 현재에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그 시절의 가난은 가족들을 더 끈끈하게 붙들었다면 지금의 가난을 가족을 해체 위기로 몰고 있다. 소박한 그때의 따뜻한 정서가 더욱 그리워지는 셈이다. 아버지와 아들, 아들과 아버지 이 두 개념을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결국 아들이 또 아버지가 되고 어릴 적 향수를 다시 전달하게 된다. 이렇듯 세대 간 전달을 통하여 아들은 그의 아버지가 그랬듯 닮아간다. 결국엔 아버지가 아들의 거울인 셈이다. 역사의 거울말이다. 나라에 역사가 있다면 가정에는 아버지라는 역사가 존재한다. P89 내 아버지와 나는 같은 길에 서 있다.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하고 나서 지하철 의자에 앉아 누가 놓고 간 신문지를 들고 훑어보면서도 집 현관에 서 초인종을 누르면 “아버지, 고생하셨지요” 하고 뛰어나올 가족의 목소리만 귀에 쟁쟁하다. 비록 한쪽으로 무너진 구두 뒤축을 보면서도 아버지는 변하지 않는 것이다. 내가 받은 감정의 복받침을 잘 표현한 구절인 것 같다. 가슴이 먹먹해진다. 나의 아버지의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이 가족의 역사는 참으로 나라 역사와 맞물려 있다. 6.25 전쟁으로 박목월 시인은 사상의 갈등을 겪으며 전쟁에 나가야 했으며 가족들의 피난생활은 어렵기 그지없었다. 다행히 박목월 시인과 그의 아들이 서울에서 재회하면서 다시 가정의 평화를 찾는가 싶더니 아내가 인민군에게 연행되어 제자의 도움으로 겨우 풀려나게 된 것이다. 어찌되었든 결과가 좋으면 다 좋은 거라 생각해도 될지는 잘 모르겠다. 가족이 끈끈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이러한 역경을 같이 해서 일까 싶기도 하다. 계성학교 선생님이셨던 박목월 시인, 수창국교에 다녔던 저자 이들이 아버지와 아들로서 애틋한 감정이 이 시절 녹아있다. 아버지는 아들을 학교에 바래다주고 출근을 했다. 아들이 학교를 마치면 계성학교에서 기다리라 했다. 그러면 아들과 함께 퇴근을 했다. 그리고 아들이 100점 맞은 시험지를 보여주는 날에는 양과자를 사주셨다. 양과자 덕인지 계속 100점 받은 시험지를 들고 기다리는 아들은 계속 양과자 선물을 받았다. 하지만 점수가 떨어지자 먼발치에서 아버지를 기다리며 뒤에서 졸졸 따라간다. 아버지는 이런 아들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한 말에 대해 아들이 잘못 알아들을까봐 재차 확인하는 버릇이 생긴다. 정겹고도 아름다운 풍경 속을 들여다보는 글이 마치 나의 이야기 같이 재미있다. 어렵고 가난한 시절, 전쟁이 만들어낸 가족의 피난의 역사 그리고 시인이라는 이름으로 유명세를 떨치며 가족들이 안을 수 밖에 없었던 다양한 사건들...그러나 이 가족은 행복이 넘치는 듯하다. 시대가 만들어준 역경을 뛰어넘을 만한 시인의 따뜻한 정서와도 일맥상통하는 듯 하다. 너무 오랜만에 좋은 책을 읽었다. 관조적이고 온화한 시인의 감성이 전해지는 실로 풍부한 글이다. 곡식이 풍성하게 무르익은 논과 밭을 바라보는 독자의 마음이 된 것 같다. 박목월 시인과 박동규 교수의 흔적을 들여 다 봄으로써 존경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나도 박목월 시인처럼 식탁에 앉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는 것을 시작으로 소중한 추억과 사랑을 나누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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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실력이 그리 좋지 않았던 나는 입시때문에 국어공부를 할때 무척 괴로웠다. 그 틈에 즐거웠던 것은 시 외우기였는데, 어쩜 그리도 아름다움 언어로 시를 쓸 수 있는가 하는 감탄을 매번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청록파시인 중 한분이신 박목월님 시 중에서는 '구름에 달가듯이 가는 나그네~'라는 시를 가장 좋아했었는데 그 시를 읽다보면 나도 어느새 여행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었다.
내가 좋아하던 박목월님의 큰아들이신 박동규 교수님이 아버지를 그리며 쓴 책이 이 책이다.
그리움 많은 아들과 소박한 아버지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 라고 출판사는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그야말로 아버지와 같은 길을 지나오신 박동규 교수님의 따뜻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전쟁후에 먹고사는 것에 급급하던 시대에도 상대를 진학하려던 아들에게 상대보다는 문학이 어떠냐고, 영문학 불문학보다는 우리문학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하시는 아버지 박목월님의 모습은 그야말로 아들과 함께 책을 쓰고 아들과 함께 같은 길을 보고 아들에게 먼저 아버지가 온 길을 알려주는 따뜻한 아버지의 마음이 그대로 묻어나기도 했다.
다섯 형제를 키우면서 넉넉치않은 경제생활로 빠듯하게 절약하며 키워오신 모습은 우리 어머니, 아버지 세대라면 누구나 겪었을 이야기여서 가슴이 뭉클하면서도 따뜻해졌다. 서커스를 보고싶어하는 아들을 개구멍으로 들여보내고 붙잡힐까봐 기다리시는 아버지의 모습이나 주인집 자전거를 몰래 타고 나가 망가뜨린 아들에게 혼내지 않고 모든 일을 조용히 처리하신 모습은 부모로서 자식에게 넉넉한 기둥이 되주지 못 한 책임을 스스로 책망하는듯 해서 마음이 아려왔다.
박목월님의 몇가지 시와 일기들로 아들이신 박동규님의 해설이 잠시 담기는 것 또한 따뜻하게 느껴지기만 해 가슴이 훈훈해지는 책이다. 삭막하고 뜨거운 여름날 이 책을 읽으며 사람냄새나는 책을 만났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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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변하지 않는다』를 읽고 시간이 갈수록 가정과 가족의 소중함이 느껴진다. 예전의 내 자신이 자랄 때와 지금 현재의 모습은 너무 다르다. 생활 자체는 힘이 들고, 비교적 엄격한 부모님들이었지만 지금은 그런 모습을 거의 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아버지께서 술을 좋아하여서 나들이에서 돌아오시면 한 시간 이상을 무릎을 끓고 훈계를 들을 때면 당시에는 속으로 많은 미움도 가졌었지만 지금은 그리울 때가 많다. 깍듯한 예의범절을 갖추어야 했고, 없고 가난했지만 지켜야 할 체통을 지키려는 모습들이 머나먼 이야기로 밖에 들을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이에 반해 지금의 모습은 어떠한가? 솔직한 귀하게 둔 한 두 명의 자녀를 위해 모든 것을 위하다보니 조금은 버릇이 없는 등 예의 등이 갖추어지지 않는 경우를 흔히 볼 수가 있다. 예전에 흔하게 했던 사랑의 매나 기합은 물론이고 큰소리나 잔소리도 하기 힘든 세상이다. 또한 자녀들이 결혼을 하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는 사실도 듣고 보고 느끼고 있다. 참으로 쉽지 않은 현실을 생각해보면서 이 책을 보았다. 그리움이 많은 아들인 박동규 교수님과 소박한 아버지였던 박목월 시인과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는 이 시대를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진정한 사랑과 행복을 선사하리라 믿는다. 아들인 저자가 24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와 5년 전에 돌아가신 어머니 등을 회상하면서 전하는 마음 따뜻한 이야기들은 분명코 이 책을 대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과 함께 더욱 더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게 하는 강력한 유도장치로서 역할을 해내리라 본다. 결국 특별한 사람의 이야기이기 보다는 누구나 경험하고 도전해볼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 가깝게 다가오게 만든다. 그러면서 내 자신도 정말 어려운 시대에 살아오면서 온갖 경험을 다 하시고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이 간절하게 오버랩 되면서 정말 효도하지 못했던 후회를 하는 시간도 되었다. 어쨌든 이 책을 읽는 내내 부모님과 자식, 특히 아버지와 아들, 즉 부자에 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도 되었다. 내 자신은 아들이 없기 때문에 해당이 되지 않겠지만 일반적으로 부자지간의 모습에 대해서 염려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 물론 세태의 변화 탓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바로 이 책에서 소박하면서도 정감 있는 부자지간의 소중한 이야기들은 실질적으로 많은 교훈이 되리라 확신해본다. 내 자신이 교사이기 때문에 이 책을 소개하면서 부자지간의 그 모습을 알려주어야겠다는 생각도 갖게 하였다. 역시 훌륭한 사람들의 업적과 그 저서는 시간이 흘러도 더 빛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아버지의 아름다운 인간의 모습과 그 아버지의 모습을 그려가면서 정성껏 써내려가서 만들어진 이 소중한 책은 이 세상 모든 아버지와 아들에게 보내는 진실한 선물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내 자신에게도 정말 소중했던 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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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서울시 교육감 후보로 나왔던 고승덕 후보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친딸이 쓴 페이스북 글에 대해 “글 내용이 사실과 너무 다르다”고 하면서 “딸은 부모 사이의 일을 잘 모른다. 나는 일방적으로 양육권을 뺏겼다. 어떻게 보면 저는 버려진 아버지였는데, 그게 아니고 마치 양육을 할 수 있음에도 안 한 아버지처럼, 양육권을 버린 아버지처럼 됐다”고 토로했다. 결국 선거 결과 고승덕 후보는 떨어지고 말았다. 아버지와 딸의 관계가 너무 가슴 아프다. 딸이 어떻게 아버지에게 그렇게 까지 할 수 있을까? 나는 산골동네에서 태어나서 산골동네에서 10Km를 걸어서 초등학교를 다녔다. 집이 너무 가난하여 제대로 먹지 못하여 늘 배고픈 가운데 살았다. 아버지는 평생을 농사일을 하면서 고향을 떠난 적이 없다. 남들같이 도시에 나갔더라면 고생도 덜하고 지금보다 잘 살지는 않았을까 생각하며 무능한 아버지를 원망할 때가 많았었다. 하지만 나도 이젠 어른이 되어 보니 아버지를 이해할 수가 있게 되었고, 키워주신 은혜와 사랑에 대해 늘 고마운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은 아들 박동규씨가 어렸을 때 아버지아 함께 살면서 바라본 아버지의 모습을 찾아내어 부모 사랑의 원형을 밝히는 박목월 시인과 박동규 서울대 명예교수의 가족 에세이집이다. 박목월 시인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익히 알고 있었다. 어렸을 적에는 지금과 같이 책이 그리 많지 않았다. 시골에서 만날 수 있었던 책은 박목월 시인의 시집과 문학작품이 제일 많았다. 이 책은 부모와 자녀간의 추억담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동시에, 한 가정의 가족이야기 이다. 특히 우리세대는 경험하지 못했던 6.25 전쟁 당시의 혼란하고 어려운 시대를 그린 민족사의 한 단면을 볼 수 있었다. 6.25전쟁 통에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기도 했고, 인민군들에게 잡혀가서 취조를 받고, 양식이 없어서 굶기도 하고, 식사 구걸도 하면서 어려운 때를 살아 온 이야기를 읽으면서 평화로운 시대에 태어나서 살아가는 우리들인데도 감사하기 보다는 불평과 불만족 가운데 사는 나의 모습을 돌아보고 많은 것을 뉘우쳤다. 저자는 아버지 박목월 시인이 밥상을 책상으로 사용하면서도 아들인 저자에게 책상과 의자를 사 주셨던 것은 아버지는 “이런 의자에 한번 앉아서 공부하는 것이 소원이었지”하시면서도 아버지는 책상을 앞에 두고도 앉아보지 못하고 학창시절을 보냈다는 추억담을 읽을 때는 가슴이 뭉클함을 느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버지가 그립고 보고 싶어졌다. 지난 어버이날에 치아가 좋지 않아 식사를 잘 못하시는 아버지를 위해 죽을 끓이는 기계를 사다드렸더니 그렇게 좋아하셨다. 앞으로 얼마나 사실는지 모르지만 살아계시는 동안 효를 다하리라 결심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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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아버지’는 그리움과 애틋함이 공존하는 단어로, 아버지와 오랫동안 함께 하지 못한 갈증에 늘 목말랐다. 그렇기에 아버지와 아들의 글이 함께 쓰인 작품인 <아버지는 변하지 않는다>를 보았을 때 더욱 가슴에 와 닿았고, 꼭 읽고 싶었다.
이 책의 구성은 크게 2부분으로 구성되어져 있는데, 순서대로 읽지 않고 앞, 뒤 번갈아 가며 아버지의 이야기, 아들의 이야기를 읽어 나갔다.
PART1은 아들 ‘동규’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슴에 쌓인 추억을 더듬어 나가며, 묻혀있던 기억들을 하나씩 꺼내어 놓는다. 가난했던 시절의 가슴 아팠던 날들을 견디었던 것은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이 있었기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PART2는 아버지 ‘목월’시인의 목소리로 맏이인 ‘동규’를 비롯한 5남매와 가족을 이야기한다. 대부분이 년도는 없이 날짜가 적힌 일기체 형식으로 짧으면서도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삶을 풀어내고 있다. 역시 긴 가난한 시절을 견디어내는데, 가족의 역할이 얼마나 컸던가를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아버지를 그리는 이들의 애절함과 아이들과 아내를 생각하는 애틋함이 섞여 있다. 이 책을 마지막까지 닫을 때까지 그들의 도란도란 속삭임에는 눈물과 웃음이 함께 공존한다.
유명 시인과 서울대 교수라는 이름이 아닌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그의 가족들의 이야기는 우리 보통가족들과 다르지 않았다. 돈독한 정과 우애, 사랑이 넘쳐나는 가족들을 바라보니 너무나도 흐뭇했다.
아이들이 어른으로 자라고, 다들 자신의 몫을 하며 살아가게 되지만, 아버지, 어머니는 더 이상 함께 하지 못한다는 것이 서글프기만 하다.
이 글을 읽으면서 아들 ‘박동규’ 교수가 아버지를 “목월시인”이라고 부르고, 아버지 목월시인이 다섯 자녀들을 나이 상관없이 “어린 것들”이라고 부르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아버지의 우산’이라는 말도 기억에 남는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여읜 탓에 ‘아버지의 우산’ 안에 살았다는 말을 많이 실감할 수 없었지만, <아버지는 변하지 않는다>를 읽으면서 느낄 수 있었다.
의지하고 기대면서 함께 웃으면서 울면서 모든 것을 나눌 수 있었던 시간들이 너무나도 부러웠고,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문학이라는 같은 길을 걸었다는 것도 많이 부러웠던 시간이었다.
하지만 ‘엄마의 보호막 또는 그늘’에서 이렇게 자랄 수 있었기에 그동안 전하지 못한 엄마에 대한 사랑과 고마움도 새록새록 돋아났다.
아버지의 기일을 앞둔 즈음이라 그런 지 <아버지는 변하지 않는다>를 읽으면서 더욱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절절히 묻어났고, 30대의 젊은 모습으로 늘 내게 남아있는 아버지의 모습, 더더욱 생각이 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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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먹먹해서 무슨 말 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눈물과 그리고 따뜻한 내면의 미소가 반복되었다.
가족이다. 늘 진부한 것 같지만 언제나 인류가 지금까지 남아있는 것, 혈연으로 연결된 고리, 가족. 그리고 그들의 생애를 마감하는 순간까지 결코 놓을 수 없는 존재..가족 그 안에 사랑.
이 평범한 진리를 그저 흐르는 시간에, 어쩌면 당연한 일상에 놓쳐버리는 것이 아닌지. 이 책이 내 안에 부드럽지만 강한 울림을 가져다 주었다.
아버지는 정말 변하지 않는다. 같은 핏줄이 내 온 몸에 생기를 돋게 하는 한, 아니 삶을 건너 뛴 그 이상, 아버지는 영원히 존재한다. 이 책은 아들이 자신과 아버지와의 관계를 통해 아버지의 작품을, 독자들에게 시 속에서 우리가 알지 못할 수 도 있었던 이야기를 풀어내주는 1부와 박목월 시인의 가족에 대한 애틋함을 담은 일기를 담아내는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시인은 가난했다. 대한민국에서 문학을 사랑하는 가장에게 돈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문학가는 돈을 보고 자신의 힘든 지적 작업을 이어나가는 것일까? 아니면 그 궁핍함이 절실하여 글이 더 잘 써지는 것일까?
시간이 흐르고 흘러, 돌고 돌아서 아들 박동규에게는 아련한 추억으로 평생을 함께하는 기억으로 남아 그 가난도 가족의 뜨거운 사랑,정,핏줄을 더 고귀하게 만드는 작용일 뿐. 아무 문제도 되지 않는 그 무엇이었다.
나의 유년시절은 넉넉했지만, 점점 커갈 수록 우리집의 가세가 기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아버지에게는 퍼도 퍼도 끝없는 나의 바램들이 요술처럼 나왔다. 그땐,왜 몰랐을까?그것들이 빚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결국,내가 진정으로 가졌으면 했던 것들에서는 현실 속에서 무너져야만 했지만,그 상황에서 아버지를 마음속으로 원망했던 내 자신이 지금은 후회스럽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들에 내 모든 것을 걸고 그 순간이 전부인것 처럼 부모님께 요구만 했을까?
그 때의 내 아버지는 어떤 심경으로 자식들을 바라보았을지, 내 아버지는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해주고 싶었을 텐데, 내 아버지는 어떤 마음으로 우리들을 바라보셨을까, 그러나 재산이 없을 수록 서로에 대한 연민으로 가득 차, 서로를 더 보듬어 준 기억이 난다. 누구보다 더 애처로웠던 아버지. 그래도 늘 씩씩한 웃음 보이려 노력했던 아버지 그런데, 그 분은 이제 내가 손 뻗으면 계시던 그 곳에 없다. 우리 가족은 가난해서 카메라 하나 구하지 못해서 졸업 사진 한 장 찍을 수 없었지만 아버지가 준 꽃다발만은 내 영원한 기쁨으로 살아 있다. 그리고 아버지가 꽃다발을 건네주며 "이놈아, 대학만 졸업하면 뭐하냐. 이제 사람다운 사람이 되야지" 하면서 다큰 아들의 머리를 주무르며 기뻐하던 그 모습을 사진보다 더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P.35
가난의 선물은 바로 그 가난때문에 작은 일상들에서 시작되는 감사의 마음이 아닐까?
아들 박동규도 이제 70대가 되었지만, 자신의 유년시절을 마치 어제 일처럼 선명하게 회상하고 있었다. 시간은 그런 것이다. 내 물리적인 세상나이는 나의 정신에 미미한 영향만 끼칠 뿐, 내 머릿속, 내 마음이 기억하는 한, 그 때, 그 날, 그 시간으로 나는 언제든지 돌아가는 것이다.
아버지가 대학에 다니는 나를 데리고 구두를 사러 갔을 때 나는 발에 맞는 구두를 이것저것 뒤져서 겨우 골랐다. 상자에 넣어 옆구리에 끼고 집으로 향하는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고 있는데 앞장 선 아버지의 구두가 눈에 띄었다. 뒤축이 절반은 무너지고 덜컥거리며 발뒤꿈치가 다 보일 만큼 헐렁거리는 낡은 아버지의 구두를 보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내가 "아버지 구두도 낡았는데요"하자 아버지는 웃으시며 "나이 먹은 이의 구두는 잘 닳지 않는다"하셨다. 버스 안에서 내 손을 잡아주시던 그 사랑. 나는 아버지의 핏줄이었다. P.68
아버지의 구두..발 뒤꿈치까지 보일정도로 닳아버린 아버지의 고된 인생...그럼에도 자식에게는 당신이 하지 못했지만 좋은 것을 해주고 마치 당신의 일인 것 마냥 행복해하시는 모든 아버지...
겉으로는 흥성흥성한 척하면서 마음속으로는 일일이 셈을 하는 아버지의 심정을 어린것들은 전혀 짐작하지 못하리라. 또한 살필 필요도 없다. 너희들은 무턱대고 즐겁고 행복해야 하다. 그것이 아버지의 노고에 대한, 너희들이 내게 베푸는 '즐거운 보답'이다. P. 146
자식들은 무턱대고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는 것..내게는 너무나도 가슴 아픈 아버지의 표현으로 남는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 아버지의 마음. 2부는 목월시인이 썼던 일기를 그대로 실었다. 정말 아버지의 마음이 시적인 표현들로 가득했다. 나또한 마음이 아려왔다. 모든 아버지의 마음도 이랬겠지. 든든한 버팀목으로 서있어 하면서도 그 무거운 가장이라는 짐을 어디에 둘 곳 없는 아버지. 한 나약한 인간일 수 있지만, 자식들에게는 언제나 강해보여야 하는 가면을 쓰고 차마 그 가면 뒤에 숨어서도 마음껏 울 수 도 없었더 아버지.
자식이라면 꼭 읽어 볼 만한 책이다.
박목월 시인에 대해 아는 것은 단지 '청록파'시인이었다는 것과 학교 다닐때 배운 그분의 시를 단지 입시를 위해서 쪼개고 쪼갠 것 뿐이었다. 청록파 시인을 다시 찾아 보았다. 자연을 바탕으로 인간의 염원과 가치를 성취하기 위한 공통된 주제로 시를 쓰셨던 목월 시인. 그 분의 아들 박동규 교수님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니, 내가 정말 문학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구나 얼굴이 붉어졌다. 그 귀한 경험을 독자들에게 나누어주심에 감사함을 느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