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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집에서 내 근처에 있는 시집은 정현종 시인의 "광휘의 속삭임"이다. 딱히 시를 좋아 한다던지.., 시집을 자주 읽는 편은 아니지만, 시 처럼 외롭거나 슬프거나 화가 나있을때 고요를 찾아주는 것이 없는 것같다. 무언가 격동되어있거나 이유없이 기분이 좋을때나 마음이 원하고있을때 시를 읽게 되면 그것은 더욱 좋은 쪽으로 흘러 가게된다.시란 자신의 마음에 따라 좋은 시가 결정나듯 순간순간 마음에 와닿는 시는 항상 발견되고 그것에 마음이 동하다보면 고요를 되찾거나 더욱 하늘하늘 나비 나는 기분이 될수 있다. 이런 여유를 즐기는 것은 나에게 주는 나의 선물.....,
바쁜 듯이
정현종 시인의 시가 좋은 점은 시의 함축적인 의미를 생각 하기 보다는 사람의 마음을, 보이는 사물을, 잡힐듯한 풍경을 사실 그대로 우리의 마음에 전달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시를 읽으며 시를 따라 마음이 변하고 청계능선에 올라 눈앞의 풍경들이 주는 감흥에 빠져들기도 하며 장소와 사물이 주는 신비로움에 빠져 들기도 한다. 고민 따위는 없다.
고요여
고요여...나는 이 시를 읽으며 과거의 한 장소에서의 느낌이 생각 났다. 시골 출신이어서인지, 고요에 대해 딱히 어떤 것인지 느끼지 못했지만 서울의 삶에 익숙혀져있던 어느날, 인사동의 번화함을 지나 건널목을 건너 정독도서관 길을 따라 가는 삼청동길은, 토이나 김연우의 노래 속 그 삼청동 길을 들어 섰을때 의 느낌은 "고요함" 이었다. 그 당시 나는 그 "고요함"에 대해 깊은 감명을 받았었다. 사람들이 얼마 없는 시간의 삼청동 길은 인사동길의 시끄러움과 자동차소리 그 동안의 문명소리를 다 삼킨듯 정적 속의 평화로움을 느끼게 하는 "고요함" 이었다. 결단코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은 한번도 없는 최초의 순간의 "고요함"이 이 시와 같이 불현듯 찾아 왔었다. 그때의 그 기분이 이 시를 통해 생각나 시간의 흐름을 읽고 멍하니 시를 바라만 본다.
맑은 날
하늘을 바로 보는 여유가 없는 시대를 살아 가고있지만.. 누구나 맑은 날의 푸르를 대로 푸른 하늘과 새 하얀 구름을 보며 경탄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 시를 읽으며 그 날의 기억을 떠올리면 내 주위의 공기들이 틀려짐이 느껴진다. 멋지지 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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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내면의 고백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존재를 노래하는 시들이라 읽는데 부담이 없었다.
시를 쓰려고 작정하는 것 자체가 시를 죽이기에 이미 충분하다는, 그리고 한 편의 시는 쓰기 전에 이미 결정되는 것이라는 그에게 전적으로 동감.
시가 막 밀려오는데, 그 속도감으로 인한 어지로움? 뭐 이런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다.
역시 시는 존재 그 자체인 것일까. 억지로 노력하지 않아도 다가오는.
그런 섬광같은 시를 쓸 수 있는 시인이란 직업은 행복할까, 고달플까. 그것이 정말 섬광인지 그저 지나가는 생각인지 시인은 어떻게 구별해 내는 것일까.
간혹 시에 대한 설명까지 시 속에 붙인 친절하고 유머러스한 저자. ㅎ 나는 왠지 이 시인이 인간적으로도 마음에 들 것 같은 느낌이다.
가장 잘 알려진 그의 시 한 편을 소개해 볼까 한다.
방문객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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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 쓰지 않는 낱말을 만나면 곧바로 뜻을 확인한다. 시집에서 만났을 때 특히. 제목에 쓰인 광휘라는 말, 아름답게 눈부시게 빛나는 것을 이르는 말인 모양인데 아주 낯설다. 제목에서 받는 낯선 느낌 만큼 시 안의 세상도 낯설다. 시집이 나온지도 오래 된 편이고 시인의 연세도 높은 편이라 그런가?(이유가 꼭 이것 때문은 아니겠지만) 지금 내가 있는 여기에서 뚝 떨어져 있는 것만 같다. 어렸을 때부터 알아 왔던 이름의 시인이기는 한데...... 쉽게 읽을 수 있는 것처럼 여겨져도 쉬운 의도가 아니고, 어렵게 느껴져도 답답하기만 한 것은 아닌데 개운하지 않은 독서다. 이럴 때 짐작할 수 있는 이유, 내 쪽의 상황, 내가 지금 시를 읽을 만큼 한가한 여유를 가지지 못했다는 점. 시는 왜 마음의 여유를 필요로 하는가? 억울한 마음으로 묻는다. 세 편에서 세 대목을 얻는다. 이만큼도 큰 성과다. 세상은 늘 망하는 쪽으로만 기울고 있는 것인지. <책 안에서> 12 이미 망한 세상에서 우리는 이미 망한 줄도 모르고 살고 있는 여지없이 망한 인생임에 틀림이 없다 17 말없이 만든 시간은 가이없고 둥근 안팎은 적막했다 70 어른거리는 시간의 얼굴 바람의 움직임을 깊게 한다. 그림자들 어른거려 바람의 움직임은 깊다. 슬픔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