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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겨우 겨우 읽고 있으니 그것에 대해 무엇이라고 쓴다는 것은 무리한 일이다. 이러는 이유를 짐작하는 바 있지만 꼭 그것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나의 것이면서 내 맘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나는 나를 통제할 수 없다. 게으른 사람들이 하는 전형적인 소리라고 치부할 수 있을테지만 어쩌겠는가, 감수할 수 밖에.
책을 오랜만에 샀다 본능인 듯 이끌려 자주 책을 사곤 했는데 한 3주만에 주문한 책들인 것 같다. 그것도 겨우 또 겨우 겨우 고르고 골라, 이영주 시인의 시들, 이 시집의 시들은 굉장히 길고 처음과 끝의 시만 굉장히 짧다. 열고 닫는 첫 시와 마지막 시, 흔히 얘들이 말하는 것처럼 라임이 맞다, 십대-연대 이건 편집자의 의도일까? 시인의 의도였을까?
시를 적을 때마다, 책에 실린 그대로 옮겨놓아야 하는지 궁금하다. 책의 크기, 판형이 있으니 거기에 맞춰야 하기 때문으로 짐작하고 본문과 달리 적을 때도 있지만 그때마다 망설여진다. 내가 시를 훼손하는 건 아닌지? 그래서 위험을 감수하기 싫어 시집대로 적는 경우가 많다. 시는 읽기도 옮겨 적기도 어려운 것 같다. 나는 시를 좋아한다고 말할 자격이 있는가? 자격이라 함은 꼭 시를 해석할 수 있는 권능을 가져야 하는가? 그것은 절대 아닐테지만 간혹 머뭇거려진다. 내가 시를 좋아하는 것이 확실한가?
- 십대 - 불과 물. 우리는 서로를 불태우며 물속으로 밀어 넣었 다. 우리는 망해가는 나라니까. 악천후의 지표니까. 우리 는 나뭇가지를 쌓아놓고 불을 붙였고, 오줌을 쌌고, 자주 울었고, 나무들이 그 모습을 지켜보곤 했다.
- 연대 - 어둠이 쏟아지는 의자에 앉아 있다. 흙 속에 발을 넣었 다. 따뜻한 이삭. 이삭이라는 이름의 친구가 있다. 나는 망가진 마음을 조립하느라 자라지 못하고 밑으로만 떨 어지는 밀알. 옆에 앉아 있다. 어둠을 나누고 있다.
서평단에서 벗어난 자유로움을 실감한다. 나는 내 맘대로 적을 수 있다. 짧거나 내용이나 감상이 들어가지 않은, 아임 프리 - 언제 스스로 그 감옥으로 걸어들어갈 지 모르지만 일단은 슬슬 날마다 한걸음씩 책 속으로 깊이 - 더 깊이, 멀리 - 더 멀리 달아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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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고 놀란 점. 너무 얇았다. 뭐지? 분명 예스24에서는 412p라고 써있는데...? 확인해보니 141p? 수정해주세요ㅠ순간 당황해서 뻥졌다. 아무튼 최근에 시집도 소장하기 시작했는데 '어떤 사랑도 기록하지 말기를' 에서 보여주는 모든 시가 거짓말 안보태고 전부 다 마음에 든다. 나는 덕분에 시가 더욱 좋아졌다. 당장 문학과지성사에서 선보이는 모든 시집을 다 구매하고싶다 ㅜ0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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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고 아름다운 것들을 찬양하는 시보다 천둥이 치는 것 같은 시들을 좋아하는데 이 시집이 그래요. 공감할 수 있는 내용도 많아 소장가치가 있습니다. 여자로 태어나 세월호를 겪고 우울증을 앓는 스물여섯살의 저에겐 그랬어요. 뭐하나 뛰어나지도 않고 모나지도 않게 사셨다면, 평범하게 책을 읽고 시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 시집도 좋아하실 거 같습니다. 감정이 쉽게 동요되고, 슬픈 감정을 느끼고 싶지 않으신 분이라면 나중에 더 단단해진 후에 읽으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읽지 않는 게 아니라 나중에 읽으시라고 추천드리는 것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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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음 나의 시간은 점조직으로 움직인다. 나의 시간과 시간 사이의 인과 관계가 느닷없이 희미해져서 어찌할 바 모르기 일쑤이다. 나는 붙잡을 수 없는 시간들, 나의 손아귀를 유령처럼 빠져나가는 시간들, 나의 뒤통수를 치는 시간들, 나를 향하여 길게 혀를 빼물어 조롱하는 시간들, 의 뒤에 서있다. 나는 좀처럼 (나의 시간임에도, 나의) 시간들과 마주하지 못한다. 나의 시간들은 나와 마주치지 않으려 한다.
이영주 / 어떤 사랑도 기록하지 말기를 / 문학과지성사 / 141쪽 / 2019 (2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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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책을 주문할 때는 책이 총 몇 장으로 이루어져있는지 잘 보지 않아서 생각보다 얇은 두께에 실망했어요 하지만 책을 펼치고 시간이 좀 흐른 뒤에 실망감은 사라지고 제대로 된 책을 샀구나싶은 기분 좋은 마음들이 생겨났어요 아직까지는 해변의 조우가 가장 좋았어요 우리는 손을 잡고 해변을 걸었다 그날 밤 꿈속에서 평등하게 죽음을 나눠 가졌다 엄마의 딱딱한 손 그 손을 잡고 말았는데 이것은 아무래도 복잡한 꿈이었는데 순서 없이 뒤섞여버린 현실이었는데 내가 죽은 건지 엄마가 죽은 건지 먼저 떠난 발자국을 따라가다가 백발이 덮어버린 이마를 쓸어 넘기다가 나는 어딘가 아파서 점점 어두운 표정을 갖게 되었지 엄마, 엄마는 어느 샌가 무너져 내리며 투명한 얼굴로 걸어가고 손을 앞으로, 앞으로만 내밀고 나는 그 손을 잡으려고 아주 오랫동안 수평선을 걸어왔지 우리는 나란히 걷다가 비 내리는 꿈속에서 서로를 마주볼 수 있었다 갑자기 뒤돌아선 엄마의 유리알 같은 모래들이 파도에 휩쓸리는 마지막 기후 우리는 순서 없이 섞어버린 따뜻한 물이 스며드는 삶 안에서 서로 부둥켜안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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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가장 위대한 산물일 책, 그중에서도 고르고 골라 함축했을 시집의 제목에 '기록하지 말기를'이란 단어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 모순적으로 다가왔다. 이 시집에 대한 첫인상은 그랬다. 그렇기에 눈길이 가 구매에 이르렀다. 막상 읽어보니, 제목에서 큰 감흥을 불러일으킨 '기록'이라는 대목보다는 '말기를'에 치우친 감상이 남았다. 전체적으로 부정으로 하여금 이어가는 느낌이 강했다. 못 하는 것, 모르는 것, 끝의 지점에서 끝 혹은 시작을 받아들이거나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그렇지만 신기하게도 격한 정서로 와닿지는 않았다. 우울하지 않다. 단지, 긍정이 아닌 부정을 해볼 뿐. 유난히 어려운 시 없이 편안하게 잘 읽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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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랑도 기록하지 말기를 처음 이영주 시인의 시를 접한 건, '연인'이었습니다. 이영주 시인의 '연인'을 읽고 다른 시들도 궁금해서 '연인'이 수록된 <차가운 사탕들>을 사서 읽었었는데, <차가운 사탕들>을 읽으면서도 든 느낌이지만 <어떤 사랑도 기록하지 말기를>에서도 액체가 흐르고 어떤 화학적인 작용의 시어로 시인 특유의 독특한 분위기가 느껴져요. 시집에 수록된 시 대부분 두페이지 분량의 길이를 가지고 있어서 읽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시집에 수록된 시들이 어려웠는데, 지나칠 수 없는 시들이 있어서 그런지 시간을 들여 열심히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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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한번쯤은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드디어 구매해서 읽어봤습니다 여러생각이 들게 하는 시였습니다 시 내용은 제목처럼 주로 사랑에 관한 내용이였습니다 이 시를 통해 저는 사랑을 배웠습니다 앞으로도 예스24 자주 이용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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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를 모르고 알 수가 없어서 함께 불탄 것이겠지 누군가가 내 등에 기름을 흘린다 몸을 구부리고 눈물을 흘리면 오래 묵은 기름 냄새가 난다 어른은 죽는다는 것이다 죽지 않으면 어른이 될 수 없겠지 이런 기도문을 쓰고 엎드린 채 기도를 하고 있는 등을 보면 쓸어주고 싶다 이미 불타오르고 있으니 마음을 바치지 않아도 된다고 추운 사람들이 모여 있다 서로를 모르지만 뒤를 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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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는 세계, 시라는 운명. 시 안에서도 기록되기 힘든 진실. 시란 무엇일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많은 시간을 떠올리게 한다. 시 속의 시간과 시 속의 공간들. 시 속의 여러 군상들. 그것을 드러내는 언어들. 아이러니와 더 깊은 아이러니, 아이러니가 드러내는 민낯. 인간의 내부. 내부의 색깔들. 밑으로 가는 언어들. 바닥에서 들끓는 언어들. 그것은 무엇일까. 무엇을 향해 갈까. 길은 있는 걸까. 걸어갈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