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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준 시인의 작품들이 마치, 수채화를 보는 듯 합니다.
(작품의 일부는 아래와 같이)
- … 무 밑동처럼 하얀 눈이네/ 밟으면/ 무를 한잎 크게 물은 듯/ 맵고 시원한/ 소리가 나네 --- 나는 돌아가 악동처럼.
- … 내 생각이 좌우로 두리번거려 흔들리는 동안에도/ 잠자리는 여전히 수평이다/ 한 마리 잠자리가 만들어놓은 이 수평 앞에/ 내가 세워놓았던 수많은 좌우의 병풍들이 쓰러진다/ 하늘은 이렇게 무서운 수평을 길러내신다. --- 수평.
- 열무를 심어놓고… 흰 열무꽃이 파다하다/ 채소밭에 꽃밭을 가꾸었느냐/ 사람들은 묻고 나는 망설이는데/ 그 문답 끝에 나비 하나가/ 나비가 데려온 또 하나의 나비가/ 흰 열무꽃잎 같은 나무 떼가 흰 열무꽃에 내려앉는 것이었다… --- 극빈.
- 겨울 찬 하늘 한 켜 살껍질을 누가 벗겼나/ 어느 영혼이 지난 밤 꽃살문 같은 꿈을 꾸었나… --- 서리.
- 강가에 가 둥글둥글한 돌을 보네… 세월은 흘렀으나/ 배가 아프면/ 이런 욱욱한 돌로/ 배를 문지르던 날이 있었네 --- 돌의 배.
- 그녀의 함석집 귀퉁배기에는 늙은 고욤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방고래에 불 들어가 듯 고욤나무 한 그루에 눈보라가 며칠째 밀리며 밀리며 몰아치는 오후/ 그녀는 없다. 나는 그녀의 빈집에 홀로 들어선다/ 물은 얼어 끊어지고, 숯검댕이 아궁이는 쾡하다… --- 가재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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