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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중년의 아내가 우울증에 걸리는가..? 우울증은 남녀 할 것 없이 중년의 위기에 찾아오는 불청객같은 존재이다.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그것을 수정하려는 노력을 하면서도 그것이 잘 안 될 때,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애써 자신의 내면을 부정하고 생활 속에 자신을 끼워 맞추게 되다 보면 어느 순간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견딜 수 없을 때 까지 견디어 보자 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되면 마음의 병이 점점 깊어질 뿐이고 누구에게도 속시원히 말할 수 없는 자괴감에 빠지게 된다. 이 책은 중년의 부인들이 가질 수 있는 우울증의 원인에 대해서 자세히 분석해 놓았다.그 유형이 다양하고, 주변에서 흔히 듣는 이야기들이기도 해서 공감이 됐다. 사모님 우울증이라곤 하지만, 비단 특별히 성공한 남편과 자식을 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살아가는 사십대, 오십대 여인들의 이야기이다.
이 책을 보면서, 동네 사람들끼리 이야기할 때에는 우스갯소리로 하는 이야기들이 진짜 그녀들의 심리를 대변하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그런 식으로 자신의 우울과 분노를 표현하려 했던 것일까..? 예를 들었던 말 중에 기르던 개가 죽었는데 내 자식이 죽은 것 보다 더 슬펐어, 라는 말이 슬픈가보군, 하는 정도로 알아들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소개되는 상황은 자못 심각했다. 기르던 개가 죽어서 우울증에 걸렸다고 하면 흔히 사정을 잘 모르는 주변인들은 그 사람이 배가 불러서 그런것이군, 별걸 다 걱정해서 우울증에 걸리다니 웃긴 소리군 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반려견을 키우지 않은 사람들의 입장도 생각하면서 자신이 기르던 개에 대한 슬픔도 챙겨야 하는 상황은 본인을 더욱 힘들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 외에도, 여러가지 부인들의 상황이 적절한 그림들과 함께 나와있다. 사회 생활을 했으면 남편만큼은 아니더래도 성공할 수 있었는데라고 생각하는 부인, 어느새 늙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세월의 허망함을 느끼는 중년의 부인, 그리고 시댁과의 갈등 혹은 냉담한 남편의 태도 때문에 상처받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의 상황은 비단 그들이 '잘살아서' 라기 보다는 이 시대의 중년 여성이라면 나이에 맞게 고민할 수 있는 당연한 것들이었다.
저자는 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의 부교수로서 많은 사람들을 상담해왔고 , 그것을 토대로 집필 활동 또한 활발히 하시는 분이다. <흔들리지 않고 피어나는 마흔은 없다>에서 우리 나라 중년 남성의 이야기를 펼쳐냈다면 이 책을 통해서는 중년 여성의 마음이 되어 그들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있다. 저서들을 보면 우울증을 주제로 한 것들이 많은데 그만큼 우리 나라에 우리 나라 특유의 우울증 환자들이 많은 것 같다. 고도의 성장 아래에서 정신 건강이라는 것의 의미가 희박했을 때, 미처 챙기지 못했던 자신의 속마음을 이제는 챙기고 행복해져야 하는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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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TV드라마에서 자주 나오던 대사로 "내말이.." 이렇고 말하고 싶은 책 한권을 받아들었다.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님이 쓰신 사모님우울증이다.
성인이 되어서 혼자일때는 신경쓰지 않았던 일들이 결혼을 하고나서는 누구의 아내, 엄마, 며느리로 살아가면서 신경써야 할 일들이 많아진다. 그렇게 가정을 위해 헌신했는데 정작 아이들이 커고 기반이 잡혔을때 방향을 잃은 모습으로 병원의 문을 두드리는 주부의 모습을 보게 된다. 의지하고팠던 남편도 있었고, 사랑받고 싶었던 남편도 있었지만 남편은 무덤덤하기만하다. 사모님우울증은 이런 사모님들의 말못할 아픔을 털어놓은 책이다.
따뜻한 품에서 울고 웃고 풀어보고 싶어했던 사모님들의 홧병나는 스토리를 읽다보니 다들 밖으로 보이는 모습에 부러움만 가졌지 그 속사정을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 일들을 눈으로 보면서 공감을 느낀다는 건 나역시 주부라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부족함이 없고 아이들은 잘 자랐고, 사회에서 인정받는 지위에 올라선 남편을 가진 사모님들이 뭐가 아쉬울까 싶은 사모님들의 이야기를 정신의학과 교수님은 그림을 통해서 해석해 나간다. 그리고 누구나 겪을 수 있지만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앞으로의 삶은 달라짐을 얘기하려 한다.
상담사례에 제일 많이 나오는 남편의 이야기를 보니 부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인상적인 그림 하나가 떠오른다. 일정한 거리를 두고 오르막을 걷는 두 부부. 같은 곳을 바라보고 걷는 부부의 모습이 정다워보이기까지 한다. 뒷모습만 보여서 표정은 알 수 없지만 오르막 주변으로 따뜻한 분위기의 색감이 부부의 표정을 대신했으리라 본다. 사랑하는 이들의 앞길은 오르막과 같다. 결혼은 따로 또 같이 그 길을 가는 것이다. p285 본문에서--
무엇이 최선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위하는 마음으로 의미 있는 활동에 뛰어든다면, 우울함도 사라지고, 삶의 의미와 풍족함을 느낄 것이다.... p302 본문에서--
책에서 보여주는 명화와 해설을 따라가다보니 책은 금방 읽히게 된다. 그림을 볼 줄 모르는 나도 교수님의 그림해석을 읽다보면 저절로 그림에 빠져들고 해석에 앞서 내 나름대로의 해석을 먼저해보는 것도 이 책을 재밌게 읽는 방법이 된다. 요즘 내 주변에도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을 흔히 본다. 그분들에게 그림전시회를 권하고 싶어진다. 나만 그런게 아니라 누군가도 나의 공감가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좀 홀가분해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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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사모님들의 마음을 명화에 빗대어 가만가만 쓰다듬어 주는 따뜻한 책. 읽는 내내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그녀의 깊은 속내를 그림을 빌려 헤아려보고 싶었'(11쪽)다는 저자의 마음이 전해져온다. 수많은 임상경험을 거친 정신과 의사, 우울증 분야의 전문가지만 결코 '다 알고 있다'는 식으로 말하지 않는 것이 고맙게 느껴졌다. 저자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에 대한 근원적인 어려움에 대해서, 우리가 얼마나 신중해야 하는지를 여러번 강조한다.
'다른 사람의 관점으로 생각해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는 말이 과연 쉽게 성립될 수 있을까? 이것도 쉽게 이루기 힘들다. 어떤 사람의 인생 역사와 그 사람을 둘러싼 현실은 마치 우주와 같기 때문에 모두 파악하기는 불가능하다.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과 타인이 바라보는 방식은 태어나면서 경험하고 학습된 결과물이다...(중략)...우리는 결코 한 사람이 다른 누군가와 동일한 방식으로 세상ㅇ르 이해할 수 있다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238쪽) 정말 끄덕여지는, 또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해주는 이야기다. 누군가를 아끼고 생각해준다는 이유를 들어 너무 쉽게 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말하지는 않았는지, 나의 마음에 비추어 다른 이의 이상과 욕구를 꿰뚫고 있다고 착각하지 않았는지(부끄럽게도 적지 않았던 것 같다). 저자의 표현대로, 세상에는 너무 많은 말이 흘러넘치고 있다. 억지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설명하려 하고, 다른 사람의 진심이 무엇인지에 대해 함부로 말하다가 오히려 그 마음을 왜곡하고, 그래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좀 더 겸손한 눈을 가질 것, 다른 사람의 마음을 쉽게 속단하지 않는지 잘 살필 것,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함부로 말하지 말고 침묵할 것...
어렸을 때 듣고 (그때는) 놀랐던 얘기가 문득 생각난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수입을 벌어들이는 직업 중에 정신과 의사가 늘 손에 꼽힌다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시간당 몇백 달러씩을 지불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정신과 클리닉에서 털어놓는다는 사실 말이다. 과학기술은 나날이 더 발달하고, 세상은 갈수록 더 편리하고 화려해져가는데, 사람들는 자신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줄 누군가가 더욱더 간절해지는 것 아닐까. 사람은 누구나 이해받고자 하는 절실한 욕구가 있고, 이것은 인간의 다른 어떤 본능적인 욕구보다 강한 힘을 지니니까 말이다. 아무리 겉으로 보기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여유로운 삶이라도, '우울하고 삶에 의미가 없다'는 '사모님'들의 이야기를 그저 '배가 불러서 그런 것'으로 취급해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 그런 말이 사람을 진짜 아프게 만든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무척 공감한다. 그래서 더욱 저자가 내미는 속깊은 '그림 처방'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왜 그녀들의 가슴이 답답하고 괴로운지 그 아픔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받아들이도록 도와주는 그림들, 마음 한 구석으로 밀려나 있던 삶의 용기를 되찾을 수 있게 손을 잡아주는 그림들... 그 그림들의 위로를 오롯이 품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고맙다.
'삶 속에서 자신에게 주어지는 모든 경험을 거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진정으로 자기가 원하는 것을 향해 행동하는 것. 윈슬로 호머의 <여름밤>(1890)만큼 이런 마음가짐과 행동가짐을 잘 보여주는 그림이 있을까? (중략) 삶 또한 이런 것 아닐까? 누구에게나 밝음과 어둠이 함께 찾아온다. 어느 것 하나도 거부하지 않고 모두를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세상 속에서 춤추며 살 수 있다.'(303~304쪽) 앗, 좋아해서 책상 앞에 붙여놓고 자주 들여다보는 그림, 윈슬로 호머의 <여름밤>을 여기서 만나니 이렇게 반가울수가. 게다가 이 그림처방전(?)의 설명도 무척 와 닿는다. 무엇이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지, 어떤 활동이 삶의 의미를 느끼게 하는지 고민하고 바로 무조건 행동에 옮기라는 조언에 밑줄을 그어본다. '파도가 아무리 거칠어도, 바람이 불고 덮칠 듯해도 삶에서 주어지는 모든 것을 가슴에 품을 때 비로소 우리 인생도 춤이 된다(304쪽)'는 것, 그렇게 순간순간을 소중히 품고 춤추며 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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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님 우울증... 정말이지 제목부터가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도대체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인데 뭐가 부족하고 힘들어 우울증까지 걸리는걸까? 정말이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보는 사모님들은 너무도 반듯하고 자기 관리가 철저하여 우아한 삶을 살아간다. 가끔 아들이 집안에 안맞는 여자를 사랑해서 머리가 아프지만 그냥 자기 고집대로 밀고나가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정도로 우울증이 걸린다면 정말 드라마지 싶다. 이따끔 매스컴을 통해 비춰지는 사모님의 모습만 봐도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로 그들에게 고민이라는게 있을까 할 정도로 자기관리가 철저해보인다. 과연 그런 '사모님' 소리를 듣는 이들에게는 무슨 상처와 말 못할 아픔이 있길래 우울증까지 오는걸까? 우울증. 이제는 감기처럼 우리에게 너무도 친숙한 단어가 되어버렸다. 그냥 답답한 정도로 생각하고 화병정도로만 생각하던게 우울증이라는 병명으로 명명되면 괜히 덜컥 겁이 날것 같다. 우울증으로인한 사건사고가 많다보니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우울증은 감기처럼 쉽게 생각하고 넘길게 아닌것 같다. 심각한 사회적 문제까지 낳고 있는 우울증을 정말이지 남부러울 것 없는 사모님이 걸렸다니 우리가 알지 못하는 그들의 상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그동안의 임상경험을 통해 성공한 삶을 사는 사모님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 또한 우리와 다를것이 없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어찌보면 배부른 사모님들의 이야기 같지만 우리시대의 여성들이 겪고 있는 같은 고충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단순히 그들의 아픔을 이야기하는게 아니라 상담사례를 통해 그 이야기를 보다 쉽고 정확하게 진단하는 그림을 같이 보여주고 있다. 미술전공자가 아닌 저자가 선택한 그림이라 그런지 사연마다 그 이야기를 가장 정확하게 그림만 보고도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알게끔 그림 선택이 탁월하다. 사연마다 그림을 통해 아픔을 같이 공감하게해주고 있다. 그리고 그 아픔을 치유하는 방법으로 다시 그림으로 말하고 있다. 자신을 더 사랑하고 자존감을 높이라고 선택한 작품 '발튀스의 캐시의 몸단장' 이나 '프란시스코 고야의 작품 - 알바 공작 부인의 초상 '만 봐도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극복 방법이 무엇인지가 보인다. 내가 누구인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을 바라보는 자신감을 작품에서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작품의 올바른 해석이 아닐지는 모르지만 저자가 상황에 맞게 고른 미술작품들은 경험에서 나오는 진실한 해답을 마음으로 그대로 보여주는 진짜 이야기다. 상처받은 사람에게 백마디 말보다 한마디의 따뜻함이 위로가되듯, 우울증의 수많은 극복 방법보다 이 그림 작품 한장이야말로 나를 위로해주는 가장 진실되고 따뜻한 방법이 아닐 수 없다.
단순히 배부른 사모님들의 이야기라 생각했지만 가정을 꾸리고 남편과 자녀를 성공시키기 위해 자신의 희생도 불사르는 우리시대의 여성들의 이야기였다. 자신보다는 가정과 남편 아이들이 우선인 우리 여성들은 남편이 성공하고 아이들이 성장하면 그때서야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주어진다. 그러나 이미 우리의 모습은 고생으로 젊고 예쁜시기는 다 가 버렸고 주름가득한 자신의 모습과 마주하게되면 세월이 밉고 가족이 밉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한 편생 가족만 생각한 어떤 댓가로 돈과 명예를 받았다하지만 정작 우리가 바라는건 그런게 아닌 진심어린 사랑과 이해심이었다. 지금이라도 그 누구보다 내 자신을 더 많이 사랑해주고 나의 진실되 모습을 들여다보려고 노력한다면 내가 잊고 있었던 나의 열정과 에너지가 다시 생길 것이다. 나를 잊지말고 다시 나를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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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님 우울증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힐링’이라는 단어만큼 사랑받는 단어가 있을까. 작년 한해 방송계, 출판계 등에서는 ‘힐링’과 관련된 수많은 창작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개인적으로는 SBS '힐링캠프'를 즐겨보는데 화려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는 스타들이 허심탄회하게 굴곡진 인생과 마음을 털어놓는 것을 보면 시청자도 저절로 힐링됨을 느끼곤 한다. 우울증은 생각하기에 따라 심각한 병일 수도 있지만 고치지 못할 병도 아니다. 이 책에 나온 다양한 주부 우울증 사례와 처방들을 보며 ‘힐링캠프’를 보듯 힐링의 감정을 느꼈다. 단순히 언어적 처방을 넘어 멋진 그림과 함께 훌륭한 해석을 듣고나면 고리타분한 방법론이 아닌 마음을 어루만지는 평안함을 느끼게 된다. 미술, 음악 등 예술분야가 인생에 꼭 필요한 분야는 아니다. 하지만 인간이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향유해야 하는 필수적인 요소다. 이 책에서 우울증 처방을 위해 곁들여진 그림 및 해석들을 보며 든 생각이다. ‘이중구속’이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의견을 똑바로 얘기하지 않고 진의를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게 말하는 태도를 이른다. 내가 아는 분 중에서도 ‘이중구속’ 화법을 즐기는 분이 있다. 이런 화법의 장점은 말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좋은 구조라는 것. 어떤 질문에 Yes라고 대답해놓고 정작 그대로 하면 No의 불평을 늘어놓는다. 말은 Yes인데 표정은 No인 경우도 있다. 이럴 땐 저자가 소개한 그림처럼 팔이 나무로 변신해 도망갈 수 없는 여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 상대의 말에 신뢰를 할 수 없기에 그의 말은 가시처럼 나를 찌른다. 아이들과 달리 거짓말이 때론 배려라는 이름으로 둔갑하는 어른들의 세계에서 쉽게 나오는 현상이다. 이럴땐 어떻게 해야 할까. 한 사람의 의사소통 방식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바꾸기는 더 어렵다. 그냥 이중구속 어법을 사용하는 사람이 말할 때는 진짜 하고 싶은 말이 숨겨져 있다고 전제하는 편이 낫다. 상대의 진의를 너무 신경쓰는 것은 좋지 않다. 나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 급선무다. 그래야 갈등이 덜할 수 있다. 이 책을 쭉 읽어보며 우울증 해법의 공통점을 찾았다. 그냥 내버려두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 상대방의 감정이든 내 감정이든 내버려두자. 자신은 상대방을 배려해서 직언을 해줘도 상대방은 달가워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배려있는 행동에도 상대방은 “너무 예민한거 아냐?”라고 말하며 상처를 주기도 한다. 이렇듯 상대방에게 과도한 애정을 쏟아봤자 자신만 상처받을 뿐이다. 보통 주부들은 누군가를 돌보고 배려해야 하는 입장인 경우가 많다. 헌신이 곧 생활이 돼 누구보다도 우울증에 노출되기 쉬운게 주부들이다. 남편, 아이들의 경우 가정주부의 돌봄을 받지만 가정주부들은 누가 배려해주는가. 이 세상에서 최고의 앎은 무엇인가. 바로 내가 모든 것을 다 알 수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타인을 전부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자. 타인에 대해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어도 그 사람의 몫으로 남겨두자. 설령 올바른 해결책이 보이더라도 조언은 삼가자. 때론 상대방도 나도 침묵이라는 방법을 통해 힐링받는 경우가 있다. 해결책을 준다고 상황이 나아지는 것이 아니란 소리다. 그렇게 거리를 두고 서로 상처받지 않는다면 나를 위해 투자할 에너지가 생긴다. 이것이 우울증에 대한 최고의 해법이 아닐까 싶다. 인생을 살면 살수록 ‘내가 다 이해할 수 없고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이 얼마나 큰 지혜인지 느끼게 된다. 이 책은 이런 지혜를 더 공고히 가슴에 새기게 해준 좋은 ‘힐링 교과서’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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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비해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는 많은 풍요로움이 선사되었다. 그렇지만 그와 비례하여 정신적인 피폐감이 늘어나는 것은 아닌가 한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우울증은 이제 쉬쉬 할 병이 아니다. 그것은 공공연하게 자신의 상처를, 아픔을 밖으로 드러내고 다독일줄도 알아야 하고, 치유도 해야 하는 것이다. 정말 세상이 많이 바뀌기는 했다. 행여나 정신과에 다닌다고 하면 알게모르게 색안경을 끼고 봤던 때가 분명 있다. 그렇지만 이제는 그게 어떤 흠도 되지 않는다. 오히려, 모든이들이 속으로 끙끙 앓으며 자신의 신경을 갉아먹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라고 조언을 할 정도이니. 이 책도 어찌보면 그런 폭넓은 의도에서 쓰여진 것이 아닐까 싶다. 사모님 우울증이라는 것이 내가 생각했을때는 나름 중년여성들의 갱년기증상으로 치부되었던 부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시절 결혼을 해서 새로운 가정을 형성하고 남편과 자식들에게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고 헌신을 했던 여자들이 안정된 가정의 모습과는 별개로 어느날 갑자기 난 그동안 뭘 하며 살았나 하는 회의감을 들때가 있기 마련이다. 그것을 혹자는 갱년기우울증이라 할수도 있으나, 결코 쉽게, 만만하게 보고 넘길 문제가 아닌 것이다. 저자는 자신이 상담한 사례를 토대로 또 거기에 걸맞는 명화까지 곁들여 상황을 설명해주고 있다. 내가 생각하고 겪고 있는 심적고통과 분열을 가족들에게 드러낼수도 없는 그런 막막함을 가져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도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우울증은 어쩜 더 많이 인내하고, 더 많이 안으로 삭혔던 사람들에게 더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그만큼 그들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채 자신을 희생하며 살아왔기에 문득 드는 그 자신에 대한 정체성때문에 더 많이 아파할것이다. 난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하면서, 난 어떻게 살고 있나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나도 옛날 나의 부모세대만큼은 아니지만, 내 생활보다는 가족들의 편의와 그들의 만족스런 생활을 위해 내 시간을 줄이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물론 아직까지는 어떤 보상심리가 작용된다거나, 내 생활이 허무하다라는 생각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어느순간 문득 찾아올수도 있는 그런 회의감에 젖지 않기 위해서는 나를 철저하게 먼저 생각하고, 나를 더 많이 사랑하고, 내 생활을 존중해주는 마인드를 가져야함을 느끼게 된다. 총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소제목이 참 인상깊다. 주부와 뗼래야 뗄수 없는 공간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침실,욕실,거실,부엌. 책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일단 이 공간들을 마음이 아프고 힘들고 우울하다고 하는 여성들의 심리와 조합시킬 생각을 했다는 것도 꽤 신선했다. 난 미술에 대해 잘 모른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림을 좋아하는 아이때문에 한때 애써 미술관을 쫒아다니며 감상의 시간을 가지곤 했는데, 굳이 미술작품을 보며 어떤 의미를 찾으려 하지 않고 그냥 내가 보고 느끼는대로 받아들이면 되겠구나 하는 나만의 감상법을 터득한 후라 그런지, 정신과 전문의가 소개해주는 그림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왜 이 그림을 선택했는지, 이 그림을 통해 어떤 말을 건네주고자 했는지를 내 나름대로 감상하면서 생각하며 읽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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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님 우울증 - 김병수 이 책을 서평단으로 신청했을 때에는 이러한 책일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심리학이 서른살에게 묻다>처럼 그냥 담담하게 이야기해주는 정신과 의사의 임상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예상과는 달리 정신과 환자의 상태를 명화로 표현하고, 그 치료도 명화로 제시하고 있는 책입니다. 평소에 읽어본 책들과는 달리 명화에 대한 해석이 있어서 그런지 흥미진진합니다. 예술에 이름을 붙이거나 해설을 붙이면 상상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는 남들의 해설을 듣는 것을 좋아합니다. 듣고 동의를 하기도 하고, 전혀 반대로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글쓴이의 그림 해설을 보면서 맞장구도 치고, 웃어넘기기도 했습니다. 이 재미가 이 책의 매력이 아닐까 하네요. 칼린 지브란의 시들이 군데군데 등장을 합니다. 그래서 시를 검색해서 읽어봤습니다. 번역을 잘 해서 그러기도 하겠지만 시에 감동을 받아보기는 처음입니다. 그림 위주의 책이지만 시에서 감동을 받는 이상한 경우가 되어버렸네요. 인생을 70~80 살 정도까지 산 어르신의 얘기는 아니지만 정신과 문제를 많이 고민한 의사의 인생, 행복에 관한 이야기로 생각하며 읽으면 재미있습니다. 본문 중에서 - 마음이 아픈 이유 내 마음을 다른 사람이 몰라줘서. 가까이 있는 남편이 그녀들의 마음을 받아주고 이해해주고 공감해주지 못하기 때문. - 나도 왜 내 마음이 아픈지 이유를 알 수 없다. - 이중 구속 : 남편의 말을 듣고 아내가 A라고 행동해도 비난받고, B라고 행동해도 비난받는다면 아내는 미칠 수밖에 없다. “편하게 말해”라고 하고는, 정작 속 마음을 솔직히 털어 놓으면 마음에 상처 줬다면서 삐치는 경우다. - 이중 구속이 발생하는 이유는, 우리가 의사소통을 할 때 언어로 표현하는 정보 이외에도 다양한 곳에서 얻은 정보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말투, 높낮이, 상황, 표정 등. - 공황증상은 재발을 잘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재발한다. - 완벽한 사람과 같이 살면 행복할까? 너무나 완벽해서 흠잡을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과 같이 살면 불행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수님, 부처님과 같이 산다 생각하면 이해가 되겠네요. 저한테 그리 살라고 강요도 하지 않으시겠죠. 뭘 잘못해도 끝까지 이해를 해주시겠죠. 그러나 제가 행복할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행복의 기본적 믿음 1. 내 인생을 내가 스스로 만들어왔다는 생각. 2. 누군가의 틀에 얽매여 있지 않다는 느낌. 3. 내 의지로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는 믿음. 과연 행복은 물질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 여보, 걱정하지 마세요 조지 엘가 힉스의 <여자의 사명 : 남자의 동반자>(1863) 좋은 그림입니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네요. - 정서적 추론 : 자신의 감정을 근거로 주변 현상이나 사실을 판단하려 한다. - 항상 고정되어 있는 한결같은 자기 모습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환상일 뿐. - 한 가지 모습에만 계속 집착한다면 더 큰 고통이 따른다. - 갱년기가 되어 에스트로겐이 저하되면 ‘자기 통제력’이 약해진다. 기분을 안정시키는 세로토닌의 활성도 떨어진다. - 사랑에는 친밀감과 자율성이 함께 녹아 있다. 그래서 아내가 친밀하게 걱정되는 소리를 해도 남편은 자율성을 침입받는다 생각한다. - 개인의 기질은 변하지 않는다. 너무나 많이 듣는 말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저 스스로는 변했다 생각을 하는데, 원래 변하는 기질이 내재해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남자와 여자는 사랑이 변하는 속도에도 차이가 있다. 남편의 사랑이 여성에 비해 훨씬 더 빠르게 변한다. - 즐겁고 만족스러운 감정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긍정적인 정서는 누군가를 만나고, 무엇을 하고, 어떤 것을 경험했을 때 생기는 2차적 산물이다. 저절로 생기는 줄 아는 사람들이 많죠. 저도 그렇게 알고 지내는지도 모르겠네요. - 하고 싶은 마음 : 일부러라도 몸을 움직이고 힘들어도 의미 있는 일에 참여한 뒤에 따라오는 것이다. - 자존감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일 뿐이다. 그래서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더 많은 일을 해내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일을 이루어낸 사람만이 높은 자존감을 가질 수 있다. - ‘이렇게 하면 남편이 화를 내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 저의 행동 기준이 되어버렸어요. -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자시에게 관대해져야 한다. - 배우자의 지나친 조언은 결혼생활의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관이 아닌 자유방임. 믿고 지켜보는 것. - 술을 끊지 못하는 배우자에게 조언을 하지 마라. “당신은 내게 소중한 사람이다. 나는 당신을 가장 사랑한다”며 손을 꼭 잡아주어라. - 우울한 기분이 들거나 흥미가 줄고,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도 우울증의 증상이다. 그래서 치매처럼 보이기도 한다. - 갱년기 때에는 에스트로겐이 떨어져 기억력이 줄기도 한다. - 부부가 갈등을 만들고 서로를 끝없이 비난하는 경우라면 반드시 자신의 마음부터 점검해봐야 한다. 자신의 내면에 숨겨진 욕구를 상대를 통해 채우려고 할 때 생긴다. - 편안한 결혼생활을 위해서는, 부부가 차이점보다는 비슷한 점이 많은 것이 더 좋다 한다. 그러나 이럴 경우에는 ‘권태’라는 괴물이 찾아온다. - 우리가 다른 사람에 대해서 함부로 말할 수 없는 것. 1. 다른 사람의 진심 2.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 3. 그 사람을 둘러싼 삶의 맥락 -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으려 하지 말고,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 상대방에게 물어보라. - 인간관계를 힘들다고 느끼는 이유는 : 예측 불가능성, 통제 불가능성 때문 - 모든 사랑은 오해다. 사랑이 뜨거우면 뜨거울수록 오해의 깊이도 깊어진다. - 플라톤은 인간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했다. 우리가 사랑하는 것은 실체가 아니라 ‘이데아’이기 때문이다. - 귀스타브 카유보트의 <오르막길>(1881) - 반추 : 자꾸 왜 우울한지 머릿속으로 묻고 또 묻는 것. 생각을 되새김질하는 것. - 무의미 : 현대인의 정신건강에 가장 무서운 적. - 사람이 오래 살아서 늙는 것이 아니라, 꿈을 잃어버릴 때 늙는다. 젊음은 특정한 한때가 아니다. 의지와 상상력, 비겁함을 모르는 용기, 편안함을 거부하는 모험심이 이루어내는 정신 상태다. 맥아더 - 사람은 자기를 실현하며 살아가도록 규정된 채 태어나기 때문에 죽는 순간까지 살면서 이루지 못한 꿈을 아쉬워하는 불쌍한 존재다. - 행복 : 인간의 행복은 자기만의 두드러진 능력을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발휘하는 것. - 예민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 것이 중년 여성. - 칼린 지브란의 <예언자> 자유에 관하여 그대들은 낮에 근심이 없고 밤에 바램과 슬픔이 없을 때 자유로운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이러한 것들이 그대들의 삶을 옭아매고 있더라도 그것들을 벗어던지고 얽매임없이 일어설 수 있을 때, 그 때 그대들은 진정 자유로우리라. 그리고 그대들이 벗어 던지고 싶은 것이 근심이라면, 그 근심이란 그대들이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 그대들에게 강요된 것이 아니리라. 그대들이 쫓아내버리고 싶은 것이 두려움이라면 그 두려움의 자리란 그대들의 가슴 안에 있는 것이지 두려워하는 자의 손아귀에 있는 것이 아니리라 진실로 모든 것들은 그대들의 존재 속에서 반쯤 뒤섞인 채 끝없이 돌고 도나니 그대들이 욕망하는 것과 두려워하는 것, 그대들이 꺼리는 것과 소중히 여기는 것, 그리고 그대들이 추구하는 것과 피하고자 하는 것들이 그러하다.이것들은 마치 떨어뜨릴 수 없는 한 쌍의 빛과 그림자처럼 그대들 안에서 서로 돌고 돌으리라. - 행복을 결정하는 중요한 속성 중 하나는 ‘현재에 집중하기’.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시간관을 가지고 산다. 어떤 사람은 과거에, 미래에 더 많은 무게를 둔다. - 그냥 흘러가는 시간을 크로노스, 의미 있게 보낸 시간을 카이로스라 한다. 결혼에 관하여 그러나 서로 함께 하되 거리를 두라.그리하여 하늘의 바람이 그대들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그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그보다 그대 영혼들의 나라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서로의 잔을 채워주되 한쪽 잔만으로 마시지 말라. 서로 음식을 주되 한쪽의 음식만을 먹지는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는 홀로 있게 하라. 비록 같은 음악을 울릴지라도 악기의 줄들은 서로 홀로 있는 것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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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향한 그 어떤 기대도, 관심도, 사랑을 갖지 말자!!! 성인이 된 여자가 부모의 곁을 떠나 남자 한사람을 믿고 문지방을 건너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에 대한 믿은과 의지 하나를 가지고 여자라는 이름으로 제 2의 인생을 시작해서 살다보면 누구나 우여곡절이 있게 마련이고 남들도 나와 별반 다르지 않게 살아간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남편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고 , 아예 포기하라고 어른들은 말한다. 정말 뼈속까지 옳은 말이다.
내 마음 속에서 생기는 모든 병의 근원은 바로 내 옆에 있는 남편이더라... 남편이 모든 원인 제공자이며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수학문제를 앉고 살아가야 하는 여자의 일생이 너무 안쓰럽고 슬펐다. 그러나 남편들은 하등의 꺼림낌도 없이, 미안함도 느끼지 못한채 까다롭게 굴고 미련 맞기까지한 모자란 인간들이다.
책의 구성은 우울증을 가진 사모님의 상담 사례를 열거하고, 그 사례에 알맞은 명화나 화가에 대한 설명과 함께, 사례자가 가지고 있는 심리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작가는 명화에 대해 조예가 깊은가보다. 작가의 해결책을 살펴보면서 그의 결혼 생활과 아내의 우울증 유무에 대해 불현듯 관심이 쏠렸다.
두꺼운 책에 좋은 종이질, 각 챕터마다 눈에 띄는 유명한 그림과 글의 적절한 구성을 보면서 놀라웠고 단순히 상담사례의 나열이라면 지루하고 뻔한 스토리라고 여겼을터인데, 편집자의 탁월한 구성능력에 대한 신선함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그림과 격언의 조화를 보면서 따로 소장가치가 있다고 여겨졌고, 그림만 보아도 어느 부인의 고민과 해결책인지 저절로 연상이 되어 미소 짓게 만들고 있는 점에서 작가의 따뜻한 감성과 해결책이 돋보인다. 모두다 이렇게 살면서 눈물 흘리고 불안하고 ,초조하고, 허무한 것이 인생이라는 누군가의 대사가 떠올랐다.
나를 위해 살자. 자식이나 남편이 아닌 오로지 나 자신만의 인생에 꽃을 키우고 양분을 주고 나를 우주의 중심이라 여기며 내가 최고의 vip 라는 자부심으로 내가 나를 사랑하자. 절대 남은 나를 생각해 주지도 않고 사랑해 주지도 않는다.
침실,거실,욕실,부엌 을 테마로 앙증 맞은 삽화를 페이지 마다 소개하는 아이디어나 챕터의 소개장에서 아름다운 사진이 깔끔한 이미지를 더하고, 책의 뒷부분에 있는 그림목록에 대한 부분도 신경써서 편집했다는 인상을 주지만, 과연 이 모든 것이 의사의 아이디어일까? 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의사는 단지 사모님의 사례를 소개하고 나열했을 뿐이고 출판사의 편집자는 글과 그림의 배치나 구성을 적절히 제시하는 듯했다. 이런 인상을 피하려면 의사가 얼마나 명화에 대한 깊은 관심과 조예를 가지고 있었는지 지은이에 대한 소개에서 피력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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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읽어주는 의사 김병수의 마음 처방전
여자는 태어나서 아내가 되고 어머니가 됩니다. 저는 이 말이 못내 싫었어요. 여자의 생을 집에만 가둬둔다고 생각했지요. 노라가 집 밖으로 뛰어 나간지가 어느새 백년을 훌쩍 넘었는데, 어째서 여자의 생은 늘 가정이라는 패러다임 안에서만 이해되는지 왜 여자의 이야기는 늘 사담이 되는지 못마땅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 저에게 여자로서의 삶에 대해 불만을 표하거나 고민을 토로하면, 제 답변은 늘 한결 같았죠. ‘널 위해 살아’, ‘희생하지 마’, ‘결혼에 얽매이지 마’ 종종 ‘너 미쳤니’를 섞어 가며 위로랍시고 날이 선 말들을 건네고 있을 때, 그녀들의 표정을 기억합니다. 그건 정말로 복잡하고 미묘한 얼굴이었죠. 자신의 슬픔을 드러낼 수 없어서, 아주 오래 응어리진 채 겉으로만 태연한 척 하는, 그녀들의 얼굴에 겹겹으로 드러난 마음의 풍파.
『사모님 우울증』의 저자 김병수는 현재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정신건강증진, 스트레스, 우울증 분야의 진료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 누구보다 대한민국의 ‘우울한 사모님’들을 많이 만난 저자는 이 우울한 사모님들의 고민을 두고 다분히 현실적인 답변들을 내놓습니다. 사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극적인 삶의 변화 보다 먼저 내 이야기를 누군가 들어주는 일이기 때문이죠. 그들이 가장 속상해하는 것은 몰이해입니다. 어디선가 ‘나 우울해’, 라고 털어놓으면 ‘배가 불렀네’ 소리를 듣는 게 다반사입니다.
호화 저택에서 고급 음식과 포도주잔을 들고 있는 사람도, 내일 세계 여행을 가기 위해 짐을 꾸리고 있는 사람도, 세상의 권력을 쥐고 호령하며 고급차의 뒷자리에 등을 기대고 있는 사람도...... 백화점에서 한 달 생활비를 잊은 채 마구 물건을 고르고 있는 여자도, 모두 우리와 같이 우울증으로 마음을 앓는 사람들입니다. 대부분 우리와 다를 바 없거나 조금은 다르지만 비슷비슷한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우리의 우울을 병으로 생각하지 맙시다(『너는 이 세 가지를 명심하라』, 문학동네, 2006)
신달자 시인의 말처럼 우울은 생활에 치이며 살아가는 여자들만의 것도 ‘팔자 좋은’ 여자들만의 것도 아닙니다. 마음의 우울을 이해해 주지 않는 우리 사회 ‘누구나’의 문제입니다. 여자로 태어나 아내가 어머니가 되어야 하는 여자들이라면 우울은 모두의 화두인 것이죠. 그렇기에 전 사모님 우울증을 사모님을 위한 이야기가 아닌 모든 여자들의 이야기 아니 ‘인간’의 이야기로 읽었습니다.
엄마, 아내, 사모님. 이제는 이 모두에서 벗어날 때
사람이란 무릇 웬만한 고통은 스스로 견디려고 노력합니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이라고 해서 고통을 견디는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오히려 밝은 사람들보다 곱절로 슬픔을 억누르며 살아가죠. 하지만 그런 마음을 누군가 알아주지 않고 대수롭지 않게 취급하면 마음에 병이 생깁니다. 여자는 남자 보다 더 관계 중심적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여자의 삶에서 관계란 가정과 육아, 남편 보필에서 항상 밀려나는 문제이죠. 평생을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희생했지만, 생존 경쟁에 시달린 남편들은 공감능력은 제로이고 아이들은 저 살길 찾아 떠나느라 바쁩니다. 빈 둥지 같은 집에서 홀로 남아버린 사모님들에게는 무엇이 남을까요. 그녀들은 그제야 자신의 삶이 이 집 안에 있는 줄 알았지만 사실 아니었단 배신감과 상실감에 빠집니다. 집과 밖에서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는 남편을 둔 아내나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남은 것은 긴장과 불안뿐인 40대 커리어 우먼이나 사실 그녀들의 각기 다른 마음의 병에 처방전이란 단 하나 일지 모르겠습니다. 바로 마음을 돌아볼 여유를 갖고 내가 누군지, 나는 무얼 원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죠.
『사모님 우울증』은 총 4개의 챕터로 이뤄져 있습니다. 각 챕터마다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여자들의 사연과 저자의 상담내용이 묶여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챕터마다의 제목입니다. ‘사모님의 침실’, ‘사모님의 욕실’, ‘사모님의 거실’, ‘사모님의 부엌’ 집이 곧 사모님의 정체성인 듯 챕터에는 집이 담겨 있습니다. 여자들이 안락하게 머무는 공간이자 숨이 막혀 질식할 것 같은 공간 모두 집이죠. 너무나 익숙해서 새삼 둘러볼 것도 없는 집을, 이제 달라진 눈으로 그 안에 존재하는 문제들 관계의 균열들을 돌아봅니다. ‘사모님의 침실’에서는 나와 남편의 관계를 돌아봅니다. 나는 남편에게 사랑받고 있는지, 그리고 나는 나의 삶을 사랑하고 있는지 질문을 던질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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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샤갈, <산책> (1917~18)
- 29쪽
타마라 드 렘피카, <녹색 부가티를 탄 타마라>(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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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 <작은 사슴>(1946)
그림으로 읽어 내려가는 여자의 일생 그리고 나의 마음
저자 김병수는 그림을 두고서 어려운 해석이나 이렇다 할 근사한 이야기를 풀어놓지 않습니다. 그림에서 그가 바라보는 것은 여자의 생애입니다. 억압받고 갈망하며 미워하며 그리고 기뻐하는 모습들. 그의 따뜻한 해설과 쉽게 풀어낸 심리학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절로 내 마음이 위로되는 것을 느낍니다. 세상 사람들 누구나 날 위로한다고 하는데, 정작 내 마음을 정말 위로해준 것은 몇이나 되던가요. 저자는 독설을 날리며 비현실적인 해결방안을 주는 것도, 즉설을 뱉으며 안하느니 못한 말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내 문제의 진정한 해결방안은 늘 나 안에 있다는 자명함을 일깨워주고 그것을 실천하게끔 용기를 복돋아 주는 것. 그리고 그 용기를 불어넣을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에 『사모님 우울증』이 돋보이는 이유가 있습니다.
‘사모님의 욕실’에서는 나는 누구인지를 돌아봅니다. 우울한데 이유를 모르는 여자들이 참 많습니다. 우울해서 아무것도 하기 싫고 그저 자괴감에 빠져 집안을 유령처럼 배회하는데, 남편과 자식들은 엄마가 예민하다고만 하고 친구들은 이유를 모르겠다는 말에 ‘나는 너를 모르겠다’는 표정만 지어보일 뿐이죠. ‘사모님의 욕실’은 그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욕실에서 벗은 몸을 마주하고 뜨거운 물이 닿는 것으로 내 몸의 윤곽과 체온을 새삼 느끼듯, 저자는 사모님, 엄마, 직장인이라는 옷을 벗고 진정한 나를 마주해야함을 역설합니다.
삶에 만족하고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은 자기 연민이 풍부하다. 이런 사람은 힘든 일이 있어도, “나는 소중한 사람이다. 일이 좀 안 된다고 해서 내가 못난 것은 아니다. 일이 잘되든 안 되든 상관없이 나는 가치 있는 존재다”라고 여긴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아도 자신을 비난하며 우울해하지 않는다.
자기 연민이 부족한 사람은 다른 사람이 칭잔해주어도 그것을 거부한다. ‘나는 그런 칭찬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거나, ’칭찬을 받으면 내 마음이 흐트러져서 실수하고 나태해질 거야‘라는 마음 때문에 긍정적인 말을 들으면 오히려 부정하거나 귀를 막아버린다. 자기 연민이 부족한 사람은 타인에게도 관대할 수 없다.
‘자기 비난’을 ‘자기 연민’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몇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중략) 자신을 초라하게 만드는 생각이 드는 순간 ‘멈춤’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자신의 삶이 좀더 수월해질 수 있겠다는 기대와 자신의 힘으로 채울 수 없었던 욕구를 타인이 채워줄 것이라는 희망을 사랑이라고 믿고 결혼하면 시간이 흐를수록 배우자에 대한 좌절감과 실망만 커질 뿐이다. 부부 사이의 문제는 자신의 내면에 숨겨진 욕구를 상대를 통해 채우려고 할 때 생긴다. (중략)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 외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알 때, 그나마 조금 덜 불행하다고 느낀다. - 196쪽. 197쪽
‘사모님의 거실’에서는 관계를 돌아봅니다. 남편과의 관계는 물론 시댁과의 관계 친구간의 관계 그리고 펫로스 증후군이라고 부르는 반려견과의 관계까지를 살펴보며 그 관계에 투영된 나의 마음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관계를 위해서 나를 끼어 맞추는 것이 아닌 내가 자유롭고 나다울 수 있는 관계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길을 제시합니다.
삶의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있어야 죽음의 두려움도 떨쳐버릴 수 있다. 사람은 절대로 혼자 타오를 수 없다. 성냥갑의 성냥처럼, 우리는 인생의 불을 밝히기 위해 나 아닌 누군가가 필요한 법이다.
귀스타브 카유보트 <오르막길>(1881)
이제 내 삶의 의미를 되찾을 때
앞서 말했듯 여자의 생이 반드시 가정에 귀속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여자와 가정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모두가 여전사일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가정에 갇혔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내 삶의 의미를 어떻게 발견하고 그것을 어떻게 실현해 가느냐가 아닐까요. 여성으로서 아내로서 어머니로서의 삶에 옳다 그르다 하는 가치판단은 남이 아닌 나 자신의 몫입니다.
내가 오롯이 나의 길을 찾아가는 것, 자아성찰은 어릴 적에만 하는 거라 생각했지요. 하지만 남편은 퇴직하고 아이들은 독립해가는 시점에서, 여자에게는 다시 한 번 자아성찰이 필요합니다. 아니, 사실 나를 돌아보고 나 자신의 속마음과 조우하는 일은 꼭 시기가 있는 것은 아니죠. 늘 필요한 일일 것입니다. 이 책의 마지막 챕터는 ‘부엌’입니다. 가정에 온기와 생기를 불러일으키는 공간이자 여자로 규정된 사회적인 규정들로 가득한 공간. 나를 잃고 삶을 무의미하게 영위하는 사모님들을 위한 마지막 처방전은 바로 부엌이라는 공간에서 벗어나 나를 발견하는 일입니다. 당장 차리던 밥상을 내던지라는 게 아닙니다. 나의 원인이 무엇인지 정신과 의사가 된 마냥 스스로를 진단하고 반성하라는 것도 아닙니다. 남들이 규정했던 나에서 벗어나 내가 나를 규정해 보는 것. 그곳에서 삶의 만족과 행복이 시작됩니다. 우리가 지겹게 듣는 명언처럼 행복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사모님 우울증』을 읽다보면 나만의 행복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감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요.
반추를 많이 하는 사람은 삶에서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왜 이런 일이 있어났을까, 무엇 때문일까, 내가 뭘 잘못했나”라는 방식으로 생각하기 쉽다. 문제가 생기면 원인부터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보일러가 고장나면 연료는 잘 들어가는지, 물이 새는 것은 아닌지, 전기 배선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따져 묻고 분석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인생이 덜컥거리는 느낌이 들 때는 기계가 고장났을 때와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중년기에 경험하는 스트레스나 인생의 문제는 원인을 알기 힘든 것이 많다. (중략) 어찌어찌하여 원인을 알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원인을 아는 것’이 문제 해결에 별 도움 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마음속에서 ‘왜’라는 질문이 계속 이어진다면 무시하는 것이 좋다. 그것은 인생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질문이거나, 원래 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이거나, 답을 찾는다 하더라도 실현 불가능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지나치게 분석적이고 걱정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태도를 버려야 본연의 감정을 되찾고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다.
모리스 루이스 <어디에>(1960)
"사람의 마음속에는 무지개보다 더 다채로운 정서가 펼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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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결정하는 중요한 속성 중 하나는 현재에 집중하기"이다 우울한 사람은 대체로 과거지향적인 시간관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현재에 몰입이 어렵고 그래서 우울한 것이고,,,,,,,,,,,,,
고민하고 아파하는 이들의 마음속을 들어갔다 나온듯,,,,,,,, 인간내면이 깊숙한 상처 밖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속으로만 감추고 살아가며 가슴에 상처가 이제는 더이상 숨도쉬지 못할것 같은 사람들........... 왜 내게만 이런일이 일어나는것일까를 고민하지만 세상 누구에게나 어디에서나 내가진 비슷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살아가는구나......... 그것만으로도 공감이 되고 위로가 되는 책이다 흔히 접할수 없는 명화를 그 고민의 이야기와 어우려져 함께 보노라니 저절로 상처에 시원한 식염수가 뿌려지듯 상쾌한 기분이 든다.........
한번쯤 읽어보며 세상속 사람들의 아픔과 자신의 아픔도 돌아보며 공감할수 있는 유익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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