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소설에서 인간은 존엄한 존재가 아니라, 살처분 당하지 않기 위해 숨죽여야 하는 쥐와 다를 바 없다. 낯선 타국, 전염병, 그리고 말이 통하지 않는 관료제라는 감옥에 갇힌 주인공의 공포를 건조하고 집요한 문장으로 묘사한다. 희망 고문 없이, 바닥까지 떨어지는 인간의 무력함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힘이 대단하다. 카프카의 소설처럼 부조리한 상황에서 인간이 어떻게 무너지고 또 어떻게 끈질기게 살아남는지 보여주는, 지독하게 현실적인 악몽 같은 소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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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편혜영 작가님의 <재와 빨강>을 읽고 적는 리뷰글임을 미리 밝혀둡니다. 작품 관련 스포일러 및 결말을 포함하고 있을 수 있으니 예민하신 분들은 주의해주시길 바랍니다. 제목만큼이나 강렬한 표지에 이끌려 구매하게 되었다. 독특한 소재의 글이어서 오래도록 기억에 머무를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