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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의 갑작스런 죽음을 자책하던 같은 회사 직원이 있었다. 사연을 들어보니 본인과는 무관한 사고로 일어난 일인데도 스스로를 탓하며 힘들어 했다. 그럴 때, '네 탓이 아니야'라는 제 삼자의 무책임한 위로는 위안이 될리 없었다. 뭐라 말해야 할지 떠오르는 말이 없어 난감했던 그 상황에서 마침 책 한 권이 떠올랐다. 로버트 슈워츠가 쓴 <웰컴투 지구별>. 누구나 태어나기 전에 계획을 가지고 세상에 온다는 믿기 어려운 사실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이 가져다준 상실감은 어쩌면 지구에서 배운 지혜로 치유할 수 없으리라는 생각 때문에 이 책이 떠올랐던 것 같다. 그렇게 내 머릿속을 스친 이 책의 내용을 알려주고, 슬픔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될 거라며 선물해준 기억이 난다. 영혼이 몸으로 들어올 때 명철한 지혜가 대부분 사라지므로 인간인 당신은 당신이 곧 몸이라고 믿게 됩니다. 당신이 영혼이라는 기억이 멈추어버리는 겁니다. 이것 역시 계획된 것입니다. 그렇게 해야 자신의 신성을 잊어버린 채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비로소 진실을 알게 되니까요. <웰컴투 지구별>, (45쪽) 이 책은 '네 탓이 아니야. 이건 네 동생의 영혼이 태어나기 전에 너와 함께한 삶을 이렇게 마무리할 거라고 계획했던 거지.'라는 메시지로 내가 전하려 했던 위로의 말을 대신 한다. 물론 몸을 갖기 전 '영혼'에 대한 믿음을 가질 때라야 깊이 다가올 말이다. 책을 받고 직원이 얼마나 공감하고 위로를 받았는지 물어보진 않았다. 누구에게든 책을 선물하고 책이 제 역할을 다했는지 묻지 않은지 오래된 일이라. 우리가 지구별의 상식을 조금만 넘어설 정도로 성숙해지면 삶은 우리 앞에서 다르게 펼쳐진다. 울고 웃으며 겪는 모든 것들이 한치의 오차도 없이 내가 태어나기 전에 계획했던 것이라면? 이것이 실재라고 믿고 이제부터 일어나는 일들을 대한다면 에일리의 '보여줄게'의 노랫말처럼 완전히 달라진 나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모든 것이 완벽한 흐름 속에 있어요. 그런데도 우리는 자신의 인생만큼은 이 완벽한 흐름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죠. (65쪽) 왜 이렇게 힘든 거지? 나 자신이 빠져나올 수 없는 구덩이에 온몸을 붙들린 것처럼 힘들 때, 이 책 <태어나기 전 사랑을 계획하다>를 꺼내 들었다. 출간 당시 구입했다가 읽기를 미루고 미루던 책. 지구별 상식으로 내 상태를 이해하려는 애씀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느낄 즈음, 책장에서 이 책을 찾아낸 것이다. 마치 회사 직원을 구해줄 책으로 <웰컴투 지구별>을 떠올린 것처럼, 나를 구할 책으로 내게 이 책을 떠올린 것 같다. 내가 모르는 어떤 존재에 의해. 이 책은 <웰컴투 지구별>의 후속편으로 사랑을 주제로 이야기한다. 내가 겪는 모든 문제들은 태어나기 전에 내가 계획했던 것이고, 그렇게 겪어낸 것들은 아무리 고통스러운 것이라도 내 성장을 위해 계획된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한다. 미래 없이 오늘만 살 수 있다면 당신은 천국에 있을 거예요! 미래가 없는데 뭐가 필요하겠어요? 미래는 없어요! 바로 지금이 당신이 존재하는 마지막 순간이에요! 지금 나누세요. 안 그러면 다음 들숨에 이미 기회는 사라지니까요! 미래는 없어요. 지금 여기에서 살아요. 미래를 위해서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살아요.(83쪽) <웰컴투 지구별>과 <태어나기 전 사랑을 계획하다> . 이 두 책은 내가 중고서적으로 팔 엄두도 못낼 정도로 사정 없이 밑줄을 긋고, 메모를 하고, 포스트잇을 덕지덕지 붙여놓았다. 이 정도 되는 책은 원서도 구입해서 구비해둔다. 이 두 권의 책은 내가 서적점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무심히 펼치면 거기서 나를 만나야 할 문장들이 고개를 내민다. 그렇게 살피고 살피면서 내 존재를 영혼의 세계와 차츰 연결해 간다. 이 책에 담고 있는 내용을 철저히 믿지 않으면 온전히 내 것이 되기 힘든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다. 몸을 가지고 태어난 이상, 영혼의 세계와 연결될 일이 없고, 그런 세상에서 이 지구별로 왔다고 해도 기억날 리 없는 몸을 가진 존재다보니, 늘 비슷한 일로 자주 고통을 받는다. 그때마다 펼쳐봐야 할 책들이다. 여기서 아론은 생각과 감정이 외부 상황에 의해 일어난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외부 상황이 사라지면 생각과 감정도 사라진다. 이 단순하지만 심오한 진실을 알아차릴 때 더 이상 우리는 생각과 감정을 자신과 동일시하지 않게 된다. 이제 더 이상 우리의 생각과 감정이 우리 자신이라 믿지 않게 된다. (1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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