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인기 만화가가 본인이 뚫고 나와 생존함으로써 남길 수 있던 참혹한 시대를 그린다면.. 이것 만으로도 흥미가 땡길 수 밖에 없는 책이네요. 라바울 일기를 먼저 읽고, 참으로 이 작가의 캐릭터 자체가 흥미로울 뿐만아니라 익히 알고 있던 일본 요괴만화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분이 자신의 시대를 만화로 그린다는건 그 자체로 좀 소장각인 책 아닐까 싶네요. 라바울 전기에서도 실제 기록과 본인의 기억과 기록상의 내용을 검증하려 한 시도에서 엿볼 수 있듯이, 읽어보면 방대한 자료를 섭렵하고, 본인의 시대를 각별하게 조망하는 많은 공부를 한 흔적이 엿보이는 것 같습니다. 내가 살았던 시대의 모습을 내 기억과 내가 느낀 정서를 더해서 그린다면? 저는 이것 만으로도 너무 좋네요. |
|
그의 작품으로는 라바울전기를 읽은적이 있다. 실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경험으로 전장에서 스케치하고 메모한 내용으로 책을 집필했는데 매우 감명깊게 읽었었다. 이번 작품은 그만의 세계로 일본현대사를 그려냈다. 만화로 접하는 일본의 역사. 또다른 경험이다. |
|
간토 대지진과 함께 시작된 쇼와시대(1626-1989)를 살아온 작가 미즈키 시게루가 자신의 성장기와 함께한 격동의 시대상을 그린 작품이다. 자본주의 태동기의 불온한 시대에 지식인들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 때문에 자살을 하거나, 노동 운동과 사회 운동이 본격 대두되기도 했다. 이에 대한 국가의 탄압과 개입도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사회 적응력이 떨어지는 시게루의 아버지 료이치는 와세다 대학을 졸업한 인텔리였지만, 은행에 취업해 야간 숙직근무 중 무섭다며 새벽에 도망쳐 해고되었다. 이후 영화관을 운영하다 영사기를 도둑맞아 폐업한 뒤 보험회사 외판원으로 근근이 생활하면서도 현실감이라곤 없는 인물이다. 그런 아버지의 성향을 닮았던지 시게루 역시 학교 생활에 나태했고 소학교 졸업 이후로도 변변한 사회생활을 이어가지 못했다. 시게루의 할아버지인 다쓰지 씨는 아들과 달리 사업수완이 뛰어난 인물로 경제공황으로 택시회사가 도산하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날아가 인쇄업으로 재기에 성공한다. 시대는 만주사변을 일으켜 대륙진출을 꿈꾸던 일본이 조선을 병합한 뒤 푸이를 내세워 괴뢰 만주국을 세우고 본격적인 중국 침략을 개시한다. 중소 접경지에서는 일소전쟁이 벌어지고, 유럽에서는 나치의 대두로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게 된다. 시대의 전환기엔 가치관이 바뀌며 이에 대처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서는 집단 히스테리가 발발하기도 했다. 시게루는 이런 시대상을 냉철한 시각으로 바라보며 일본의 우경화와 군국주의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내래이터로 등장하는 ‘생쥐인간’은 시게루의 입장을 대변하며 전체의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