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사리의 내맘대로 추천사] 한 분야를 오래 일한 사람들에겐 자기만의 인사이트가 있다 <전지적 건설 엔지니어 시점>
김영사에서 새로 시작한 직업 에세이 느낌의 시리즈 중 한 권이다. '건설 엔지니어'라니, 잘 모르는 분야라서 사보았다. 이 땅에 건물이 이렇게나 많은데,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건물과 건설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직업에 관련한 내용도 나오지만, 아무래도 직업 '에세이' 이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일하는 동안의 부침과 성취를 통해 자리 잡아가는 저자의 직업적 마음가짐과 정체성이 담겨있다. 한 분야를 꾸준히 해온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에는 '단순함'이 필요한 것 같다. 이때 단순함은 나쁜 의미가 아니다. 그들의 단순함은 행함 없는 고민 때문에 기분 나빠지거나 시간 낭비하지 않고 일단 시작하는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준다. 그리고 그러한 단순함은 꾸준함으로 이어진다. 일단 시작했고, 그래서 최선을 다한다. 꾸준히. 내가 원하는 만큼 내가 할 수 있을 때까지!
에필로그의 일부다. 이 책의 주제 문장을 꼽는다면 이 문장을 꼽게 될 것 같다. 왜냐하면 이 책은 세상의 높고 낮은 허들과, 그 허들을 마주한 작가가 넘거나 넘지 못한 경험들, 그리고 그 경험을 쌓아나가면서 보여주는 직업의 자존감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직업의 자존감이 무엇인지 알게 된 사람들은 늘 그렇듯이 한결같고 그 한결같음엔 자기만의 인사이트가 쌓여 있다.
건설 엔지니어가 될 줄도 몰랐던 작가의 대학 시절이나 취업 전의 고민들, 신입 때 그리고 해외 근무에서 겪은 배움들이 책에 쓰여있다. 그 과정을 겪어온 작가가 말하는 직업을 결정하고 선택하는 사회적 인식이라든가, 건설 엔지니어라는 직업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도 함께 그려내고 있다. '건설 엔지니어'의 돋보기로 그의 생애를 읽은 느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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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건설엔지니어시점 #양동신 #건설엔지니어 #김영사 #일일드라마시리즈 #김영사서포터즈 #김영사서포터즈16기 일일드라마 시리즈. 첫번째는 전지적 건설엔지니어 시점. 아마도 생경한 직업군에 종사하는 이들이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줄 새로운 프로젝트. 이 책의 저자는 이런 사람이다. ■ 상담사 님은 뜻밖의 말을 해주었다. 서너 시간 나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본인이 기업체 임원이라면 당신을 뽑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말씀이었다. 머리가 땡 하고 울리는 말이었다. 아니 왜? 정말 캄캄하고 앞이 안 보인다는 말만 했는데, 어째서 그런 말씀을 하시냐고 물어봤다. 상담사님은 학생과 같이 조리 있게 말을 하고, 상대방이 경청하게 만드는 능력은 쉽게 가지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자는 근거없는 자신감을 얻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원동력 삼아 커리어를 쌓아간다. 읽어보면 동의할 것이다. ■ 이것을 노하우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일을 하며 어떤 새로운 정보를 처음 접할 때는 잘 이해되지 않더라도 가급적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을 듣고만 있으려고 노력한다. 어떤 정보든 처음에 접하면 단어가 익숙하지 않아 제대로 이해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일단 처음에는 그저 듣기만 하고 대강 정보의 크기와 특성 정도만 파악한 후, 자리에 와서 차분히 해당 문서를 세세하게 살펴본다. 그렇게 한나절 정도 스스로 공부하고 다시 설명해준 사람에게 가면, 처음에는 들리지 않았던 것들이 들리기 시작한다. :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 위한 첫걸음은 경청하는 것부터. ■ 저자는 좋은 사수일까? 부담스러운 사수일까, 일의 세계는 다르다. 하나라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문서나 결과보고서를 만든다면 다시 처음부터 일을 시작할 가능성이 생긴다. 나만 삽질을 하면 괜찮지만, 회사에서 개인의 삽질은 곧 조직의, 그러니까 타인의 재작업으로 이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과업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모든 일의 시작이다. 같이 일을 하기 가장 어려운 타입의 주니어는 그저 일을 못 하거나 느리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못 할 일을 혼자 끙끙 앓으며 오랫동안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자기가 할 수 없는 일의 영역이라면, 자기가 이해하지 못하는 일의 영역이라면 어서 빨리 시니어와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야 나중에 두 번 작업을 하거나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다. 물론 이렇게 끙끙대는 주니어를 간파하는 능력 역시 훌륭한 시니어의 덕목이기도 하다. : 아마도 같이 일하기 편한 사수일 것 같다. 혼자 끙끙대는 이를 두고 보지는 않을테니까. ■ 중요한 것은 어떤 전공이나 산업에서 일을 하느냐보다는, 얼마나 자기 일을 열심히 그리고 성실히 해나가느냐가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표지 뒷면의 "눈에서 땀이 쏟아져도 괜찮아! 중요한 건 무너지지 않는 단단한 마음"이란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본받고싶은 마인드. 아마도 이 시리즈는 현재를 살고 있는 장인들과의 만남일 듯 싶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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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모르는 직업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건 정말 신기한 경험이다. 그래서 직업과 관련된 책을 흥미롭게 찾아보는데, 건설 엔지니어는 단순히 건축과 관련된, 건물 올리는 직업이구나 했다. 이건 순전히 동기들의 허세에 내가 당한 것이었음을 이 책을 읽고 알게 됐다. 생각해 보면 그 큰 건물을 세우고 그 높은 허공에 다리를 놓는다는 게 상상도 안되는데 말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그곳이 한순간의 실수와 눈막음으로 잘못 건설되었다면 수많은 인명피해를 낳을 수 있다.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은 너무나도 큰 충격으로 남아있다.
건설은 정량적인 수치로 설계되고 시공되는 영역이지만, 풍하중이나 지진하중과 같이 예측하기 어려운 확률론적인 외부 변수가 100퍼센트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늘 조심스럽게 하나하나 다시 검토하고 두드리면서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직종이다. 그중 공구리 치는 일은 매우 철저하게 수행되어야 하는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콘크리트와 철근의 만남은 아무리 떼어내려 해도 떼어낼 수 없는 찰떡궁합 건설자재로 인류가 철과 콘크리트라는 재료를 사용하게 되면서 공간의 확장이라는 진보를 이뤄낼 수 있었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수많은 아파트가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새벽 5시에 출근, 밤 1시에 퇴근, 주말에도 어김없이 당직 근무를 서며 여러 협력업체들과 조율하고 건설 현장을 분주히 오간다. 현장은 특히 위험천만한 일들이 늘 존재하기에 긴장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동료들의 안타까운 사고 소식을 들을 때면 마음이 너무 무거운 그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이러한 사고를 다시 발생하지 않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대재해 611건, 사고로 숨진 근로자는 644명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었지만 건설 현장에서는 오늘도 어김없이 소중한 생명이 유명을 달리한다. 법을 시행하기 앞서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안전과 생명을 위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수용하고 검토한다면 그나마 조금이라도 나아지지 않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우리가 편리한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을 하고 따뜻하고 안전한 곳에서 샤워하고 맛있는 요리를 해 먹고 유튜브를 보며 하루를 마감할 수 있는 거. 그것은 우리가 버티고 서있는 땅 아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전력, 통신, 수도, 가스, 난방 등의 시설을 24시간 순찰 및 점검하고 거미줄같이 연결되어 있는 정수장과 배수지, 상수도관을 수시로 점검하며 사고에 바로 대처해 주는 그분들의 노고가 있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지만 반드시 필요한 존재와 그것을 만드는 엔지니어 분들의 모습을 보며 진심 어린 감사의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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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서평은 출판사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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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김영사 서포터즈 1월 도서에서 유독 눈에 꽂혔던 책이다. 마침 내가 재학중인 건축공학과에 내가 계속 다니는게 맞을지 고민이 정말 많았고, 실제로 복수전공이나 부전공, 혹은 휴학하다 자퇴까지 할지 고민하던 차에 마침 이 책이 내게 찾아와주었다. 책의 이야기는 역시 기대했던대로 실무를 경험하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깊은 이야기들이 담겨있었다. 건축물들을 지으며 갖게 되는 긍정적이고, 떄론 부정적인 생각들과 이 일의 장단점들까지 가감없이 솔직하게 담겨있다. 정말 현직에서 종사하면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카테고리의 이야기들을 모두 담아두었기에 자칫 중구난방의 이야기를 하는 책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나무를 하나하나 짚어보는 게 아니라 숲 전체를 아울러보듯 읽는다면 전혀 다른 이야기같은 글들도 저마다의 연관관계들을 갖고 있어 하나로 어울려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책을 읽으며 내가 건축공학을 배우며 느낀 감상들은 역시 현직에서 느끼는 감상들에 비하면 새 발의 피도, 예고편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으며 일을 하며 즐길 수 있는 것들에는 완전히 매료되기도 했다. 글을 읽으며 건설업에 대한 폭 넓은 지식을 얻음과 함께 한국 교육의 문제점들도 크게 느꼈다. 공부하고자 하는 전공을 정하고 대학교에 입학한다면 학교에서 커리큘럼으로 제공하는 견학 등으로 직업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순 있지만 오히려 부족한 정보로 전공을 정한 이후에 알아버려 공부의 흥미를 잃어버리는 경우도 자주 있다. 이렇게 청춘의 귀한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 않도록 수능공부에만 치중하는 교육방식보다 더 다양한 직업에 대해 경험하고 알아갈 수 있는 기회들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정으로 하고싶은 일이 생긴다면, 그거만큼 열심히 공부할 동기는 없으니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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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까지 내게 도움이 될 책일 줄은... 어렴풋이 알았다. 처음에는 알록달록 귀여운 표지 디자인과 책 뒷면에 쓰여있는 책 소개 문구가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눈에서 땀이 쏟아져도 괜찮아! 중요한 건 무너지지 않는 단단한 마음’이 주요 카피고, 그 밑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흐물흐물한 시멘트 반죽 같던 신입사원에서 철근콘크리트처럼 단단하고 무너지지 않는 프로가 되기까지.’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 해도 신나는데 철근콘크리트와 같은 단단한 마음을 가지게 되기까지의 인생 성장기가 들어있다니. 마침 소개글을 읽은 때는 진로를 재설정하려던, 내 인생에 있어 결정적인 시기였다. 더 고민할 것도 없었다. 가장 먼저 읽기로 마음을 정했다.
그다음에는 일일드라마라는 기획이 좋았다. ‘일과 일상이 만나는 순간 우리의 인생 드라마가 펼쳐진다.’고 설명한다. 읽으면서 이 문장이 탁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한 분야에서 오래 종사한 전문가의 이야기다보니 기쁨과 슬픔이 모두 담겨있다. 전문 분야의 일인 만큼 낯선 단어가 등장하기도 하는데, 토목공학을 전혀 모르는 나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다. 그래서 이 책이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결론을 먼저 이야기하자면 ‘어떤 대상을 표면적인 존재가 아닌 입체적인 인격으로 보는 감각(은유,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p.16.)’을 주었다.
나는 아파트가 낯설다. 아주 어렸을 때는 복합주택이나 빌라에 살다가 10살 이후로 계속해서 주택에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친구들의 집에 놀러 갈 때면 꼭 한 번씩은 헤매고는 했다. 정문 후문이 있고, 공동현관이 있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복도를 지나 정확한 호수를 찾아 호출버튼을 누르고 들어가는 일은 내게 미로 찾기와 같아서 친구에게 전화하기 일쑤였다. 아파트에 대한 기억 중 또 하나는 공사 현장이다. 오랫동안 파주에 살았기에 재개발 현장을 자주 봤다. 산을 허물고 그 위에 건물을 쌓아 올리는 광경이 익숙했다. 나무가 사라지고 네모난 건축물이 세워지는 게 싫다 보니 결국 아파트는 낯설고 부정적인 이미지로 남았다.
이 대목을 읽고 놀랄 수밖에 없던 이유다. 많은 사람들이 과거보다 훨씬 더 안전하고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건 철근콘크리트로 이루어진 아파트 덕이다. 많은 사람들이 환호하고 사랑하는 쾰른 성당은 심미적 가치로는 충분히 제 몫을 다하고 있지만 그 뒤에는 수백 년에 걸쳐 수많은 노동력이 투입되고 희생된 역사가 있다. 또 고딕건축의 특성상 높이만 높을 뿐 공간을 전부 사용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현대건축물의 사회적 효용은 이와 비견할 수 없을 정도다. 고개를 끄덕이며 내용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나도 아파트를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되었다. 또 건물 하나를 짓는 데에 투입된 많은 사람들의 노력을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이 책은 단지 아파트에 대해서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건설 엔지니어의 일, 그중 토목 분야만 해도 굉장히 넓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책에는 발전소, 교량, 선로 구조물, 저류지 등 다양한 사회 인프라에 대한 내용이 있다. 서울의 대표적인 침수 구역이었던 양천구가 작년 여름 기록적인 폭우 속에서 큰 피해를 입지 않은 건 빗물저류배수시설 덕이었다는 이야기가 인상 깊다. 2020년에 완공된 이 구조물은 폭우기간 동안 전체 용량 중 53퍼센트가량 사용되었고, 빗물터널이 없었다면 양천구 역시 피해를 비껴가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한다.(p.146.) 세상이 허술하게 돌아가는 듯하지만 실은 매우 촘촘하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에 다시금 감사하게 되었다.
내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더 넓어졌다. 그동안은 자연의 아름다움에만 감탄하고 감사를 느꼈는데 이제는 차를 타고 다리를 건널 때, 고속도로와 터널을 이용할 때도 감탄한다. 보이지 않던 게 보이기 시작한다. 다른 사람의 삶을 상상하고 헤아릴 수 있는 넉넉함을 얻었다. 책의 유익이자 효용이다.
이 밖에도 좋은 내용이 한가득이다. 이 책 덕에 대학원 공부를 계속 밀고 나가기로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던 문장들은 아래 이미지로 공유한다. 건설 엔지니어라는 직업에 꼭 관심이 있지 않아도 진로 고민으로 씨름하는 사람, 업무 적응에 고군분투하는 사회 초년생, 앞으로의 커리어를 고민하는 사람 모두에게 추천한다. 양동신 작가의 일일드라마를 통해 고민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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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책 표지, 알찬 내용, 각 장 하단에 있는 공구 이모지와 목차를 <건설 공정표>로 구성하는 등 센스 있는 디테일 모든 것이 좋았다. 다만 같은 단어가 두 번 반복되거나(그리고 그리고 처럼), 조금 더 사려 깊은 표현을 썼으면 하는 단어가 있어 편집에 대한 아쉬움은 있었다. 다음 책에는 개선되리라 기대하며, 일일드라마의 두 번째 책을 기다린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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