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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 응애를 했는데 나의 엄마 아빠가 고소영과 장동건이라면? 정말이지 대박!!!! 이렇게 생각할까? 가끔 세기의 부부라는 타이틀을 가진 사람들의 결혼과 출산이 연애 뉴스를 장식할 때 댓글들이 참 재미있다. 유명한 사람들을 부모로 둔다는 것. 과연 축복일까? 아픔일까? 가족이라는 것. 마냥 화목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지만 그 화목이라는 울타리가 때론 누군가에게 고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이젠 조심스러워진다. 내가 부모를 선택할 수 없듯, 부모 또한 아이를 선택할 수 없다. 그래서 각자의 가족들이 힘이 될 수도, 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이젠 조금 알 것 같다.
가족을 만들고 아이들을 낳았지만 가족을 제대로 돌보지 않은 아버지. 그런 아버지로부터 도망가고 싶었던 기범은 대입 시험 전날 아버지와 관련된 꿈을 꾼 뒤 시험을 치다 말고 시험장에서 나와 버린다. 이후 엄마가 계신 고향 집으로 내려간 기범은 그곳에서 자신이 쓰던 빈방에서 일기장을 발견한다. 일기장을 읽으면서 아버지의 적나라한 모습이 그려지고 그런 아버지 때문에 상처 받은 자신을 발견한다. 떼고 싶고 지울 수 있다면 지우고 싶은 아버지의 기억. 하지만 그 곳에는 아버지의 매정함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투박하고 냉정하지만 아버지만의 사랑이 존재했다는 것을 기범은 알아가기 시작하는데...
나에게도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별로 없다. 워낙 말씀이 없으셨고, 워낙 가부장적이라 곁에 있는 것만으로 위축이 되었고, 겁이 났던 분이 바로 아버지다. 재미있게 놀다가도 아빠가 들어오시면 모두 숨죽은 듯 조용해야 했던 어린 시절이었다. 사남매다 보니 매일 싸우고, 매일 울고, 매일 큰 소리가 났지만 아빠가 나타나면 일단 모두 기립했으니까.. 그 당시 아버지의 위세는 대단하긴 했었다. 그래서 그런지 아버지, 아빠에 대한 추억은 거의 전멸이다. 무섭고 꼬장꼬장하고 말대답 하면 큰 일 나는 줄 알았던 나의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원망도 했고 미워도 했었지만... 나이 드시고 점점 힘없어진 모습을 보면 마음이 짠하다. 언제까지고 꼬장한 모습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기범은 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가 대단하다. 술 먹고 엄마를 두드려 패는 모습, 능력도 없으면서 이웃의 아주머니를 좋아하는 모습, 그리고 깽판을 치는 모습까지. 어디 하나 내세울 것도 자랑스러울 것도 없다. 차라리 이 세상에서 없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버지 답지 못한 모습은 아이를 아프게 하지만 아버지는 아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을 뿐 아니라 알고 싶지도 않다. 자신의 아버지 또한 그런 모습이었으니까.
예전엔 왜 이런 아버지들이 많았는지.. 세상이, 사회가 내 마음대로 돌아가지 않아서였을까? 억척같이 자식을 키우고 일하는 엄마와는 다르게 아버지들은 왜 그런 모습인지 가끔은 나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술이 세상을 변하게 하는 것도 아닌데 술을 마시며 인생을 허비하는 모습... 좋아보이진 않지만 내가 우리 네 아버지의 모습을 평가할 수 없으니.. 그것도 시대를 잘못 만난 것이라 이야기해도 될까? 그럼에도 가족의 모습을 유지하는 것에는 엄마들의 힘이 크다는 걸 느낀다. 지금 보면 결코 같이 살아질 수 없는 남자인데도 그 당시에는 그렇게 살았다. 미련하고 바보 같은 모습으로..
그리고 지금의 가족을 바라본다. 과연 참고 사는 것이 능사일까? 아님 조짐을 보일 때 뒤도 돌아보지 말고 갈라서는 게 맞는 것일까? 한창 예민한 사춘기 아이들에게 부모의 부재는 결핍을 일으킬 수도 있지만 아닌 경우도 있으니 뭐가 정답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우리가 가족을 만들었을 때엔 그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 좋겠다. 누리는 것에 한껏 고무되어 지켜야 할 것은 지키지 못하는 부모가 된다면... 그건 아픔을 만드는 어른들의 이기심이란 생각이 든다. 다행히(?) 기범은 아버지를 생각하며 삶의 배터리를 조금씩 충전한다. 이렇게 쉽게(?) 아버지와 화해할거면서.. 너무 오랜 시간 아파했구나.
책에서처럼 쉽게(?) 화해를 하면 좋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서로 침묵으로 일관해 버리니까. 만약 내가 가족으로 인해 상처 받았다면 때론 이야기 하는 것은 어떨까? 이런 이유로 상처 받았다고.. 많이 사랑받고 싶었다고... 오늘 내 가족을 본다. 혹 내가 아이들에게 상처 입힌 것은 없는지 생각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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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사는 게 장애물 달리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 짧은 인생에도 폐타이어, 매트, 줄넘기,간짓대 같은 장애물이 곳곳에 널려 있다. 하지만 어떻게든 버티고, 이겨내다 보면 뜻밖의 행운도 따른다' 기범이의 일기중에서..
정연철님의 작품을 처음으로 읽었던것이 아마 [주병국주방장]이라는 동화였던것 같다. 이후에 나온 [똥배 보배]도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이번이 처음 청소년소설이라 그런지 동화의 매끈함보다는 조금 거칠게 다가오는것 느낌을 받았다.
수능날이다. 오직 죽어라고 오늘 하루를 위해서 지난 시간들을 버텨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죽어라고 달려왔는데 여전히 아버지는 기범이의 머릿속을 떠나지않는다. 결국 수능장을 벗어난 기범은 돌아오고싶지않았던, 아니 아예 돌아보고도 싶지않았던 고향집으로 돌아가게된다. 시골동네는 참 말이 많았다. 아무래도 농사일이라는것이 공동체로 움직여야하는 일들이 많아서 그럴수도 있을테지만 옆집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하루만 지나도 동네가 떠들썩하게 알았다. 그중에서도 기범이네집은 유명했는데 왜냐하면 기범이 아버지가 술만 취하면 마누라패기부터 시작해서 집안살림 내던지기 선수였기때문이다. 가진게 없다는것으로 위안을 삼으려고 해도 다른집도 가난하지않은것은 아닐텐데 유독 그렇게 술에 취하면 뭐든 하나 작살을 내야 분이 풀리는 아버지를 기범이는 이해할수없었다. 일기장에서 튀어나온 기범이의 마음은 참으로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아버지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바램등이 곳곳에 녹아 있었다. 평소에는 아버지가 하는대로 고분고분한 어머니였지만 그런 어머니도 아버지의 주사는 참아냈지만 아버지의 바람만큼은 참을수가 없었던지 기어이 찾아가서 머리끄댕이 잡고 싸움을 하게된다. 그러나 이후로도 아버지의 바람은 계속해서 이어진것 같고..
가난이 웬수라고 자식들이 조금만 머리가 굵어지면 돈벌이하라고 외지로 떠나보냈던 어머니와 아버지. 그런 자식들이 조막만한 손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조금씩 형편이 피는가 했지만 여전히 아버지는 술에 취한채 집안을 나몰라라 하고 그런 와중에 결혼한 여자를 데리고 집으로 온 큰형.. 그런 큰형에게 아버지는 상처를 주는 막말을 한다. 상대가 고아여서 안된다는 아버지에게 처음으로 큰소리내며 대드는 형이 기범이는 나쁘지않았다. 차라리 아버지가 없는편이 나을것이라고 대드는 형에게 주눅이 든 아버지가 고개를 꺽은것이 기범이는 안타깝지가 않았다. 다음날 어머니가 싸준 보따리를 들고 형은 형수가 될 여자와 함께 집을 떠났다. 어머니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아버지가 소싯적에 고생을 참 많이 하셨다고 한다. 자기만 아는 할아버지가 술에 취하면 할머니를 그렇게 두드려패고 난동을 부리는통에 막아서다가 대신 맞기도 많이 했다는 아버지가 할아버지와 똑같이 그렇게 할 줄은 아마 어머니도 몰랐을것이다. 그리고 술에 취해 여전히 난동을 부리며 어머니를 패던 아버지가 낫을 집어드는것을 본 기범이 어머니를 밀쳐내는순간 기범이의 팔에서는 선혈이 흐르고..아마도 그래서 기범이 아버지에게서 벗어나지못하고 있는것인지도 몰랐다. 다시금 그때를 되새겨봐도 아마 악몽일테니까.. 아버지는 결국 할아버지와 똑같은 전철을 밟으며 식구들을 괴롭히다가 돌아가셨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뭔가 달라질줄 알았지만 고향집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에 어머니를 조르고 졸라 떠났던 고향집이었는데..그시절 써두었던 일기장과 마주하고서야 해답을 찾았다. 이제 그 시간들과 마주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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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작가의 책을 읽게 되면 두 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기발함과 성급함. 기성보다 남달라야한다는 억압이 기발함을 낳지만 동시에 서너 계단을 한꺼번에 뛰어오르는 성급함과 함께여서 책을 덮고 나면 그래서 신진이라는 이름이 붙는다는 걸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이 두 가지가 다 없었다. 시골 소년이 겪는 에피소드들은 수십 년 동안 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성장 소설에 써먹은 듯 한 내용들의 연속이었다. 가난한 집에는 가장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도 힘없는 아내와 아이들을 괴롭히는 아버지의 폭력이 있고, 그 아버지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지 못하는 나약한 어머니가 있다. 아이들은 제대로 키워지지도 못한 채 도시로 돈 벌러 나가고 그 누나와 형을 기다리는 동생들이 아버지의 폭력 속에서 집을 떠날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날을 기다리는 동안 아이들은 자신의 현실을 회피하고자 상상 속으로 빠져든다. 내가 이 집 아이가 아니기를, 내 친부모가 늦게라도 나타나 나를 구원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자신의 불행한 현실을 부정하며 자란다. 그렇게 자라서 어른이 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신이 노출된 환경과 비슷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주인공 기범은 아버지가 주는 상처에서 벗어나고자 공부를 택한다. 시골아이가 도시에 정착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범이가 다른 형제들과 달리 도시에서 공부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부모의 전폭적인 지지가 아니라 자신의 가출과 자살 소동이 낳은 혜택이었다. 기범은 가족과 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공부를 선택했고, 그 길을 간신히 걸어간다고 믿었다. 그러나 내면 깊숙이 숨어있던 가족과 집에 대한 기억은 자신의 가장 중요한 시간인 대입고사를 치르던 순간에 표출되었고 그제서야 기범은 먼저 집과 화해하고 난 뒤라야 자신의 삶이 제대로 살아질 것임을 자각한다. 가족을 끝없이 괴롭히던 아버지가 병으로 죽자 기범은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아버지를 보낼 수 있었다고 회상한다. 그러나 고향집으로 돌아온 뒤 찾은 일기장을 통해 그 옛날의 기억들을 되짚으며 자신을 괴롭히기만 했던 아버지의 모습은 다만 반쪽에 지나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일기장을 통해 비로소 아버지와 집을 인정하고 화해한 기범은 이제 어떤 장애물이 와도 넘어갈 수 있는 의지를 갖게 된다. 앞으로 기범 앞에 펼쳐질 삶의 고통은 다른 사람들과 한 치 다를 바 없는, 누구에게나 주어진 넘어갈 수 있는 삶의 장애물에 불과한 것이다. 기범을 과거와 화해시킨 것은 기범의 일기장이었다. 자신의 비밀 일기장에 모든 것을 적을 수 있었기에 기범은 상처 받은 마음을 아물게 할 수 있었다. 누구나 자신의 현재를 다 말하지는 못한다. 남모르는 비밀 한 두 가지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비밀 때문에 살면서 스스로를 아프게 하고 힘들게 할 수도 있다면 이렇게 기범처럼 비밀일기장을 통해 스스로에게 숨 쉴 틈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걸 알려준다. 청소년 도서로 손색이 없는 책이다. 처음에 말한 기발함과 성급함이 없는 대신에 다 읽고 나면 기범을 통해 그 나이 또래에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예민한 상처를 치유하는 길을 모색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기범처럼 일기를 써도 될 테고 온 몸을 흔들어 드럼 채를 잡아도 되겠다. 이런 시기에 이런 아픔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그 아픔을 아물려가는 방법을 찾게 되는 것. 이것이 이 책을 읽는 청소년 독자들에게 주는 마법과도 같은 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룡소의 블루픽션시리즈가 점점 더 마음에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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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사는 게 장애물달리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 짧은 인생에도 폐타이어, 매트, 줄넘기, 간짓대 같은 장애물들이 곳곳에 널려 있다.
하지만 어떻게든 버티고 이겨내다 보면 뜻밖의 행운도 따른다.
대롱대롱 매달린 과자를 따 먹고, 달리기에서 2등을 먹기도 하고... (본문 161,16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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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느적거리는 몸, 개개풀린 눈, 풀풀 풍기는 술 냄새. 술주정뱅이의 전형. 아버지다. 이마에 땀이 흥건했고 베갯잇은 축축했다. 치 떨리는 악몽으로 기범은 일어났다. 마룻바닥에 둔탁한 소리를 내며 떨어진 것은 낫이었고, 마룻바닥에 선혈이 뚝뚝 떨어져 있었으며, 엄마는 문설주를 잡은 채 천천히 주저앉으며 흐느끼고 있었고, 기범 자신도 망연자실 엄마를 바라보며 그 자리에 털퍼덕 주저앉았다. 아버지는 이렇게 기범의 꿈속을 자유자재로 드나들었다. 아버지의 존재를 잊기 위해 수학 정석을 파고들고 영어 문장을 통째로 외운 탓에 아버지라는 세균을 퇴치한 듯 했는데, 아버지는 대학 입시를 하루 앞둔 날, 예고 없이 등장했다. 억눌려 있던 감정들이 되살아나면서 결국 기범은 2교시 수리 영역 시험을 치르던 중 시험장을 뛰쳐나왔고, 공든 탑은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그리고 기범은 치유 불가능한 상처들을 해결하기 위해 한때는 탈출하고 싶어 안달 났던, 아버지의 흔적들이 지천에 깔려 있는 고향행 버스에 승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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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같은 어둡고 불안했던 시간, 마법처럼 그 시간을 딛고 꽃을 피운, 어느 소년의 비밀스러운 성장 일기 <<마법의 꽃>>, 사춘기 딸을 둔 엄마이기에 성장 소설에 관심이 갔고, 책 제목에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 그 이야기가 궁금해 서둘러 책을 펼쳤는데 첫 장부터 마음이 아프다. 아버지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발버둥쳤던 기범은 결국 아버지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했던 모양이다. 가족이 있다는 건 태풍에도 꿈쩍 앉는 울타리가 있는 거라고 하지만, 기범이네 가족은 위태로운 듯 보인다. 아버지에 대한 기범의 분노, 연민, 고통, 슬픔이 느껴진다. 기범을 따라 나는 서둘러 그의 어머니와 여동생 영순이만 남아 있는 고향으로 따라가보았다. 그곳에는 터널같이 어둡고 불안하기만 한 어린 기범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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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로 가는 길은 기범에게는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을 거슬러 가는 기분이었다. 3박 4일 수학여행 떠나보냈던 자식을 맞이하는 표정인 엄마는 오늘따라 더 왜소해 보였다. 기범은 중학교 1학년 때, 난생 처음 성적 우수 장학금을 받자 아버지가 선물한 책꽂이가 딸린 중고 책상을 보았다. 이제는 쓸모없는 책상을 들어냈을 때 기범은 책상다리를 받쳐 두었던 공책 한 권을 보게 되었다.
비밀 일기장 권기범.
첫 장을 넘겨자 누런 종이에는 꼭꼭 눌러 쓴 듯한 깨알 같은 글씨로 빽백하게 하소연이 적혀 있었고, 기범은 가리가리 찢어졌던 기억의 파편들이 테트리스 게임의 테트로미노처럼 재결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이야기는 기범의 일기와 함께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기범에게로 옮겨졌다. 기범은 아버지와 정면승부를 벌이기 위해서 천천히 일기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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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주의보 발령 상태인 집, 아버지에 대한 공포와 중오가 뼈와 살과 키는 물론 영혼마저 갉아먹고 있었다. 늘 술에 절어있는 아버지는 엄마와 자식들을 때리곤 했고, 그런 탓에 기범은 집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다. 기범이 기억하는 아버지는 늘 상처만 남기고 휭 떠나가는 얄미운 태풍과도 같았다. 술에 취해 집으로 자주 태풍을 몰고 왔고, 술이 깨고 태풍이 가라앉으면 때려 부순 물건들만 고치고 상처 받은 자식들의 마음은 그냥 내버려 두곤 했으니 말이다. 기범의 일기장에는 아버지에 대한 슬픈 기억, 아버지로 인해 상처 받은 기억, 그리고 가난 때문에 힘겨웠던 기억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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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날 재미있고 만날 기뻐서 웃는다면, 행복도 얼마나 시시하고 지겹겠는가? 그래서 난 내 마음이 어둠으로 꽉 차기 전에, 가끔은 오늘같이 햇살 가득한 날을 선물로 받는다면 크게 욕심 부리지 않을 작정이었다. 아버지가 가끔 변해서 집 안 구석구석에 웃음꽃이 주렁주렁 달리면, 행복도 얼마나 값진 줄 알게 될 테니까. (본문 11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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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에 홧홧 달아오르다가도 아궁이 속에서 구워낸 노란 군고구마 하나 가지고도 금세 식어 버리곤 한 탓에 기범은 아버지와 가난이라는 거대한 먹구름 층을 버텨 내고 있었다. 무엇보다 터널같이 어둡고 불안했던 그 시간에는 기범이가 기억하지 못했던 아버지에 대한 기억들, 즐거웠던 유년의 기억들이 일기장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자신을 감싸안았던 아버지에게서 느꼈던 따뜻함, 위기에서 구해주었던 아버지의 무모함, 함께 다슬기를 먹으며 영순이를 놀려먹다가 허허 웃기도 하던 아버지, 자신과 다르지 않았던 아버지의 슬픈 과거에 대한 동정심, 아픈 아버지를 위해 산 국화빵을 가슴속에 품고 왔던 기억들...그 기억들은 기범의 가슴에 많은 흔적을 남긴 아버지로 인해 가려져 있었고, 기범은 일기장을 통해 그렇게 즐겁고 행복했던, 때로는 아버지가 좋다(?)고 착각했던 날들도 있음을 알게 된다. 그 기억들은 상처가 곪다가 터져 피 칠갑이 되었지만 꿰매도 덮어 두기만 했기에 낫지 않았던 돌곰겼던 상처를 터뜨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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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는, 자신의 일기장에서 이 죽일 놈의 방황에 대한 정답이 있음을 알게 된다. 수많은 장애물을 통과왔으니 이제 과자를 먹고 싶다고. 그는 방전될 위기에 처했던 삶의 배터리가 충전되는 것 같았다. 기범의 삶처럼 우리도 수많은 장애물을 넘고 있다. 간혹 과자를 먹으며 생각지도 못한 2등을 하기도 했을 것이다. 물론 앞으로도 먹구름주의보는 계속 발령과 해제를 반복할 것이며, 장애물 앞에 놓이게 되는 날은 무수히 많을 것이다. 기범은 고향에서 망각하고 있었던 시간을 되찾았다.
튀밥꽃 피는 시간. 이제 다시는 그 시간의 끄나풀을 놓치지 않을 거다. 필요할 때 언제든 끄집어내 꽃을 활짝 피울 거다. 그 마법이 꽃을. (본문 22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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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아물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고통의 시간과 대면하는 일이라고들 한다. 기범은 아버지와의 정면대결을 통해 아버지에게 받았던 상처만을 기억했던 어린시절에서 행복했고 즐거웠고 한편으로는 기억하지 못했던 아버지의 다른 모습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렇게 기범의 시간을 쫓다보니 나 역시도 과거의 암울했던 기억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어쩌면 내가 놓치고 있는 행복하고 즐거웠던 시간이 있으리라. 그리고 앞으로 수많은 장애물 앞에 놓이게 될 우리의 삶에 기범이 보여준 용기는 마법이 꽃이라는 달콤한 희망을 선물해주었다. 이제 고등학생이 되는 딸아이, 수능이라는 긴 터널 앞에 놓이게 되었다. 그런 딸에게 터널같이 어둡고 불안했던 시간을 딛고 꽃을 피운 기범의 성장 일기를 보여주련다. 버티고 이겨내다보면 장애물 저편에 놓은 맛있는 과자가 놓여있음을 깨닫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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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마음 아프게, 때로는 잔잔한 감동으로 전하는 기범의 이야기 <<마법의 꽃>> 그 성장이 너무도 아름다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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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마법의 꽃' 표지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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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픽션은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의 새 이름으로 12~16세 아이들을 주 독자대상층으로하는 책읽기의 즐거움과 성장이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 청소년 문학작품 시리즈랍니다. 마법의 꽃은 그런 블루픽션 시리즈의 73번째 책으로 동화집 <주병국 주방장>, <생중계, 고래 싸움>으로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 준 동화작가 정연철의 첫 청소년 소설이에요. 작가가 십 년 동안 쓰고 고치며 하나의 소설로 완성해 온 이 작품은 열아홉 살 주인공 소년이 일기장을 통해 아픔으로 묻어두었던 유년 시절을 돌아보며 아버지와의 화해를 그린 성장 소설이랍니다.
가족을 돌보기는 커녕 술주정과 폭력을 일삼은 아버지는 돌아가셨지만 주인공 기범의 마음 깊은 곳에서 상처로 남아 있습니다. 결국 아물지못한 그 상처의 재발로인한 마음의 방황으로 대입시험을 망치고 뭔가에 이끌린 듯 몇 년만에 고향집을 찾게 되지요. 오래 전 자신이 쓰던 빈 방에서 초등학교6학년때부터 써온 자신의 일기장과 그 안의 자신의 상처와 마주하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일기장을 통한 기범의 상처와 아픔 가득한 유년 시절의 회상이에요. . 사는 게 장애물 달리기같다는 본문 속 주인공의 고백처럼 인생 곳곳에 폐타이어, 매트, 줄넘기같은 장애물들이 있지만 어떻게든 버티고 이겨내다보면 뜻밖의 행운이 따라 대롱대올 매달린 과자를 따먹기도 하고 달리기에서 2등을 하기도 하는 것처럼 아버지로 기억되는 주인공 기범의 짧은 인생의 장애물이 결코 상처로만 가득해 나쁘기만한 것은 아니었다는 걸 잊고 있었던 반짝이는 보석같은 순간들도 함께 있었음을 자신의 유년시절 일기장을 통해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힘든 지금을 어떻게든 버티고 이겨내면 아직 꽃피우지 못한 자신만의 마법같은 꽃을 피워내리란 걸 깨달으며 그의 방황은 종지부를 찍게 된답니다.
기범처럼 술주정뱅이 아버지로 인한 상처는 아니지만 누구나 하나쯤은 유년시절의 상처를 하나씩 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현재 그 상처로 인해 아파하고 있는 아이들도 있겠지요. 작가는 그의 유년 시절 고백같은 기범의 일기장을 통해 현재의 아물지않은 상처를 핥고 있는 이 시대 청소년들에게 지금을 잘 이겨내어 각자의 가슴 깊이 잠든 꽃씨를 틔워보라합니다. 지금은 힘들고 넘어져 일어나고 싶지않더라도 잘 견뎌내면 뜻밖의 행운으로 과자를 따먹을 일도 생기고 인생이라는 달리기에서 1등 아니 2등을 할 수도 있다고요. 『마법의 꽃』이 현재의 상황에 힘들어 파닥이는 아이들에게 지금 당장은 힘들지라도 그래도 세상은 살만한 곳이라고 조금만 더 힘을 내보라 등을 다독여주는 이야기가 되어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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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내가 아는 분이 지금은 아프신 자신의 아버님께서 하신 이야기를 전해준 적이 있었다. "네가 어렸을 적에 말이다. 퇴근한 날 반기는 네가 너무 이뻐서 번쩍 안아들고 이쁘다하고 있는데, 네 할아버님이 그렇게 어른들 앞에서 대놓고 아이들 이뻐하는 거 아니라고 하시더라고.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는데 어느새 네가 이렇게 컸구나."라고 하셨단다.
이젠 그 이야기를 전해준 분이 자신이 그 당시의 아버님 나이가 되었으니 시간이란 얼마나 빨리 지나는 건지, 많이 아쉽다고 하셨다. 지금에사 서먹하다고 느꼈던 아버님 마음을 알게되어서 많이 늦은것같아 아쉽다고 하는 그 분을 보면서 나에게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세대에게 "무섭다.엄하다."라고 기억되는 아버지란 단어를 "마법의 꽃"에 나오는 기범이 아버지를 보면서 다시 생각해보게된다.
술만 마시면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어놓고 어머니나 아이들을 때리는 아버지, 바람을 피우는 아버지... 가장이란 집안에서의 제일 커다란 힘을 제멋대로 사용하는 아버지덕에 기범이 가족은 모두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게 된다. 그러던 중 집안에서의 탈출만 기다리던 기범이 중2때 아버지의 죽음이 찾아오게 된다. 그러므로 나쁜 기억은 이제 사라지겠지 싶었지만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아버지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찼던 자신의 과거가 기범이를 끝까지 괴롭히게 된다. 그 기억을 피하기 위해 몇 년이나 공부를 핑계로 찾지않았지만 끝내 피하기만 할수 없다는 걸 알게 되자 드디어 고향을 찾은 기범은 늘 찾아온 것처럼 아무렇지않게 자신을 반기는 어머니와 자신의 오래전 일기장을 만나게 된다. 하나씩 읽어가던 기범은 자신에게 나쁜 일만 있었던 것이 아니였음을, 그리고 자신에게 아버지와 이루지는 못했지만 서툰 화해의 순간도 있었음을 기억하게되고 이제사 마음의 무거움을 벗고 자신에게 새로운 기회가 있음을 알게된다.
잔잔하게 숨어있던 기억을 하나씩 꺼내드는 '마법의 꽃'은 너무 심하다 싶은 아버지에게도 더 잘해내지 못한 자신에 대한 한탄과 무게로 순간 순간 가족에게 보이는 연민이 있음을, 그리고 보이지 못한 가족에 대한 사랑이 있음을 느낄수 있다. 많은 걸 가지고 있지는 못하더래도 엄마, 아빠라는 단단한 사랑의 울타리안에서라면 아이들은 더 달라지지 않을까 싶은 구절구절은 우리 부모들에게, 부모나 가난등의 자신이 바꿀 수 없는 상황으로 좌절의 순간을 느낄수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온통 나에겐 아니였으면 싶은 순간만 있다 믿었던 기범이 말하듯 버틴 다음에 찾아오는 뜻밖의 행운을 기다리게 하지않을까 싶다.
그래도 튀밥꽃 피는 시간을 기억하겠다는 기범의 말처럼 우린 시간이 갈수록 어렸을 적의 행복한 짧은 순간 순간을 더 자주 기억하고, 그걸 살아가는 기본 힘으로 갖게 되는 건 아닐까 싶다. 장애물 달리기 같다는 삶속에 우린 아이들에게 어떤 추억의 꽃과 향기를 주었는지, 아이들에게 우리 부모들은 어떻게 기억되고 있을지, 난 충분한 추억을 주고 있는지가 마음에 남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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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블로거들의 잔치, 책나눔 릴레이 이벤트를 위하여 민음사에서 제공해주신 책입니다. 10대 아이들을 키우고 계신 분들이 많아 맞춤하다는 생각이 든 작품입니다. <마법의 꽃>은 동화를 써오신 정연철작가님의 첫 번째 청소년소설입니다. 저 역시 아이들이 성혼을 해야 하는 나이에 들어선지라 새로이 생기는 관심도 있고, 아스라이 가라앉은 어릴 적 추억의 한 자락을 길어 올리는 기회도 된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대입학력고사를 앞두고 어릴 적의 악몽이 깨어나기 시작해서 결국 2교시 수리영역 시험을 치르다가 시험장을 뛰쳐나온 주인공은 억지로 기억에 묻어두었던 아버지와의 악연을 풀어내기 위하여 고향으로 향하게 되는데, 고향집에서 발견한 어릴 적 일기장을 바탕으로 옛 기억을 복구해가면서 아버지와 화해의 손을 내밀게 된다는 성장소설입니다.
저 역시 전군도로 변이라고는 하지만 면소재지에서 떨어진 곳에서 잠시 살다가 군산으로 이사를 했는데, 도시라고는 하지만 손바닥만한 중심가에서는 떨어져 있던 탓이라서 조금만 나가면 시골분위기 그대로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주인공이 일기장을 통해서 보여주는 어릴 적 풍경이 저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친근하면서도 다시 기억에 묻고 싶기도 합니다.
작가는 주인공의 일기장에서 한 대목을 떼어내서, 훌쩍 자란 주인공의 기억을 바탕으로 다시 구성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니, 저도 중2때부터 시작해서 대학에 다닐 때까지 이어가던 일기장을 시골집 벽장 속에 처박아두었던 것을 결혼을 하고서 발견했는데, 몇 줄 읽다보니 너무나도 치졸한 느낌이 들어서 결국은 내다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작품을 읽다보니 문득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3남2녀 가운데 아래로 여동생을 하나 둔 주인공은 어려운 살림 속에서도 술과 도박, 여기에 더하여 바람기까지 있어 가족들을 힘들게 하던 아버지에 대한 공포와 반항심을 키워오다가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고향을 탈출하여 공부에 매진하여 그 결과를 거둘 수 있는 고비에 이르렀다가 억눌렀던 아픈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좌절을 겪게 됩니다만, 다시 찾은 고향에서 아버지 나름대로의 마음고생을 재인식하고 아버지와 화해를 하면서 다시 출발한다는 해피앤딩으로 마무리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읽다보면 주인공이 아버지에 대한 증오심만 키워간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대목도 있습니다. 태풍에 쓰러진 벼를 세워 묶느라 온 식구가 하루 종일 논일을 하고서 돌아온 날, 평상에서 쉬는 아버지를 위하여 어머니는 술과 안주를 챙기는 동안 주인공은 며칠 전 장독 속에 넣어 삭인 감을 내다 깍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래도 제일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많이 했으니까. 결코 아버지가 좋아져서 혹은 아버지에게 잘 보이려고 한 짓은 아니었다. 제발 아버지가 착각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133쪽)”고 적기는 했습니다만,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지 않는다면 아버지의 품에 안기고 싶다는 잠재의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장면은 뻥튀기 장사에 나선 아버지를 따라나섰다가 취하신 아버지 대신 수레를 밀고 오다가 형과 누이가 마중나오는 바람에 술 취한 아버지와 수레에 동승하게 된 주인공이 아버지가 풍기는 술냄새가 싫으면서도 아버지 옆에 바짝 붙어 앉는 모습을 볼 수도 있습니다. 말기위암으로 진단받아 죽을 날만 기다리는 아버지를 위하여 읍내에서 국화빵을 사들고 오는 모습도 그렇습니다.
아버지는 할아버지의 광기어린 삶의 피해자였으면서도 고스란히 따라 살아낸 것인데, 주인공은 그런 인과의 끈을 끊어낼 수 있을까요? 어렸을 적 일기장의 마지막에 쓰인 “아버지! 당신의 깜깜한 동굴 같은 배 속에서 산달을 몇 년 넘기고 피투성이가 된 채, 하지만 천만다행히 무사하게 다시 태어난 날입니다. 그리고, 방금 질긴 탯줄을 끊었습니다.(227~228쪽)” 주인공은 자신이 찾은 길을 잊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에게 아버지가 만들어주는 뻥튀기, 즉 튀밥이 마법의 꽃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우리들의 젊은이들이 위태로워 보이지만 그래도 믿을만한 구석을 가지고 있다는 희망을 발견하게 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힘내라, 권기범! |
![]() 소년의 성장일기 마법처럼 어둡고 불안한 시간들을 이겨낸 성장소설
올 해는 유난히 성장소설을 많이 읽었다. 정확히 표현하면 그전까진 성장소설을 읽지 않은 성인이었다. 다 성장했다고 착각했던 성인이었나 보다. 현직교사라는 작가의 이력을 알고 읽기 시작한 책
![]() 책은 기범이라는 소년의 이야기이다. 불우했던 가정환경을 가진 소년은 그 시간들을 견뎌내고 때론 도망하며 그 아픔의 원인인 아버지를 미워한다.
시골집으로 가게 된 기범이는 6학년 일기장을 발견하며 그 시절 13살의 기범이가 되어 그 시간과 마주한다. 일기장 속 이야기가 시작될때는 글자체가 타자기로 친 듯 바뀐다.
과거의 어느 12월 29일 그 날도 아버지는 엄마와 다투신다.
![]() 기범이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아버지를 생각하고 마주하고 자신의 인생이 너덜너덜해진 이유들을 아버지에게로만 돌렸던 모든 것에 대해 생각한다.
작가의 문체는 흡입력이 있다. 작가와 비슷한 세대이기에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 책 속에 빼곡하다. 시골집의 풍경, 학교 속 모습 등은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듯 과거 속 풍경을 담아낸다.
'문득 동이 틀 무렵이 가장 어둡다는 상투적인 말이 생각난다. 그러니까 내 삶은 그동안 동이 틀 무렵이었던 거다.'
한 권의 책 속에서 주인공 기범이는 성장한다. 마지막 페이지 마지막 글자는 기범이의 눈물이다. 그는 깨닫는다.
작가의 말을 통해 작가는 주인공보다 더 슬프고 힘들었던 유년시절을 고백한다. 어쩜 작가의 이야기가 투영되어 더 공감가는 스토리였는지도 모르겠다.
페이지 페이지를 넘기며 나도 성장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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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가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랍니다. 아이도 읽으면 더 좋겠구요. 자신의 꿈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 그런데 어느순간 내 자리를 지키기 위해 사는듯한 기분이 들어요. 속을 들여다 볼 수 없기때문에 누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는지 모른는 사회에서 삶을 사는거 같아서 참 안타까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위로가 되었던거 같아서 반갑고, 그리고 읽으면서도 공감도 하고 그랬던거 같아요.
"가끔은 햇살 가득한 날도 있지요"라는 문구처럼,, 왠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그런 날이 있었기에 내가 지금 너무 힘들어도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기운도 나고 그 힘때문에 삶을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싶었거든요.
어쩌면 내가 힘들때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 그리고 들어줄 사람이 한 사람쯤 있었다면 힘이 되고, 그 힘으로 사는것이 아닐까요? 그 말이 바로 마법의 꽃이 아닌가 싶어요.
제 카카오 톡에 "가끔은 햇살 가득한 날도 있지요"라고 적어두었어요. 왠지 힘이 되더라고요. 우리 아이가 힘이 들어서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누군가 나에게 말을 걸어달라고 할때 이 책이 아이에게 힘이 되어주길 바래봅니다. 책은 아이 곁에 남아서 힘이 되어줄테니 말이죠.
우리 아이가 이제 중학생이 되요. 그 삶이 어떨가? 엄마는 미리 걱정이 앞서는데 우리 아이는.. 다가오는 생활을 기대하는 듯 합니다. 그래서 그 힘을 보충하기 위해 블루픽션 책의 힘을 빌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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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꽃> 이 책은 불안한 시간을 딪고 일어 선 어느 소년의 성장일기...란 표현이 딱 맞은거 같다.
아이들, 아니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힘든 시간들이 있다.
그게 어린 시절 일 수도 있고 청소년기 일 수도 있고 혹은 사회 생활을 하면서 생길수도 있다.
나 역시 가장 힘든 시기를 꼽으라고 하면 정체성에 혼란을 가졌던 학창 시절이었다.
요즘 사춘기를 겪는 울 아이에게도 성장통 혹은 어려운 시기란 걸 겪게 되리라.
그리고 자신에게 아니면 친구 관계, 부모 관계, 학교 생활에서 내적 갈등을 겪게 되고 고민하는 시간이 많아 질 것이다.
<마법의 꽃> 이 책 속에는 주인공 기범이 초등시절 자신이 쓴 비밀 일기장을 들여다 보면서 아버지와의 좋지 못한 기억과 그것이 악몽으로 연결되어 자신을 끊임없이 괴롭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이 그려져 있다.
술주정이 심하고 가족에게 폭력을 행사하면서 거기다 바람을 피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어린 기범은 일기장 속으로 자신을 꽁꽁 숨기게 된다.
어려운 가정 환경이지만 폭행당하고 사는 엄마에 대한 연민, 그리고 아버지라는 무너뜨릴 수 없는 큰 산을 바라보면 자신의 약한 모습이 그대로 비치는데...그런 마음이 고스란히 비밀 일기장에 담아 놓게 된다.
아버지에 대한 원망, 가난과 증오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만 싶었던 간절한 마음까지... 책을 읽으면서 그런 기범이 놓인 현실에 대한 탈출하고 픈 마음이 나 또한 감정 이입 되기도 했다.
그러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과거의 기억들이 오히려 악몽으로 다가오고 자신의 불행이 아버지의 어두운 삶과 연결이 되어있다고 생각한다. 과거를 되돌아 보면서 주인공의 마음속에는 자신의 어두운 기억들로부터 도망치려 하기 보다는 용기를 가지고 뛰어 넘어 마법의 꽃처럼 피워보길 바라는 주인공의 마음이 투명하게 비쳐 보였다. 그리고 늘 자신에게 응원을 보내는 엄마를 뒤로 하고 이제는 두려웠던 과거의 기억을 날려 보내는 과정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또다른 용기를 가져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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