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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하면 떠오르는 게 무엇일까? 에펠탑, 개선문, 루브르 박물관, 몽마르트 언덕, 드라마 < 파리의 연인>, 센 강이 떠오른다. 막상 가보면 도랑물 같은 초라함에 십중팔구 실망하고 돌아서기 마련이지만. 센 강의 아름다움은 흐르는 물줄기보다 가로놓인 매혹적인 다리와 주변의 고풍스러운 건물이 빚어낸 것이리라. 강 가운데 자리 잡은 시테 섬에는 중세 고딕풍의 성당이 있다. 파리의 노트르담성당이다. ‘파리의 노트르담’은 우리나라에서는 ‘노틀담의 꼽추’라는 제목으로 알려져 있는데 프랑스의 대문호인 빅토르 위고의 작품이다. 오래 전에 위고의 다른 작품인 <레미제라블>을 읽어본 적이 있었는데, 두꺼운 책인데도 불구하고 감명 깊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은 15세기 파리와 프랑스 중세 고딕 예술의 걸작 건축물인 노트르담 대성당을 배경으로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벌이는 사랑과 비극의 이야기를 담았다. 추한 외모로 사람들의 조롱과 멸시를 받던 노트르담 대성당의 종지기 꼽추 카지모도는 공현절에 열린 ‘광인 축제’에서 미치광이들의 교황으로 선출되지만, 납치 혐의로 죄인 공시대형을 선고받는다. 광장에서 채찍질을 당하던 카지모도에게 에스메랄다는 물을 건네고, 카지모도는 에스메랄다에게 사랑을 느낀다. 이때 에스메랄다를 눈여겨보던 또다른 이가 있었으니, 바로 노트르담 대성당의 부주교인 클로드 프롤로였다. 그러나 에스메랄다는 납치되던 순간 자신을 구해준 군인 푀뷔스 대위와 사랑에 빠진다. 성직자의 본분을 망각하고 질투의 광기에 사로잡힌 프롤로 대주교와 종지기 카지모도, 그리고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의 엇갈린 사랑은 세 남녀를 비극의 길로 몰고 간다. 위고는 거리의 시인 그랭구아르, 곱사등이 카지모도, 거지들의 왕초 클로팽 등을 통해 노트르담 뒤편에서 꿈틀거리는 이 기운을 포착해낸다. 신에게 바치는 숭배의 표현이었던 노트르담 대성당은, 실은 신에게 보일 수 없는 많은 것들을 등 뒤에 가리고 있었다. 미로처럼 얽힌 골목길 끝에 ‘기적궁’이라는, 이름과 맞지 않는 거지들의 아지트도 수많은 은폐물 중 하나다. 도시에 더럽게 얹혀 사는 이들이야말로 광인절에 가장 적합한 주인공들이며, 아름다운 도시와 성당을 의도치 않게 위협하는 세력이었을 것이다. 이 책 ‘만화로 읽는 불멸의 고전’은 세계 문학사에 길이 남을 불후의 명작들을 현대적인 모습으로 새롭게 탄생시킨 만화 시리즈이다. 원작을 충실하게 각색하고, 걸작의 장면 장면을 생생한 그림으로 구현해내어, 원작의 감동을 고스란히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거장의 삶을 따라가는 작가 소개, 역사와 시대상을 아우르는 작품 배경 소개, 상세한 작품 해설 등 풍부한 부록이 수록되어 있어 원작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한편 재판 진행이나 형 집행 장면 묘사를 통해 15세기 프랑스 사법제도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여기에서 묘사된 15세기의 형벌 제도는 지배계급의 변덕 혹은 개인적인 원한을 해소하기 위한 도구, 또는 서민계급의 구경거리에 지나지 않았다. 재판관이 갖추어야 할 요건으로 ‘귀머거리일 것’이 언급되고 있으며, 어떠한 성문법상의 법률에도 의거하지 않은 채 판결이 내려졌다. ‘만화로 읽는 불멸의 고전’ 시리즈는 세대, 지역, 인종을 뛰어넘어 전 세계인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인류의 ‘문학 유산’을 새롭게 만나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