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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제 266대 교황으로 선출된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은 청빈, 겸손, 소박의 대명사인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따르겠다는 의지로 공식교황명을 프란치스코로 정했다. 그리고 2013년이 끝나갈 무렵 타임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겸손한 자세로 ‘치유의 교회’ 실현을 촉구하고 있으며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라며 그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였다. 사실 나 역시 교황에 대해서 그리 많은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웹서핑을 하다 그가 '트리클 다운'에 대해 남긴 말에 정말 많이 공감하며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 알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번에 읽은 <교황 프란치스코>는 그가 추기경으로 재직하던 시절 언론인 2명과 2년에 걸쳐 나눈 대담을 담고 있다. 가족의 탄생, 믿음의 봄, 살아있는 가톨릭, 사랑 그리고 만남, 희망의 증거라는 5가지의 주제로 정리된 교황과의 대담은 그의 일대기를 담아놓은 전기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느낌도 들지만, 도리어 그의 생각을 제대로 전해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되어주었다. 그의 인간적인 면과 정신적인 세계를 들어보기 위한 대담자들의 질문에 답을 한 그는 "지금 제가 드린 말씀이 쓸모가 있는 건가요?"라고 되묻곤 했다. 이혜인 수녀님이 남긴 추천사가 이 책을 읽고 내가 느낀 감사의 마음을 대신해줄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위로의 지혜서이며 사랑의 잠언서입니다"
세월이 흘러간다고 사람이 자연스럽게 숙성이 되어 가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세계에 갇혀버리고 완고해지기 쉽다. 내 자신의 마음과 생각이 유연해질 수 있다면, 사람들의 조언을 수용하고 좋은 글을 읽으며 나를 가다듬어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아무리 좋은 포도를 사용해 만든 포도주라도 제대로 관리해주지 않으면 그냥 산화 되어 버리기 쉽다. 그처럼 한 사람의 삶이 향기로운 포도주로 숙성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삶을 끊임없이 벼리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를 '인내를 이루다'라고 표현한다. 자신의 인생 자체가 평생 지속해야 할 교육이라고 생각하는 인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정말 눈앞에 보이는 성과에 연연하고 즉흥적인 성격이라 그럴까? '성숙한 삶, 인내를 이룬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들이 계속 마음에 남았다.
또한, 단순히 교회의 문을 열어놓는 것으로 부족하기에 직접 교인들을 찾아가는 가톨릭의 길에 대한 이야기나, 일을 통해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는 것과 무위도식과 여가 그리고 비인간화의 차이를 이해하고 균형을 찾아나가는 과정, 파국으로 치달았던 2000년대 초반 아르헨티나의 상황에서 그가 호소한 '각자의 어깨에 조국을 짊어질 것' 같은 이야기들도 읽으면서 내내 나의 생각과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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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종교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종교인들에 관한 책들을 읽게 되면 그들에게서 얻는 것들이 정말 많음을 알 수 있다. 가장 최근에 읽은 천주교수사를 주제로한 공지영작가의 높고 푸른 사다리라는 책을 비롯해서 이어령씨가 지은 지성에서 영성으로라는 책, 그리고 최근 구입한 법정스님의 길상사 사진공양집인 날마다 새롭게 라는 책까지 종교는 다르지만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형태는 같다고 생각한다. 그런 말씀을 듣고 우리는 우리의 마음 가짐을 새롭게하고 실천하면 되는 것이다.
교황 프란치스코 책은 교황의 생각을 담은 최초의 공식 전기라고 말하는데 이해인 수녀님께서도 위로의 지혜서이며 사랑의 잠언서라고 아낌없은 격려를 해주셨다. 대담자인 프란체스카 암브로게티와 세르히오 루빈과 교황과의 대화를 담고 있는 이 책은 그의 생애를 통해서 얻은 행복한 깨달음에 대해서 잘 알게 해주어서 마음 따뜻해 지는 기분을 느꼈다.
책을 5부로 나누어서 집필하였는데 1부는 가족의 탄생으로 호르헤 베르고글리오가 태어난곳과 가족의 생활등 어린 시절 겪게 되는 시련들과 아픔, 그리고 자신이 짊어저야 했던 상황들로 인해서 얼마나 많은 것을 느꼈을지 이해가 갔다. 2부는 유년시절을 보내고 믿음을 통해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해듣고 결단을 내리기 까지 순탄치는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3-5부는 가톨릭을 통한 사랑과 희망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안들이 대화를 통해서 알 수 있었는데 교황이라는 위치가 정말 어려운 자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이민자의 아들로 사랑 넘치는 사제로 가톨릭의 어진 수장으로 살아오기까지의 그의 인생을 책을 통해서 전부 안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렇지만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세상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교황이 전하는 따뜻한 메시지들은 나보다는 항상 남을 배려하는 모습을 통해서 우리라는 공동체의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우리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실천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신문기사에서 교황의 생일날 초대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바로 노숙자 2명과 강아지 한마리였다. 그렇듯 그는 특별한 사람들이 아닌 평범한 우리주위에서 소외된이들과 함께 하면서 세상을 한걸음 한걸음 행복한 세상으로 만들어가길 바라고 있는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기사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따뜻한 그의 모습을 알고 싶어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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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시사주간지 <TIME>이 선정한 2013년의 인물 표지모델이 되셨던 교황 프란치스코는 어떤 분이신지 궁금함이 앞섰다. <TIME>지의 인용을 빌리자면 '연민과 동정에 온 관심을 쏟는 카톨릭 교회의 수장은 양심을 대표하는 새로운 목소리가 됐다' 고 올해의 인물 주인공으로 선정된 이유를 말했다. 세례 준비를 하며 교리공부를 하다 보니 교리선생님으로부터 교황님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 소외계층의 사람들에게 관심을 많이 기울이시며 교황이라는 자리가 진보적이기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사회의 어두운 면에 대한 개혁과 사랑을 외치며 행동하시는 분, 겸손하신 분이라 들었다. 그래서인지 자주 뉴스의 기삿거리가 되고, 빛과 어두움이 공존하듯 교황님의 행동에 반대하는 사람들에 의해 안전하지 않다는 이야기도 듣게 된다.
이 책은 호르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현 교황)으로 재직하고 계실때 언론인 세르히오 루빈, 프란체스카 암브로게티와 함께 2년 동안 나누었던 대담을 엮은 내용으로 1부 가족의 탄생에서는 가족 구성원들을 중심으로 어떻게 자라왔는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았는지를 들려 준다. 2부 믿음의 봄 편에선 우연히 성당에서 만나게 된 특별한 영성을 느끼게 한 신부님께 고해성사를 보며 사제의 길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었고, 하느님이 기다리고 계셨음을 느끼는 종교적인 체험을 하게 되었다고 표현한다. 그런 뒤 가족들의 각기 다른 반응과 스스로 어떻게 시간을 보내며 준비해온 과정이 그려진다. 3부 살아있는 카톨릭은 카톨릭의 현주소에 대한 이야기였다. 현대에 급변하는 문화와 생활방식 속에서 카톨릭의 일부 윤리들이 지나치게 엄격한 것이 아닌지에 대한 질문과 더불어 카톨릭 교인이 개신교로 많이 개종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도 대담자는 질문한다. 그리고 종교인에게 있어 정치 참여는 어떤 입장이어야 하는지 교황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4부 사랑 그리고 만남에선 잠재력을 가지고 여전히 도약해야 하는 나라, 교황님의 조국 아르헨티나에 대해서 깊은 애정을 곳곳에 드러내고 있으며 이런 재미있는 표현도 있었다. 그리고 교황의 사생활도. 인간적인 교황의 면모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5부 희망의 근거는 종교로 인해 승화된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이다. 진정한 용서는 어떤 것인가, 원수를 사랑하라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나 등 그리고 아르헨티나의 군사독재정부 말기에 교황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한 진실을 들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요한 바오로 2세의 후계자 선출 콘클라베가 개최될때 투표권을 가진 추기경들에게 고발 내용이 보내지고, 그 이후 교황은 여지껏 한 번도 의혹에 대해 반박이나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제가 그 당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은 그 누구와도 영합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지 감춰야 할 것이 있어서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라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나의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새로운 미래에 대한 희망, 교회는 민중과 함께 발전해야 하며, 교파를 초월한 세계 교회 운동을 전개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화해 속의 다양성이 카톨릭과 개신교를 한데 묶을 수 있는 열쇠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글을 통해 만나게 된 교황님은 80을 바라보는 분 같지 않은 열정과 굳은 신념, 강한 용기를 가지셨음을 느끼게 해준다. 조국 아르헨티나에 대한 사랑과 정의로움에 대한 용기, 하느님 앞에서의 끝없는 겸손함, 이웃을 사랑하는 넓은 마음을 몸소 실천하시는 살아있는 성인이셨다. 올해 10월경에 방한 예정이라는 신문기사를 봤는데 언젠가 꼭 한번 기회가 된다면 뵙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교황님과 친분이 있었던 카그놀리 기장의 교황님에 대한 표현을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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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20일에 새롭게 제266대 교황에 취임하신 프란치스코 1세 교황님이 연말에 <타임>지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어 다시 한 번 화제를 모았죠. 취임 이전부터 파격적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검소함과 사랑, 친근함의 본보기를 보이심으로써 불과 1년 여 만에 카톨릭 신자는 물론이고 비신자들로부터도 열광적인 지지와 찬사를 받고 계시다는 점을 감안해 본다면 사실 그렇게 놀랄만한 일은 아니라고 여겨질 정도입니다. 생각해보면 20세기에 취임하신 교황님들은 한결같이 검소하고 청렴하며 넓은 포용력과 사랑을 몸소 실천함으로써 이전 세기에 급격하게 추락했던 카톨릭의 위상을 현재와 같은 위치로까지 되돌려 놓으셨던 존경할만한 분들이셨는데, 하필이면 바로 직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가 나찌 전력에서부터 온갖 극우보수적인 행태와 발언들로 전세계인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더니 결국은 취임 8년 만에 이례적으로 분명하지 않은 이유로 스스로 사임까지 하게 되었기 때문에 새로운 교황님의 원칙적이고 모범적인 모습이 더 강조되고 돋보이는 것이지요 (이런 점은 취임하자마자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오바마 대통령과도 비슷하지요. 오바마 대통령도 소탈하고 격의없는 분으로 알려져 있지요).
우리나라의 정치 상황이 극도로 암울하고 그에 따라 사회 전체가 팍팍하고 답답하게만 느껴지고 있는 요즈음에 사실 언론을 통해 들려오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파격적인 행보’는 그 자체만으로도 힐링을 주는 것이 사실입니다. 교황님의 일거수 일투족은 사실 ‘당연하고 마땅히 그래야만 하는 것들’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현대의 고위 성직자들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예수님이 말씀하신 참된 목자’의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카톨릭에 별다른 관심이나 이해관계가 없는 비카톨릭 신도들과 무신론자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고 칭찬의 말들이 끊이지 않고 있을 정도입니다. 심지어는 미국의 한 동성애 잡지는 동성애를 찬성하지는 않지만 전임 교황과는 달리 “동성애자가 하나님을 찾고 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내가 어떻게 (그들에 대해) 판단을 내릴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함으로써 동성애자들에게 큰 용기를 주었다는 이유로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었을 정도니까요 (이를 두고 우리나라의 보수적인 개독교 환자들은 교황님이 적그리스도인 이유라고 블로그마다 떠들고 다니더군요 -.-+ ).
이렇게 새로운 교황님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높아지는 데에 발맞추어 프란치스코 교황님에 대한 책이 한 종 새롭게 출간되었습니다. <교황 프란치스코>라는 제목으로 RHK에서 출간된 이 책은 아르헨티나의 유력 일간지 종교전문기자인 세르히오 루빈과 프란체스카 암브로게티 두 저자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대주교관에서 2년에 약간 넘는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일련의 교황과의 단독 인터뷰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거기에 교황의 성장 이력을 각 시기별로 나누어 덧붙음으로써 교황의 성장사와 경력들에 대한 상세한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호르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이 새로운 교황으로 선출되어 프란치스코 1세로 취임했을 때 가장 화제가 된 점은 무려 12세기만에 비유럽 지역에서 교황이 나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만큼 오랜 기간동안 교황의 유럽 독점이 심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베르고글리오 추기경-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원래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 주 출신으로 1929년에 일가족이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와서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정착했습니다. 21살 때 자신의 종교적 사명을 받아들여 신학교에 입학해 비교적 늦은 나이인 33살에 사제 서품을 받았으며, 예수회 관구장과 대학 학장, 교수로, 고해신부 등 생애의 상당히 긴 기간을 평수사의 신문으로 지내왔다는 점도 무척이나 이례적입니다. 신부로써, 그리고 교사로써 베르고글리오 신부는 온후하고 소박하면서도 현명함을 갖춘 인물로 서서히 주위의 주목을 받게되고, 1992년 부에노스아이레스 보좌주교가 되고 1년 후에는 주교 총대리, 98년에는 예수회 사제로는 처음으로 부에노스아이레스 교회의 수장이 됩니다. 그가 세계 5대륙 고위 성직자들의 주목을 받게된 것은 추기경으로 서임된 2001년에 세계주교대의원회의에 정기 총회 보고 책임자 직책을 맡으면서였는데, 같은 해 12월 아르헨티나의 대규모 시위 때 정부의 무력 진압을 저지함으로써 다시 한 번 전세계인들의 시선을 모으게 됩니다. 사실 바오로 2세 교황의 서거 이후에 열린 콘클라베에서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은 40표 이상을 얻어 라칭거 추기경에 이어 거의 표차이가 나지않는 2위를 차지했지만,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이 전임 교황의 신학적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라칭거 추기경에게 표를 모아줄 것을 호소했었다고 합니다.
책의 저자들은 여러 차례에 걸쳐 진행된 인터뷰들은 5개의 큰 항목으로 나누어 정리해 놓았습니다. 앞의 두 장에서는 그리스도인으로써 살아가는 일상적인 자세를 노동과 고통, 교육, 인내 등의 화두를 통해 차분하게 이야기하는데, 특유의 소탈하고 솔직함 위에 자신의 작은 잘못도 솔직하게 고백하고 진정으로 용서를 바라는 말들이 큰 감동을 줍니다.
3장에서는 현대 사회에서 카톨릭 교리가 제대로 적용이 가능한가와 카톨릭 교회가 과연 제역활을 하고있는가 라는 도전적인 질문을 직접적으로 던집니다. 이에 대해 교황님은 관리주의적 교회와 관료주의화의 위험성, 사제의 부족, 사제 독신제에의 견해, 민중에 대한 태도 등을 이야기하며, 예수님이 설파하신 믿음의 핵심인 ‘케리그마’에 중심을 두고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4장에서 아르헨티나의 현실에 대해 묻는 질문에서 IMF 이후 진행된 신자유주의화와 양극화로 인해 민중들의 삶이 비참할 정도이며 이에 대해 정부와 집권당이 책임을 지고 반성해야 한다는 통렬한 비판의 말을 던진 후, 노동의 가치와 대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말합니다. 이어지는 교황님의 개인적인 사생활에 대한 질문들에서는 푸르트벵글러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레오노레> 서곡 3번과 휠덜먼의 시, 탱고, 영화 <바베트의 만찬> 등을 무척 좋아한다는 등의 개인적인 취향들을 솔직하게 털어놓습니다.
마지막 장에서는 용서와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아르헨티나 군사독재 시절의 어두웠던 상황과 그 속에서 교회가 한 역할들을 말하며, 용서는 단순히 죄지은 자가 무상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용서에는 반드시 진실된 참회와 속죄의 행동이 따라야만 그 용서가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용서는 하지만 잊지는 말라’는 준엄한 말을 함으로써 죄지은 자들이 파렴치하게 용서를 강요하는 현실에 대해 날카로운 경고를 던집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간의 선함에 대한 믿음에 기초한 낙관적인 미래에 대한 전망으로 긴 대담을 끝맺습니다.
난니 모레티 감독이 2010년에 만든 영화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를 보면 콘클라베에서 교황 후보가 된 추기경들이 한결같이 ‘주여, 저는 아닙니다. 제발 저를 지목하지 마옵소서’라고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교황의 자리에 근접한 추기경들은 스스로의 인간적인 나약함과 부족함을 너무나도 잘 알고있고, 심지어는 교황이 된 이후에도 그런 갈등과 고뇌를 벗어 던지지 못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아마도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이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높은 지위에 따르는 편안함과 화려함, 권력의 유혹도 엄청날 것이고요. 하지만 충분히 그럴 수 있고 그럴 자격이 됨에도 그러지 않으셨기에 프란치스코 교황님에 대한 존경과 찬사, 사랑이 이어진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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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과 지상 / 프란치스코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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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프란치스코. 그는 2013년 3월 13일, 로마 가톨릭교회의 제 266대 교황으로 선출되었다. 미국 타임지는 2013년 올해의 인물로 그를 선정하기도 하였다. 교황의 행적들은 작년 한해 전 세계를 뜨겁게 하였고 나는 그의 삶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접하게 된 책이 바로 ‘교황 프란치스코’다.
휴머니스트 교황의 삶과 생각을 담은 최초의 공식 전기인 ‘교황 프란치스코’는 그가 추기경으로 서임되었던 시절 언론인 세르히오 루빈, 프란체스카 암브로게티와 함께 장장 2년에 걸쳐 방대하게 진행한 대담을 엮어 2010년 출간한 <EL PAPA FRANCISCO>를 재출간한 책이다. 그와의 대담인 본서는 지난 한해 세계를 주목시킨 그의 행적이 어떤 신념 아래 나타난 것인지 잘 알게 해 주었다. 가족의 탄생, 믿음의 봄, 살아있는 가톨릭, 사랑 그리고 만남, 희망의 증거, 총 5부로 나누어 가족사를 시작으로 소소한 사생활 및 노동, 고통, 교육, 가톨릭, 사생활, 조국(아르헨티나) 등에 대한 그의 가치관까지 교황 프란치스카라는 인물에 대해 이해토록 도와주고 있다. 여성과 이슬람교도 죄수의 발을 씻기고 에이즈 환자를 안아주며 창녀와 대화하고 병자를 안아주는 등 소외받는 이들 곁에 있었던 그의 행적이 무엇을 기초로 행동으로 드러나는지 잘 알게 해준다.
노동의 가치 혼란 속에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일이 주는 존엄성과 국가의 역할 및 일을 대하는 우리들의 태도를 돌아보게 한다(“궁극적으로 일이란 사람에게 존엄성을 갖게 해줍니다. 존엄성이란 일을 통해서만 확보됩니다-53p”, "국가가 최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일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입니다-57p“, "사람이 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위해 일이 존재하는 겁니다-59p”). 고통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고통은 그 자체로 미덕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고통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고결한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62p“), 교육에 대한 적절한 태도는 무엇일지 고민하게 한다("저는 교육을 위해서는 두 가지 현실적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고 자주 말합니다. 하나는 안전체계이고 또 다른 하나는 위험지대입니다. 두 조건이 비례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일이 필요합니다-99p“). 고통은 성장을 수반함과("모든 사람들이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을 성장시키고자 할 때 뼈아픈 고통을 겪습니다-120p“), 조국의 잘못을 꼬집는 용기("이미 몇 년 전부터 아르헨티나는 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빵과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에 대한 책임을 회피했습니다-180p“), 진정한 용서와("용서란 이미 손익계산서 정산이 끝났으므로 네가 내게 한 일로 인해 대가를 받게 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즉, 잊지 못할 수도 있지만 원한을 키우지는 않겠다는 겁니다-237p“) 과학의 발전에 대한 경계를 촉구한다("과학적인 발명이 인간 스스로의 발전을 추월하는 경우 우리는 창조의 주인이 아니라 발명품의 노예가 됩니다-281p“)
저자는 앞서 밝힌대로 대담을 책으로 묶어 한 사람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어하였던 것 같다. 2010년 대담이 재출간 된 것은 교황으로 선출된 것뿐 아니라 한 해 동안 지구촌이 우러러 보는 삶을 살아온 시대적 배경이 컸을 것이다. 지난해 동안의 이슈화된 행로를 보인 ‘교황 프란치스코’에만 빠져들지 않고 인간 ‘호르헤 베르고글리오(교황의 본명)’를 알게 해준 것은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장점이었다. 무엇보다 대담을 통한 그의 신념과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이해인 수녀가 추천사에 밝혔듯 ‘위로의 지혜서’, ‘사랑의 잠언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였다. 어수선한 시대를 살아가며 힐링이 필요한 우리들에게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허나 공식 전기라고 할 때 기대하는 그의 일생은 비교적 적은 분량을 차지한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그리고 재출간된 책이라 대담이 이루어진 이후 지금까지의 교황의 삶(2010-2013년)에 대해서는 누락되어있어 그동안 그가 어떤 변화와 발전, 고통과 혼란을 겪었을지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시대적 상징성을 띠는 교황의 삶과 지혜를 배울 수 있기에 그를 알고자 한 나의 기대를 어느 정도 충족시켜주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휴머니스트 교황으로 불리는 ‘교황 프란치스코’. 그를 알고, 그의 지혜를 본받고 싶다면, 그리고 무엇보다 인간답게 사는 것에 목이 마르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한해의 이슈 인물에 대한 동경과 관심을 넘어 이 세상을 풍요롭게 하는 지혜를 한수 배우고 책을 덮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