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무당 김어준 그 빛과 그림자
김어준이 TBS를 떠났다. 김어준이 담당하던 <뉴스 공장>은 2022년 12월 31일자로 끝이 났다. 그런 사실, 사건이 일어나자, 생각이 들었다. 강준만 교수가 뭐라고 한 마디 할법도 한데.... 그런 나의 예측이 맞았다, 이런 책이 나왔으니 말이다.
『정치 무당 김어준』이란 책이 나온 것은 2023년 2월 10일에 초판이 발행되었으니 그 원고는 벌써부터 준비하고 써왔을 것이다. 그렇게 준비하다가 김어준이 TBS를 떠나니 기다렸다는 듯이 이 책을 펴낸 것이 아닐까, 하는 억측아닌 억측을 해보게 되는데, 그건 이런 말로 이 책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마치 이 첫 문장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몇 몇 소설의 유명한 첫 문장처럼 뭔가를 암시하는 듯한 느낌마저 풍기고 있다.
“결국 김어준이 TBS(교통방송)를 떠났다.”
이 첫 문장의 첫 마디 ‘결국’은 어떤 의미일까 그럴 줄 알았다는 뉘앙스를 풍기기도 하고, 또한 그러기를 바라는 것 같은 뉘앙스도 품고 있어, 아쉽다.
그렇게 시작한 이 책, 『정치 무당 김어준』은 그 부제인 <그 빛과 그림자>라는 말이 무색하게 그림자만 가득한 책이 되어버렸다. 저자인 강준만 교수가 인정하는 김어준의 빛은 그가 <딴지일보>를 운영하면서 보낸 초창기 활동 시기뿐이다. 그 시기도 빛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 빛을 가리기 위한 여러 의견을 옮기고 있다. 빛 반 그림자 반, 그래서 이 책의 부제는 이렇게 바꿔야 하지 않을까? <빛 조금, 더 짙은 그림자>
기울어진 운동장 이론에 대하여
이 책을 중간쯤 읽으면서 저절로 떠올리게 되는 말이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 과연 우리나라 언론의 균형추는 제대로 작동하는 것일까 요즘 우리나라의 언론 상황이 어떤가를 생각하면 자연 그 말이 떠오르는데, 저자는 이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는 중에 드디어 그 대목이 등장한다. 129쪽이다. 누군가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이렇게 말을 한다,
저자는 기울어진 운동장 타령(?)이 근거를 잃었다고 하는데, 근거를 잃었다는 그 말의 근거는 무엇일까? 다음에 바로 이런 말을 한다.
단지 선거에서 이겼다는 것이 어떻게 그 근거가 되는가 선거에서 이겼다 해도, 여전히 운동장은 기울어진 채로 있다.
또 이런 말, 오연호 오마이뉴스의 대표가 ‘언론 권력이 교체됐다’고 한 말, 그게 근거가 되는가? 오마이뉴스는 인터넷에 기반을 둔 매체인데? 또한 디지털 혁명이 진전되면서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와 유튜브가 힘을 쓰는 세상이 전개되었다, 는 게 그 근거가 될 수 있을까?
언론학자의 눈으로는 그렇게 보일지 모르겠으나, 실제 상황은 여전하다, 그의 눈에는 언론 지형이 기울어진 것이 보이지 않는 것일까? 기울어지고, 왜곡되고 뒤틀린 상태인 언론 지형, 그건 기울어진 운동장 이상이다.
이런 사람의 말, 인용하는 것 싫다.
저자는 김어준을 비판하기 위해, 김어준을 비판하는 여러 사람의 발언을 옮겨 놓고 있다. 국민의 힘 관련자로부터 정치평론가, 또 소속이 불분명한 여러 사람의 발언을 옮겨놓고 있는데, 이런 사람의 말도 인용해 놓은 것, 과연 합당한 것인지 묻고 싶다.
서민 교수와 전여옥 전 의원.
그런 사람의 발언이 어떤 가치가 있는지 메시지는? 메신저는 그나마 그런 사람의 발언을 각 1회씩만 인용해주어 고맙다.
다 읽고 이런 말에 맥이 풀렸다.
그런 바람을 말하면서 저자는 김어준을 까고 깐다. 이 책은 김어준 까기다, 모두 까기다. 이렇게 책 한권 분량으로 보여준 김어준 까기가 편 가르기를 고쳐보겠다는 저자의 생각 어느 지점에 좌표를 찍고 있는지 의문이다. 김어준을 까면 편 가르기가 고쳐질 수 있는가
다시, 이 책은
지난 번 같은 저자의 책 『퇴마정치』를 읽고 리뷰를 쓰면서 이런 말로 맺은 바 있다.
[저자는 이런 말로 이 책이 중간보고서라고 한다.
추락하는 윤석열이 바보일지언정 악마는 아니라는 게 확인되었건만. ‘퇴마 정치 시즌 2’의 재미가 쏠쏠한 모양이다. 그 결말이 궁금해진다. (8쪽)
그런 말로 보아, 아마 얼마 후에 『퇴마 정치 2』 나올 법도 한데, 우리나라에는 민주당만 있는 게 아니라 집권 여당인 국민의 힘도 있으니, 지금 강준만 교수의 메모함에 어떤 내용들이 쌓이고 있을지, 그래서 그 메모들이 다시 책의 형태로 나타날 때, 과연 어떤 제목을 달고 있을까, 그게 자못 궁금해진다.]
그런 나의 바람은 너무 순진했다. 저자의 관심은 국민의 힘에 있지 않은 것 같다. 여전히 민주당에 있다. 그것도 어두운 그림자만 보여주기로 한 듯? 해서 나의 순진한 바람은 조금 더 연기해야 할 듯? |
정치 무당 김어준
이 책의 제목<정치 무당 김어준>은 강준만 선생의 펜처럼 날카롭다. 무당은 다소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됐지만, 그의 사고방식에 따르면 가능한 일이다. 우리 사회에서 횡행하는 진영논리, 편을 먹지 않으면, 제대로 활동할 수 없는 기형적 구조이기에 말이다.
강준만은 우선 역지사지(易地思之)론으로 이 책의 물꼬를 튼다. 좌우로 편을 갈라 어느 한쪽에 속해야만 한다고, 하지만, 어느 쪽이든 도가 지나치다 싶으면 여지없이 비판한다. 그는<반지성주의-우리의 자화상>(인물과사상사, 2022)에서 평화와 소통을 지향하는 길은 무엇인지를. 좌파건 우파건 제 하고픈 말만 앵무새처럼 녹음기와 같이 떠들기만 할 뿐, 자신의 주장에 공명하지 않은 목소리를 모조리 듣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이른바, 우리 사회의 전통적인 선비정신 또한 실종된 상태라는 말이다. 지지하는 정당이 있더라도 원칙에서 벗어나면 과감히 꾸짖는 모습이 없어졌다고….
이 책의 핵심, 강준만 선생이 김어준에게 하는 쓴소리는 명랑사회건설이라는 희망찬 구호에서 정치적 대통령으로 군림하며 정치에 깊숙이 개입해 되돌이킬 수 없는 상태까지 몰아갔다고…. 김어준은 지금이라도 자신이 거물이 됐다고 여기는 권위주의와 그 바탕인 꼰대 의식을 버리고 다시 명랑사회건설이라는 구호를 외치던 초심으로 돌아가라고….
과유불급이다. 정도가 지나침은 부족함만 못하다.
책의 구성은 1장에서 명랑사회를 외치던 아웃사이더 김어준의 신선한 등장을. 2장에서 김어준의 팬덤정치와 증오, 혐오마케팅, 3장 민주당을 장악한 김어준 교주, 4장 김어준이 민주당과 한국 정치에 끼친 해악이다. 내용은 신동아에 기고했던 “큰 무당, 김어준은 증오, 혐오본능에 불붙인 방화범인가”라는 글을 늘려 쓴 것이다. 마치 매카시즘처럼 증오와 혐오, 선전, 선동의 비이성적인 광풍을 몰고 온 듯이 말이다.
강준만 선생은 이 책에서 김어준의 활동을 조목조목 비판한다. TBS(서울교통방송)라는 공영방송을 민주당의 나팔수 방송으로, “뉴스 공방”에는 입에 맞는 사람만 불러들여, 과격한 발언을 거침없이 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놓는 폼이 무당이라고, 선동하고 세뇌하고, 대통령 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밀어붙인다는 그의 태도를 문제 삼는다. 물론 그간에 나온 여러 가지 자료를 확인하면서….
이제 여야 진영이 바뀐 터에 김어준 때리기가…. 어떤 일이든 시기가 있는 법인데, 이 시기에 이 책이 나와야 할 이유가 있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역시사지를 생각하며, 어느 진영이든 도가 지나치면 비판하고 나무라던 강준만이 서울시에서 빼든 칼이 정당한지, 이 역시 정치보복이다. 이런 걸 지나치지 않다고 보는 것인가?, 모호하다. 아니다. 김어준의 명랑사회 건설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보라는 응원일 수도 있겠다. 팬덤이라는 호랑이 등에 타버린 김어준을 구해줄 밧줄일 수도 있겠다. 공식적으로 김어준을 비판, 어떤 점을 반성해야 하는지, 복기를 해보라는 의미로도 읽힌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태그#정치무당김어준#강준만#인물과사상사#김어준의빛과그림자#명랑사회건설의초심으로#정치적대통령#팬텀이란호랑이등을탄김어준#책콩카페#책콩서평단#책추천 |
진보임을 자처하는 주변인이 김어준의 팟캐스트에 열광하는 모습을 통해 나는 김어준이란 사람을 처음 알았다. 평소 정치 방향이 같다고 생각했기에 그의 입에서 나온 김어준이란 이름에 호기심이 생겼고 팟캐스트를 우여곡절 끝에 듣긴 했지만 솔직히 김어준이란 사람의 말투 때문에 두 번은 듣고 싶다란 생각이 안 들었었다. 올곧은 진보임을 내세우는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그의 이름을 들으면서도 왜 그토록 궁금증이 들지 않았는지 다른 사람 앞에서는 얘기한 적 없지만 이 책을 읽으며 강준만 교수님이 이야기하는 비슷한 느낌이 꽤 많이 전달됐던 것 같다. 이 책은 책 표지도, 제목도 원색적이다. 자극적이라고밖에 할 말이 없게 만드는데 그래서 읽어볼 것을 시도할 것인가 말 것인가 나름 고민이 많이 되었다. 그럼에도 단순히 정치적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한 내용은 늘 그렇듯 착잡함이었다. 이 책은 김어준의 1998년부터 최근까지의 행보를 담고 있다. 획기적이라고 일컬어질 만큼 명랑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등장한 김어준의 화법은 진보는 물론 보수진영에서도 재미다나는 이유로 화제가 되었고 교주라는 칭호를 받을 정도였으니 그의 인기가 새삼 어느 정도인지 가늠케 한다. 실제로 주변인은 방송을 들으러 서울까지 다녀온 경험담을 풀어놓기도 했는데 옆에서 지켜보는 마음은 복잡했었던 기억이 있다. 요즘 문제시되는 팬덤 정치는 너무도 과열된 상태라 차마 뉴스를 보지 못할 지경인데 김어준 또한 팬덤 정치에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물이다. 누군가는 그의 방송을 보면서 속이 후련하다고 했을지 모르지만 방송을 들으며 시원하다기보다는 묘한 불안감이 내내 발목을 잡았더랬다. 보수가 아님에도 불편함을 느꼈던 사람이 나만은 아닐 거라 생각한다. 그의 인기가 얼마나 높았든 간에 뱉어놓고 주워 담지 못할 말들에 대한 책임감의 부제는 신뢰를 떨어뜨리기에 충분했고 지금도 말 많은 그의 행보는 여전히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 누군가를 지지하는 마음이 점점 옅어짐을 느낀다. 같은 생각을 한다고 생각했던 이들이 결국엔 자기 색깔에 빠져 유치찬란함을 발할 때, 아직도 그런 말들에 휘둘려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 위험한 게임이 더 교활하고 유치하게 진화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김어준의 행보를 통해 간절히 드는 마음이다. |
강준만 교수의 정치 및 사회 비평서를 선호하고 지지하는 이유는 그가 이 책에서 직접 언급했듯이 ‘아무리 같은 편일지라도 반대편에 대한 우리 편의 부당한 것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지나치다고 생각하면 편, 즉 진영을 뛰어 넘어 그걸 비판하는 버릇’이기 때문이다.
저질(?)스러운 동네 양아치마냥 자신의 가치관이나 기준조차 없이 그저 패거리, 한떼처럼 몰려 다니는데 익숙한 모습을 거창(?)하게 표현한 팬덤정치의 폐해는 어느새 민주주의의 근간 마저 흔들 정도가 되어버린 요즘,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 윤석열 대통령의 천공스님이 보수의 십상시(十常侍)라면 진보(솔직히 진보라고 붙여주기에도 그들에게는 과분한 칭호다. 진보는 더 순수하고 더 이상에 가까워야 한다. 어디 그런 패거리들이 감히 진보를 참칭하는가?)코스프레를 하는 민주당의 라스푸틴은 바로 김어준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견에 분석을 더해 강준만 교수가 펴낸 <정치무당 김어준 그 빛과 그림자> 왜 우리가 지금 김어준의 과거 적폐(? 진보만의 전유물인 단어마냥 생각하지 말라)를 잊지 말아야 하는지 분명하게 경고하는 책이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확증편향에 가득한 서평은 하지 말라고? 아니다. 아직도 김어준의 잘못에 대해 충분히 보지도 못했지만 듣지도 못했다. 이 책은 그래서 그의 행적에 대한 준엄한 비판이자 후세에 이러한 저질 선전선동가의 또다른 버전이 나타나지 못하도록 기록하고 기억해야 할 중요한 출판물일 것이다.
“김어준은 심각하고 진지한 정치평론가들을 압도적으로 능가할 정도로 정치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도 문제가 있는 발언으로 논란이 되면 ‘잡놈’이미지로 빠져 나갔다. 그는 엉터리 주장을 했다는게 밝혀진 후에도 끝까지 사과나 해명을 하지 않는 걸로 악명이 높은데, 그래도 이게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 잡놈이니까!”(본문중 65페이지) 이를 감안하면 김어준을 ‘정치무당’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명확해지고 납득이 간다. 기성 종교인이라고 직함을 호칭하기에는 너무나도 격이 떨어지는 인물에게 무당이란 표현만큼 적절한 게 있을까
또하나 지적할 점은 ‘진보의 가벼움’이다. 젊은 날 반독재 투쟁의 한가운데서 학업을 등한시 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은 일정 부분 나 역시 경험하고 봤으니 이해한다. 하지만 그 이후 제도권 정치판에 들어와 국정을 담당하는 일까지 맡고 있는 요즘, 그들의 천박함(?)이 구체화한 것이 김어준이요 정치비즈니스를 저급한 수준으로 떨어뜨린 장본인임에도 불나방처럼 쫓아 다니는 것은 그만큼 진보의 가치를 위해 공부하고 또 노력하지 않은데 지나지 않다고 본다. 정치 양극화의 극단에서 혐오와 증오를 사고파는 큰무당 김어준과 결별하지 않는한 진보집단의 반성은커녕 재기도 결코 성원해 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 과정을 통해 지켜봐야 할 검증과도 같은 성과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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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한 자는 진실을 말했느냐 따위를 추궁당하지 않는다. 거짓과 진실의 적절한 배합이 100%의 거짓보다 더 큰 효과를 낸다. 언론은 정부의 손안에 있는 피아노가 돼야 한다. 분노와 증오는 대중을 열광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대중에게 생각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이 말하는 생각이라는 것은 모두 다른 사람들이 한말을 그대로 반복해서 말하는 것에 불과하다. 피에 굶주리고 복수에 목마른 적에 맞서려면 무엇보다 한없는 증오를 활용해야 한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명언입니다. 박사 출신 실업자에서 당원, 요직을 거쳐 나치의 선전장관이 된 괴벨스의 말입니다. 선동가의 인생을 돌이켜보는 것은 재미있습니다. 저런 말이 먹히는구나, 저 시대에는 저래도 되었던건가, 자기 나름의 노력도 있었겠지만, 다른 사람은 하나도 생각안하고 일단 말을 던지고 보는구나... 등등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그는 이미 죽은 사람이고 역사에서 나쁘다고 낙인이 찍힌 사람은 얼마든지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살아서 활동하고 있고 수많은 팬들을 몰고 다니는 인물을 평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역시 천하의 강준만 선생만이 이런 책을 낼 수 있습니다. 전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의 말로 올바른 기준을 세우고 시작합니다. “지금도 나는 어머니가 강조한 간단한 원칙, 즉 '네게 그렇게 하면 기분이 어떨 것 같니?'를 정치 활동의 길잡이 중 하나로 삼고 있다. 나는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은 아무리 자주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 국가 전체를 놓고 볼 때, 우리는 상대편의 처지에서 생각해보는 마음이 부족한 것 같다." 6p. 1장에서는 딴지일보 때의 재기발랄함을 칭찬하면서 시작합니다. 30페이지까지 명랑했던 모습을 말하다가 왜 변질되어 갔는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해줍니다. 이명박을 사이코패스로까지 몰아가는 그의 편파성은 노무현에 이르러선 정반대의 편파성으로 치닫는다. 그래서 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노빠가 되었다. 그런데 노빠가 된 주된 이유도 '남자다운 남자'라는 콘셉트다. 논문을 그렇게 쓴다면 황당한 일이겠지만, 김어준은 논문을 혐오한다. 대중도 논문을 혐오한다. 그래서 교주의 그런 이론은 신도들에게 황당하게 들리기는 커녕 본질을 제대로 짚어준 것으로 간주된다. 34-35p 뭔가 한글세대를 위한 전도사인가요. 시류를 잘 잡은 것같습니다. 2019년 8월 27일 오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국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검찰이 전격적으로 조국에 대한 압수수색을 감행했다. 민주당은 이를 '검찰 쿠데타'로 규정했다. 민주당과 그 지지자들은 이후 수년간 '검찰 쿠데타', '사법 쿠데타', '법조 쿠데타', '연성 쿠데타', '2단계 쿠데타', '조용한 쿠데타', '조폭 검사들의 쿠데타' 등 다양한 용어로 윤석열을 쿠데타의 수괴로 몰아가는 폭격을 퍼붓게 되며, 그 선두 그룹엔 김어준이 있었다. 77-78p. 김어준의 '팬덤 정치'와 '증오' 혐오 마케팅' 저런 말들이 어디서 나왔나 했더니 여기가 원조였군요. 신도들을 세뇌시키고 있나봅니다. 말을 그냥 던지고 마는 것이 아니라 그 말이 그럴싸하게 들리게 하는 것이 재주네요. 진중권은 “김어준 씨는 걸어다니는 음모론이고 원래 음모론자들은 발언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라면서 “냄새 좋아하니 방송 그만두고 인천공항에서 마약 탐지견으로 근무하면 참 좋겠다”고 했다. 이어 “(음모론자들은) 사실이 아니라 상상의 왕국에 거주하는 자들”이라며 “상상력에 죄를 물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저 그 황당한 판타지를 진지하게 믿어주는 바보들이 안됐다"라면서 “방송사에서도 진실보다 중요한 것은 돈, 청취율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85p. 진중권은 "더불어민주당 사람들은 평소에 식당에서 김치찌개 시켜먹듯 청탁을 하나 보다”라고 했다. 그는“하여튼 잘못해놓고도 절대 인정을 안 한다. 대신 잘못이잘못이 아니게 낱말을 새로 정의하려 든다"며 "청탁이 재촉이 됐으니, 재촉은 청탁이 돼야겠죠. 가령 '가을을 청탁하는 비"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사회를 혼탁하게 만드는 자들은 먼저 언어부터 혼란시키려 한다"고 비판했다. 90-91p 진중권 선생의 말은 단어 하나하나 살아있습니다. 정말 적절한 평가입니다. 김어준이 한 것은 '오보'가 아니다. 오보는 의도되지않은 허위다. 오보에는 '정정'이 따르고, 청취자는 머릿속으로 그릇된 정보를 지우기 마련이다. 프로파간다는 다르다. 애초에 의도된 허위이기에 절대 교정되지 않는다… 101p. 이것도 진중권 선생 말씀. 그동안 나온 김어준의 방송, 언론기사, 반박, 정치서적 등을 차분하게 인용하면서 정리해줍니다. 얼핏 지나친 기사제목들의 짚어주고 핵심들을 뽑아주니 이해가 됩니다. 재미있게 잘 읽고 있다가 갑자기 뚝 끊기길래 이게 어찌 된거지 하고 보니 이 사람은 아직 진행형입니다. 여전히 자기네 편에서 인기가 있고 상대편에서는 전전긍긍하게 하는 재주꾼의 이야기였습니다. 마지막 문장이 깊히 와닿습니다. 잘 생각해보자. 어떤 정치세력과 그 지지자들이 아무리 밉고 싫더라도 그들을 가두거나 추방할 수는 없다. 그들 대부분은 당파성만 빼고 다른 모든 면에선 당신과 거의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평범한 이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증오·혐오의 열정이나 광기를 쏟는다는 게 너무 이상하지 않은가? 사적 이익을 위해 증오·혐오를 파는 사람들의 선전·선동에 휘둘리지 말고 더불어 같이 살자 261p. |
강준만(지음)/ 인물과사상사(펴냄)
빨간 표지가 강렬한데다가, 제목을 보고 정말 놀라웠다. 역시 강준만 교수님 아니면 누가 이런 제목을 붙일 수 있을까 ㅎㅎ ...... 좌와 우, 진보와 보수를 떠나서 용기 자체로 대단한 분이라 생각한다. 강준만 교수님 그의 저서들을 오랫동안 읽어온 독자로서 어떤 주장을 할 때, 논리적인 근거가 명확하다는 점이 좋았다. 오래전에 조선일보 안 보기 운동을 하셨다고 알고 있는데 언론인으로서 참 용감하다는 생각을 했다. 저널리즘이 어느 한 정당을 손을 들어주는 일 등에 대해서 비판한 부분도 인상 깊다.
왼쪽과 오른쪽이 서로를 비판할때, 이유없이 무조건 싫어하고 서로의 말을 들어보려고조차 하지 않는다. 가장 폭력적인 행위는 물리적 폭력뿐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들어보지도 않는 행동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최근, 정치인들조차 상대 당의 말을 듣지 않는 경우를 매체에서 보곤 하는데 정말 실망스럽다. 상대가 싫을수록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반대할 때는 무슨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무조건 싫다는 사람들이 많다. 책리뷰어 중에 '짱깨'라는 혐오 표현을 거침없이 쓰는 것을 보고 개인적으로 무척 실망한 일이 있다. 책 읽는 사람도 마찬가지구나... 책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라는 생각.
저자 서문의 글처럼 편가르기에 능한 사람이 인기몰이를 하는 것도 사실이다. 사람들의 감정을 살살 자극하는 언어들, 선동하는 자 따라가는 콘크리트 지지층, 이런 군중심리는 인간의 본성인가? 굳이 비교 대상은 아니지만, 히틀러에게도 괴벨스이라는 선동가가 있었다. 강준만 교수가 김어준을 향해 정치 무당이라고까지 표현하는 이유는 그가 한국 정치를 타락 시켰다는 이유때문이다. 그는 양극단으로 치우친 정치에 혐오의 불을 붙인 사람인가?
책에서 김의 활동 시기별로 시기별로 네 그룹으로 나누었고 각각 4장으로 연결된다. 1장에서 1998~2012년 사이 〈멘토의 시대〉에 실린 글을 2장에서 2012년~2020년 사이 김어준의 팬덤 정치에 대한 언급, 3장에서 2021년 민주당을 장악한 김어준, 마지막 4장에서 김어준이 민주당과 한국 정치에 끼친 해악으로 나뉘고 있다.
활동 초기에 강교수는 김의 활동을 지지했던 시기도 있었다고 한다. 그가 정치이슈화를 만들때, 만류한 글을 쓴 적도 있다고 하면서 초창기에 김어준이 외치던 '명랑 사회'는 이제 그 어디에도 없다고 한탄한다. 책에 서술된 눈에 띄는 내용을 적어보자면.... 먼저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진보 인사들이 출연했다는 자체만으로 영광으로 여겼다는 내용, '조국 수호운동의 총사령관이 된 김어준'에 대한 내용, 2020년 3월 "코로나 사태는 대구 사태이자 신천지 사태'라고 주장한 부분, 그에 대한 어떤한 사과도 없었던 점, 강 교수는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에 대한 음모론, 세월호 고의 침몰설, 선거에서의 신천지 개입설, 또 최근에는 쥴리설까지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생산해 온 그를 '증오 정치 선동가'라고 맹비난한다. 과거 발언에 대해 언제 그가 사과한 적이 있었던가 생각해 보면 진중권 교수가 이 부분에 대해 말했다. 원래 음모론자들을 자신의 말에 책임 지지 않는다고.
고 최인호 작가가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의 진행자이자 언론인이 특정 정당이나 정치세력의 상징, 수호자를 장미하는 곳은 명백히 잘못됐다며... 본래 사회, 정치 현상은 보편가치, 즉 다수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문장에 공감한다. 4장에 내용은 가장 최근의 내용이라 궁금하기도 하고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누구의 말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 양극단으로 치닫는 오늘날의 정치, 민심을 볼 때 너무 안타깝다. 사적 이익을 위해 이념을 사고파는 사람들이 있다. 증오, 혐오 마케팅이 정치에 이용되는 현실..... 물론 서울시 교통방송이던 TBC를 끌어올린 김의 파워는 크다. 김이 떠난 뒤 임기 만료된 이사들을 비롯한 앞으로 TBC 행보는 어떻게되는건지 궁금한 마음을 접으며 글을 닫는다. 모든 일에는 빛과 그림자가 함께 존재할 수 밖에 없음을....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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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시각으로 현실 정치와 정치인등을 비판하는 강준만 교수의 이번 책은 우리에게 나꼼수와 딴지일보 알려진 김어준에 대한 빛과 그림자를 바라본 그의 시선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 정치의 경우 더욱 양극화가 심각해진 것 같고 이런 양극화를 초래한 것은 아마도 유투브등의 폐해가 크다고 할수가 있죠. 사실 검증이 되지않은 기사를 자신의 생각만으로 말하고 이 방송을 팩트체크없이 그대로 가감없이 받아들이는 대중들로 인해 대한민국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보여주듯이 극명하게 편으로 나뉜 대중들의 투표 경향을 볼수가 있었죠.
김어준의 경우 저는 그의 팝캐스트나 유투브 방송등을 본적은 없지만 대한민국 언론계에서 막강한 파워를 가지고 있고 대중들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나름대로의 정치색을 가진 언론인 또는 평론가로 이해할수 있을듯합니다. 강준만 교수는 크게 그의 활동시기를 나뉘어 처음 그가 신선하게 등장했을때의 전기와 점점 여론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사람들을 선동해가는 후기의 실망스런 모습으로 구분하고 있는데요. 저자는 그의 전기에 대해서는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인정을 하지만 갈수록 그가 혐오나 선동정치에 매몰되어 가는 과정을 바라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TBS의 경우 공영방송이라는 성격이 분명한 상태에서 그의 말 한마디나 패널의 입은 대중들에게 잘못된 또는 편협한 시각을 가지게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부적절하다고 저자는 비판하고 있으며 합리적이고 객관적이고 사실에 근거하여 정치권을 바라볼수 있는 쓴소리 제대로 하는 평론가가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할수가 있겠습니다. 진정한 정치평론가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게 지금의 대한민국 정치상황이고 대중에게 객관적이고 사실 근거한 시각으로 선동이 아닌 날카로운 분석과 비평이 언론계에서 자리잡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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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세녹스라는 유사 석유 상품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 어느 언론에서도 그 실효성에 대한 입증을 하지 않았는데 유일하게 <딴지일보>라는 곳에서 그 성능에 대해 매우 재미있게 입증한 것이 기억이 납니다. 또한 <故 이주일 선생은 담배 때문에 폐암에 걸린 것이 아니다>라는 충격적인 제목으로 담배인삼 공사의 담배맛을 만드는 전문가가 나와 다양한 이야기를 했던 적도 있었죠. 이 모든 것이 김어준의 <딴지일보>에서 만들었던 명랑사회 구현을 위한 다양한 소재였고 저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2 <건투를 빈다>며 베르사체 양복과 자신감, 개인의 행복을 이야기하던 사람으로 알고 있었는데 먹고사는 게 시간이 지나 어느 정도 주변을 돌아보니 명랑사회 구현을 추구하던 김어준 씨는 어느새 엄청난 팬덤을 기반으로 민주당의 핵심 Brain 역할을 하며 한국 정치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더군요 개인적으론 TBS에서 방송을 하는 줄도 그리고 유튜브에 대해서도 그렇게 큰 영향력이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정치 무당 김어준>이라는 책은 명랑사회 선구자였던 김어준이 어떻게 팬덤과 증오 마케팅을 기반으로 민주당을 장악했으며 이후 증모 마케팅과 편향된 정치 관점으로 민주당과 한국 정치에 끼친 해악에 대해서 전북대 강준만 명예교수 비판한 사회 비평서입니다. 제가 김어준이라는 사람에게 가졌던 <명랑사회 구현>과 청년들에게 <건투를 빈다>라는 희망적 사회 메시지를 던지던 사람에게 왜 증오 마케팅을 통해 자신의 왕국을 만들었는가에 대해 굉장히 공감 가는 사실과 기록으로 그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그를 비판하는 강준만 교수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A. 사과 없는 김어준 / 나꼼수를 통한 증오 팬덤의 시작 B. 그는 TBS를 자신의 정권 1등 공신의 전리품으로 생각 C. 선거 민주주의를 부정 D. 친분 집회의 사령관 이자 조국 수호신 E. 정치평론가이자 플랫폼 사업자 F. 서해 공무원 가족에게 준 고통, 여전히 줄리, 여전한 증오, 혐오 파리 G. 대장동 의혹 편파 발언 이렇게 그의 비평을 보고 있노라면 2012~2022년까지 우리나라의 정치 갈등의 그 원인 제공자 중에 하나이며 여타의 정치인과 같이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대해 신랄히 비판한 후 그 이후의 결과에 대해서는 절대 사과하지 않는 모습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특히 공영방송의 진행자로써 편파방송을 통해 방송위원회에서 경고 및 지적을 수십 차례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수위와 내용을 지난 정권 동안 멈추지 않은 것에 대해 강준만 교수의 비판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또한 책은 이러한 이유로 한국 현대 정치사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을 지닌 정치 평론가로 김어준을 뽑고 있네요 4 책을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글 서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명랑사회>를 꿈꾸던 사람이 <증오 마케팅을 통하 자신의 팬덤 왕국 완성>에 대한 비판처럼 보이기도 하고 그 <명랑사회>를 통해 세상의 또 다른 발전을 꿈꾸던 사람의 변절에 대해서도 아쉬워하는 글로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잘 모르는 김어준>씨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진영논리를 떠나 한 번쯤 생각해 볼 주제를 던져주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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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평론가는 진영논리에서 자유롭지 않다. 정치판의 기본은 편가르기다. 마치 학교 가을운동회가 청팀과 백팀으로 나뉘는 것처럼, 정치계는 정당 정치와 부족적 정체성의 이름으로 편가르기에 힘쓰는 거친 운동장이다. 진영논리를 내세운 대립과 갈등이 난무하고, 팬덤 정치를 방패로 삼아 달면 삼키고 쓰면 내뱉는 도덕 논리 또는 시장 논리가 찬바람처럼 바닥을 쓸고가는 곳이 정치판이다. 진보적인 정치평론가 유창선은 정치평론이란 일이 "참 더러운 일"이라고 했다. 뭐, 맑고 바른 태평성세라면 정치평론가란 밥줄이 전혀 필요도 없겠지만, 정치판이 상수도가 아닌 하수도가 된 이상, 정치평론가도 오물처리 작업에 매진하지 않을 수 없다.
깨어있는 비판적 지식인 강준만이 '진보 진영 스피커'의 대부격인 방송인 김어준을 '정치무당'으로, '증오와 혐오 정치의 선동가'로 바라본 책을 접했다. 몸통글은 2022년 『신동아』에 삼개월간 연재했던 「'큰 무당' 김어준은 증오·혐오본능에 불붙인 방화범인가」라는 글을 늘려 쓴 것이다. 저자는 김어준이 뉴스에 얼굴을 내비치는 먹물기 풍기는 그런 전형적인 정치평론가는 아니지만, 수십만에서 수백만에 이르는 열광적인 지지자를 거느리고 있는, 한국 현대 정치사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을 누린 매우 특별한 정치평론가로 간주한다. 그리고 정치에 뛰어들기 이전 선한 영향력을 끼치던 '전기 김어준'과 정치에 뛰어든 이후 나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후기 김어준'을 명확히 나누어 김어준의 타락과 변질을 논한다. 앞서 말했듯, 정치는 하수도다. 정치는 김어준을 타락시켰고, 김어준은 정치를 타락시켰다.
『딴지일보』 총수 시절의 김어준, 즉 전기 김어준은 명랑 사회 구현의 선구자였다. '엽기'를 내세우며 “발상의 전환, 주류의 전복, 왜곡된 상식의 회복, 발랄한 일탈”의 가치를 강조하고, "조또, 씨바, 졸라, 열라, 욜라” 의 쿨한 감탄사와 풍자와 패러디의 말빨을 택하여 정치 담론의 개그화를 성공적으로 구현했다. 이때 잠시 김어준의 재기발랄한 정치담론에 환호하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정치 예능 '나꼼수'로 진화한 김어준은 문재인 지지자들의 영적 지도자가 되었고, 문재인 정권의 출범과 더불어 확고한 킹메이커 지위에 올랐다.
팬덤 정치 앞에 거울을 세워 비추면 정치 무당의 모습이 드러난다. 공론장에서 김어준을 무당으로 지칭한 이는 진보 논객 진중권이었다. 정치 무당으로서의 헤게모니를 굳건히 확립하게 된 후기 김어준은 선전과 선동을 거리낌없이 일삼는 사이비 교주 스타일을 펼쳐보였다. 온갖 음모론과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가공하는 공장장이 되었고, 금기를 넘어선 독설의 유희를 정치 예능 콘서트에 이식시킨 털보 교주가 되었다. |
도서관에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이다. 새빨간 원색의 표지에, 제목 역시 원색적이다. 정치와 무당, 그리고 김어준이라니. 심지어 저자는 오래전부터 다양한 인물평을 해 온 강준만이다. 저절로 손에 한 번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제목에 실린 것처럼 김어준이라는 인물을 ‘정치 무당’으로 단정 짓고 그의 행적에 대해 강한 비판을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먼저 짚고 넘어가자면, 개인적으로는 김어준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그리 많이 알지 못한다. 그가 시작했던 딴지 일보를 한 번도 보거나 들은 적이 없고, 그가 한다는 유튜브도 애써 찾아들어보지도 않았고, 지금은 그만둔 TBS의 청취율 1위였다는 프로그램도 일부러 찾아 들어본 적은 없다.(유튜브 알고리즘에 떠서 몇 번 보긴 했다) 다만 그가 제작에 참여한 영화를 한두 번 본 것 같긴 하고, 그와 관련된 뉴스나 기사를 좀 본적이 있는 정도.
저자가 김어준을 강하게 비판하는 지점은 몇 군데로 요약이 가능하다. 먼저 김어준 특유의 음모론 제기다. 대부분의 음모론들이 그렇듯, 현실에 대한 불만에 의심을 몇 스푼 섞어 만들어 낸 거대한 음모론은 한 번도 증명된 적이 없었지만, 김어준은 이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나 발언의 철회를 한 적이 없다. 그저 시간이 흘러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히거나, 새로운 이슈를 던져 덮어버리는 식이다. 전형적으로 말에 책임지지 않는 캐릭터라는 말.
또, 그가 정치적 반대파에게 쏟아 붓는 혐오적 표현들, 악마화를 하는 발언들도 문제로 지적된다. 기본적으로 이건 대화나 타협의 용어가 아니라서, 이런 표현들에 젖어버리면 근본적으로 합의점을 찾아가는 정치적 과정이 무너지고 만다. 결국 상대를 쓰러뜨리고 짓밟아야만 되는 냉혹한 정치판이 되고 만다는 것.
역지사지의 부족도 또 한 가지의 문제다. 우리 편의 잘못에 대해서는 한 없이 관대하고, 상대의 잘못에 대해서는 앞서 언급한 음모론과 혐오발언을 통해 물고 늘어지기 일쑤라는 것이다. 이런 언행은 자기편의 속은 시원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상대의 반성을 이끌어 내기는 무리고, 나아가 중간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도 환멸을 느끼게 하는 지점이 된다.
그가 공영방송을 사적인 정치적 견해를 반복해 발화하는 도구로 사용했다는 점도 지적된다. 물론 여기에 조중동은 더 하지 않느냐는 반론도 있을지 모르지만, 그런 것들은 민간 언론사이고, TBS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라는 차이가 있다는 것. 정권이 바뀌고, 이제 보수 진행자가 보수를 옹호하는 방송을 한다면 민주당 쪽에서는 가만히 있겠느냐는 지적은 크게 틀리지 않는다.
사실 이런 지적은 좀 과한 면이 있다 싶으면서도, 근본적으로 그 내용 자체는 귀담아 들어야 할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어준에 대한 지지는 민주당 계열의 지지자들 가운데서 압도적이다. 저자는 김어준이 마치 지지자들에게 교주처럼 굴고 있다고 비판한다. 오류가 없고, 비판의 대상이 되지 않으면서, 자신의 말을 믿으라고 지속적으로 가스라이팅을 하는 존재.
스피커로서 존재감이 워낙에 커져버린 김어준에게 민주당 소속의 국회의원들도 줄서기 바쁘고, 그런 김어준과 대화를 하다보면 저절로 강성발언에 매몰되는 경우가 많다는 내용도 인상적이다. 그가 자신과 대화하는 상대방의 템포와 수위를 자신에게 동기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은 꽤 날카롭다. 결과적으로 한국 정치의 수준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라는 인식인은, 김어준 자신에게는 좀 억울하게 들릴 지도 모르지만, 이제 자신의 위치를 생각하면 좀 책임감 있는 언행을 보여야 한다는 비판으로 읽으면 어떨까 싶다.
물론 그를 비롯한 지지자들이 왜 이렇게까지 되었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잘은 모르지만, 아마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는 처지로 몰려갔던 것이 큰 트라우마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일종의 죄책감은 그를 그렇게 몰아갔다고 여겨지는 이명박과 그 지지자들에 대한 강한 적개심으로 발전했고, 아마도 그 즈음에 김어준과 그 멤버들이 크게 뜨기 시작하지 않았나.
상대가 막 나가는데 우리만 점잖게 나가면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느냐는 심정도 이해는 간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 뭘 하겠다는 건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증오나 혐오는 무너뜨리는 데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뭔가를 세우는 데는 적합한 도구가 아니니까. 그리고 여기서 그런 증오와 혐오는 보수 정당에서도 못지 않게 하고 있지 않느냐는 지적도 옳다. 다만 여기서는 김어준이라는 인물의 행적을 주제로 하고 있으니까.
개인적으로는 김어준의 과격하고 거침없는 발화가 늘 위태위태해 보였다. 그런 발화가 지지층의 속은 시원하게 해 줄지 모르지만, 결코 전체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선전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다.
당장 지난 대선만 해도, 선거 즈음해서 민주당 계열의 여러 스피커들이 경쟁적으로 나와 낙관적 전망과 함께 비슷한 종류의 강성 발언을 쏟아냈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상대당 후보가 연일 헛발질을 해댔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 중 하나는, 분명 김어준을 비롯한 강경 스피커들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커지고 여기에 국회의원들까지도 부화뇌동하는 모습에 적잖은 사람들이 일종의 불안감을 느꼈기 때문은 아닐까.
한국 정치는 분명 망가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여기에 김어준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식으로 말하는 건 지나치다. 하지만 그의 책임이 또 전혀 없다고도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한 번도 선출되어 본 적이 없는 그가 어느 샌가 선출직 국회의원들의 태도를 좌우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선 것 자체만으로도 정상은 아니라고 본다. 그가 개인 방송에서 개인 자격으로 뭐라고 하던 그건 그의 자유지만, 그를 지나치게 떠받드는 건 결코 민주당에게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의 지적은 어쩌면 민주당을 위한 고언일 지도 모르겠다. 물론 저자의 최근 행적이 보수 쪽으로 전향(?)을 했다는 말들이 나오기도 하는지라, 진심으로 잘 되기를 바랐을 지는 확실치 않지만.
어쩌다 보니 저자의 평가에 상당 부분 동의하는 것처럼 되어버렸다. 근데 이와는 별개로 책 자체가 잘 만들어진 것 같진 않다. 꽤나 동어반복이 잦고, 책의 내용 대부분이 여기저기서 가져온 발췌문들이다. 사실 이 정도의 내용이면 30페이 정도로 요약도 가능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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