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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서 뉴욕까지 행복한 지구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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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빠름’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시대에 살고 있다. KTX를 타면 서울에서 부산은 요금의 가치만큼이나 빠르게 승객을 실어준다. 인터넷의 속도도 계속 빨라지고 있다. 인터넷 속도가 늦어지면 사람들은 자판을 두들기며 신경질을 내기도 한다. 이렇게 빨라진 세계에서 살다 보니 편리해진 측면도 있다. 하지만 생활이 안락하지는 않다. 속도에 쫓기듯이 사는 삶은 우리의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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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빠름’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시대에 살고 있다. KTX를 타면 서울에서 부산은 요금의 가치만큼이나 빠르게 승객을 실어준다. 인터넷의 속도도 계속 빨라지고 있다. 인터넷 속도가 늦어지면 사람들은 자판을 두들기며 신경질을 내기도 한다. 이렇게 빨라진 세계에서 살다 보니 편리해진 측면도 있다. 하지만 생활이 안락하지는 않다. 속도에 쫓기듯이 사는 삶은 우리의 정체성을 잊게 만들기도 한다. 내가 지금 여기에 왜 있는지, 혹은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조차 혼란스러운 순간이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때때로 우리는 삶을 천천히 즐길 필요가 있다. 이를 슬로 라이프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슬로 라이프를 즐기려면 무엇이 좋을까. 걷기, 손 글씨 쓰기, 시를 읽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 세 가지는 빨리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요즘 제주 올레길이나 서울의 성곽길 등 전국 각지에 코스가 개발돼 많은 사람들이 걷기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필자도 걷기를 좋아한다. 특히 혼자 걸으면 나만의 시간을 즐길 수도 있고 또 읽은 책에 대한 내용도 정리하고 글을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할 수 있어 좋다. 하지만 내가 걷는 시간은 많아야 1시간 정도다. 그렇다면 걷는데 더 긴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어떨까.

‘사이코 지오그래피(부제:괴짜 작가의 지구 산책)’는 ‘심리지리학’이라는 뜻이다. 심리지리학은 장소·기억·정체성의 상호작용을 탐험하려는 시도로, 1950년대 프랑스 철학자 기 드보르에 의해 본격적으로 소개된 분야다. 그렇다면 괴짜 작가는 어떤 방식으로 지구를 산책했을까. 그의 산책은 그냥 가까운 곳을 걷는 정도를 넘어선다. 작가는 런던에서 뉴욕까지 걷기를 시도한다. 물론 공항까지 걸어가 비행기를 탄다는 의미다. 런던에서 뉴욕까지는 대서양 때문에 도보로 갈 수 없어서다. 저자가 이렇게 무리한 걷기를 시도한 이유가 궁금하다.

저자는 미국인과 영국인의 피가 섞여 있고 또 다중 국적자였다. 두 나라의 국적을 모두 가지고 있지만 달리 보면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일 수도 있다. 이 여행을 통해 그는 런던 북부 외곽이 과거의 뉴욕 인근과 거의 같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탐구해 나간다. 어찌 보면 저자의 여행은 거창한 목표라고 말할 수 있다. 날이 좀 풀리면 제주 올레길을 이틀 정도 걷고 와야겠다. 이 책의 저자처럼 거대한 목표는 없지만 혹시 갔다 오면 글이 좀 더 잘 써지지는 않을까.

e****n 2014.01.17.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