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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산에 있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장소에는 변동이 없습니다. 하지만 괴이가 사람을 따라 함께 집으로 돌아온다거나 주변을 맴돌기도 하는 등 조금 더 확장된 세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웬만해서는 산에 가지 않는 편이라 '산괴'와 만날 일은 없다는 걸 알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 가면 그것이 있을 것만 같아 두렵습니다. 산에 있는 신기한 존재들은 참 다양한 형태 혹은 근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놀랍도록 커다란 뱀의 모습을 하거나 여우나 너구리와 같은 짐승의 형태를 취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우에 홀린 것 같다는 표현이 있는 만큼 어쩌면 정말로 나이가 꽉 찬 동물이 둔갑하여 현혹하는 일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도깨비불에 대한 이야기도 꽤 많습니다. 이 책에서는 불구슬이라는 표현을 쓰는 사람도 있습니다. 간혹 너무나 크고 환한 불을 만나면 여우나 너구리의 불꽃놀이라고 여기기도 하였습니다. 어찌 되었건 요즘은 매장 (되었거나 그렇지 않은 때에도) 시신에서 발산된 인이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기는 하나 산길을 가다가 마주치면 무서울 거 같긴 합니다.
어른어른 거리는 푸른 불꽃이 저 멀리서 가까이 올듯 말듯 흔들리고 있다면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가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자칫 길을 잘 못 들었다가는 등산 용어로는 링 반데룽, 세간의 표현으로는 무언가에 홀려 같은 자리를 맴돌며 더욱 공포에 질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산괴 2>가 무서운 존재만을 다루는 건 아닙니다. 가끔은 만나서 기쁘거나 행복한 '모노'도 있습니다. 요괴 만화이면서도 힐링 물인 '나츠메 우인장'을 보면서 공포와 감동을 번갈아 느끼는 일과 마찬가지입니다. 보고 싶었던 친구나 가족을 만나는 행복감이라니, 허무하면서도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도깨비불의 이유에 대해서는 의견이 여전히 분분하지만 요즘은 시설 좋은 데에서 화장을 진행하므로 그렇게까지 무서운 일은 없을 거 같습니다. 그렇지만 현대식 시설이 아닌 화장터에서라면 난감한 일이 종종 벌어지는가 봅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데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글쎄요, 찾아가 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시신이 타는 데에는 꽤 시간이 걸리는 데다가 냄새도 고약하다니 근처에도 가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방식으로 생활해야 하던 시절도 있었다는 사실까지는 부정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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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카 야스히로는 일본 전국을 다니면서 산에 얽힌 기묘한 이야기를 수집하는 기자이자 작가다. <산괴> 시리즈는 그런 그가 산에 사는 사람들로부터 직접 들은 다양한 실화들을 르포 형식으로 엮은 책이다. 일단 실화라는 점이 눈길을 사로잡고, 겉보기에는 평범한 사람들이 실은 귀신을 보는 능력이 있다거나, 능력이 없어도 귀신 비슷한 존재를 본 적 있다는 이야기가 상당히 흥미롭다.
최근에 출간된 <산괴> 2권에는 1권과 마찬가지로 산사람들이 실제로 체험한 다양한 기담 혹은 괴담들이 실려 있다. 일본에서는 요괴나 신령 등 인간의 이성이나 과학의 법칙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존재를 '모노'라고 부른다. 산은 공간 자체가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일반적인 도시나 마을과는 동떨어진 공간이기도 하고, 동물이나 곤충 등 다양한 생명체가 살기 때문에, 출현하는 모노의 종류나 모노가 출현하는 방식 등이 다양하고 또 특이한 편이다.
가령 아오모리시에 사는 한 남성은 어릴 때 집 바로 뒤에 있는 산에서 도깨비불을 본 적이 있다. 도깨비불이 나타난 장소는 공교롭게도 죽은 사무라이가 묻혀 있는 곳이었다. 그렇다면 그 도깨비불은 무덤 속 사무라이의 원혼이었을까? 미스터리 핫스폿으로 유명한 핫코다 산의 한 여관에는 메이지 시대의 육군 보병 모습을 한 귀신들이 나타난다는 괴담이 전해진다. 이 귀신들은 여관 내부를 배회할 뿐 사람들을 해치진 않는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무섭지 않은, 우스운 이야기도 몇 편 있다. 산사람들 사이에는 산의 신은 여성이고, 젊은 사내의 남근을 좋아한다는 소문이 있다고 한다. 어느 날 한 사냥꾼이 산의 신에게 잘 보이려고 입고 있던 바지와 속옷을 다 벗고 그것을 흔들었더니 순식간에 동물들이 주변에 몰려 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상태로는 도저히 총을 쏠 수 없었다는 것(ㅋㅋㅋ). 이런 걸 제 꾀에 제가 빠졌다고 하던가. 과연 사냥꾼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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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괴 2 : 산에 얽힌 기묘한 이야기 (2023년 초판) 저자 - 다나카 야스히로 역자 - 김수희 출판사 - 에이케이켜뮤니케이션즈 정가 - 17800원 페이지 - 272p 산괴가 돌아왔다 산에서 벌어지는 괴이를 집요한 탐사를 통해 소개했던 [산괴]의 2편이 출간됐다. 일본의 많은 산만큼 산에 얽힌 수많은 이야기들을 한 권으로 묶기에는 무리가 있었을 터. 1권에서 못다한 이야기들이 2권에 담겨있다. 작년 7월에 이어 약간의 텀이 있어서인지 다시만난 [산괴 2]도 상당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물론 1권에 이어 도깨비물, 요괴 여우, 너구리 등이 얽힌 유사한 괴이들이 소개되기도 하지만 워낙 괴담마니아이기도 하거니와 1권에서는 소개되지 않았던 괴이들이 나열돼 충분히 흥미로웠다. 2CH 괴담을 즐겨본다면 익숙할 '가미카쿠시' 즉 산속에서 이유없이 행발불명되는 이야기를 잠시 소개해보자면, 산속에서 6세 남아가 실종된다. 마을 사람들은 산속을 이잡듯이 뒤지지만 결국 찾아내지 못한다. 그런데 다음날 수 키로미터는 떨어진 다른 산에서 멀쩡히 아이가 나타났다는 것. 더군다나 아이는 다친곳 하나 없이 멀쩡했다고 한다. 신선의 나라에서 머물다 속세로 돌아오니 수십년이 지나있더라는 전래동화가 떠오르는 일화였다. 더불어 산에서의 요괴 목격담들도 흥미로웠다. 뱀의 형상을 한 '쓰치노코'나 미국의 원숭이를 닮은 사스콰치와 흡사한 '히바곤' 목격담들은 기존의 실체화되지 않았던 괴이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비슷한듯 다른 사연들과 괴이들. 책을 읽으며 산에 얽힌 신비한 세계로 떠나는 느낌을 가져다 준다. 책의 말미에 이런 말이 적혀있다. '직접 마주쳤던 스스로가 가장 납득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암시를 걸 필요가 있을 것이다. 신기한 '모노'를 보거나 신기한 일을 경험하면 사람은 누구나 불안해진다. 온갖 이유를 달아 신기한 일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고 철석같이 밑는다. 특히 가장 강한 것은 '착각이다'이다. 모든 것이 착각 때문에 그렇게 보인다, 그렇게 느낀다, 그러니 실은 무서운 '모노' 따윈 절대로 있을리 없다, 라고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런 자기암시가 기묘한 괴이들을 묻어버리고 있다는 말을 하는듯 하다. 비단 산 뿐만이랴. 우리가 있는 어느곳에서든 괴이는 존재하고 있으리라. 그저 아니라고, 착각이었다고 치부하고 있을 뿐. 괴이를 지켜내기 고군분투하는 작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