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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이름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읽다 보면 느끼는 게 있다. 잊으려고 애쓴 고통스러운 기억들도 결국엔 글로 풀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작가가 자신을 말할 수 있을 때 진정한 글쓰기가 되는 것일까. 자신을 드러냄으로써 다른 이야기도 할 수 있는 것 같다.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는 1편부터 읽어오고 있다. 드문드문 이어지지만 늘 눈여겨보고 있다. 아마도 제목 때문에 이 책을 선택했던 것 같다. 자신의 아픔을 드러낼 수 없었던 누군가가, 뒤늦게 발견할 수 있는, 아니면 휴지 조각으로 변할 수도 있는 달력 뒤에 유서를 썼을까. 그 고통이 전해오는 것 같아 궁금했다.
작가의 이름이 등장하는 자전적 소설이다. 두 편의 소설집이 있지만, 많은 사람이 읽지 않은 작가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아버지의 죽음을 정면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것이다. 죽은 아버지를 발견한 기억으로 인도하는 게 아니라, 작가로서 풀어내야 할 숙제처럼 안고 있었다는 사실을 자각함과 동시에 이제야 소설로 옮길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이다. 기억은 단편적이어서 전체적인 것을 말할 수는 없지만, 과거의 한 장소로 찾아가는 과정이 그의 번민과 맞닿아있다.
고통스러운 기억을 꺼내는 게 힘들어 주저하지만 글로 풀어내기 위해서는 기억과 마주해야 한다. 글쓰기의 고통이 드러난다. 아울러 소설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남들이 읽지 않은 소설을 쓴다는 것의 고통.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 대한 고민도 엿보인다. 편집자와 나눈 메일은 작가와 편집자 간의 역할에 대해서도 알게 한다. 좋은 편집자란 그가 가진 것을 이끄는 능력이 있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흩어진 기억을 모으고, 잊고 살았던 장소에서 마주하는 것들. 그것은 사람일 수도 있고, 풍경일 수도 있다. 아버지를 발견했던 공간에서의 기억은 이미 잊혔다. 그럼에도 단편적인 기억들이 부유한다. 환경미화원으로 일했던 아버지. 못 박는 소리를 들었지만 무심코 흘려보냈던 일, 창문을 깨고 들어가야 했던 기억들이 그를 괴롭힌다.
나는 글쓰기를 통해 삶을 이해하고 고통을 극복한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어떤 상태에 놓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랜 기간, 아니 매일 그 일에 대해 생각했다. (9페이지)
그가 소설을 완성할 수 있다는 건 기억에서 해방되었다는 뜻이다. 소설을 쓰는 일은 사랑했던 아버지를 잊지 않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영원히 잊지 않기 위한 작업이다.
모든 건 그의 죽음 때문이 아니다. (151페이지)
아들의 문장을 읽을 수 없는 어머니에게도 마음이 언젠가는 닿기를 바라는 염원. 민병훈 작가를 기억하게 해줄 작품이었다. 꺼내고 싶지 않은 기억을 떠올렸을 지난한 과정이 보였다. 이제는 기억에서 자유롭기를 바란다. 다른 작품에서 삼켰던 그의 문장들이 제대로 전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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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는 말이 없다 달력 뒤에 쓴 유서라는 말 처럼 그냥 일상에서 다 쓰면 넘겨버리고 사라지는 것에 그렇게 마지막 말을 남겼다는 것이 마음이 멍해졌다 죽은 자의 이야기는 사실 책에서 이야기의 주 내용이 되지는 않는다 이미 지나간 시점에서의 이야기지만 그 죽음이 주인공의 삶에 큰 자국이 되어 떠나질 않았다 끝낼 수 밖에 없던 이유가 은연중에 비치면서 착잡해지기도 했다 하루하루를 잘 살고 싶다 대단하진 않지만 그래도 소중하게 잘 여기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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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 뒤에 유서를 쓰고 자살한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소설을 쓰기 위해 어릴 적 살던 동네에 방문한 소설가는 이제는 잡초가 무성한 옛집과 아직 그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과 만난다. 소설을 쓰지 못하고 있는 현재와 아버지의 죽음을 눈 앞에서 목격한 어린 소년(이라고 표현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발견 당시에 경찰이 대하는 태도는 거의 초등학생처럼 느껴졌는데, 후에 서술하지만 열아홉살이었음 물론 그 나이도 어리긴 한데)의 혼란과 아버지가 아직 살아있고 어머니와 함께 지내던 더 어린 시절, 그리고 소설을 쓰러 고향에 내려 오기 전의 가까운 과거가 널을 뛰듯이 왔다갔다 한다.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거같은 건 없지만 읽다가 내 정신도 나갈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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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화자는 작가 본인의 이름이다. 섣불리 괴로움을 토해내지도, 힘듬을 배설하지도 않는데 그게 오히려 더 먹먹하게 느껴졌다. 아버지의 자살이후 어머니와 남겨진 생을 사실감있게 그렸다. 좋은 책이다. 담백하고 아프고 먹먹하고 가족의 자살을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알게됐다. 잘 살아야겠구나. 자살하지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남겨진 사람들의 가슴에 멍에가 생기니까. 그런데 소설 속 아버지의삶을 돌아보면 그저 절망뿐이라 죽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것도 이해가 된다. 끝부분에 가서야 숨겨졌던 이야기가 나온다. 대한민국은 부동의 자살1위 국가인데 많은 국민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