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기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여행이 예정되어 있는, 혹 곧 가려는 사람들을 위한 여행기. 여행을 갔다왔거나, 못 가거나, 안 갈 사람들을 위한 여행기.
이 책은 후자를 위한 여행기다. 여행을 굳이 가지 않아도 생각과 마음과 기분을 훔쳐올 수 있는 책. 정보가 난무하지 않고, 감정이 덕지덕지 붙어있지도 않고, 무턱대고 예쁘다고 하지 않고, 우리는 이런데 거기는 그렇더라의 판단도 없다.
단숨에 읽힐만큼 심플하나 생각은 심플하지 않은. 쉴 때 편하게 볼 수 있는 여행기다.
|
|
여행은 1인분을 권한다. 1인분의 여행을 끝내고 돌아왔을 때, 혼자 힘으로 이루었다고 하는 그 뿌듯함이란 1인분의 여행을 해본 사람들은 안다. 특히나 길치인 나에겐 1인분의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큰 성취감을 가질 수 있었다. 아마 사람들이 1인분의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것은 낯선 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과 무서움 때문일 것이다. 말도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 어떻게 대처를 하느냐하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란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언제나 기우다. 몸으로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이 제일의 보물이자 최고의 여행이지 싶다.
<1인분의 여행>은 나 같이 홀로 여행하길 좋아하는 사람의 여행기이다. 카우치서핑으로 숙박을 해결하고 현지인들과 함께 먹고 자며 그들의 생활속으로 들어간다. 보통의 관광지 여행이 아닌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는 여행이다. 스페인의 그라나다에서 스페인 사람들처럼 시에스타를 즐기며 밤엔 파티를 하는 생활은 현지인들과 함께 하지 않으면 힘든 경험이다.
<1인분의 여행>은 아시아의 다른 쪽인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주로 여행한다. 1인분으로 아시아의 다른 쪽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지만 역시 사람사는 곳이었다. 여행객들을 호객하기 위한 뚝뚝 기사들의 흥정, 뜨거운 열기와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깨끗하게 씻었을 떄의 개운함으로 맥주 한 잔하고, 환율 계산 착오로 환전에 손해를 보기도 하지만, 이런 일들은 일상에서 컴퓨터 모니터로 보는 다른 사람의 여행 사진보다는 나은 경험이지 않을까 싶다.
어쩌면 여행이란 떠난 때의 설렘과 돌아올 때의 아쉬움을 가진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돌아갈 날 4일을 두고 남은 것은 10달러 정도지만 그 돈으로 최대한 오래 머물로 싶었다고. 돌아가야 하니 어쩔 수 없이 비행기 티켓값, 교통비 등의 최소 경비만 남겨두고 남은 돈을 다 썻다. 그래도 돌아오는 것이 아쉬웠다. 다시 일상으로, 도시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어쩌면 또 여행을 더욱 떠나고 싶고 멋진 경험으로 만드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