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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를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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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부분에서 피식 웃었다. 이 책의 표제작인 「장국영이 죽었다고?」의 일부분이다. 그리고 정말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한 사람이 떠올랐다.   1990년대의 캠퍼스에서 어지간히 끼 있고 눈치 빠른 녀석치고 한 번쯤 영화감독을 꿈꾸지 않은 자들은 없었다.   'OO형 지금 뭐 하고 살려나?'   그리고 이 책을 다 읽고 제일 먼저 한 일이 그 형의 근황을 찾아본 거였다.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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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부분에서 피식 웃었다. 이 책의 표제작인 「장국영이 죽었다고?」의 일부분이다.

그리고 정말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한 사람이 떠올랐다.

 

1990년대의 캠퍼스에서 어지간히 끼 있고 눈치 빠른 녀석치고 한 번쯤 영화감독을 꿈꾸지 않은 자들은 없었다.

 

'OO형 지금 뭐 하고 살려나?'

 

그리고 이 책을 다 읽고 제일 먼저 한 일이 그 형의 근황을 찾아본 거였다.

 

내가 생각하기에... 공부는... 그냥 머리는 적당히 있고 엉덩이만 무거우면 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정말 똑똑한 사람들은 방황을 한다.

이 선배도 그런 부류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웃긴 게 학위까지 받고 연구원을 하고 있더라는 거. 계속 공부를 했다는 게 정말 의외다 싶었다.

하긴 영화판에 갔는데 아직도 자기 이름으로 작품 하나 못 만들었다면 문제가 있는 거지. 그랬다면 벌써 이름을 들었어야겠지.

 

암튼 이 선배가 어떤 선배냐면, 김경욱이 서술한 저런 부류의 사람이었던 거다.

끼도 너무 많고 눈치도 빠르고, 주변에 문학이나 영화하는 사람들도 많고. 도대체 이렇게 다재다능한 사람이 왜 공부를 하려고 하나 오히려 이상했던.

 

내가 시오노 나나미를 알게 된 계기도 이 선배였고, 헐리웃 영화를 보게 된 계기도 이 선배였다.

 

"형은 어떻게 운동한다는 사람이 팍스 아메리카나를 전세계적으로 전파하는 헐리웃 영화를 좋아할 수 있어?"

내가 보기엔 참 모순적이라고 생각했지만, 암튼 이 양반은 전형적인 헐리웃 키드.

 

열정적으로 영화를 보고, 열정적으로 책을 보고 그러던 사람이었더랬는데...

잘은 모르겠지만, 이 선배의 삶도, 아니... 나나 우리 또래의 삶도...

결국엔 김경욱이 그리는 삶과 비슷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뭐 그런 생각.

 

열정적으로, 뜨겁게, 20대를 보냈으나... 이젠 평범한 사회인이 된.

 

걔중엔 이혼도 하고, 보증 섰다 신용불량자도 되고, 끝간데 모르고 잘 나가다 한번 삐긋한 후 주류에서 이탈되기도 하고... 새롭지도 않고 놀랄 것도 없는, 뭐 그렇고 그런.

 

솔직히 작품성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보류.

객관적으로 평가하기엔 너무 동시대의, 동년배들의 이야기라...

그렇지만 과연 동시대를 살았던 동년배들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일까 의문이 들기도 하는. 적어도 나는 익숙한 이야기이지만 모두가 익숙할지는 잘 모르겠다.

 

작가로서의 지평을 넓히려면 70년대에 태어나 90년대에 대학을 다닌 사람들 이외의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 

 

그러나 김경욱이라는 작가는... 그냥 친하고 익숙한 선배같다.

생긴 건 다르지만, 아마 OO형과 비슷한 20대를 보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

 

그리고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김경욱의 작품들이 단순히 루저의 이야기는 아니라는 점.

한 물 간 패배자, 더 이상은 주류라고 할 수 없는 사람들의 넋두리같은 이야기로 볼 수는 없다는 것.

 

20대와 같은 열정도 없고, 더이상 자기자신이 천재가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고, 지구가 자기를 중심으로 돌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만, 세상이 매우 냉정하고 사람 사이의 배신이 횡횡한다는 것도 몇 번 제대로 뒤통수 맞고 알게 되었지만, 그래도 중요한 건 삶은 지속된다는 것.

개인의 힘으로 구조를 바꾸려고 한다는 게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걸 알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개인에 함몰되지 않고, 나뿐 아니라 우리를 생각하고, 조급해하지 않고 우직하게, 강직하지만 부드럽게 사람과 세상과 삶을 대하는 지혜를 가진... 그런 나이가 바로 30대가 아닌가 한다. 그러니깐 30대는 결코 루저가 아니라는 것. 당신이 이혼을 했든, 신용불량자가 됐든, 해고가 됐든지 간에. 여전히 우리는 '과정'을 살아가고 있을 뿐.

 

브라보, 30대!



c*****g 2009.09.20.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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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 그 가엾은 존재 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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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욱의 소설집 『장국영이 죽었다고?』속에는 인터넷의 가상공간에서 만나는 관계들만큼이나 불안정하고 불투명하게 존재하는 사람들이 있다. 관계 맺기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그들은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관계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는다. 현실 속에서 외롭게 존재하긴 하지만 그들은 관계에 대한 기대를 애초에 하지 않음으로써, 어느 누구보다도 자유로울 수 있다. 표제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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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욱의 소설집 『장국영이 죽었다고?』속에는 인터넷의 가상공간에서 만나는 관계들만큼이나 불안정하고 불투명하게 존재하는 사람들이 있다. 관계 맺기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그들은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관계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는다. 현실 속에서 외롭게 존재하긴 하지만 그들은 관계에 대한 기대를 애초에 하지 않음으로써, 어느 누구보다도 자유로울 수 있다. 표제작인 단편 「장국영이 죽었다고?」에 나오는 남자 또한 그러하다. “그 누구와도 관계하지 않음으로써 나는 겨우 존재할 수 있다”고 말하는 남자는 지극히 제한된 말로만 생활할 수 있는 피시방 아르바이트를 하며 극히 단절적인 소통의 방식, 채팅을 통해 삶의 한 지점에 아슬아슬하게 접속하고 있다. 경제적인 이유로 아내와 이혼한 후 그가 선택한 삶의 방식은 불필요한 관계로부터의 도피였다.

「페르난도 서커스단의 라라 양」에 나오는 여자도 마찬가지다. 자동차와 휴대폰이 없는 것을 일종의 자부심으로 생각할 줄 아는 그녀는 소통의 채널이 부재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는 점에서 관계의 무거움으로부터 자유롭다. 친구가 넘긴 자동차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운전 연수를 받게 되면서 의도하지 않은 소통을 강요받는 그녀는 그러한 타인과의 소통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녀는 타인의 고압적인 시선들이 담긴 듯한 한 편의 그림을 통해 소통의 어려움을, 위압적인 시선들의 관계 속에 존재하는 관계의 불안한 모습을 토로한다.

「낭만적 서사와 그 적들」의 연인들 또한 소통에 대한 불필요한 기대를 하지 않는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연인들은 낭만적 사랑에 대한 판타지가 얼마나 무모한지를 잘 알고 있다. 사랑의 관계가 타인과의 진정한 소통이 아니라 사랑의 행위에서 비롯되는 자기만족이라는 것을 그들은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쉽게 헤어지고 만나는 그들의 행위는 마치 인터넷에서 이루어지는 채팅 상대와의 짧은 만남 같이 일시적인 우연에 기대어 있다.

「당신의 수상한 근황」에 나오는 남자는 어쩌면 김경욱 소설에 나오는 인물 중 가장 철저하게 타인과의 관계를 부정하는 인물이 아닐까 한다. 우연한 사고에서 비롯된 아내의 우울증과 아이의 장애는 그의 내면에 타인에 대한 지독한 불신을 심어준다. 그러한 그의 지독한 불신은 보험 조사원이라는 그의 직업으로 구체화된다.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믿음이나 연민조차 거부함으로써 인간에 대한 상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고 했던 것일까. 관계에서 오는 자잘한 상처들을 피하기 위해선 쓸데없는 믿음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그의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은 잘 알고 있었다.

김경욱의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은 양방향적인 소통이 가져다주는 오해와 불신에서 벗어나기 위해 단편적이고 직선적인 소통의 채널에 의존한다. 텔레비전이나 인터넷 같은 대중매체는 그러한 단편적인 소통에 의존하는 고독한 인간의 존재 방식을 표현하는 데 적합한 도구가 된다. 「장국영이 죽었다고?」에 나오는 남자는 인터넷으로, 「나비를 위한 알리바이」 속 남자는 텔레비전으로 세상과 소통한다. 그러나 인터넷과 텔레비전이 우리에게 심어주는 것의 가상의 이미지일 뿐 실재하는 삶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들의 소통은 무기력하기만 하다.

내가 인터넷에 접속하는 순간 세상 반대편에 있는 누군가와 연결될 수는 있지만 그 연결은 단절되고 불확실한 의미의 교환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인터넷에서 만나는 관계들은 쉽게 대화의 상대를 차단시킬 수 있고 언제든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로그아웃함으로써 빠져나올 수 있다. 소통하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또한 소통이 가능하지 않다는 걸 앎으로써 그러한 기대와 행동은 역설적인 관계에 처한다. 인터넷이나 텔레비전 같은 가상의 공간 속에서 그들이 발견하는 것은 소통되지 못하는 현실의 서글픈 단면일 뿐이다. 「장국영이 죽었다고?」에서 남자가 결국 채팅을 통해 만난 이혼녀인 여자를 현실의 공간에서 만나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김경욱의 소설들에서 소통의 몸짓을 찾으려고 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그의 소설들에서 우리가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소통되지 못하는 당신과 나의 관계, 그리고 그러한 분절적인 삶의 형식일 뿐이다. 소통 불가능한 삶을 영위해 나가기에 단편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에 나오는 구절처럼 우리 모두는 “존재해서 늘 가엾은” 것이다. 분절적이고 일시적인 존재 형식에 기인해 있는 우리의 삶이 가엾은 것이다.

a*****1 2007.07.2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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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국영이 죽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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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 김 경 욱       지금 정확히 몇년도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 날짜만큼은 기억이 난다..   왜..??   그날은 바로.. 4월 1일 만우절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만우절날..    거짓말 처럼..   장국영은 우리곁을 떠났다..   스스로 투신하여..       2004년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하지만 이 책은.. 그 재미있는 제목 만큼이나 솔직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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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 김 경 욱

 

 

 

지금 정확히 몇년도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 날짜만큼은 기억이 난다..

 

왜..??

 

그날은 바로..

4월 1일 만우절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만우절날..

 

 거짓말 처럼..

 

장국영은 우리곁을 떠났다..

 

스스로 투신하여..

 

 

 


2004년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하지만 이 책은..

그 재미있는 제목 만큼이나 솔직히 '재미'있진 못하다..

책 속에서도 언급되어 있지만..

당대의 수많은 재미나고 멋지고 볼거리가 화려했던 홍콩 느와르에 비해..

마치 '아비정전' 처럼..

그저 무겁고 우울하고..

'재미'가 참 없다..

앞서 거론한 성석제나 김영하의 소설보단 말이다..

 


71년생인 작가 김경욱씨는 전작 '누가 커트 코베인을 죽였나' 등에서 보인것처럼..

항상 당대의 문화적 코드와 트렌드를 가지고 글을 써나가는듯 하다..

그래서..

작가와 비슷한 시기에 홍콩 느와르를 보고 자란 필자는..

그저 '장국영' 이란 그 한마디에 이 책을 선택했던것 같다..

 

 

 


주인공은 상당히 고학력의 소유자이지만..

아버지의 부채로 인해..

피시방 아르바이트로 하루하루 연명하며..

채팅을 일삼으며 무료하게 지내고 있다..

 

그러던 중..

어느 이혼녀와 채팅을 하게되고..

그녀를 통해 거짓말 같은 장국영의 자살 소식을 접하게 된다..

 

그러면서..

그녀와 난..

같은날 같은 장소에서 장국영의 '아비정전'을 보았고..

같은 시기에 결혼을 하여 같은 비행기를 타고 같은 장소로 신혼여행도 갔다는..

기막힌 우연을 알게되고..

 

그런 그녀를 직접 만나던날..

전문적인 용어로 번개 -_-

 

같은 복장에 마스크를 쓴 수많은 장국영의 조문객들과 마주친다는..

참..

재미없는 스토리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홍콩 느와르의 열병을..

마치 성인식처럼 그렇게 지나온..

그런 기억에 잠시나마 아련했던것 같다..

 


사실 장국영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던것 같다..

무심수면 이었나..

잠 못 드는밤인가..

장국영의 그 노래를 수업시간에 흥얼흥얼 거리고..

 

투유 초콜렛의 악보를 구해 한글로 그대로 옮겨적은 뜻도 모르는 중국노래를 외우고..

 

아직도 기억이 나네..

 

'씨을샤마 양더찌이 찬미엔.. 회이랑허 을이에이에 쓰니엔..'

-_-

 

암튼 그렇게 영화 속 CF 속 여리고 해맑기만 했던 그 미소..

그런 약간의 연약함이 맘에 안들었던것 같다..

 

 

오히려..

영웅본색 , 첩혈쌍웅을 보며 주윤발에게 반했었고..

 

눈이 코고 목선이 곱던..

한마리 꽃사슴같은 관지림 누나를 그리며 수많은 하얀밤을 남몰래 지새우기도 했으며..

 

유덕화의 그 멋스럽고 터프함에 반해 비슷하게 생긴 백준기씨 마저도 덩달아 좋아했던 그 시절..

 

 


그래서 장난감 권총을 따로 구입하고.. -_-

극장에서 본 영화들을..

다시 비디오로 빌려와서..

트렌지스터 녹음기에 마이크를 연결해 TV 스피커앞에 가져다 놓고 영화를 그대로 녹음해..

잠이 들때마다 듣고 또 듣고..

 


급기야는..

영웅본색, 첩혈쌍웅은 아주 그 장면 장면들을 달달 외워버려서..

 

학교 동아리 행사나 축제나 소풍 같은때에..

그걸 흉내내며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던..

그 학창시절의 기억들..

 


한동안..

홍콩 느와르의 사랑은 꽤나 그렇게 오래 지속되었다..

 

제대를 하고 복학을 하고나서도..

그 옛날 윤발이형이 생각이 나..

알바해서 번 돈으로 비싼 바바리 코트를 샀던걸 보면..

 


어느 초겨울..

양복입고 그 바바리 코트를 걸치고..

학교 도서관에 가서..

바바리를 휙 벗어서 의자에 걸쳐놓던 순간..

 

마치 영화 첩혈쌍웅의 성당 마당에 비둘기떼 처럼..

후두두둑 날아갔던..

 

도서관 칸막이용 신문지들의 향연..

 

-_-

 

 


그리고는

 

'저 새끼는 대체 뭐하는 새끼길래 공부하는데 바바리 입고오지 -_-??'란..

 

경멸어린 시선들을 던지던..

모교의 학생들의 시선을 느끼기 전까진 말이다..

-_-

 

 

 


지금..

 

장국영은..

 

그곳에서..

 

행복할까..

 

 


거울앞에서 맘보를 추던..

 

장국영의 모습이..

 

떠오른다..

 

 

 

 

 

t******4 2007.11.0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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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갈 문장에 대한 아득함의 사랑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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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욱과의 두 번째 만남이 이뤄졌다. 신작 장편역사소설 『천년의 왕국』을 읽은지 얼마되지 않아 2년 전 출간된 그의 단편소설집 『장국영이 죽었다고?』를 읽은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밋밋하기 그지 없는 소설집이다. 그의 현재에서 과거로의 시간적 순서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2년이라는 시간의 역행에서 2년만큼 퇴보했고, 시간의 순행에서 2년만큼 진보했다. 즉, 김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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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욱과의 두 번째 만남이 이뤄졌다. 신작 장편역사소설 『천년의 왕국』을 읽은지 얼마되지 않아 2년 전 출간된 그의 단편소설집 『장국영이 죽었다고?』를 읽은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밋밋하기 그지 없는 소설집이다. 그의 현재에서 과거로의 시간적 순서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2년이라는 시간의 역행에서 2년만큼 퇴보했고, 시간의 순행에서 2년만큼 진보했다. 즉, 김경욱은 『천년의 왕국』으로 굉장한 진화와 발전을 이루었던 것이다. 그만큼 『장국영이 죽었다고?』는 재미없는 소설집이다.

 

  소설의 창조목적은 결국 인간에 대한 탐구로 귀결된다. 소설 속에서 소개되는 다양한 인간상들의 모습에서 독자는 나와 너를 보고 우리를 보며 우주를 보기도 한다. 그러면서 삶을 깊이 있게 통찰하는 동시에 자신의 삶을 거울에 비추기도 한다. 나의 독서경향도 이러한 보편적 문학의 특질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작가가 만들어 놓은 길을 걸어가면서 다양한 인간상들과의 호흡과 만남, 그것이야말로 내가 문학을 사랑하는 절대불변의 이유이자 목적이다.

 

  이번 소설집에서의 김경욱표 인간탐구는 2%가 부족한 것이 아닌 2%만 만족했을 정도로 초라하다. 읽기 진도를 더딜게 하는 다듬어지지 않은 스토리 텔링, 화려한 외연적 수사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밋밋한 플롯, 더이상 새로울 것 없는 설정과 인물에 대한 미지근한 천착, 등장인물과 주제선정의 획일화 등은 답답하기만 하다. 그나마 건질 단편이 있다면 표제작이자 최전선에 비치한 「장국영이 죽었다고?」와 신선한 구성과 사랑에 관한 주옥같은 표현이 돋보이는 「낭만적 서사와 그 적들」 뿐이다. 그 외의 단편들은 대부분 비슷한 수준에서의 미지근함을 보여주고 있으며 말미작 「나가사키여 안녕」은 허무하기만 하다.

 

  「장국영이 죽었다고?」에서 저자는 인터넷 채팅으로 대변되는 가상공간의 세계를 비웃고 있다. '장국영'이나 '아비정전'은 그저 극적 소재로 사용될 뿐이다. 만나기로 했던 약속장소에서 동일한 복장을 하며 매표소에 줄을 서는 수십 명의 사람들을 목도하는 주인공의 마지막 모습은 사이버 세계의 모순과 허구를 비아냥거리고 있는 듯 애처롭고 가련하기만 하다.

 

  「낭만적 서사와 그 적들」은 꽤 훌륭한 단편이다. 주인공의 세 번에 걸친 우연이 서사의 맥을 이루고 있으며 틈틈히 주옥같은 사랑에 대한 명언들이 채워진다. 극장에서의 첫 번째 우연으로 연애를 시작하고, 은행에서의 두 번째 우연으로 결혼을 한다. 결국 이혼하지만 미술관에서의 세 번째 우연이 일어난다. 일식집에서의 네 번째 필연을 다짐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지금까지의 우연을 필연으로 미화하고자 하는 낭만적 상상의 의지를 엿본다. 이런 서사의 흐름에서 작가는 사랑과 관련된 주옥같고 정제된 표현들을 교차해서 들려주며 낭만적 서사를 완성하고 있다.

  사랑에 대한 낭만적 상상은 우연이 필연으로 비약하는 데 필요한 정족수를 터무니없이 줄여준다. 그리하여 사랑에 빠진 연인들은 단 한 번의 우연조차도 필연으로 미화하는 논리적 비약을 서슴지 않는다. 그들을 탓할 수는 없다. 본디 사랑이라는 감정은 비약에 근거하므로.   <p98>

  사랑은 그녀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사랑에 대한 사랑이어서 연인과 헤어질 때 우리를 견딜 수 없게 하는 것은 그녀를 잃었다는 슬픔이 아니라 사랑을 잃었다는 슬픔이다. 내가 사랑(욕망)한 것은 그녀가 아니라 나를 향한 그녀의 사랑(욕망)이었다.   <p110>

 

  그 외의 단편들은 가벼움과 무거움, 냉정함과 강렬함이 부족하고 전복적이지도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지도 않는, 그저 미지근하기만 하다. 단편소설집이 갖는 다양성이라는 명확한 물리적 무기가 있음에도 다채롭지 못한 획일성에 다분히 재미없는 소설집이 되어 버렸다. 남는 것은 작가 자신의 개인기인 화려한 수사 정도다. 하지만 그 어떤 외연적인 힘도 내포적인 힘을 압도하지 못하는 법이다. 그것이 우주의 법칙이자, 문학도 예외가 될 수 없는 자명한 공식이다. 그런 점에서 소설의 마지막 '작가의 말'을 통해 고백한 김경욱의 언급은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지나간 문장의 안쓰러움이 다가갈 문장의 아득함에 대한 근거가 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다가갈 문장의 아득함이 지나간 문장의 안쓰러움에 대한 보상이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연민은 지나간 문장에 대한 연민이 아니라 지나간 문장의 안쓰러움에 대한 연민이고 사랑은 다가갈 문장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다가갈 문장의 아득함에 대한 사랑입니다. 다가갈 문장의 아득함에 대한 사랑으로 지나간 문장의 안쓰러움에 대한 연민을 베어낼 것입니다. 베어내면서 조금씩 나아 가겠습니다.   <p304, 작가의 말>

 

  다가갈 문장의 아득함에 대한 사랑으로 지나간 문장의 안쓰러움에 대한 연민을 베어낼 것이라는 그의 고백이 철저하게 반영되어 2년 후 『천년의 왕국』이 완성된 것이 아니겠는가? 가난한 상상력의 창조물인 『천년의 왕국』에서 보여줬던 그의 내포적인 힘을 나는 지지한다. 더 나아가 다가갈 문장의 아득함에 대한 사랑으로 지나간 문장의 안쓰러움에 대한 연민을 베어내는 작업이 지속됨으로 말미암아 그의 문학의 미래가 진보와 진화로 점철되기를 기대한다.

 

 

http://blog.naver.com/gilsamo

Written by 다윗

YES마니아 : 로얄 g*****o 2007.08.2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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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국영이 죽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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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9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혹자는 김경욱이 끝내 소통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 썼다 한다. 그 말을 듣고 보니 그런 것도 같다. 그러나 내가 본 김경욱의 주인공들은 소통하려고 노력하기 전에 버려진 것처럼 혼자 된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자기가 혼자라는 사실에서 오는 고독감을 과장해서 표현하지도 않고, 소통을 원하지조차 않는다. 타인의 결여, 소통의 부재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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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9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혹자는 김경욱이 끝내 소통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 썼다 한다. 그 말을 듣고 보니 그런 것도 같다. 그러나 내가 본 김경욱의 주인공들은 소통하려고 노력하기 전에 버려진 것처럼 혼자 된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자기가 혼자라는 사실에서 오는 고독감을 과장해서 표현하지도 않고, 소통을 원하지조차 않는다.

타인의 결여, 소통의 부재는 그들에게 너무나 자연스러운 삶의 방식일 뿐이다.

김경욱의 이 단편에 실린 소설들은 지나치게 척하지 않고, 그렇다고 해서 가볍지도 않다. 고립되어 있고, 소통하지 못하지만 끊임없는 욕망으로 존재를 연명하는 작가의 모습이 너무 잘 보인다고 하면, 작품 속 화자와 작가의 관계를 따로 떼어 생각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독자가 되는 걸까.     

 

<장국영이 죽었다고?>

피씨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인터넷 채팅을 통해서만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주인공이 장국영의 죽음을 계기로 현실공간에서의 만남을 꿈꾸어 보지만,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당신의 수상한 근황>

보험사기단을 잡아내는 보험회사 직원 이야기. 보험금을 노린 사기사건에 휘말려 너무 큰 것을 잃은 남자. 그리고 더이상 사람을 믿지 못하는 남자. 그는 심지어 첫사랑조차 믿지 못하고 매정하게 그녀의 사기를 잡아낸다. 하지만 사고난 차에 거꾸로 매달려 받은 전화기 속에서 들려오는, 소리 없는 소리. 뭔가 터져나올듯한 아이의 숨소리는 희망을 말하는 것 같다.

직업이야기를 재미있게 그려가는 방식이나 재미있는 상황설정 때문에라도 반드시 눈여겨볼만한 작품.

 

<페르난도 서커스단의 라라 양>

타인의 시선에 맞춰 살아가도록 강요받는 한 여자의 자동차 운전 연습기.

 

<낭만적 서사와 그 적들>

끝없이 탈주하는 욕망의 대상

 

<나비를 위한 알리바이>

현대인에게 TV는 어떤 의미인가. TV에 대한 사유를 드러내는 방식.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

상처를 주고 헤어진 첫사랑에 대한 죄책감과 치기어린 젊은 시절에 대한 부끄러움을 '그녀가 소설을 썼다.'는 한 마디 말로 드러내는 통찰.

 

<타인의 취향>

인물의 심리를 드러내는 방식.

 

<장미정원의 아름다운 원주민>

팍팍한 현실의 삶과 유년의 기억이 나팔소리와 만개한 여름 장미를 통해 아름답게 만나는 작품.

 

<나가사키여 안녕>

'하멜 표류기'를 바탕으로 이국에 유배된 사람의 고독을 순수한 상상으로 지어낸 작품. 고독, 사랑, 희망, 끝까지 자유인이고자 하는 이의 몸부림.

 

 

s*****n 2009.06.2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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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국영이 죽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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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욱 작가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이름 정도만 들어 알고 있었다. 이 책은 다른 작가들의 산문집에서 종종 언급되어 있던터라 어떤 내용의 소설일까 궁금했었다. 특히 제목은 독자인 나의 마음을 끌기에 충분했기에 일요일 오전 도서관에 가서 마음 먹고 소설책을 펼쳐 들었다. 오호~ 이 책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라는 속담을 무색하게 할 만큼, 나의 독서 취향에 딱 들어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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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욱 작가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이름 정도만 들어 알고 있었다. 이 책은 다른 작가들의 산문집에서 종종 언급되어 있던터라 어떤 내용의 소설일까 궁금했었다. 특히 제목은 독자인 나의 마음을 끌기에 충분했기에 일요일 오전 도서관에 가서 마음 먹고 소설책을 펼쳐 들었다.

오호~ 이 책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라는 속담을 무색하게 할 만큼, 나의 독서 취향에 딱 들어맞았다. 각 단편 소설에 등장하는 무언가 하나씩 결핍되어 있는 사람들은 마치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더욱 구미에 맞았다. 또한 김경욱 작가의 문장들은 내가 소설가가 된다면 한번쯤 써보고 싶은 문체와 쏙 빼닮아있어서 더욱 나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각 단편소설의 서사가 어딘지 모르게 서로 닮아 있다라는 점이다. 이런 말을 하는 내가 좀 주제 넘을지 몰라도 이 점이 좀 아쉬웠다.

아니면 서로 닮은 서사를 통해 김경욱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을 강조하고 있는 걸까? 흠. 다른 소설집을 좀더 찾아 읽어봐야 알 것 같다.

a********9 2015.05.1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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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국영이 죽었다고? / 김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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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의 그의 <위험한 독서>를 읽었고 궁금하던 차에 제목에 끌려 한권더 읽게 되었다.   <장국영이 죽었다고?> 그 다음의 뉘앙스가 천차만별로 해석되겠지만 내게는 '어, 그런데 왜?'이런 반문을 하게 된다. 과연 장국영의 죽음이 그가 전개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어떻게 녹아나 있을까하는 기대와 함께.. 결국 장국영의 죽음은 그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가상의 공간인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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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의 그의 <위험한 독서>를 읽었고

궁금하던 차에 제목에 끌려 한권더 읽게 되었다.

 

<장국영이 죽었다고?>

그 다음의 뉘앙스가 천차만별로 해석되겠지만

내게는 '어, 그런데 왜?'이런 반문을 하게 된다.

과연 장국영의 죽음이 그가 전개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어떻게 녹아나 있을까하는 기대와 함께..

결국

장국영의 죽음은 그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가상의 공간인 인터넷 채팅상

우연하게 거론되는 하나의 사건일뿐

그 사건과 더불어 그들의 이야와

그 이야기와 더불어 인간간의 소통의 문제를 제기한 이야기이다.

 

줄을 입에 물고 허공에 매달려 있는 페르난도 서커스단의 라라양

그 그림에서 비롯되어

현대 문명의 혜택을 거부하는 한 노처녀의 굳굳한 운전연수 이야기

그 굳굳함뒤의 서커스단의 소녀를 바라보는 듯한 불안함이 묻어난다

 

개인의 다양한 취향

그 안에서 자신에 취향에 끌리는 그리고 사랑을 하게 되는

낭만적인 서사와 그 관계안에서 겪게되는 갈등들 즉 그 적들과의 동침

사랑과 관계에 대한 공감가는 말들이 많이 등장한다.

 

구조조정에 밀려난 광고회사 직원이

한달동안 70여개의 케이블 티브로 알게 되는 세상

그 세상에서 배울게 더 많았다는

한달만의 외출에서  우연히 서점에서 만나게 된 옛 직장동료이자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

같이 산부인과를 가달란다...

그는 돌아와서 TV를 켠다

불륜을 배우기 위해...

 

예전에 헤어졌던 여자가 소설가가 되어 돌아왔다

그것도 자신과의 이야기를 가지고

그러나 소설의 내용은 지금 현실의 내 이야기이고

소설의 시작에 모든 것을 버렸던 그녀가 그에게 무언가를 돌아보기를 , 성난 얼굴로 돌아보기를 부탁한다.

 

다양한 이야기가 특이한 제목들과 함께 펼쳐져있다.

그리 가볍지 않은 톡특한 분위기의 이야기들이다.

모든 사람들은 모두 만족하지 않지만 문제 하나 둘 가슴에 품고 그럭저럭 타협하며 살아가고 있는 듯 하다.

다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이나 문제를 우리는 독자가 되어

그들이 작가를 통해 몰래 이야기하고 나타내고 있는 것을 읽고 관찰하는 것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을 그렇게 불안하기도 하고 완전하지 않기에

주인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n******m 2009.09.1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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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이끌려 책을 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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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국영이 거짓말처럼 죽었던 것은 다들 거짓말 하기에 혈안이 되어있었던 어느 만우절.   장국영이 죽었다고? 라고 묻는 책 표지에 그래, 임마 죽었어. 라며 씁쓸한 얼굴로 책을 골랐다. 오랜만의 한국 소설이기도 했고.   장국영이 죽었다고? 당신의 수상한 근황. 페르난도 서커스단의 라라양. 낭만적 서사와 그 적들. 나비를 위한 알리바이. 성난얼굴로 돌아보라. 타인의 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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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국영이 거짓말처럼 죽었던 것은

다들 거짓말 하기에 혈안이 되어있었던

어느 만우절.

 

장국영이 죽었다고? 라고 묻는 책 표지에

그래, 임마 죽었어. 라며 씁쓸한 얼굴로 책을 골랐다.

오랜만의 한국 소설이기도 했고.

 

장국영이 죽었다고? 당신의 수상한 근황.

페르난도 서커스단의 라라양.

낭만적 서사와 그 적들. 나비를 위한 알리바이.

성난얼굴로 돌아보라. 타인의 취향.

장미정원의 아름다운 원주민. 나가사키여 안녕.

 

단편의 제목부터 독특한 이야기는 정말로 독특하다.

약간은 일본 소설 같은 냄새가 풍기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표제작 때문인지 죽음의 냄새가 풍기기도 한다.

 

한참 킁킁거리고 읽다보면

왜? 어째서?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고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때로는 그 혼란함에 나도 모르게 휩쓸려

이리저리 갈팡질팡하고 있음을 느끼기도 한다.

 

알 수 없음.

단지 기분이 정말 바닥일때 읽어서 그런걸까.

약간의 의문을 남긴채 읽어버린 책.

l******l 2008.09.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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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있는 모던함의 진부하지 않은 전진... <장국영이 죽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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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들 중 나름 자신의 소신을 지키며, 모던하면서도 너무 가볍지 않게, 섣부른 사소설의 늪에 빠지지 않고 주제의식을 견지하기를 게을리지 않는 작가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첫 번째 소설집의 제목에 커트 코베인이 들어있었는데, 이번에는 장국영이다.     「장국영이 죽었다고?」.   “장국영이 죽었을 때 나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피시방에서 이혼녀와 두 시간째 채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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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작가들 중 나름 자신의 소신을 지키며, 모던하면서도 너무 가볍지 않게, 섣부른 사소설의 늪에 빠지지 않고 주제의식을 견지하기를 게을리지 않는 작가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첫 번째 소설집의 제목에 커트 코베인이 들어있었는데, 이번에는 장국영이다.

 

  「장국영이 죽었다고?」.

  “장국영이 죽었을 때 나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피시방에서 이혼녀와 두 시간째 채팅 중이었다. 매캐한 담배 연기만 견딜 수 있다면 피시방만큼 좋은 아르바이트 자리도 없다...” 장국영이 주연으로 나온 영화 아비정전과 관련한 나와 채팅 상대 이혼녀와의 낯선 우연... “확인해보니 이혼녀와 나는 13년 전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영화를 봤다. 이혼녀의 기억에 따르면 그날 관객의 정확한 숫자는 47명이었다. 골든 타임인데도 관객이 너무 적어 일부러 숫자를 헤아려보았다는 것이었다. 뭐든 숫자를 헤아려보는 버릇이 있었다고 이혼녀는 변명처럼 덧붙였다...” 그리고 이러한 우연을 의심하는 나에게 이혼녀는 ‘수학적으로 계산해보면 지구상의 인간들은 여섯 사람만 건너면 모두 아는 사이라고’ 주장하며 노엄 촘스키의 말을 덧붙인다. “노엄 촘스키 왈, 과학이란 길 건너편에서 열쇠를 잃어버리고 맞은편 가로등 아래서 열쇠를 찾고 있는 취객과 다름없다. 하지만 취객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다. 가로등 아래에 불빛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나는 이혼녀와 아비정전을 보았던 극장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한다. 하지만 그렇게 나간 극장 앞에서 기다리는 것은 장국영의 죽음과 관련한 쪽지를 돌리며 플래시 몹을 하고 있는 일단의 사람들과 마주친다. 농담과 같은 소설, 하지만 ‘장국영이 죽었단다. 유감스럽게도 이건 농담이 아니다.’라며 소설을 끝맺는 작가...

 

  「당신의 수상한 근황」.

  6년 전, 아무래도 보험 사기라고 보여지는 사건 이후 우울증을 앓고 있는 아내, 그 사건으로 말을 하지 못하는 딸, 그리고 보험 관련 범죄를 다루는 조사팀에서 일을 하고 있는 나... ‘난생처음 데이트 신청을 받은 사춘기 계집아이처럼 들뜬 크리스마스이브’ 무렵이라고 말하는 작가의 비유도 수상하고 소설 속 나의 행보도 수상한 그 무렵... 이 세상의 한 켠에 자리잡고 있는 사람이지만 마치 우리들과 한 꺼풀 다른 차원에 사는 사람들도 같은 등장인물들... 그리고 십년 전의 애인이 등장인물인 보험 관련 사건을 매몰차게 조사하고 결론짓는 나는 사고를 당하고 그렇게 거꾸로 뒤집힌 차 속에서 여기저기서 걸려온 전화를 받는다.

 

  「페르난도 서커스단의 라라 양」.

  “페르난도 서커스단과 상관없는 이 이야기는, 페르난도 서커스단의 라라 양과는 더욱 관계없는 이 이야기는...” 으로 시작되고 계속되는 소설... ‘독신주의자는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서른이 훌쩍 넘도록 혼자 살고 있는 나’의 이야기 혹은 그런 나에게 ‘굴러들어온 1995년식 붉은색 프라이드’의 이야기... 그렇게 굴러들어온 차를 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받아야 했던 도로 주행 연수와 그 과정에서 만난 특정 상표 아이스크림을 고집하던 노인의 이야기...

 

  「낭만적 서사와 그 적들」.

  “사랑은 그녀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사랑에 대한 사랑이어서 연인과 헤어질 때 우리를 견딜 수 없게 하는 것은 그녀를 잃었다는 슬픔이 아니라 사랑을 잃었다는 슬픔이다... 그러니 내가 사랑(욕망)한 것은 그녀가 아니라 나를 향한 그녀의 사랑(욕망)이었다...” 여자를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결혼하고 다시 헤어지고... 낭만적 서사로서의 사랑과 그 적들... “롤랑 바르트는 말한다. 독창성의 진자 처소는 그 사람도 나 자신도 아닌, 바로 우리의 관계이다. 따라서 빛나는 사랑을 위해 당신이 쟁취해야 하는 것은 그, 혹은 그녀가 아니라 그, 혹은 그녀와의 독창적인 관계이다...”

 

  「나비를 위한 알리바이」.

  “... 단 한 번만이라도 나비를 태워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안다. 나비라는 물건이 얼마나 순식간에 타오르는지. 타올라서 불꽃이 날개인지 날개가 불꽃인지 알 수 없는 순간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슬한 것인지. 나비가 타오를 때 나비는 전 생의 기억을 휘발한다. 휘발해서 타오르는 것이 나비의 기억인지 기억 속의 나비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을 때 세상의 모든 교훈은 전락한다...” 광고회사를 다니다 어영부영 잘리고 집에 칩거한 채 브라운관 속의 케이블 티비 채널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나... 그런 내가 다니던 광고 회사의 한 여자... 그녀를 위한 알리바이일까, 아니면 자본주의에 대한 알리바이일까... ‘한 마리의 나비를 나는 기억한다’, ‘텔레비전은 바람둥이 연인과 같다’, ‘꼬박 한 달을 뭉개고 있던 그 침대가 문득 두려워졌다’, ‘어떤 나비는 비를 피해 서점으로 날아간다’, ‘그녀와 함께 산부인과에 갔다’라는 다섯 문장과 그에 딸린 다섯 단락으로 이루어진 소설...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

  어디서 본 듯한 제목인데(그것이 소설인지 영화인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연극의 제목이다)... 그녀가 소설을 써서 등단을 하고 다시 소설집을 내고 유명해졌다. 그리고 그녀의 소설 속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어쩌면 나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런데 실제로 소설 속에는 과거의 내가 아니라 현재와 가까운 미래의 내가 실려 있을 줄이야...

 

  「타인의 취향」.

  광화문 고구려 유물전을 계기가 되어 결혼한 마누라, 작가 지망생인 J, 그리고 여자친구인 H... 사라진 마누라와 함께 술을 마시지만 몸은 주지 않는 J와 결혼에 대해 변덕스러운 H... 

 

  「장미정원의 아름다운 원주민」.

  “... 집요한 것은 상념뿐이 아니었다. 간밤에 나팔 소리를 들었다.” 데이 트레이딩에 나섰다가 돈을 날리고 서울에서 밀려나 가까스로 둥지를 틀게 된 아파트... 그리고 그 아파트에서 듣게 되는 나팔 소리와 과거 어린 시절 자신의 동네 한 켠에 자리잡고 있던 장미정원의 실체... 이제 나팔 소리가 들리던 그곳에서는 유골이 발견되고, 어린 시절 자신이 발견한 장미정원에는 창백한 전학생의 장애인인 동생이 살고 있었다는...

 

  「나가사키여 안녕」.

  1653년 8월 16일 제주도에 난파당한 후 1666년 9월 14일 그중 8명이 일본의 나가사키로 탈출한 <하멜표류기>의 저자, 하멜의 사건을 근간으로 한 역사적 사실을 이용한 허구로서의 소설 만들기...

YES마니아 : 플래티넘 k******i 2007.02.0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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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를 걱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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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신세대라는 것이 언제부터 언제까지를 지칭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신세대가 아닌 것이 분명한 듯 싶다. 이상하게도 70년생 이후의 작가들의 작품에서는 이질감을 많이 느끼게 된다. 그렇다고 60년대에 태어난 작가의 작품에서는 동질감을 느끼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지만. 어쨌든 요즘 읽은 몇 편의 작품들이 대체로 60년대 말에서 70년대 이후 작가의 작품들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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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신세대라는 것이 언제부터 언제까지를 지칭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신세대가 아닌 것이 분명한 듯 싶다. 이상하게도 70년생 이후의 작가들의 작품에서는 이질감을 많이 느끼게 된다. 그렇다고 60년대에 태어난 작가의 작품에서는 동질감을 느끼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지만. 어쨌든 요즘 읽은 몇 편의 작품들이 대체로 60년대 말에서 70년대 이후 작가의 작품들이고 흔히들 신세대 작가라고 하는 모양인데 나는 그러한 작품들에서 커다란 공감대를 얻기가 어렵다. 71년생 김경욱이 쓴 ''장국영이 죽었다고?''가 그렇다. 작가는 문학을 공부한 사람답게 구성도 잘 짜인, 그리고 문장도 매끄러운 소설을 쓰기는 했다. 그러나 그 담고 있는 주제의 가벼움이 못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장국영이 죽은 것을 기념하며 일종의 플래시 몹을 하는 주인공의 결말이 너무나 덧없게 느껴지는 것이다. 주인공은 자신의 현실에 닥친 문제에 대한 철저한 고민도 없고 반성도 없으며 헤쳐나가려는 의지도 보이지 않은 채 피씨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이혼녀라는 아이디를 쓰는 여성과 채팅을 하다가 너무나 많은 둘 사이의 우연의 일치를 발견하게 되고 결국 만나기를 작정하지만 그 만남이란 장국영을 추모하는 플래시 몹의 형태일 뿐 인간과 인간의 깊이는 발견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소설집에 나오는 다른 주인공들 역시 대부분 마찬가지이다. 하루종일 텔레비전 리모컨만 주물럭거리며 침대에 누워있는 남자, 다른 사람들의 보험사기를 추적하는 남자, 옛 애인이 쓴 소설에 놀라는 남자(그는 아내가 운영하는 약국 직원을 정부로 두고 있다.)... 소설이 다루는 사람들은 모두들 너무나 가볍다. 그들의 고민이 더 이상 나의 고민처럼 고민스럽지 않다. 나는 이 시대를 함께 호흡하는 세대가 아니라는 의미인지, 더 이상 소설이 시대의 문제에 고민하지 않는다는 의미인지, 아니면 이젠 내가 소설을 읽을 능력이 현저히 저하되었다는 의미인지 나도 잘 모를 지경이다. 난 아무래도 요즘 소설은 읽기 힘들다. 그런데 가만히 따져보니 나도 60년대말에 태어났으니 신세대 작가 계열에 들어가는 것 아닌가? 비록 작품은 쓰지 않았다 하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