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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올려다본 아버지의 뒷모습이 내가 되었다.
"어릴 때 올려다본 아버지의 뒷모습이 내가 되었다." 내용보기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올해로 10년이 되었다. 엊그제 같기도 하고 먼 옛날 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 들어 거울을 바라보다 그곳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하고 흠칫하는 경우가 있다. 빈도도 시간이 갈수록 증가하는 것 같다. 나는 아버지를 닮지 않겠다고 그렇게 생각했음에도 거울 속 내 모습은 영락없이 아버지의 살아계실 때 모습이다. 그럴때면 멍하니 거울을 바라보며
"어릴 때 올려다본 아버지의 뒷모습이 내가 되었다." 내용보기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올해로 10년이 되었다. 엊그제 같기도 하고 먼 옛날 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 들어 거울을 바라보다 그곳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하고 흠칫하는 경우가 있다. 빈도도 시간이 갈수록 증가하는 것 같다. 나는 아버지를 닮지 않겠다고 그렇게 생각했음에도 거울 속 내 모습은 영락없이 아버지의 살아계실 때 모습이다. 그럴때면 멍하니 거울을 바라보며 상념에 잠길 수밖에 없다.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한편에서는 그런 생각을 완강하게 밀어낸다.

 

가족심리치유 전문가인 최광현 교수는 아버지는 가족을 부양하고 책임을 지고 가족의 생계를 떠안고 살아야 한다는 유전자를 물려받은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대부분의 성인 남자가 시간이 흐르면 아버지가 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아버지에 대해서 따로 배우지 않고, 어느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우리가 아버지에 대해서 배운 곳은 가정이었고 어린 시절 보았던 아버지의 모습이다. 그래서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지난날 아버지의 모습과 행동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한다. 내가 거울을 보면서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은 아마 그래서인지도 모르겠다. 내 아이들 역시 나이가 들면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지난날을 돌아보게 만든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의 경험 및 수많은 사람과의 상담사례를 토대로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문제 및 올바른 관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즉 아버지의 심리는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그런 심리가 아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통해 아버지로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강한 아버지란 강요하고 포악하고 거친 아버지가 아니라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아버지이다. 아버지는 자신이 걸어온 길에서 발견하고, 경험에서 체험한 것들을 아들에게 가르치고 요구한다. 자신이 겪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아들은 겪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아들은 이런 아버지의 요구와 통제가 버겁기만 하다. 그런가 하면 역설적으로 아들은 강한 아버지의 모습을 원하기도 한다. 그 안에서 안정을 찾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시대의 아버지 대부분은 어렸을 때 아버지와의 관계 경험이 거의 없다고 한다. 통제와 억압, 그리고 조금 더 커서는 무기력한 아버지 혹은 무관심한 아버지의 모습만이 기억 속에 남아있을 뿐이다. 가족의 평온한 일상을 위해 수없이 노력했지만 가족에게 이해받지 못하고 자기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한 채, 그래서 가족 안에 흐르는 불안과 긴장의 원인이었던 아버지가 그러했던 것처럼 자신 또한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삶을 아들에게 투사한다. 그런 아버지를 보고 자랐기에 아버지를 닮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놀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우리가 아버지로서 잘살기 위해서는 이러한 아버지의 삶을 살펴보고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아버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보다 그의 인생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아버지의 그림자가 어떠한지, 아버지의 상처는 무엇인지와 같은 아버지가 겪었던 삶의 굴곡을 살펴볼 때 우리는 미처 몰랐던 아버지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야 아버지를 이해하고 아버지와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게 되며, 나만은 아버지다운 아버지, 완벽한 아버지가 되기를 꿈꾸었지만 나 또한 나의 아버지를 닮아감으로써 겪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더불어 아들에게 존경받는 아버지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고 진실한 부분을 성취한 사람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아버지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시대가 변하면서 아버지의 역할에도 많은 변화가 있지만, 분명한 것은 가정에서 아버지의 역할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 따라서 아버지가 되는 법을 배워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진 결핍에 대한 이해와 회복, 아들, 남편, 아버지로서의 역할에 대한 이해, 그리고 나 자신으로 사는 자존감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내 아이들도 어렸을 때 나와 아버지의 관계, 그리고 나의 여러 모습을 보면서 자랐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통제와 방임의 균형이 아닌 어중간한 상태로 아이들을 대한 것 같다. 나는 아니라고 하지만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무의식적으로 내 삶을 아이들에게 투사했을 것이다. 다행히 밝게 자라고 제 앞길을 스스로 헤쳐나가는 것을 보면서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애처롭다는 생각이 앞선다. 지금이나마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아버지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고 싶다.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그림자를 물려주었는지,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서로 이야기하며 내게 드리워져 있는 아버지의 그림자를 벗겨내고 싶다.

k*****1 2023.02.26. 신고 공감 20 댓글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