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니, 글을 이렇게 재밌게 써도 되는 겁니까? 게다가 작가가 초보작가라고요? 송강호 톤으로 얘기하자면 "이건 반칙이야, 반칙!" 너무 재밌어서 한참 읽고 있는 가재와 은하수를 추월해 버렸습니다. 한번 페이지를 넘긴 후 단숨에 다 읽어 버렸습니다. 글이 편의점처럼 편안하고 메뉴도 다양합니다. 어떤 꼭지의 글을 읽어도 그냥 내 얘기 같고, 이웃들 이야기 같습니다. "소매 단 걷어붙인 팔뚝의 불거진 힘줄에서 부모님의 용돈도 아이들의 학원비도 아내의 화장품도 나올 것이다." 한 집안 가장의 팔뚝에서 이런 삶의 에너지도 건져올립니다. 저 힘줄 불거진 글에 바로 밑줄을 쳤습니다. 페니점에 한 번도 안 가본 사람들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들은 없다고 말한 것처럼 이 글도 여러 번 들락거리게 만들고 여러 사람들 왔다 갔다 하게 만들 글입니다. 솜사탕 몇 개가 바람에 날려 하늘로 올라갑니다. 그걸 폴짝 뛰어서 입으로 뭅니다. 재영씨 글이 그렇습니다. 가벼워서 막 하늘로 올라가는 글을 풀짝 뛰어 올라서 입에 물게 합니다. 그런데 입 안에서 살살 녹는 정도가 아니라 영양가도 좋습니다. 폼내고 거들먹거리는 글이 아니고 인간적인 글이라서 그럴 겁니다. 글이 예상을 넘고 경계를 넘습니다. 떡국 육수에서 쇄골 맛은 어떻게 내는지 도브 비누는 어떻게 날아드는지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5만원 넘으면 사인하라고 했더니 ^^ 요따우로 해 놓고 나간 30대 남성 이야기에서는 그냥 빵 터졌습니다. 웃긴 얘기도 많고, 짜한 얘기도 많습니다. 마치 독자가 편의점 한 코너의 CCTV가 되어 드나드는 군상을 하나하나 보는 것 같은 색다른 재미를 줍니다. 너무 재밌는 글, 너무 재밌는 이야기를 선물한 베테랑 초보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페니점 시리즈는 계속 되어도 계속 읽을 거 같습니다. 내가 사는 평창 산골에도 편의점이 있습니다. 물론 차로 10분은 가야 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는 평창답게, 시골답게 감자도 팔고, 옥수수도 팔고, 겨울에는 어묵, 붕어빵도 팝니다. 그렇게 편의점은 우리들한테 언제나 편하게 들르는 아지트가 되었습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그 아지트에 갑니다. 도시는 물론이고 이제 시골사람들도 그곳에 갑니다. 이 책은 그 아지트의 이야기를 정말 맛있게, 재밌게 그려낸 책입니다. 2023년 11번째 완독한 책, 가장 재밌게 가장 빨리 읽은 책, 저는 <편의점 재영씨>의 인간미에 반해 버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