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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의 밤>에선 소설에 사진으로 반전을 노린다는 시도를 보여주더니, 이번엔 읽는 순서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는 기대감 뿜뿜하는 시도로 한 번 더 속아보자 하게 만들었으나, 막상 알맹이를 열어보니 전작의 사진 삽입보다도 실망스러웠다. 이런 거창한 편집과 마케팅을 하기엔 일단 설정 자체가 안일하다. 하나의 사건을 둘러싼 이야기들인데 읽는 순서에 따라 전혀 다르게 읽히는 걸 기대했는데, 그저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장소에 있던 타인들의 사연들'일 뿐이다. 다소간의 접점은 있지만 어디까지나 서로 다른 인생들과 사연과 사건들이라 정말로 뭘 먼저 읽어도 상관없는 것이다. 예컨대 살인사건이 중심이라면 죽이기 전을 먼저 읽느냐 후를 먼저 읽느냐에 따라 진상도 범인상도 완전히 달라지는 정도여야 정말 공들인 시도라 할 만하지 않을까. 이런 식이라면 연작 형식의 소설에 적당한 서술트릭들을 조금씩 발휘해 비슷한 마케팅을 한대도 얼마든지 가능하리라. 게다가 각각의 이야기들도 썩 매력적이지 않고, 내가 읽은 순서로는 뒷맛도 나쁘달까 허무한 편이다. 이걸 뒤집어가며 읽느라 페이지 적힌 것도 헷갈리기만 하는 요령 나쁜 거창한 편집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지. 작가의 초기작 팬인 독자로서 아무래도 이야기 자체가 전만 못하다 보니 이런 잔재주에 기대는 것 아닌가 싶어 좀 안타깝다. 원래는 나중에 다른 순서로 읽어야지~ 했었는데 그럴 일은 없을 듯.
읽은 순서: 사라지지 않는 유리별 떨어지지 않는 마구와 새 잠들지 않는 형사와 개 이름 없는 독과 꽃 날지 못하는 수벌의 거짓말 웃지 않는 소녀의 죽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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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앞으로 배열해도 뒤로 배열해도 똑같은 글자이다. 그것이 참으로 매력적이고 묘하다. 이 책을 순서대로 본다면 그 조합은 무려 720가지이다. 720가지 경우의 수 중 어떤 경우를 선택할지는 독자의 마음. 난 대체 어떤 조합으로 볼까. 순서대로 앞에서 하나, 뒤에서 하나 이런 식으로 볼까.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이 책을 보는 중이다. 넷플릭스인줄 알았는데 속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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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종이책보다 전자책을 선호하게 된 나지만, 여전히 가끔은 꼭 갖고싶은 책이 생기게 마련이다. 어떨 때는 좋아하는 책의 다른 표지를 모으고 싶어서, 혹은 그저 예쁜 책이라 사기도 했고, 읽어보고 싶고 흥미로운 소개라 사두면 읽겠거니 냅다 질러버리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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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엔 어떤 책을 구매할까 어슬렁거리다가 발견한 미치오 슈스케 작가의 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