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벌 1은 법대생인 라스콜니코프가 전당포 노파를 살해하고 친구, 의사, 판사, 가족들과 만나면서 자신의 행위에 대해 흔들거리며 나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요즘 조현병이라고 해서 정신분열자의 범죄가 이슈가 되었었는데, 라스콜니코프 또한 조현병으로 보였다. 망상에 사로잡히고 정신이 먹먹한 상태에 빠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의 망상은 다수의 선을 위하여 악을 없애는 특별한 인간이 저지르는 범죄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혁명적인 발상인데, 그건 나폴레옹처럼 자신 또한 그러한 특별한 부류라고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자의식으로 인한 혁명적 행위일까 아니면 그저 망상자의 범죄일 뿐일까.
라스콜니코프는 전당포 노파를 도끼로 살해하다가 노파의 착한 동생까지 죽이고 말았다. 그후 손님이 찾아와서 도망치지 못하고 숨어있다가 간신히 빠져나갈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온 라스콜니코프는 오한에 걸려 깊은 잠에 빠진다. 친구 라주미힌이 의사와 함께 찾아와 돌봐준다. 정신을 차린 라스콜니코프는 소환장을 받고 경찰서에 갔다가 기절하기도 한다. 죄를 저지르고 난 후의 극심한 신경증의 모습을 보인 것이다. 가난한 대학생으로 가정교사 일자리도 끊겨 어머니가 돈을 보낼 때까지 기다리고 있던 그는 욕심만 많고 편협한 노파가 너무 싫었던 것이다. 그의 눈에는 노파가 절대 악이며 사회를 해치는 파렴치한으로 보였던 모양이다. 그리고 나서 자신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였다. 다수를 위한 행동이라 여기면서.
라스콜니코프는 술집에서 마르멜라도프라는 퇴직관료를 알게 된다. 술주정뱅이에 허풍쟁이인 마르멜라도프는 딸 소냐가 몸을 팔아 번 돈으로 생활하고 있다. 가난과 불합리한 세상에 대해서 주저리주저리. 라스콜니코프에게 마르멜라도프는 연민의 대상이었다. 나중에 마르멜라도프는 마차에 치어 죽게 되는데, 라스콜니코프는 어머니가 힘들게 벌어 보내준 생활비 25루블을 장례식 비용으로 사용하라고 주었다. 라스콜니코프는 가난하지만 타인을 위해서 희생할 줄도 아는 의협심 많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해쳐서는 안된다는 법칙을 무시하고 말았다. 그가 썼다는 논문이 있는데 비범한 사람이 저지르는 죄는 어쩔 수 없다는 것. 대부분의 보통사람들은 순종하는 생산자들인 반면에, 비범한 사람은 파괴자이며 혁명자라서 사회를 다른 방향으로 바꾼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논문에 빠져있던 라스콜니코프는 드디어 자신의 망상적 주장을 실행에 옮기고야 만 것이다.
한편, 그의 동생 두냐는 루즨이라는 남자와 결혼하겠다며 어머니와 찾아왔다. 루즨은 비열한 자로, 돈으로 모녀를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라스콜니코프는 두냐가 루즨을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오빠의 출세를 위해서 결혼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만다. 그래서 루즨이 찾아왔을 때 모욕을 주고, 비난한다. 루즨은 지리를 잘 모른다는 핑계로 모녀를 허름한 여관에 묵게 하였다. 그는 돈이 없는 모녀가 자신에게 의지하도록 만들었다. 라스콜니코프의 여동생 두냐가 아름다운 용모에 교양이 있는 여성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여자로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살인사건도 연애도 중심은 돈이었다. 가난한 사람들이 겪을 수밖에 없는 고통과 분노. 세상에 대한 혁명욕구. 부유하게 살고 싶으면서도 자존심과 의심 때문에 거절하고 다투고야마는 성미. 포르피리라는 예심판사가 점점 그를 범인으로 의심하게 된다. 그가 횡설수설하고 돌아다녔기 때문일 수도 있고, 갑자기 쓰러지고 병을 앓았다는 것에서도 의심할 수 있는데, 무엇보다 그의 논문을 봤기 때문에 급진적이라고 생각하였을 것이다. 아직까지 라스콜니코프는 자신의 행위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지 않았다. 죄는 지었지만 선을 위한 비범한 행위라고 자위하면서 말이다. 장례식장에 와달라고 부탁하러 소냐가 찾아와서 그의 초라한 하숙방을 보고 놀라며 겁내한다. 소냐는 그가 부유한 사람으로 알았던 것이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몸을 팔고 있지만, 누구보다 신성하며 사랑이 가득한 소냐와의 만남으로 라스콜니코프에게 어떠한 변화가 올지 2편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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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완독했다. 총 1000페이지 넘는 분량과 고전 특유의 만연체, 너무나도 장황한 대사들 때문에 읽으면서 느껴지는 피로감이 상당했다. 물론 재미있고 충분히 훌륭하다. 다만 여러가지 이유로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것도 사실이다. . 작품 전체를 꿰뚫고 있는 명제는 간단하다. '목적이 선하다면 악한 수단도 정당화 될 수 있는가?' 내 생각은 물론 '아니다'이다. 결국엔 도스토예프스키도 아니다라 말하는 듯한데 이 마무리가 참 애매하다. . '죄'를 저지른 주인공 라스콜니코프는 범행 이 후 엄청난 고통을 겪는다.(환상을 보는 등 정신적 병증에 시달리게 된다) 여기서 주된 감정은 환멸인데 그 대상은 본인이기도 하고 타인이기도 하며, 세상이기도 하다. . 다만 당황스러웠던 건 본인을 향한 환멸인데 살인을 저지른 것에 대한 죄의식으로 인한 것이 아니었다. 그가 스스로 괴로웠던 건 자신의 오만함 때문이었는데 이 오만함이란 본인을 살인할 권리가 있는 '비범한자'로 판단했고 그 것이 틀렸다는 것이다. . 이 소설이 끝날 때까지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않는 모습에 한 번, '벌'(내적 고통)에서 벗어나는 구원의 방법이 결국엔 종교(신앙)이란 뉘앙스에 또 한 번 고개를 갸웃했다. . 다만 이런 의문들이나 정서적 공감이 딱 맞아 떨어지 않음에도 충분히 훌륭했다. 그 중 가장 감명 깊었던 건 인물묘사였다. 라스콜니코프를 비롯해 모든 인물들의 내면심리를 집요하게 느껴질 정도로 섬세하게 묘사하는데 그 장황한 문장들의 내열임에도 쉬이, 그리고 빠르게 읽혔다. . 개인적으론 장단점이 확실히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작이다 라고 말할 정도로 극찬을 하는 리뷰들을 많이 봤는데 내가 부족해서인 건지 종교적 성향 때문인 건지 읽고난 후에 느낌표 보단 물음표에 가까운 감정이 더 컸다. 나중에 다시 읽어봐야 할 것 같은데 워낙 길어서 쉽게 다시 잡을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 |
최근 독서를 막 시작한 내게 대략 900페이지 가량의 《죄와 벌 1,2》의 구매는 상당한 도전이었다. 그럼에도 책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명문 대학교들의 추천 도서 목록에 항상 이름이 올라와 있는 '표토르 도스토예프스키'라는 저자에 대한 궁금증과 또, 장편 소설을 읽었다는 자기만족을 느끼기 위함도 있었다. 《죄와 벌 1,2》의 전반적인 내용은 가난한 지식인인 주인공 라스콜니코프가 메시아 콤플렉스에 감화되어 살인을 저지르고 나서 수반되는 내적 갈등과 일련의 상황들을 나타내고 있고, 그 중 《죄와 벌 1》은 1부부터 스비드리가일로프와 라스콜니코프가 대면하는 것을 마무리되는 3부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독서를 하며 두 가지 면에서 이 책에 매료가 되었는데, 첫 번째는 저자가 그려낸 '라스콜니코프'의 섬세한 심리 묘사였다. 실제로 살인과 같은 중범죄를 저지른 경험은 없지만, 다들 어릴 적 엄마의 지갑에 손을 대는 것과 같은 범죄 아닌 범죄(?)를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당시 지갑에 어떻게 접근할 건지, 의심을 받았을 때에는 어떻게 변명할지 와 같은 범죄를 저지르면서 느끼는 사소한 감정부터 중대한 감정까지 저자는 살인을 저지른 주인공의 행동과 고뇌를 섬세하면서도 치밀하게 묘사하여 독자로 하여금 감정이입을 유도한다. 특히 3부에서 '포르피리'와 '라스콜니코프'의 논쟁은 《죄와 벌 1》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두 번째로는, 앞서 말한 3부에서의 흥미진진함이 《죄와 벌 2》를 펼쳐 읽을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었다. 독서에 있어서 경험과 지식 등 여러 면에서 미숙한 내가 500페이지 가량의 내용을 읽고도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의 호기심과 설렘이 가시지 않고 그대로 유지 될 수 있을 만큼 3부의 마무리가 적절하지 않았나 싶다. 앞서 적힌 어조로 보면 굉장히 접근성이 쉬운 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900페이지인 만큼 완독까지의 시간이 짧지도 않고 나와 같은 성경, 당대 러시아에 대한 배경 문외한의 경우 독서 중 찾아서 보충해야 하는 배경 지식들도 적잖이 있다. 하지만 저자의 뛰어난 표현과 이야기 전개를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는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추후에 재정독하고자 한다. 2024.07.28 |
와...1편을 다읽고 그저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죄와 벌을 읽는 내내 그동안 내가 고전 문학에 대해 얼마나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지 절실히 느꼈고 이런 걸작을 고전은 당연히 고리타분하고 지루하고 재미없을 것이라는 틀에 박힌 편견때문에 빨리 접하지 못하고 이제야 접하게 된것이 무척 아쉽게 느껴졌다. 물론 유명한 고전중에 그런 책들도 많지만 <죄와 벌>은 완전 상상이상으로 지루하거나 거슬림없이 소설적 재미가 뛰어나고 쉽게 읽혀서 읽는 내내 오히려 깜짝 놀랐다. 사람들이 왜 그토록 도스토예프스키를 존경하고 격찬하는지 이제야 비로소 알것 같다. 고전문학은 일종의 높은 산 같은 존재라 산을 한번 넘어볼까라는 호기심과 오기가 생겨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미리부터 아무리 읽기힘들어도 1편만은 꼭 읽어보자는 마음으로 구매했는데 완전 반전이다. 가난의 심리학의 대가답게 소설에 나오는 찢어지게 가난한 빈민들의 모습이 정말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다. 가난이란 얼마나 인간을 비참하게 만드는지...지금도 그렇지만 그시대에도 여전히 금수저로 태어나 하는거 없이 잘먹고 잘살고 사치하며 편하게 누리고 산 사람들도 분명 존재했겠지. 이얼마나 불평등한 세상인가... 오늘 중으로 배송되어질 2편을 기대하며 <죄와 벌>을 다 읽고 난후에는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기대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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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죄와 벌, 글이 전달하려는 것>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 <죄와 벌>은 라스콜니코프의 갑작스러운 살인과 그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삶을 그려낸 소설이다.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는 당시의 정치적, 사회적 요소들을 예측하는 것에도 능력이 있었다고 전해지는데, 초인사상이 ‘한 개인과 개인을 둘러싼 집단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에 대한 예측을 담은 것이 이 소설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당대 러시아 사회에 등장했던 ‘일반적으로 인간의 불완전성이나 제한을 극복한 이상적 인간이 존재한다.’는 초인사상을 작품 속 라스콜니코프의 시각에 녹여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나폴레옹과 같은 소수 엘리트 인물은 도덕적 행위의 범주인 보편타당한 사회적 법칙을 넘어설 권리가 존재한다고 주장하며 라스콜니코프 자신을 이와 같은 인물이라 생각한다. 라스콜니코프는 살인을 통해 이를 증명하고자 했으며 그와 그 주변 인물의 망가짐과 진정한 사랑을 통한 극복이 소설에 담겨있다. 먼저 이 작품은 작가의 섬세한 묘사와 인물의 감정이 의도하는 행동이 인상 깊게 파고든다. 섬세한 묘사는 책을 읽기 시작한 독자들에게 소설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파악하는데 굉장히 도움이 되는데, 소설 초반, 풍부한 어휘와 함께 섬세하게 묘사된 이 소설의 배경 상트페테르부르크 거리는 암울하고 절망적인 분위기를 독자들에게 단번에 전달하기에 충분했으며,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 때마다 서술 시점 인물의 시각에서 묘사된 외모와 행동은 특정 인물의 이미지를 독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더 나아가 서술 시점의 인물과 묘사되는 인물이 앞으로 소설 속에서 어떤 관계를 형성할 것인지까지도 독자들이 유추할 수 있게끔 한다. 이러한 사실적 묘사는 거부감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적나라하게 묘사된 라스콜니코프의 살인 장면이 여러 독자들로 하여금 불편함을 느끼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살인을 준비하는 짧은 과정과 살인 후 라스콜니코프에게 나타난 감정선은 독자들을 몰입하게 하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이처럼 풍부한 표현은 인간의 본성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것에 큰 역할을 하기도 한다. 쉴 새 없이 묘사되는 여러 인물의 특징과 행동들에서 다양한 인간의 본성을 엿볼 수 있다. 열 다섯살인 소녀를 사랑하는 소아성애적 중년 남성,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에 드러난 라스라이팅 및 신체적 위협, 술에 취한 소녀를 낯선 남자에게서 보호하려는 행동, 목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살인과 그 과정에 나타난 폭력성과 잔인함, 가족의 생계를 위한 희생적이고 자발적인 창녀 생활 등 소설에 나타난 인물의 삶을 가만히 살펴보면 인간의 악함과 선함, 그것에서 파생된 여러 본능들이 나타난다. 이 소설은 그런 의미에서 정 반대의, 혹은 다양한 본성을 가진 인물 간의 사건과 상호작용을 통해 공동체 집단 사회의 모습을 추상적으로 그려낸다. 또한 이 책은 인물의 행동이 갖는 의미를 끊임없이 생각하도록 만든다. 대표적으로 라스콜니코프의 살인은 표면적으로 경제적인 이유에 의한 것처럼 보이지만 살인 후 그의 행동에는 돈에 대한 욕심이 크게 보여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본질적인 살해 동기는 무엇인가? 이렇듯 소설 중간중간 등장인물들의 행동에 의문점을 갖도록 한다. 이 점이 토론과 같은 독서 후 활동의 의미를 확대시킨다. 이 책 자체만으로도 깊은 이해의 길을 제공하며 능동적인 독서를 이끈다. 소설 <죄와 벌>은 내용적인 측면 외에도 많은 것을 내포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짜임새 있게 얽힌 인물과 사건의 줄거리와 더불어 문학적 표현의 아름다움을 경험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싶다. 섬세한 표현이 갖는 글의 무궁무진한 깊이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소설 속 인물에게 나타난 특징과 솔직하게 그려진 삶으로부터 인간의 본성과 사회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정말 재밌는 책입니다. 도스토옙스키 그는 신인가? 도스토옙스키 그는 신인가? 도스토옙스키 그는 신인가? 도스토옙스키 그는 신인가? 도스토옙스키 그는 신인가? 도스토옙스키 그는 신인가? 도스토옙스키 그는 신인가? 도스토옙스키 그는 신인가? 도스토옙스키 그는 신인가? 도스토옙스키 그는 신인가? 도스토옙스키 그는 신인가? 도스토옙스키 그는 신인가? |
민음사에서 출간된 도스토예프스키 작가의 죄와 벌 2권 리뷰 입니다. 아주 오래전 어렸을때 초등학생용으로 나온 죄와벌을 읽고 요새 다시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민음사에서 나온 책을 구매하였습니다.. 고전문학책은 구매할때마다 도서정가제 이전에 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이전에 구매했더라면 더 저렴하게 구매했을텐데... 출간된지 오래된 책을 정가로 사는게 정말 맞는 법인지 의문이 드네요...그래도 도서관에서 빌려 읽어볼수도 있는데 구매한 이유는 두고두고 읽고 싶은 책이라서 그랬습니다.... |
민음사에서 출간된 도스토예프스키 작가의 죄와 벌 1권 리뷰 입니다. 진짜 아주 오래전 어렸을때 읽었던 책인데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예전에 어디선가 표창원 범죄프로파일러께서 이 책을 다시 읽을수록 새롭다고 하셨나..어쨌든 추천하시는걸보고 저도 생각난김에 구매했습니다.. 저는 세계문학은 요즘 민음사 출판사에서 구매하는 편입니다... |
# 이 책을 처음 읽게 될 독자에게 꼭 하나 이야기해주고 싶은 건, 책을 읽다 자꾸만 가장 앞의 인물표를 뒤척이는 자신에게 절망하지 말 것. 대다수의 독자가 그런 경험을 함. 23세의 법학대학 휴학생 로자가 전당포 노파를 도끼로 쳐 죽이는 사건부터 의문의 인물 스비드리가일로프의 등장까지를 담고 있음. 보통의 작가였다면 로자가 전당포 노파를 죽이는 장면은 적어도 중반부, 혹은 그 후에 담았을 가능성이 큼. 그들이 생각할 수 있는 절정은 살해와 행동의 순간일테니까. 혹은 살인을 결행하는 인물의 상황이나 범행의 세부를 후반부로 미루는 방식으로라도 독자의 호기심을 유지시키려 했겠지. 하지만 이 작가는 다르다. 화투는 전혀 칠 줄 모르지만, 대충 비유하자면 본인의 패를 완벽히 보여준 후에 한 판도 지지 않는 승부를 벌여가는 경지랄까. 사건의 진상이 초반부에 모두 밝혀지나 이 작품은 추리 혹은 범죄소설로 읽어도 재미있고, 신경줄이 끊어지기 직전까지 당겨진 바이올린줄마냥 팽팽해진 인물들이 벌이는 사이코 드라마로 읽어도 즐거우며, 김치 싸대기 정도는 우스운 막장드라마적 재미를 보여주는 드라마 신파극으로 즐기기에도 충분함. |
1권에서 살인을 저지르고도 너무도 태연하게 자기 볼일을 봤던 주인공. 그는 자신이 마땅히 해야할 일을 했다며 부끄러워하기 보단 오히려 자부심 넘친다. 의연한 그의 심리를 꿰뚫어보는 예심판사와의 지략대결! 죄는 무엇이고 벌은 무엇인가. 스포 당하기 싫어서 정말 내용 1도 모르고 읽었는데 읽으면서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인간이 어떻게 이런 작품을 쓸 수 있을까 감탄하게 되는 책. 대문호의 명성은 괜히 만들어 진게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