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이야기를 책으로 쓰면 몇 날 며칠을 써도 모자라!" 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드라마나 책을 보며 "저건 내 이야기야!" 라고 생각한 적은 없나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자신의 삶 속에 드라마틱한 장면들이 숨어 있음을 알게 되는 순간, 이런 말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안녕하세요, 마르탱네 사람들입니다>는 지극히 평범한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지극히 평범한 우리의 삶이 소설보다 극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나는 차라리 아무 이야기라도 현실 세계의 이야기가 더 흥미롭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상으로 만들어낸 게 아니라면 그 어떤 것이라도 내 소설 속 이야기나 등장인물보다 훨씬 재미있을 거라고 말이다. p.7
<안녕하세요, 마르탱네 사람들입니다>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매너리즘에 빠진 작가가 그 어떤 이야기라도 "현실 세계의 이야기가 더 흥미롭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요. 그래서 "거리로 나가 맨 처음 마주치는 사람"을 주제로 책을 쓰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그가 눈여겨 본 사람은 작가가 사는 건물 아래층에 있는 여행사 직원이었지만, 집을 나선 작가의 눈에 가장 먼저 띈 사람은 할머니였습니다. 할머니는 자신에 관한 책을 쓰고 싶다는 작가를 아무런 경계심 없이 자신의 집으로 데려갑니다. 냉동실에 넣어야 할 것이 있어, 빨리 집에 가야한다면서 말이죠. 이런 일이 현실에서 정말 일어날만한 일일까요? 물론 작가 자신도 낯선 사람을 집에 들이는 일은 없을 거라 말하지만, 이런 일이 가능했기에 마르탱네 사람들 이야기는 작가가 상상한 이야기보다 더 재미있는 이야기로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우연의 가치는 그것이 얼마나 일어날 법하지 않은 것이냐에 따라 결정된다. -밀란 쿤데라 '안녕하세요, 마르탱네 사람들입니다' 중~
이 책의 저자인 다비드 포앙키노스는 "20년 동안 많은 베스트셀러를 낳고 주요 문학상을 휩쓸어온 프랑스의 중견작가"라고 합니다. 그는 자신의 열여덟 번째 소설인 <안녕하세요, 마르탱네 사람들입니다>에서 '나'로 등장하여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우연히 만난 인물을 주제로 책을 쓰겠다며 허구가 아닌 현실의 세계로 뛰어든 작가, 그는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는 할머니와 가족들의 이야기를 통해 허구보다 더 시선을 사로잡는 이야기를 쓰게 됩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 속에도 허구의 장면이 등장하기는 합니다. 하나는 굳이 허구라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할 아주 짧은 장면이고, 또 다른 하나는 작가 자신의 이야기인데, 그건 그가 현실에서 일어나기를 바라던 일이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또한 중간 중간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마들렌 할머니의 말을 통해 샤넬의 부흥을 이끈 패션 디자이너 카를 라거펠트에 관한 일화들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마르탱네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에 들어온 전기 작가에게 그동안 속에 담아만 두었던 이야기를 들려주며 자신과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고, 지금껏 안전한 울타리라 여기던 곳을 벗어나는 용기를 얻기도 하며,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해갑니다. 마르탱이라는 성은 프랑스에선 가장 흔한 성이라고 하는데요. 작가는 그렇게 흔한 성을 가진 "인물들로 근사한 소설이 나올 수 있을지"를 걱정하기는 합니다.
주요 등장인물은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는 할머니 '마들렌 트리코', 할머니의 딸 '발레리 마르탱', 발레리의 남편 '파트릭 마르탱', 그리고 발레리와 파트릭의 자녀들인 '제레미 마르탱',과 '롤라 마르탱'입니다. 마들렌 할머니에겐 또 한 명의 딸 '스테파니'가 있지만, 그 딸은 현재 외국에 거주하고 있으며 가족들과는 거의 인연을 끊고 살고 있습니다.
마들렌은 남편과는 사별했으며, 첫사랑과는 이유도 모른 채 이별을 했고, 지금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으며, 그녀 자신은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샤넬에서 일했기에 종종 라거펠트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곤 합니다. 발레리 마르탱은 두 명의 자녀를 둔 중학교 역사 지리 교사입니다. 파트릭 마르탱은 보험회사에 근무하며 새로 부임한 직장 상사의 면담 요청으로 인해 해고를 당할까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제레미 마르탱은 전형적인 십대의 모습으로 매사에 열의가 없고 게으른 편이지만 나름대로 유머를 시전하고 있습니다. 롤라 마르탱은 자신들의 삶에 불현듯 끼어든 작가를 불신하는 것 같으며, 무언가 비밀을 품고 있는 인물처럼 보입니다.
작가인 '나'는 그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을 뿐임에도 그들은 곪아터진 상처를 마주하고 치유하고 성장해갑니다. 그들의 이야기 속에 들어간 작가 또한 에필로그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아름답게 마무리합니다.
마르탱 가족을 상대하면서 시간은 화살처럼 빠르게 지나간다는 것, 그래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일만 하기에도 시간이 정말 부족하다는 사실을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나는 현실의 삶이 픽션의 가장 강력한 치유책이라는 것을 이해했다. p.310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할머니 마들렌, 20년의 결혼생활이 안겨준 무관심과 무기력하고 권태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발레리와 파트릭, 열정이라고는 없는 청소년기를 지나고 있는 제레미와 롤라, 어디에서든 흔하게 마주칠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한 가족의 이야기는 소설처럼 빠져드는 이야기로 만들어지는데요. 그건 작가의 필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어쩌면 우리의 삶이 그대로 소설이며 문학이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삶 또한 멋진 문학작품이 될 수 있겠지요
꿈오리 한줄평 :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가 소설보다 더 극적이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탄생하다!
|
|
신박하고 독창적인 이야기와 상상력을 원하지만 매너리즘에 빠져 거리를 나서는 작가이자 화자인 '나'는 맨 처음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을 주제로 글을 쓰겠다 다짐한다. 우연찮게 길을 걷다 마주친 평범한 할머니 마들렌에게 당신에 대한 이야기를 글을 쓰고 싶다 말하자 그녀는 자신의 집에 초대한 후 그 제안을 수락한다. 42년째 같은 동네에 살고 있지만 마주친적 없는 이웃이라는 사실에 놀라워하며 그녀가 시작하는 남편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한다. 다른 가족들의 등장으로 약한 치매증상이 있는 마들렌 할머니만의 이야기가 아닌, 남편과 관계가 소원해진 둘째 딸 발레리, 가족 관계와 직장 스트레스로 힘들어 하는 발레리의 남편 파트릭, SNS와 스포츠에 외에는 관심 없는 손자 제레미, 관심 있는 남성이 있으나 용기가 없어 고백하지 못하는 손녀 룰라의 이야기로 확장해 나간다.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이들의 평범한 이야기이지만, 화자인 나는 이들을 관찰하며 이 평범함이 진정한 인생이라는 것을 깨닫고, 늘 자극과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만 하던 자신의 모습에 대해 돌아보게 된다. 권태와 필오, 소통의 부재, 소원한 관계로 인한 가족관의 갈등 속에서 자신이 해야할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도움이 되려 노력하는 나의 변화나, 나의 어떤 결심으로 인해 자극받은 가족들의 변화들이 흥미롭게 그려져 있다. 소소한 일상이 얼마나 감사한지, 가족을 비롯한 내 곁의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 느껴가는 일련의 과정들이 따뜻하고 유쾌하게 다가온다.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다. 일상을 뒤흔들 자극적 소재가 없어도 괜찮다. 우리는 상처받고 실망하고 아파하지만, 그 상처를 치유할 힘을 누군가에게 얻고, 그렇게 자신의 상처를 돌보고 치유하며 또 한걸음 성장해 나가는 거니까. |
|
낯선 이가 찾아와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한다면 수락할 이가 얼마나 될까? 수상한 사람이라고 신고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상대가 작가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한 편으로는 나를 모르는 누군가에게 아무런 부담 없이 나의 고민이나 걱정을 털어놓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게 인간이다. 익명성 때문에 뭐든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게시판이 인기 있는 것처럼.
프랑스 소설 『안녕하세요, 마르탱네 사람들입니다』는 그런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소설의 시작은 조금 엉뚱하다. 영감과 열정을 잃어버린 작가가 ‘나’는 거리로 나가 맨 처음 마주치는 사람을 주제로 책을 쓰겠다고 다짐한다. 그렇게 만난 사람은 평범한 할머니였다. 놀랍게도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고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할머니 마들렌은 나의 제안을 수락한다. 42년 전부터 같은 동네에 살고 있었지만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다. 세상이란 이런 곳이다. 근처에 살더라도 얼굴을 모르고 살아간다. 그런 점에서 우연성이야말로 특별하다. 마들렌이 남편의 이야기를 시작할 즈음 둘째 딸 ‘발레리’가 등장한다. 발레리는 마들렌에게 치매 증상이 있다고 알려주며 나와의 인터뷰가 무리가 되지 않을까 염려한다.
소설은 이제 마들렌과 ‘나’ 사이의 관계가 아니라 가족 전체로 확대된다. 발레리가 나를 저녁식사에 초대했고 이 프로젝트에 동참하게 된다. 발레리, 그녀의 남편 ‘파트릭’, 십 대의 딸 ‘룰라’와 아들 ‘제레미’까지. 사실 소설에 등장하는 이 가족은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이들이다. 너무 흔한 ‘마르탱’이라니 성처럼 말이다. 하지만 어느 집이나 그들만의 사정이 있고 비밀이 있듯 발레리의 가족도 그러했다. 가족의 이야기를 써줄 전기작가의 등장으로 호들갑을 떨지만 나에게 들려주는 건 그동안 가족에게 말하지 못한 것들이다.
신기한 건 그들과 ‘나’의 만남이 별거 없을 것 같은데 이상하게 빠져든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마르탱네 가족이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는지, 차마 가족에게는 말하지 못하는 사정이 무엇인지 나도 모르게 그들에게 공감하고 귀를 기울이게 된다는 거다. 그건 ‘나’ 도 마찬가지로 발레리의 질문에 답을 하면서 점점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된다. 동거했던 여자친구와의 만남과 이별. 계획에 없던 말들을 하게 된다. 오롯이 소설을 전제로 만났지만 조금씩 그들의 가족에게 물드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나는 권태와 피로에 진력이 난 한 가정에 스며들어 갔다. 이 가족은 정해진 루틴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함께 살면서도 서로 얼굴을 부딪히는 이리 없이 그저 스치듯 지나가는 탑승자들. 아파트의 이런 비극이 흔한 것이라 해도, 흔하다고 해서 고통스럽지 않다는 건 아닐 것이다. 그 삶은 권태와 피로를 느끼는 기계장치에 불과할까? (52쪽)
아무런 설명 없이 떠나간 첫사랑을 만나고 싶은 할머니 마들렌, 남편 파트릭과 시들해진 관계를 고민하고 이별을 결심한 발레리, 직장 상사와의 갈등과 가족 간의 소통 부재로 힘든 파트릭, 모든 관심이 SNS와 축구인 제레미, 가족이 과는 거의 말을 하지 않는 룰라. 어쩌다 보니 ‘나’는 마르탱네 사람들의 사람들의 모든 걸 알게 되었다. 룰라가 사귀는 남학생을 만나게 되고, 발레리의 생각도 모르고 여전히 그녀를 사랑하는 파트릭, ‘나’는 둘 사이에서 무슨 역할이라도 해야 하나 고민한다.
나는 마르탱 가족에게 가능한 한 감정 이입되지 않으려 노력하며서 그들을 관찰해야 했다. 약간 냉담하게, 임상적으로, 일종의 서사적 거기를 유지하면서. 하지만 그렇게 하면서 글을 쓰는 건 불가능하다. 자신이 그리고자 하는 인물을 유기적으로 느끼지 않고는 글을 쓸 수 없으니까. (145쪽)
‘나’의 노력으로 뉴욕에 살고 있는 첫사랑과 연락이 닿아 그를 만나러 여행을 떠나기로 했고 소설 때문에 늦은 시간 발레리와의 만남은 파트릭을 자극했고, 그 일로 둘은 서로를 향한 마음을 알게 되었다. 파트릭에게 발레리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말이다. 갑질하는 사장에게 자신만의 방법으로 복수하며 사직한 파트릭을 발레리는 응원했고 가족은 더욱 단단해진다. 결말에 이를수록 더욱 흥미진진하다. 마치 우리네 생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며 삶이란 살아봐야 알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말하는 듯하다.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소설이다. 거기다 누구나 한 번씩 빠지는 매너리즘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소설 쓰기의 매너리즘에 빠진 작가, 부부 사이의 권태기, 직장 생활의 위기, 성장하는 자녀와 느끼는 세대 차이나 소통의 부재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마주하고 느끼는 감정들이다. 평범한 가족의 이야기는 곧 우리의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 때문에 우리 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것이 무엇이니 이 소설은 알려준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그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귀한 것인지. |
|
첫 만남. 겉표지의 아기자기한 일러스트와 따뜻한 색감부터 내 시선을 잡아 끌기에 충분했다. "우연의 가치는 그것이 얼마나 일어날 법하지 않은 것이냐에 따라 결정된다. -밀란 쿤데라"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보니, 다시 첫페이지로 돌아가 첫머리에 인용되었던 이 한구절을 유심히 다시 살펴보게 된다. 그래, 이 한마디가 이 책의 모든 것을 집약적으로 표현하고 있었구나! 무엇보다 작가의 신선한 발상이 독특했던 책이다. 작가 본인이 자신의 책 속에 등장하여 새로운 이야기를 탐색하고, 새로운 인물들을 기다리며, 자신과 처음으로 만난 사람을 본인 소설의 주인공을 삼겠다는 다소 무모한 프로젝트는 어느새 나또한 작가와 함께 같은 시선으로, 같은 마음으로 소설 속 등장인물들과의 만남에 자연스레 빠져들었다. 여느 다른 사람들처럼, 주어진 일상 속에서 반복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이들. 하지만, 그저 평범하다고 하기엔 각자가 자신만의 사연들을 간직하고 있었고, 작가와의 관계를 점점더 깊게 맺어가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그들의 삶이 결코 평범하거나 루즈하지 않았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무엇보다, 소설인 듯 소설이 아닌 듯 한 경계속에서 작가가 툭 내던지는 한마디 한마디의 구절들이 너무나 인상깊었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행복을 보장해주는 건 아니라 해도, 자신감은 행복을 꽃피우기에 유리한 터전임이 분명하다." 이 책 수많은 구절 중 나의 원 픽. 평소에 소설을 자주 접하는 편이 아니었어서 이 책과의 만남이 다소 낯설을 수 있었지만, 어느새 이렇게 또 빠져들어 읽게 된다. 이 책과 나와의 만남이 우연으로 시작해서 폭 빠져 읽게되는 운명이 되었듯, 사소한 일상을 더욱 특별하게 바라보게 되는 힘을 얻게 되는 책이다. 감사해요, 마르탱네 사람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
북리뷰 안녕하세요, 마르탱네 사람들입니다/ 다비드 포앙키노스
작가 다비드 포앙키노스는 1974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소설가, 시나리오 작가, 영화감독, 음악가 등 여러 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다. 열일곱 편의 소설을 썼고 세 작품이 영화화되었다. 2014년 르노도상과 공쿠르 데 리세앙 상을 받았다. -우연이 만드는 기적 이 책은 길을 나서 처음 만난 사람의 이야기를 쓰자고 마음먹은 것에서 시작한다. 사람들의 인생 속에 상상으로 쓴 글 보다 더욱 재미있을 거란 판단에서였다.
'내 인생은 책 한 권으로도 모자라'라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누구나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이야기를 갖고 있다. 영화는 리얼리티 같고 내 얘기는 드라마에서나 일어남직하다. 말하고 글 쓰는 재주로 재미있거나 없거나 할 뿐이다.
그는 살고 있는 건물 1층에 있는 여행사 직원이 대상이 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처음 만난 사람은 마들렌 할머니였다. 마들렌이 42년 동안 살고 있는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될 줄 알았지만 그녀의 딸인 발레리 마르탱이 나타났다.
마들렌이 첫사랑 이브 얘기를 꺼내자 화자는 페이스북으로 이브를 찾았다. 미국에 살고 이브가 존재했고 마들렌은 그의 얼굴이 60년 전과 똑같다고 했다. 그들은 SNS로 연락하여 미국에서 만날 수 있었다.
SNS는 놀라울 정도로 사람들을 연결시켜준다. SNS를 시작하면서 작년에 30여 년 만에 후배를 만났고, 지난 오사카 여행에서 일본인 친구를 만들었다. 그들과의 인연이 시작된 것은 참으로 우연이었다.
3년 전 직장을 은퇴하면서 여행으로 인생 2 막을 보내리라 마음먹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창궐해서 전 세계가 셧다운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 덕분에 온라인으로 역사와 영어 공부, 블로그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예기치 않은 우연으로 얼마나 많은 즐거움이 내게 다가올지, 내가 모르는 인생이 기대가 된다.
-커튼에 불 지르기 새로 부임한 사장 데주와요는 파트릭에게 삼일 후에 사장실로 오라고 말했다. 그가 직원을 호출했다는 것은 징계나 해고를 의미했다. 초조와 불안으로 시간을 보내고 사장을 찾아갔다. 그는 방안에 새로 바꾼 커튼이 새로 어떻냐고 의견을 묻기 위해 불렀던 것이다.
삼 일 동안 초조하게 보낸 파트릭은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 파트릭은 퇴근 후 아무도 없는 사무실로 들어가 라이터에 불을 켜 커튼을 태웠다.
내 상사 중에 조직에서 손꼽히는 악랄한 팀장이 있었다. 그는 자신이 말한 지시가 즉시 실행되지 않으면 욕설과 모욕감을 주었다. 이를 아는 주변 부서에는 그 팀장 핑계를 대면서 도움을 요청하면 빠른 협조가 따랐다. 실적과 성과는 좋았지만 직원들의 상처는 곪아서 퇴직한 동료도 있었다.
순환근무를 하는 직장이라 6개월 만에 그는 다른 부서로 옮겼고 다시 그와 업무를 하게 된다면 나도 퇴사하리라 마음먹었다. 그 뒤로도 그에 대한 악소문은 끊이지 않았지만 실적 중심의 조직에서 그는 승승장구하고 퇴직했다.
퇴직 후 그를 찾는 동료나 후배가 있을지 모르겠다. 나는 절대로 그를 볼 생각이 없다. 파트릭을 보며 조직과 상사의 부당한 대우에 반항하지 못하고 속으로 삭이는 회사원들의 비애가 공감이 갔다. 그는 통쾌하게 데주와요에게 복수를 했지만 파트릭에게 남은 것은 쓰디쓴 해고통지였다.
파트릭처럼 커튼에 불지르기는 한 번쯤 움찔해 보고 싶은 월급쟁이들의 로망이다. 해고가 인생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도 있지만 어쩌면 파트릭처럼 또 다른 희망이 생길지도 모른다.
-헤어질 이유 마들렌의 첫사랑 이브는 약혼을 파기하고 미국으로 떠나버렸다. 60여 년 만에 재회한 그는 마들렌에게 그녀를 떠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양성애자였고 마들렌에게 고백을 하려고 했으나 차마 말을 못 하고 도망가는 선택을 했던 것이다.
마들렌의 두 딸 스테파니와 발레리는 어린 시절 둘도 없는 친한 자매였다. 자라면서 동생에 대한 질투심을 갖게 된 스테파니는 발레리의 파리 대학 면접 통지서를 숨기는 바람에 가족들에게 비난을 받아 미국으로 떠났다.
마들렌과 발레리가 상처는 받았지만 그들의 삶이 망하지 않았다. 마들렌은 이브와 파혼하고 남편을 만나서 자신의 커리어를 쌓으며 살 수 있었다. 발레리는 다른 대학에 입학해서 행복한 청춘을 보냈다.
최악의 상황인 것 같아도 신은 다른 문을 열어 놓는다. 이브와 결혼했더라면, 파리대학에 다녔더라면은 가지 못했던 길에 대한 아쉬움일 뿐, 시간이 흘러 되돌아보면 다른 문으로 들어선 길도 나쁘지 않다. 오히려 더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지도 모른다.
-마무리 작가가 영감을 얻기 위해 글의 소재를 찾아 길을 나서는 구성이 신선하고 독특했다. 상상으로 써 내려간 내용보다 현실적이고 생생한 글감이라는 작가의 의도가 제대로 먹혔다.
처음 본 사람이 작품의 주인공이 되어 달라는 제안을 받아들일 사람이 몇이나 될까. 우연히 할머니를 만나고 마르탱 가족들을 인터뷰하는 과정이 설정이지만 너무나 자연스럽다.
마들렌의 80여 년의 삶에서 사랑과 일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마르탱 가족은 중년의 부부를 중심으로 평범한 가정에서 일어나는 익숙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이 책은 두려웠던 미래가 희망으로 보이게 했다. 세상이 내려앉는 것 같이 무겁던 내 마음을 위로해 주었다. 있을 법 하지 않은 좋은 일들이 내게 일어나 세상은 내려앉지 않을 거라고.
재미와 감동을 준 <안녕하세요, 마르탱네 사람들입니다>를 읽은 것은 행운이었다. 프랑스 소설의 진미를 느끼게 했다. 이 행운을 많은 사람들이 누리기를 바라며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
작가(화자)는 거리로 나가서 가장 먼저 만나는 사람에게 말을 걸고, 자신의 소설 속 주인공이 되어 달라고 요청하기로 했는데, 그 첫 인물은 80대의 노인 '마들렌'이다. 그리고 그녀의 둘째 딸 '발레리 마르탱'과 남편, 두 자녀까지 소설 속 인물로 참여하게 된다. 파리의 평범한 가정이다. 보험회사의 중견사원인 파트릭, 교사인 발레리, 사춘기의 남매에게서는 요즘의 어느 가정에나 있을 법한 자잘한 에피소드와 갈등이 있다. 작가는 우연을 가장하여 만난 이 가족에게서 소설적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을까? 우리 삶에 평범하기만 한 삶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일까? 마르탱네 사람들이 왠지 친근하게 느껴지면서 이것이 논픽션인지, 픽션인지 괜한 질문을 던지며 책을 덮고도 잔잔한 여운이 남는다. |
|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작가이다. 어떤 소재로 글을 쓸까 고민하던 중 우연히 보게 된 마들렌 할머니를 인터뷰하여 글을 써 보기로 한다. 하지만 한 사람에 대해 글을 쓰게 될 것이라고 처음 생각한 것과는 달리 마들렌 할머니의 가족을 전부 알아야 글을 쓸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래서 마들렌 할머니의 가족들을 만나며 그들의 이야기, 즉 마르탱네 사람들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다. 단순하게 그들의 이야기를 들은 후 글로 쓰려고 했던 '나'는 개인 대 개인으로 그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가족들 속에 깊이 끼여들게 된다. 그리고 치매에 걸린 마들렌 할머니의 첫사랑을 만나는 데에 동행하기도 하고 마들렌 할머니의 딸과 사위의 안 좋았던 관계도 좋게 만든다. 작가 '나'는 글쓰기의 소재를 우연히 찾는 방법부터가 특이했지만 운이 좋았다. 마르탱네 사람들은 작가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쓴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해 준 것이다. 작가 '나'가 면박을 당하기도 하고 고민도 하며 혼자 장밋빛 미래를 상상했다가 실망하는 부분이 모두 재미있었다. 또한 틈틈이 각주를 통해 프랑스 문화를 이해하는 것도 즐거웠다. 책의 등장인물을 알게 되면 그후부터는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궁금해 자꾸만 읽고 싶어지는 책이었다. 등장인물들의 이야기에 작가 '나'의 이야기까지 들어가 있으니 실제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유쾌한 영화를 본 듯한 느낌이다. |
|
찰리 채플린이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했죠.
|
|
#안녕하세요마르탱네사람들입니다 #다비드포앙키노스 #망고 책의 내용을 간단히 추려보면, 정체기에 있는 글을 쓰는 작가는 어느 날 자기와 처음 만나는 사람을 주인공으로 글을 쓰겠다고 다짐한다. 그러고 한 할머니를 만나고, 그의 딸을 만나고, 그 딸의 가족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려는 과정이 나온다. 그 작가는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을까? 우연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우리의 만남은 수학의 공식, 종교의 율법, 우주의 섭리~ 라고 BTS의 노랫말이 생각난다. 일어나기 힘든 것이 우연 아닌가! 우연이라는 어마어마하고 판타지 같은 장치를 무기로 일상을 풀어나가... 장대하고 화려하게 적을 것 같았지만, 흔한 일상에 맞춰져 있고, 인물의 일상생활과 그들의 고민에 집중되어있다. #소소한일상이야기 #있을법한이야기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 가정과 직장에서 혼란을 겪는 가장, 가정생활과 인생에 재미를 잃은 40대 중반 여성, 연애를 고민하는 10대 후반 소녀, 문학 수업이 어려운 10대 초반 소년, ...그리고 작가가 등장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작가에게 하며, 스스로 자신을 재발견해 가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적으며, 작가 역시 자신의 무기력한 삶을 벗어나는 방법이 된다. 그 과정에서는 모두가 주인공이다. 이야기 중, 치매 할머니의 첫사랑 이야기와 파트릭 마르탱씨의 회사에서의 사건과 부인과의 관계 개선과정이 제일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다. 날마다 탈 없이 사는 생활이 모두 소설이 되는구나! 우연의 작은 기적들이 나를 일으켜 세우는구나…. 생각해본다. #도서지원 #베가북스 #감사합니다 주관적인 관점으로 독후활동 하였습니다. |
|
독특하면서도 색감 좋은 표지의 그림이 눈길을 끈다. 이 책은 매너리즘에 빠진 작가가 상상하기 위해 현실로 뛰어들게 되면서 만나게 된 평범한 듯 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파리의 한 골목길, 영감을 잃어버린 작가인 주인공 '나'는 심장을 떨리게 하고 가슴을 설레게 할 놀라운 사건을 만나기 위해 우연을 기획한다. 하지만 다음에 만나는 사람을 자신이 쓸 소설의 주인공으로 삼겠다는 '소설적인 만남'은 길을 지나가는 한 할머니를 만나는 것으로 급격하게 일상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렇지만 할머니의 가족, 프랑스에서 너무나 흔한 성인 마르탱네 가족의 이야기들을 하나씩 들으며 자극적인 소재만을 추구하였던 주인공 나는 마르탱네 가족과의 관계 속에서 그동안 뒤틀리고 억눌러있던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문득 자신이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상황에 들어와 있음을 깨닫게 된다. 소설이지만 비소설 같은 매력적인 이 책을 통해 무료하고 지루하며 반복적인 일상의 소중함을 우리는 깨닫게 될 듯 하다. 이 책의 이야기는 작가인 주인공 '나'가 자신이 매너리즘에 빠져 있음을 고백하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자신의 사인회 때 한 독자의 말을 회상하며 거리로 나가서 맨 처음 마주치는 사람을 멈춰 세우고 당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몇마디를 들려 달라고 하기로 하는 게 자신이 새롭게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보다 훨씬 낫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영감을 잃어버린 나는 파리의 한 골목길에 서서 미지의 여인을 만나는 소설적인 만남을 꿈꾸지만 그의 앞에 나타난 인물은 보라색 쇼핑카트를 끌면서 길을 건너고 있는 나이 지긋한 여인이었다. 거리에서 처음 마주한 할머니에게 자신이 작가이며 그녀의 이야기를 책으로 쓰고 싶다고 말하며 커피 한잔을 청하자 그녀는 지금 냉동실에 넣어야 할 물건이 있어 집으로 빨리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몇 분 뒤, 나는 그녀의 거실에 있게 된다. 그렇게 마주하게 된 주인공 나와 '마들렌 트리코'. 그리고 시작된 그녀의 이야기. 그리고 얼마 후, 마들렌의 집을 찾아온 딸 발레리의 이야기를 통해 마들렌에게 약한 알츠하이머 증세가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발레리의 집에 저녁 식사에 초대되면서 나는 프랑스에서 너무나 흔한 성인 '마르탱'네 가족의 중심으로 들어가 이야기를 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 책의 재미는 바로 작가인 나가 인물들을 관찰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이 쓸 책에 대해 고민하며 이야기를 이어가는 형식이다. 작가인 나의 시선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서술하고 나의 생각과 고민들이 함께 담겨 이야기를 진행해가는 방식으로 인해 독자 역시 그들의 이야기에 주인공 나와 마찬가지로 빠져들게 된다. 그리고 나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건 마르탱네.사람들은 자기 자신과 마주하게 되고 이는 그들의 일상에 변화를 가져오게 한다. 이러한 그들의 모습은 주인공 나에게도 영향을 미쳐 나 또한 자신을 마주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약한 알츠하이머 증세가 있는 할머니 마들렌, 남편과의 매너리즘에 빠져 권태를 느끼는 딸 발레리, 가족 간의 부족한 대화와 직장 상사의 압박을 힘겨워하고 있는 발레리의 남편 파트릭, SNS와 스포츠에만 관심이 있는 손자 제레미, 학교에 신경 쓰이는 남자가 있지만 말을 꺼낼 용기가 없는 손녀 룰라. 너무나 평범하기 그지 없는 그들은 나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그렇게 서로 조금씩 변화할 용기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마들렌의 이야기를 듣다 그녀의 첫사랑에 대해 알게 된 나는 그를 검색하고 그에게 연락을 취하여 마들렌이 그를 다시 만나고 싶어함을 전한다. 그리고 돌아온 마들렌의 첫사랑 제레미의 답장. 그리고 그저 평범한 가족들의 평범한 일상 이야기었던 그들의 이야기는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이야기로 변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마들렌뿐만 아니라 그녀의 딸 발레리와 사위 파트릭, 손자와 손녀에게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일생이 그러하듯 말이다. 이들의 뒷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길 추천해본다. 이 책은 가족과 개인의 삶, 일상과 추억, 사랑과 같은 주제 뿐만 아니라 주인공이 작가이다 보니 글쓰기와 문학에 대한 고뇌에 이르기까지 아주 폭넓지만 한번쯤은 생각해보면 좋을 듯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연령층도 다양하다 보니 남녀노소 많은 이들이 이 책의 이야기에 공감하게 될 듯 싶다. 매너리즘에 빠져 근사한 표현을 생각할 수 없다는 저자의 이야기가 엄살처럼 들릴 정도로 이 책의 이야기에는 우리의 인생에 대해 생생하면서도 세밀하게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어쩌면 너무나 평범해서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상 속의 우리네 삶이 소설보다 더 소설적인 반짝이는 순간을 가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너무나 평범하기 짝이 없는 우리의 인생도 한 편의 책, 이야기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너무나 사소한 존재들의 아름다움과 감사함을 깨닫게 해주는 이 책, 굉장히 매력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