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0%
  • 리뷰 총점8 10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8.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현실을 외면한 채 상상 속 공동체에 머무르는 일본 내셔널리즘
"현실을 외면한 채 상상 속 공동체에 머무르는 일본 내셔널리즘" 내용보기
오구라 도시마루의 『절망의 유토피아』는 일본 근현대사에 깊이 박힌 내셔널리즘과 천황제의 상징 체계를 날카롭게 검토한 비평 에세이다. 그는 천황제를 단순한 왕조적 유산이 아닌, 근대 일본인의 정체성을 구조적으로 형성한 욕망의 메커니즘으로 본다는 점에서 주류 논리 너머의 관점을 제공한다. 특히 저자는 천황제가 국가 권력의 필터로 기능하면서 전후 일본 사회가 전쟁 책임과
"현실을 외면한 채 상상 속 공동체에 머무르는 일본 내셔널리즘" 내용보기

오구라 도시마루의 『절망의 유토피아』는 일본 근현대사에 깊이 박힌 내셔널리즘과 천황제의 상징 체계를 날카롭게 검토한 비평 에세이다. 그는 천황제를 단순한 왕조적 유산이 아닌, 근대 일본인의 정체성을 구조적으로 형성한 욕망의 메커니즘으로 본다는 점에서 주류 논리 너머의 관점을 제공한다. 특히 저자는 천황제가 국가 권력의 필터로 기능하면서 전후 일본 사회가 전쟁 책임과 폭력의 현실에서 끊임없이 도피해 왔음을 고발한다.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첫 장에서는 ‘천황제적 전통’이 어떻게 국가-시민 결속 구조를 구축했는지를 살핀다. 이어지는 장들은 올림픽 성화, 아베노믹스, 원전·감시사회 등 구체적 장면 속에 천황제가 어떻게 내재해 있는지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내셔널리즘이 시대에 따라 변주되면서도 그 구조는 유지·재생산되고 있다는 통찰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그러나 이런 날카로운 분석에도 불구하고, 책은 다소 설명보다 선언에 가까운 서술 방식을 택한다는 인상을 남긴다. 저자의 언어는 날카롭지만, 때로는 현장 사례에 대한 구체성이 부족하여 주장의 펀치가 흐려진다. 예컨대 ‘천황제와 원전 정책의 관계’ 같은 지점은 흥미롭지만 디테일한 실증 없이 넘어가는 사례들이 있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 구조적 근거 제시가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번역자 김지영은 일본 사회학자답게, 방대한 원저에서 핵심 메시지를 명료하게 골라낸 솜씨가 인상적이다. 불필요한 각주나 군살은 빼고, 날선 주장과 사유의 맥박만을 응축한 구성이 돋보인다. 덕분에 독자는 ‘절망’이 지닌 울림과 불편함을 읽으며, 그 울림 너머의 정치적 질문들에 집중할 수 있다.


『절망의 유토피아』는 일본의 근대성과 국가 상징을 바라보는 통상적인 렌즈를 벗어나, ‘절망 속의 유토피아’—현실을 외면한 채 상상 속 공동체에 머무르는 일본 내셔널리즘—라는 냉정한 개념을 던진다. 이 책은 정치학적 지형에 날선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향후 한국·아시아 시민사회연대 연구에도 충분히 자극이 될 수 있는 텍스트다. 다만 보다 구체적 사례와 통계 자료를 통한 세밀한 분석까지 보강됐다면, 더욱 폭넓은 독자에게 강한 공명과 실천적 영감을 남겼을 것이다.




YES마니아 : 로얄 t*******3 2025.07.1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