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큐멘터리 영화, 이전에 나온 책들을 통해 나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를 먼저 접했다. 작은 체구, 여리지만 단호한 그 목소리에 그녀가 감당한 시간들이 느껴졌다. 법률가, 법률 소재라 어렵지 않을까 하고 집어든 책..... 그러나 예상과 달리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책에 언급되는 미국에서 일어난 사건들이 생소하긴 했다. 그래도 긴즈버그 대법관이 어떤 생각으로 어떤 선택을 내렸는지 헤아릴 수 있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몇 장면이 있다. 3장 [로 대 웨이드] 재판에서 긴즈버그는 임신중단 결정이 평등보다 사생활에 기반해 결정 내려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이때 내린 반대의견 때문에 남은 생애 동안 수도 없이 일부 페미니스트들의 공격에 시달린다. 그 자신이 평생 임신중단권을 위한 길을 걸었음에도, 남들 눈에 어떻게 비칠까 하는 것보다, 법이 올바르게 만들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고수했던 것.
자신과 주로 반대 의견을 가졌던 스캘리아나 렌퀴스트 판사와의 우정과 교류도 인상 깊은 장면이었다. 재판의견만을 가지고 오페라를 만든 데릭 양에 관한 부분도 매우 재밌게 읽었다. 그 오페라에 실제 법관들이 출연해 노래를 했다고 하니 유튜브에라도 영상이 남아 있다면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도, 이 책이 나의 머리와 지식을 넘지 않을까 하는 것은 나의 기우였다.
대담집이어서 잘 읽히는 면도 있지만 어색하지 않게 번역한 번역자나 출판사의 노력에 많은 점수를 주고 싶다.
혹시 이 리뷰를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이 훌륭한 책을 지금 당장 주문하시기 바란다. 나의 글보다 긴즈버그의 지혜롭고 명징한 목소리를 듣기 바란다.
남자든 여자든, 답답한 이 시대에 사회 정의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